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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서 만들어 본 케이크, 부쉬 드 노엘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2.19 15:12:36
조회 5262 추천 113 댓글 29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베이커리 업계에는 언제나 비상이 걸립니다. 

적게는 일 년 매출의 10%에서 많게는 30%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양의 케이크가 단 하루이틀 새에 다 팔려나가기 때문이죠.

이제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종교와 관계없이 전 국민이 즐기는 명절 풍속의 하나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가 흔히 사 먹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1960년대 일본 가정에 냉장고가 보급되기 시작하고, 비닐하우스 딸기가 겨울에도 출하되면서 

'후지야'라는 제과점이 하얀 생크림과 빨간 딸기를 조합시킨 딸기 쇼트케이크를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으로 판촉한 것이 그 시작이거든요.

일본이 버블 경제로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전후로, 서양 문화에 대한 선호와 경제력이 맞물리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고, 

'성탄절에는 하얀 버터크림과 크리스마스 장식이 꽂혀있는 케이크'라는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실제로 서양에서 전통적으로 먹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버터 케이크보다는 아이싱을 올린 과일 케이크나 푸딩, 고기 파이, 파운드 케이크 등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제과점에서 볼 수 있는 케이크 중에도 나름 유서깊은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있으니, 프랑스식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부쉬 드 노엘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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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케이크 시트 재료로는 달걀, 버터, 설탕, 밀가루와 코코아 파우더가 들어갑니다.

달걀과 버터는 만들기 한시간 전에 미리 꺼내서 찬 기운을 빼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생크림과 초콜렛이 재료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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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을 거품기로 휘핑하면서 설탕을 슬슬 나눠서 넣어주면 밝은 색깔의 크림이 됩니다.

여기에 밀가루와 코코아 가루를 체 쳐서 넣고 거품이 죽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주걱으로 슥슥 섞어줍니다.

반죽을 한 국자 떠서 녹인 버터에 넣고 섞은 다음, 이 버터 반죽을 본 반죽에 섞어줍니다.

사각팬에 유산지를 깔고 반죽을 골고루 부어준 다음 탕탕 내리쳐서 공기 방울을 빼 줍니다.

180도 오븐에 약 10분에서 15분 가량 구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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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가 구워지는 동안 설탕 시럽을 만들어 줍니다.

설탕과 물을 1:2 비율로 섞고 여기에 키르쉬(체리술)을 약간 부어준 다음 팔팔 끓여서 식히면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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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구워진 케이크 시트는 유산지를 떼내고 식혀줍니다.

너무 뜨거우면 크림을 발라도 다 녹아버리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달걀과 설탕, 버터와 밀가루를 이용해서 만든 케이크를 제누아즈라고 하는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노아 지방에서 만들기 시작해서 붙은 이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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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누와즈가 식는 동안 초콜렛 커버춰를 녹여줍니다.

케이크나 생크림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초콜렛은 다크 초콜렛으로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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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을 80%정도 휘핑합니다. 거품기를 들어올렸을 때 묻어나오는 거품의 끝부분이 살짝 구부러지면 됩니다.

여기에 녹인 초콜렛을 조금만 남기고 다 넣어서 섞어줍니다.

원래대로라면 조금씩 넣어서 잘 섞이도록 해 주는게 정석인데, 이번에는 거친 질감을 내기 위해 왕창 때려넣었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넣으면 초콜렛이 굳으면서 나중에 케이크에 발랐을 때 중간중간 나무 껍질이 일어나는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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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시트에 설탕 시럽을 뿌리고 크림을 발라줍니다.

유산지를 김 발처럼 이용해서 김밥 말듯 케이크를 말아줍니다.

설탕 시럽을 뿌리지 않으면 식어서 딱딱해진 케이크의 옆구리가 터져나가기도 합니다.

뭐, 그런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나중에 크림으로 보수 공사를 하면 되긴 합니다만.

돌돌 말린 롤케이크는 유산지 채로 냉장고에 두세시간 쯤 넣어둬서 굳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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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유산지 두 장을 잘라서 깔고, 그 위에 케이크를 올립니다.

케이크 한 쪽 끝을 잘라 옆에 붙여서 가지를 만듭니다.

크림을 골고루 발라서 덮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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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을 바르면서 살짝 살짝 누르거나 긁어내서 거친 나뭇결을 표현해 줍니다.

아까 남겨뒀던 녹인 초콜렛을 붓으로 발라서 나무껍질을 입혀줍니다.

마지막으로 슈가파우더를 뿌려서 눈 덮인 장작을 표현해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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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크리스마스 케이크, 부쉬 드 노엘입니다. 해석하자면 크리스마스(노엘)의 통나무(부쉬)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통 케이크 위에 머랭이나 마지판으로 만든 버섯을 올리기도 하고, 솔방울 모형이나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미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통나무처럼 생긴 케이크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장식 다 생략하고 최대한 나무 비슷하게 만드는 데만 주력했습니다.


사실 이 케이크도 그렇게 기독교적인 케이크는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성찬용 밀빵 빼면 진짜 기독교적인 케이크라는 건 없겠지만요)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의 켈트족이 동짓날을 기념해서 태우던 나무 장작이 부쉬 드 노엘의 원조거든요.

앞으로 해가 점점 더 길어지는 것을 기념하며 통나무에 불을 붙이고 밤새도록 그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도중에 불이 꺼지면 불운을 불러온다고 해서 다들 조심스럽게 불을 지켰고, 

타고 난 재는 질병을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해서 다들 소중히 간직했습니다.

그러다가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켈트족의 풍습은 자연스레 성탄절 풍습으로 바뀌었고, 

사람들은 성탄절이 되면 벽난로에 장작을 태우며 그 전통을 이어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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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이 나무 모양 케이크로 바뀌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나폴레옹과 관련된 일화입니다.

나폴레옹은 겨울철 질병이 급증하는 이유가 벽난로를 통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믿었고, 

파리 시민들에게 겨울철 벽난로 사용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옷을 더 껴입게 만들어서 의류 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이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항으로 파리의 제빵사들이 통나무 모양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부쉬 드 노엘 케이크의 시작이라는 이야기지요.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열 시간 넘게 장작을 태우는 게 힘들고 소모적인데다가 

나중에는 난방기구와 조리기구의 등장으로 벽난로가 점점 사라졌기 때문에 통나무 모양 케이크가 만들어졌다는 설이 더 설득력 있기는 하지만요.


생각해보면 유래야 어찌되었건 성탄절을 즐겁게 보내면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성탄절이 상업적으로 변질된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지만, 애초에 크리스마스의 시작 역시 종교계의 파워게임이 만든 결과물인걸요.

크리스마스는 예수님 생일이 아니라 예수님 생일을 축하하는 날이고, 12월 25일이 지정된 이유는 이교도들의 동지 축제를 밀어내기 위해서였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기독교인이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건, 아니면 아예 종교가 없는 사람이건, 

딸기 쇼트 케이크를 먹건, 부쉬 드 노엘을 먹건, 아니면 크리스마스 고기 파이를 먹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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