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5. (금)
<<이배우가 사는 법>>
그저 있었다고만 기록될 광대를 주연으로 세웠고, 그 마음을 눈여겨보았더니 저항과 함께
깊이 묻어 둔 애정도 발견했다.
종살이를 하다가 광대패 장단에 눈이 멀어 따라나서는 두 아이..
그 아이들이 웃고 울며 견디어왔을 지극한 세월..
장생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순한 손에 피를 묻힌 공길의 얼굴을 꼼꼼이 닦아주는 초반부나
눈짓 한번 주고받은 두 광대가 쌍으로 살판을 뛰는 대목은 절절한 사랑 타령보다도 마음을 울리곤 한다.
그리하여 왕을 호령하고자 줄을 매단 장생은 공길과 짝을 맞추며 놀던 시절을 읊퍼 내리다 목이 막힌다.
그 마음 훔쳐간 잡놈도 불쌍하고 너무 늦게야 길을 되짚은 공길도 불쌍하여 광대의 사설에는 눈물이 맺히지만,
그놈들이 모두 한마당에서 어울려 노니 웃음이 눈물을 삼킨다.
공길이 그저 아름답기만 했다면 세상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는 왕의 마음을 뒤흔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겁먹은 듯이 올려다보던 첫 번째 시선, 꽃과 나비가 노는 그림자극을 하며 곱게 웃던 눈매,
붉은 댕기를 늘어트린 채 무너지던 애처로운 자태, 광대 장생과 연산의 파국에 동행하는 공길은
그 앳된 얼굴에 웃음이 서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지고..
그 하얀 얼굴에 먼지가 닿지 않을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몸의 상처쯤은 상관 없어지는 정인 이었다.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을 가졌으며
자신도 모르게 잠재된 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공길인 저를 캐스팅한 이준익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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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전반에 좋은 글과 감동을 나누어 드립니다.
이배우가 사는 법...
오늘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2005년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이준익 감독의 작품 <왕의 남자>에 관한 감상평과 감독님의 인터뷰 기사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네...하하하핳
남사당패에서 도망친 장생과 공길이 한양으로 가서 왕을 풍자하는 연극을 하다가 왕의 내관인
처선의 눈에 띄어 어찌 어찌 궁에 들어가게 되고 말 그대로 처절한 비극이 벌어진다.
라는 내용의 스토리의 왕의 남자는요.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자 왕이 가지지 못했던 그래서 더욱 소유하고자 열망했던,
광대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와 신명을 이야기한 영화였습니다.
광대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은 과거의 사람이던 현대인이던 우리가 모두
바라고 열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라는 메시지를 줄을 통해서 전달하고 있는데요.
영화중 공길의 대사에서
“줄은 반 허공이야 땅도 아니고 하늘도 아닌 반 허공..”
또한 줄 위에서 장생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놈이 사는 궁도 예서 보니 아무것도 아닐세..”
줄 위에 놀이판은 바로 광대들의 자유를 상징하는 소재로 공길의 애달픈 대사처럼 허망하기도 하고,
장생의 당당한 사설처럼 자유로이 왕까지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바로 우리가 바라는 자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노래 : 이선희 /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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