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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澄空雲 - 십이국기 OST * 일욜이라 미션 클리어 하려면 오래 걸릴 줄 알고 느긋하게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클리어 된 것에 깜놀 ㅠㅠㅠㅠ
사, 사랑한돠;ㅁ;ㅁ;ㅁ;ㅁ;
* 크큭, 허나 11화 쓰는 나는 무한 버퍼링 중;;
결론은 이번에도 설리 폭격 원츄라능?;;;; 데헷?;
* 아, 혹시 오해하는 횽아들~
다들 짤 같은 거 만들어 주고 그러라는 거 아니였어효? /ㅁ/?
각자 방법으로 최대한 같이 놀자는 것이 요점이었습니돠? /ㅁ/? 에헷 /ㅁ/
* 마지막으로 나능 여전히 의외성을 사랑하는 뇨자~
담편 투척은 랜덤이므로.. 자주자주 놀러와효, 모두들? *-_-* [방긋]
제10장. 나비의 기적.
Written by. 홍라온
박하가 사라진 것을 안 치산은 당황하여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이각의 명으로 두 사람의 곁에 따라붙고 있던 용술이 치산의 곁으로 다가왔다.
“마마는 어디 가신 거요?”
“모르겠소. 이 잠깐 사이에 사라지셨으니. 이걸 어쩌면 좋소! 저하께서 아시면 사단이 나도 사단이 날 것인데! 아니, 우익찬은 뭐하고 계셨소?”
“방금 전에 한 소년과 부딪치는 바람에……. 아무튼 내가 찾아볼 테니, 도내관은 어서 궁으로 돌아가 보시오.”
다급해진 두 사람은 서로 각자의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곁에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서있던 소년 도령은 촤르륵 부채를 접었다. 소녀라 해도 믿을 법한 곱상한 소년은 치산과 용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굳은 얼굴이던 소년은 굳은 얼굴로 치산이 사라진 곳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 소년의 곁으로 흰 나비 한 마리가 나풀거리며 날아왔다.
그 나비를 보자 눈시울이 붉어진 소년은 고개를 돌리며 애처롭게 제 주위를 맴도는 나비를 외면했다.
“무리입니다. 난 누님‘들’처럼 그리 할 수 없어요. 반드시 ‘그 자’에게 죗값을 치르게 할 겁니다.”
울먹이듯 중얼거린 소년의 목소리를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흰 나비는 나풀거리며 멀어졌다. 그리고 이내 빛 속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자취를 감추었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던 소년은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
현실임에도 꿈이었고, 꿈임에도 현실이었다.
심장이 머리에서 울리는 것처럼, 터질 듯이 두근거린다. 눈앞에서 저를 향해 겨눠지는 검을 영화의 한 장면 바라보듯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지만, 심장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두근거린다.
죽는 건가? 여기서 죽을 수도 있는 건가?
공포가 한계점을 넘어간 것인지, 아예 멍해지던 찰나였다.
문을 부수면서 등장한 용술 덕에 한계점을 찍은 긴장감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숨을 쉬는 것조차 잊고 있던 박하가 힘겹게 숨을 토해내자, 이각이 특별 채용한 무사답게 적을 제압하고 박하에게 다가온 용술이 꾸벅 고개를 숙인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그 말에 드디어 후두둑 눈물을 흘리는 박하였다.
긴장이 풀린 박하가 용술의 팔을 꽈악 붙잡았고, 아이처럼 우는 박하를 보며 용술은 다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다리의 힘이 풀린 박하를 안아서 들어 올린 용술은 서둘러 밖으로 빠져나갔다.
-
혹시 몰라 용술을 붙여 두었음에도, 헐레벌떡 돌아온 치산이 전한 소식에 이각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악몽을 꾼 박하 덕에 이각 역시 잠을 설친 이후, 무언가 불안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기에, 그래도 설마 무슨 일이 있으랴, 라는 안일한 마음이 결국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마음 같아서야 모든 병사들을 풀어서라도 찾아내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박하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 ‘박하’에게 ‘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적들에게 광고를 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용술이가 달려갔다니 되었다.”
한참 만에 그렇게 말하는 이각의 얼굴이 무척이나 초췌했기에, 치산과 만보는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애써 덤덤한 척 하고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타들어가는 이각의 속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피가 말리는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우익찬이 박하와 함께 귀환했다.
곱게 차려입고 나간 것이 무색하게, 옷은 여기저기 더러워지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린 채로 말이다. 그 모습에 이각의 눈빛이 싸늘해졌고, 용술의 품에 안겨있다 겨우 일어서면서도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자니 아예 두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 같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겅중거리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나댈 때부터 내 이리 될 줄 알았어!”
“아, 왜 보자마자 소리는 지…….”
괜히 이각의 눈을 마주보지 못하고 쮸삣거리던 박하였지만, 이각이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자 덩달아 버럭 하려고 했다. 하려던 말을 다 끝내지도 못한 채, 놀란 토끼마냥 눈만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하아.”
걱정했다, 라던가. 그런 말은 하나도 없이 보자마자 소리부터 버럭 지른 이 호적상 남편님은, 그 안도의 한숨 하나로 제 심정을 모두 박하에게 전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저를 끌어안는 이각의 품이 너무 따스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 바보 같은 남자에게 ‘배 다른 형’이 당신 적이라고, 도저히 말할 자신이 없었다.
‘어쩌면 좋아. 나 이 남자가 상처받는 게 싫어.’ 결국 삼키지 못한 눈물이 흘러넘치고 말았다. 박하가 흐느끼는 것을 눈치 챈 이각이 서툴게 박하의 등을 토닥이자, 박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
“아, 진짜! 사람 말 좀 듣지?”
“그러는 너는 언제 내 말을 들은 적 있더냐?”
“이 고집불통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 않으냐?”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마저도 뭉클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이각과 박하였다.
분명 그 상태로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평화로웠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또 다시 서로 으르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요지는 이러했다. 박하는 자신의 일도 있으니 이건 분명 함정이라며 가지 말라고 했고, 이각은 오히려 범인들과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니 더욱 가야한다고 했다. 이각은 이각대로, 박하는 박하대로 열화가 치솟는다.
아침에 끝내지 못한 결판을 짓고자 일부러 이각을 찾아왔던 박하는 결국 씩씩거리며 벌떡 일어났다.
“그래, 맘대로 해라, 맘대로 해! 나도 이제 몰라!”
그렇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사라지는 박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삼인방은 이제 급격히 기분이 저조해진 이각의 눈치를 살폈다. 안 그래도 박하의 일이 있고는 기분이 날카로운 이각은 박하가 돌아간 이후 더욱 표정이 사나워졌다.
“……저하.”
“모든 것은 계획대로 한다!”
“그리 하겠나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던 송사서에게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에 움찔한 세 사람은 넙죽 엎드렸을 뿐이었다.
이각의 마음도 편치 못했다. 참 필사적으로도 이각을 막으려하는 박하에게 혹시 무언가를 알게 된 것 아니냐고 했지만, 그건 아니지만 제가 붙잡혔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험성이 증명되지 않았냐고 할 뿐이었다.
분명히 무언가를 알고 있으면서 숨기려고만 하는 박하가 야속하다. 차라리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준다면, 저도 이렇게 무조건 그럴 수 없다고 우기지는 않았을 터인데.
불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무거운 마음으로 박하의 처소를 찾았던 이각의 눈썹이 꿈틀하고 말았다.
“……!”
화가 났다고 시위라도 할 모양인지, 빈궁 마마께서는 세자 저하가 오셨는데도 본 척 만 척 등을 보인 채 누워만 계신다.
이렇게 되면 오기로라도 질 수 없다.
크흠, 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각은 아무 말 없이 박하에게 등을 돌리고 누웠다.
이렇게 되면 편하게 잠들어야 이기는 것인데, 이각도 박하도 불편한 마음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뿐이다.
-
우희가 휴가를 받고 자리를 비운 밤이었다.
결국 함정인 줄 알면서도 기어이 자리를 비운 이각 때문에 하루 종일 골이 난 상태이던 박하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우희가 없는 덕에 편하게 있던 소랑은 도끼눈이 된 박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걱정하는 것을 보니 제법 정이 들었나봐?”
“저, 정이 들긴 누가!”
“얼굴에 걱정돼 미치겠다고 써 있는데?”
“……!”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하는데, 소랑의 덤덤한 말에 깜짝 놀란 박하의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괜히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시치미를 떼보지만, 이미 딱 걸렸다는 소랑의 얼굴을 힐끗 거리는 박하는 결국 낭패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티나?”
“어, 대놓고.”
쎄할 정도로 지나치게 쿨한 반응이 입을 삐죽이던 박하는 문득 소랑의 눈빛이 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랄까, 원래부터 좀 시크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었지만, 지나칠 정도로 냉소적인 느낌이었다.
“이건 일단 인간의 도리로 주위 사람을 걱정하는 거야, 알겠니? 왜 그런 눈빛이야?”
“……그냥.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사랑하게 되면, 하나 같이 바보가 되더라고.”
“…….”
‘그러니까 난 사랑 따위 하고 있지 않다니까!’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소랑의 분위기가 하도 심각하여 입만 뻐끔거리는 박하였다.
도저히 14살의 소년에게서 들을 말이 아닌 발언을 툭 내뱉는 소랑. 박하는 볼을 긁적이며 소랑의 표정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난 차라리 사랑 같은 건 영원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가능하면 너도 그러길 바랐는데.”
“…….”
점점.
박하는 소랑에게 다가가 그의 말랑말랑한 볼을 쭈욱 당겼다. 당연하게도 뭐하는 짓이냐는 소랑의 눈빛에 박하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무엇보다 난 사랑 같은 거 아니거든? 왜 네맘대로 지레짐작이니? 게다가 아직 어린 녀석이 뭐가 이렇게 비관적이야? 네가 뭐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보기라도 했어? 그리고, 바보가 된다는 건 어디까지나 네 생각일 뿐이잖아. 본인들이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하던?”
“……그게 행복했을 리는 없으니까.”
“어쭈, 그래도? 안되겠어, 아우야. 아무래도 밤이 돼서 잠잘 시간이 됐나 보다. 그 우울모드는 자면서 싹 잊는 거다? 이리와, 잠이나 자자.”
“……자려면 너나 자.”
“어허, 누님한테 반항은 용납할 수 없다.”
“……그냥 혼자 자기 싫은 건 아니고?”
“쉿, 그런 건 입 밖에 내는 거 아니란다, 아우야.”
결국 박하 덕에 강제 취침을 당하는 소랑이었다.
-
한편.
삼인방과 함께 약속된 장소로 향한 이각은 긴장한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이 정말로 증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던, 아니면 적의 함정이던, 어느 쪽이라도 분명 사건 해결에 다가서는 것만은 확실할 테니까.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겨우 흔적을 발견한 이들을 향한 네 사람은 고요하기만 한 주위를 계속 살피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화살이 날아와 땅에 꽂히는 순간, 그 화살이 효시라도 되는 것처럼 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었다. 그리고 무척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살수들이었고, 용술은 검을 꺼내들어 이각의 앞을 막았다.
서로가 뒤엉키는 가운데, 수적인 열세에 몰려 결국 적들에게 쫓기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
막무가내로 자장자장 하는 박하에게 붙잡혀 잠이 들었던 소랑은, 잠시 눈을 떴다가 박하가 일어나 앉아 있다는 것을 알고 눈을 비볐다.
“뭐야, 왜 안자고 그러고 있어?”
하암, 하품을 하던 소랑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하는 박하였지만, 뭔가 미묘하게 다른 느낌. 멈칫하던 소랑은 박하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나비를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저하께서는 병환 중이라 공식 업무를 볼 수 없다고 소문을 내거라. 그러면 저들이 먼저 움직임을 보이게 될 것이니.”
박하가 그저 흉내를 내는 말투와는 격이 달랐다. 타고난 품위가 느껴지는 그 목소리는 어쩐지 곱게 피어있는 연꽃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소랑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봤고, 행동거지도 하나하나 조심스러우면서도 우아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로 했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그 말에 소랑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그녀는 손을 뻗어 소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우리’가 너에게 많은 짐을 남긴 것 같아 미안하구나,
‘인성’아.”
“…….”
눈시울이 붉어진 소랑은 차마 그녀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바보 같이 착해빠졌다고, 속으로 툴툴거리면서.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주렴. ‘나’도, ‘하영’이도, 후회하지 않는단다.”
소랑이 입을 꾸욱 다물자, 그녀는 몸을 돌려 사뿐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뒤를 부탁한다.”
그렇게 말하더니 닫혀있던 문을 열었다. 보름달이 뜬 밤. 그녀의 시선이 하늘을 향하자,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기 시작하며, 저 멀리, 천리를 내다보기 시작한다. 보이는 것은 적들에게 쫓기고 있는 왕세자 일행.
말을 타고 달리는 그들의 앞에 기다리는 것은 깎아져 내리는 험한 절벽 낭떠러지.
그 순간, 박하의 곁을 맴도는 나비가 환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반대편, 쫓기던 네 사람이 결국 낭떠러지로 훌쩍 뛰어오른 순간이었다. 밝은 보름달이 월식처럼 가려지기 시작하고, 말들은 저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혹은 가까스로 저 반대편에 착지했다.
왕세자 일행이 저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생각한 적들은 다시 뒤를 돌았다.
모두들 꼼짝없이 죽는다고 생각했다. 찰나의 순간, 온 몸을 허우적거리던 그들은 그대로 저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하나도 아프지 않자, 얼떨떨한 얼굴로 주변을 살피던 그들은 어째서인지 궁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무척이나 익숙한 곳.
세자빈의 궁이라는 것을 눈치 챈 네 사람은 뭐가 어떻게 된 것인가 하며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눈을 감고 영롱한 빛에 감싸인 채 서있는 ‘박하’를 발견하자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자신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로 떨어졌는데, 어찌 빈궁전이란 말인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여기가 이승인가, 저승인가. 패닉 상태에 빠진 그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박하가 눈을 떴다.
이각과 눈이 마주친 박하가 살풋 미소를 보인다.
“……!”
이상하다. 무척이나 낯설은 것 같으면서도, 낯익은 느낌.
정말로 이상하다. 무척이나 그리운 것 같으면서도 반가운 느낌.
이각에게 고개를 숙인 박하의 곁에서 나비가 날아오르더니 스르륵 사라졌고, 박하를 감싸고 있던 신비한 빛도 사라졌다. 무언가에 홀린 듯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그들이 정신을 차린 것은 박하의 몸이 허물어질 때였다.
뭐가 뭔지 정신이 없으면서도, 박하가 무너지는 순간 박하에게 달려가 받아든 이각이었다.
대체 이 상황을 설명해줄 사람이 없나 싶은 마음에 고개를 돌렸던 이각의 눈에 보인 것은 이각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이는 소랑의 모습이었다.
“……그대라면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터. 고하라! 박하는 괜찮은 것이냐?”
“…….”
쓰러진 박하를 끌어안고,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정신이 없을 텐데도 박하의 안위를 걱정하는 그 모습에 소랑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리를 하긴 하였으나,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것이니 심려치 마십시오.”
“……!”
말을 하지 못하던 소랑이 덤덤하게 입을 열자, 모두들 그 와중에도 깜짝 놀란 얼굴로 소랑을 바라봤다. 그 시선을 느끼며 소랑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뒤를 부탁한다, 로군.’
“일단은 안으로 드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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