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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호접몽(胡蝶夢) 제12장

홍라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1.07 12: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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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옥탑방왕세자 (Title) - 옥탑방 왕세자 OST

▶※붉은꽃 짤 원본 감상♥

* 음하핫~ 조선짤 장인 붉은꽃횽의 짤을 낼름 업어와서~
낼름 사용합니돠 *-_-* [랄랄라~♬]


제12장. 나비의 미소.



Written by. 홍라온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래! 마마님, 세자 저하께서 병환중이라 운신도 힘드시다니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휴가를 얻어 집으로 출타를 다녀온 우희가 호들갑을 떨며 달려왔다.

“나 말이냐?”
“에그머니나!”

박하의 곁으로 다가와 숨을 고르던 우희는 곁에서 들려온 이각의 음성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찌 병환 중이라던 세자 저하가 멀쩡히 여기 계시단 말인가. 뭐가 뭔지 몰라 얼떨떨한 우희에게 다가간 것은 소랑이었다.

“잘 오셨습니다. 안 그래도 설명 드릴 일이 많으니, 잠시 저와 얼굴 좀 보시지요.”
“……어, 소랑이 너 말을!”

분명 말을 하지 못하던 소랑이 덤덤하게 말하는 모습에 우희는 세자 저하의 앞이라는 것도 잊고 입을 쩌억 벌리고 말았다. 그런 우희를 바라보며, 귀찮으니 일단 이리 오라는 듯 그녀를 끌고 퇴장하는 소랑.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사라지는 우희를 바라보던 박하도 볼을 긁적였다.

박하도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잘 이해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침이 되자 소랑은 앞으로 이각을 비롯한 삼인방은 이 궁에서 지내게 될 것이며, 세자 저하가 병환중이라는 소문이 돌게 될 것이란다. 입막음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너도 알아서 조심하라고. 게다가 그걸 박하가 명해서 그대로 수행 중이라니, 이게 대체 뭔 소리?

그렇게 우희와 소랑이 사라지고, 박하와 단 둘이 남게 된 이각은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 중이던 박하의 곁에 슬그머니 앉았다.

“……뭐야. 넓은데 좀 떨어져 앉지?”
“…….”

이각으로서는 제법 용기를 내서 표현을 한 것인데, 돌아오는 건 쌩한 반응. 욱해서 또 소리를 칠 뻔했지만, 애써 참는다. 서로 얼굴 마주보면 티격태격하기만 하던 분위기를 어떻게든 좀 바꿔보기 위해.

박하의 타박에도 꿈쩍 않는 이각을 빤히 쳐다보던 박하는 결국 고개를 저으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일어나서 마주한 삼인방은 박하를 보자마자 생명의 은인이라며 넙죽 절을 하질 않나, 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은데다가, 지난 밤 꿈에서 만난 하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소랑은 계속 바빠서 이야기를 나눌 짬이 나질 않고.

그 사이 끄응, 하며 고민하는 박하의 곁에 있는 이각은 계속 박하의 손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손을 자연스럽게 잡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모르는 척 손을 잡으려 자신의 손을 뻗던 이각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박하에게 놀라 흠칫 했다.

“에이, 모르겠다. 아침에 머리가 복잡해서 먹는 둥 마는 둥 했더니 배고파서 더 머리가 안 돌아가. 가서 밥이나 챙겨 와야지.”

그러면서 이각에게는 건성으로 ‘다녀올게’라더니 어딘가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한다.

“어디 가려는 거냐?”
“어? 아아, 식사 챙기러. 얘네는 어디로 간 거야? 우희야~ 옷 좀 빌려줘!”
“……!”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궁녀의 옷은 찾는 건가 싶어 벌떡 일어났지만, 이미 박하는 쌩하니 달려가 버린 후였다. 안 그래도 지금은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지라, 박하도 위험한데 저 망아지는 그런 자각이 전혀 없다.

답답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좌불안석이던 이각은 잠시 후에야 박하가 벌인 일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궁에 둥지를 틀게 된 삼인방을 비롯한 소랑과 우희에게 이각으로서는 처음 보는 음식을 만들어와 대접한 것이다. 이미 삼인방은 먹어본 적이 있던 것인지, 그 신기한 음식을 보자 얼굴이 환해지며 박하에게 넙죽 또 인사를 한다.

분명 박하가 직접 만들어온 음식이라 하였다. 고소하니 맛있는 냄새가 난다.

힐끗, 박하를 쳐다보며 왜 제 것은 없느냐고 열심히 피력해 보았지만, 박하는 마치 제 새끼들을 챙기는 어미마냥 이각은 안중에도 없다.

맛있게 먹으라며 그들을 챙겨 내보낸 뒤에야, 푸짐하게 차려진 자신과 이각의 밥상으로 돌아온 박하. 배가 고프긴 했던 듯 어서 먹자며 쳐다보는 박하를 뚱하게 바라보는 이각이었다.

“……? 왜? 안 먹어? 나 배고프다니까.”
“……크흠.”
“아, 답답하게! 하고 싶은 말 있음 빨리해! 나 배고프니까!”

배가 고파서 더 신경이 날카로워 졌는지, 평소보다 더 신경질 적인 버럭이다. 아무튼 저 성질머리는 알아줘야 한다고 속으로 툴툴거려 보지만, 방금 그 음식이 더 궁금한 이각은 뚱하니 입을 열었다.

“너는 어찌 사람을 차별하고 그러느냐!”
“내가? 그게 뭔 소리야?”
“……크흠.”

이각의 심통을 대체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던 박하는 아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된다.

“뭐, 설마 저 오므라이스? 아니, 저하야 보다시피 여기 밥상 부러질 기세로 차려져 있잖아. 저건 그냥 내가 집에서 한 번 씩 해먹었던, 뭐랄까 서민 음식이고…….”
“…….”

이각의 얼굴을 보니, 정말 먹고 싶었던 듯 골이 난 얼굴이라 박하는 더욱 당황스럽다. 항상 고급스러운 궁중 음식에 익숙할 이각이기에, 아예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게 웬걸. 눈앞의 음식들에 비하면 초라한 음식이라 왕세자의 앞에 내놓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던 박하는 눈동자를 굴리다, 이내 귀찮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 알았어. 만들어 줄 테니 일단 지금은 밥 먹자, 응?”
“…….”

뭔가 입을 열어 보고 싶긴 했지만, 이 이상은 민망한 지라 어쩔 수 없이 식사를 시작하긴 하는 이각. 하지만 자꾸만 저 신기한 음식을 먹고 있을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여 시선이 거기로 향한다.

“왜 자꾸 애들 껄 탐내고 그래!”

신나게 식사를 하던 박하는 자꾸 밖을 힐끗거리는 이각을 타박했고, 이각은 지아비인 자신을 두고 자꾸 제 새끼들 챙기듯 하는 박하가 야속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진짜 제 자식에게는 꽤나 괜찮은 어머니가 되지 않을까, 라고. 이 천방지축 말괄량이 같은 성격을 꼭 닮은 아이라도 잘 교육 시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언젠가는 후사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화용과 함께 할 때는 진지하게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보진 못했는데. 미안한 마음에 잠시 얼굴이 어두워지는 이각이었다.

하지만 참 복스럽게도 맛있게 먹는 박하를 보다보니 또 스르륵 얼굴이 풀린다. 아들이어도 좋고, 딸이어도 좋다. 문제는 저 망아지가 다른 여인들처럼 얌전히 제 품에 안길 것 같지 않다는 점이었다.

어렵다. 설마 왕세자인 자신이 이런 고민을 하게 될 날이 올 줄이야.

그렇게 한바탕 소란스럽던 식사가 끝나고, 잠시 휴식을 즐기려고 했던 박하는 자꾸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이각 때문에 슬슬 짜증이 나고 있었다.

‘대체 왜 이래?’

졸졸졸 쫓아다니며 자꾸만 이것저것 묻는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대답을 해주었지만, 그게 끊임없이 이어지자 슬슬 지친다. 대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없는 질문들만 던져대니 그 속을 알 수도 없고.

“그러고 보니 박하의 하는 무슨 한자를 쓰느냐?”
“……연꽃 하(荷). 그래서 내 친구는 나를 Flora라고 불러. 꽃의 여신을 말하는 이름이거든.”

저에게는 과분하던 이름이라 살짝 부끄러운 듯 말하는 박하였다. 제 입으로 설명하려니 더 민망했던 것이다.

박하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아진 이각은 마침 시간이 남아도는 김에 계속 질문을 던지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박하 이름의 한자가 궁금해 물었던 질문의 대답을 들으며, 화용의 죽음 이후 떠올리지 못하고 있던 인물을 떠올렸다.

“연꽃이라, 연꽃을 ‘부용’이라고도 한다.”
“부용?”
“…….”

어쩐지 묘한 울림이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입에 올리는 박하. 이각은 이제야 이렇게 관심이 생긴 것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용이 죽고 난 후, 부용이가 어찌 지내고 있을 지는 생각도 못한 것이다. 언니를 그리 잃었으니, 속상해 했으리라. 사가에서부터 자주 궁에 들어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던 처제를 떠올리며, 이각은 화용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나면 한번쯤 궁에 불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연꽃을 이르는 말을 일러주더니 저 혼자 깊은 생각에 빠진 이각을 바라보던 박하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아, 또 궁금한 것이 있다. 미래에서는 보통 연인들이 무엇을 하고 지내느냐?”
“…….”

그러더니 또 박하를 보며 질문을 던지는 이각을 빤히 바라보는 박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리던 박하의 눈에 삼인방과 소랑, 우희가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치산의 얼굴을 바라보던 박하는 쓰윽 고개를 돌려 이각을 빤히 쳐다본다.

“……? 왜 대답은 안하고 그리 쳐다보는 것이냐?”

씨익, 박하의 얼굴에 개구진 미소가 걸린다.

치산이 못지않게 반반한 세자 저하라.

“저하, 심심한 것 같은데, 재밌는 놀이 할까?”
“……?”

뭔지 모를 오한이 드는 이유가 대체 뭘까. 이각은 자신을 바라보며 눈을 빛내는 박하를 불안하게 바라봤다. 그러자 박하는 덥석 이각의 팔을 잡더니 생글거리며 말한다.

“여장, 여장 한 번 해보자!”
“……!”

이각은 그렇게 고민했는데 망설임 없이 제 팔을 덥석 잡는 박하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던 와중에 드디어 박하의 말이 인식된다.

울컥, 당연하지만 이 고삐 풀린 망아지가 지아비 알기를 대체 뭘로 아는 건가 싶어서 화를 내려던 찰나.

제 팔을 잡고 있는 박하의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이각은 순간 떠오른 생각에 미소 지었다.

“좋다. 다만 너와 나 둘이서, 만이다.”

생각지 못한 이각의 허락에 얼굴이 환해지던 박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다른 이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너와 나 둘이서 만이라는 말이다. 여장을 시키는 것도 네가 직접.”
“……? 뭐, 좋아. 우희랑 치산이한테 빌려와야지. 저하 먼저 들어가 있어.”

그렇게 말하고 달려가는 박하를 바라보던 이각은 모르는 척 방으로 들어갔다.

박하의 계획에 당연하게도 뜨악하는 모두였다. 진심으로 박하의 머리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하다는 그 얼굴들을 마주하면서도, 신이 난 박하는 반 강제적으로 원하는 물건들을 챙기고 쌩하니 방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모두들 박하에게 휘둘리는 이각에게 애도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왕세자 여장 사건.

사실 이각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없는 일이었지만 허락을 한 이유는……. 바로 박하의 손길이었다.

안 그래도 닿고 싶어 미치고 있던 박하의 손길이 계속 저에게 머물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어쩌다 이런 짓까지 하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신이 나서 이각에게 화장을 하는 박하의 손길은 이각의 의도대로 계속 이각에게 닿는다.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이각의 어깨를 붙잡기도 한다. 이미 심장 박동은 당장이라도 터질 기세였지만, 얼굴만큼은 평안하게 가장한 이각의 얼굴은 박하의 손길에 의해 점점 요염한 미인으로 변신 중이었다.

거리낌 없이 이각에게 다가오는 박하는, 물론 그렇게 의도하긴 하였으나 좀 빈정이 상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렇게도 경계심이 없는지, 원.

그런 이각의 속은 알 리가 없는 박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 중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작업을 끝내고 후다닥 뒤로 물러서서 말한다.

“자, 이제 눈 떠봐.”
“…….”

얌전히 박하의 말대로 눈을 뜬 이각은 박하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풋, 하면서 웃음을 터트리더니 아예 바닥을 주먹으로 탕탕거리며 배를 잡고 웃는다.

“아하하하하핫, 대박이다, 대박!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나도 몰랐는데!”

그렇게 한동안 미친 듯이 웃는 박하를 뚱하게 바라보는 이각이었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 저도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렇다고 저렇게까지 웃을 것까지야. 욱하는 마음에 또 소리를 지를 뻔 한 것을 애써 꾹 참는 가운데, 힘들어서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듯한 박하가 다시 이각에게 다가왔다.

“이거 사진으로 찍어도 돼? 왜, 저번에 보여줬던.”

하필 이 모습을 남긴단 말인가.

“싫다. 어서 화장이나 지우거라.”
“칫, 알았어, 알았어. 어차피 난 다 기억했다, 크큭.”

또 다시 웃음이 터지려는 기세. 하지만 용케 입술을 꾸욱 다물며 웃음을 참는 박하가 불쾌한 얼굴의 이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미안, 미안. 사실 난 여동생이 갖고 싶었거든. 여동생이 있으면 이렇게 예쁘게 꾸며주고 싶었어. 살아있는 인형놀이를 하고 싶은 거냐고 물어도 할 말 없지만.”

여동생, 이라는 말에 이각은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여동생이 아니라 딸은 어떠냐.”
“어허, 아직 연애도 제대로 못해본 처자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다!”

엄연히 박하는 이각과 화촉을 올렸다. 물론 처음부터 서로의 원하는 바를 위한 계약 관계이긴 했지만, 박하의 말에 기분이 상한 이각의 눈썹이 꿈틀했다.

“저하와는 어차피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는 거고. 나도 사라처럼 날 사랑해주는 남자 만나서 알콩달콩 연애도 하고 그럴 거다, 뭐.”

이각이 두 눈 멀쩡히 뜨고 있는데 감히 누구랑?

또 다시 버럭 할 기세였던 이각은 심호흡을 하며 물었다. 아까 대답을 듣지 못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 연애라는 것을 어찌 하느냐?”
“으음, 뭐 평범하게 같이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고, 여러 가지 있겠지만. 난 사실 커플 자전거가 그렇게 타고 싶더라.”
“커플 자전거?”
“둘이 나란히 타는 건데, 여기로 치자면……. 말인가? 말 밖에 없나? 말 밖에 없나 보다.”

뭔가 조금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딱히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냥 나란히 자전거에 올라타서 달리는 게 참 예뻐 보이고 부럽더라고.”

슬며시 눈을 떠 박하의 아련한 눈동자를 응시하는 이각이었다.

그 사이 아쉽지만 이각의 화장을 열심히 지운 박하는 이각의 묘한 시선을 마주하며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 뭔데?”
“처음 보았을 때, 넌 네가 조선에 속한 자가 아니라며, 내게 그 점을 잊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그래, 그랬지. 맞는 말이잖아?”

그렇게 말하며 이각의 익선관을 들어 씌워주려는 박하.

이각은 그런 박하의 팔을 휙 잡아 당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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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에게 손을 붙잡힌 채로 갑작스럽게 코앞에서 이각을 마주한 박하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제멋대로 박동하기 시작한다.

“너는 지금 내 나라 조선에서 숨을 쉬고 있다.”
“…….”
“왕세자인 나의 반려, 세자빈이라는 이름으로.”

그 묘한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한 박하는 움직이지 않는 얼굴 근육을 억지로 움직이며 입을 열었다.

“에이, 왜이래. 죽은 세자빈을 생각해야지. 그렇지? 응? 이제 정신이 들지?”

박하의 의도야 빤히 눈에 보였던 이각은 박하의 발악에도 박하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에 더욱 당황한 박하가 슬그머니 뒤로 몸을 빼자, 이각은 오히려 박하의 허리에 제 손을 감아 더욱 자신 쪽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지금 내 세자빈은 너일 텐데?”
“……!”

조금 더 해보고 싶었지만, 사실 이러다가 이성을 잃는 것은 자신이 되리라는 것을 이각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쉽지만 슬슬 멈춰야지, 아니면 정말 이 상태로 박하를 덥치고도 남을 것을 말이다.

스륵, 드디어 이각이 박하를 놓아주었다.

잔뜩 긴장했던 박하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바라보던 이각은 약하게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그 점 잊지 말아주시지요, 빈궁. 억지로라도 자각시켜 드리기 전에.”
“……!”

그렇게 말하며 유유히 빠져나가는 이각.

이각이 나가고도 그 자세 그대로 한참을 굳어있던 박하의 눈에서 또르륵 눈물이 흘렀다.

‘날 휘저어 놓지 마. 난 내 세상으로 돌아갈 거야. 박하로 돌아갈 거라고.’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본능적으로 그 점을 느끼고 있는 박하는 손으로 휙, 제 눈물을 훔쳤다.

“웃겨. 난 조선 사람 아니거든?”

한국 사람이지도 않다며, 어쩐지 모두 다 서러워지는 기분에 그대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훌쩍이기 시작하는 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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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달린 나는 이제 정말 한동안 충전 들어갑니돠 ㅠㅠㅠㅠㅠㅠㅠ
헥헥, 그럼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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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460 오랜만에 정주행하고 들렸다 ㅇㅇ(175.223) 19.11.24 84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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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454 진짜 한번보니까 다시 정주행하기 힘들겠다 ㅇㅇ(192.119) 19.08.27 124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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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442 본방할때 보고 7년만에 다시 정주행 다했습니다.. [2] ㅇㅇ(119.18) 19.03.12 1630 17
148438 20회 다봤다.두배속으로 봐서그런지 [1] ㅇㅇ(223.39) 19.02.14 154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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