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갤에 글을 다 쓰다니요. ㅠㅠ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가 요즘 통닭님의 매력에 푹 빠져 있습니다.

3년째 한결 같은 노가다 데마~

같이 울고 싶어지는 데마 후 산속 배회~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의 눈초리~

저는 통닭님이 자살이 답이라고 부르짖는 주갤럼들 중에서도 높은 자살위험군에 속한다고 보고
 
맨날 데마나서 배고프신 통닭님께 "형제애를 기초로 한 선의의 긴급부조"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프록시가 아닌 이상 IP는 속일 수 없기에 이미 통닭님이 계신 곳으로 알려진
 
광주 북구 용봉동의 한 아파트 상가 지하의 PC방으로 다섯 시간이나 쌔려 밟고 찾아갔지요.

통닭님이 안 계시면 어쩌나 했는데 내려가는 도중에 주갤을 확인해 보니 마침 통닭님은 게시물을 쌔우고 계셨습니다.
 
아! 다행이다!

통닭님께 맛있는 족발을 사드리고 싶어라~

쫀득쫀득~

야들야들~

"통닭님, 여기 소주도 한 잔 받으세요."

"통닭님, 여기 막국수도 좀 드시구요. 체하시겠어요. 앙~"

저는 통닭님의 살아오신 이야기도 듣고 PC방에 라면이라도 한 박스 정도 맡겨두고 오면
 
통닭님이 당분간은 굶지 않으실 것 같았지요.

이윽고 도착한 PC방. 원빈을 보는 홍석천의 마음처럼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들어 갔습니다.

통닭님이 과연 어느 PC 앞에 앉아 있을까? 일단 PC방에 앉아서 게시물을 쓰고 IP를 체크했습니다.

그러나

허걱!

털썩!

이럴 수가!!

통닭님이 쓰는 IP의 주소는 분명히 그 PC방이었으나 그 PC방에서는 다른 IP를 쓰고 있지 뭡니까?

오!

이런 멘붕!!

저는 무당파 제운종의 신법으로 카운터로 달려가 예쁜 여자 알바생을 보며 군침을 흘......아니 질문을 쏟아 부었습니다.

“여...여기 IP가 왜! 왜! 왜! 이래요?”

 "왜! IP가 180으로 시작하느냐구욧!!!!"

그 알바 아가씨는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를 못 하시더라구요.

“저희 사장님 저기 계신데요.”

다시 PC방 사장님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통닭님 찾아 삼만리를 하였건만 IP 주소의 다름에 실망과 통곡의 게거품을 물고 PC방 사장님을 붙들고 물어봤습니다.

“여...여기! IP 언제 바뀌었어요?”

“2년 전인데요?”

“으아아아아아악!!!!”

형제애를 기초로 한 선의의 긴급부조를 하려던 저는 부조가 좌절되고 통닭님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서

그만 두 눈에서 통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IP 쓰는 곳이 바뀌었으면 주소도 바뀌어야지요. 이럴 수가 있습니까?

PC방 사장님이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달리 둘러댈 말이 없는 저는 개구라를 쳤습니다.

노숙자 스타일의 '통닭'이라는 사람을 찾으러 왔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저를 개병진으로 볼 것 같았습니다.

"예. 제가 인터넷 사이트를 하는데요. 저희 이용자 중에 고도의 자살위험군에 속한 이용자 분이 있어서 달려왔습니다."

PC방 사장님은 이름을 알려주면 회원인지 확인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름까지 말하진 않았습니다. 정보통신법 위반일지...

건물 밖에 나와서 다시 통닭님의 IP를 체크하던 저는 이번엔 네이버에서 IP 주소가 근처로 나오는 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맞아! IP를 반납하더라도 KT에서는 분명히 이 근처 쪽에 재할당 했을 거야! 멀리 보내지는 않았을 거야!”

근데 네이버가 알려주는 새 주소는 PC방 앞의 한 건물이고 그 건물의 2층과 3층은 치과병원이었습니다.

통닭님이 혹시 치과의사?.......... 일 리는 없구요.

열 시간을 운전하고 일단 돌아오는 길은 왜 그러지 피곤하던지요. 중간에 휴게소에서 먹었던 우동도 맛이 썼습니다.

통닭님 너무 합니다! 하지만 꼭 뵙고 말 거예욧! 엉엉엉~ ㅠㅠ

인증사진을 찍어주신 용봉동 여고생 아가씨 고맙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