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카이도의 겨을은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일본의 산악지대는 한반도에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하고, 험준하기 때문이다.
특히 훗카이도는 태고적부터의 원시림이 그대로 살아있는 야성이 넘쳤다.

동경에서 온 일본인 대학생 7명이 천막을 치면서 노는 것까지 좋았는데~
문제는 이들이 너무 경솔했던 것이다.

훗카이도에는 붉은 곰(히구마)가 가득했다.
사납고, 거대한 곰은 특히 겨울잠을 자기 전에는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이 놈은 어둠이 깔리기를 기다렸던 것이고~~

주변에서 곰의 소리가 나고 있었음에도 학생들은 수가 7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매우 부주의했다.

" 무슨 소리지? "
" 아마 여우나, 늑대 소리겠지!"

하지만, 상대는 다름아닌 붉은 곰이었다.

곰은 천막 한 귀퉁이를 잡아서 무너뜨렸다.
천막이 삽시간에 무너지자,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출구를 찾으려 했다.

제일 먼저 천막에서 기어나온 학생은 곰의 일격에 쓰러졌고, 뒤이어 나온 학생은
곰에게 잡혀 갔다.

피해자가 생긴 이후에야 학생들은 곰의 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눈 위로 피 묻은 곰의 발자국이 이어졌는데~~

피투성이가 되 있는 부상자를 놔두고 어둠 속으로 추적했다가는 더 많은 희생자가
생길 수 있어서, 부상자를 업고 마을로 내려왔다.

즉시 마을에서 경찰과 민간인을 중심으로 추적대가 형성되었다.

왼손잡이 박도 뒤늦게 추적대에 합류하기 위해 마을로 갔는데, 이미 떠난 후였다.
그래도 그냥 추적대를 따라 무작정 나섰다.

전혀 지리를 모르는 지라~ 산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고, 어둠이 점차 깔리면서 추위가 닥쳐왔다.
박은 조금 후회가 되었지만, 원채 배짱이 두둑한 지라 그냥 밀고 나갔다.

추적대의 뒤를 쫓던 그는 우연히 눈 위에 찍힌 곰발자국을 발견했다.
쫓아가다 보니~ 곰이 누워서 잔 흔적과 함께 배설한 똥이 있었다.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걸 보니~ 떠난 지 얼마 안되는 건데~~
똥은 동물성의 것으로 잔뼈와 긴 털들이 많았다.

그는 호기심이 생겨서 똥을 헤쳐 봤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이렇게 가늘고, 검은 긴 털을 가진 동물이라면?
순간 그는 경악했다.
" 머리카락이다! "

좀더 헤쳐 보자 이번에는 둥그런 물건이 나왔다.
바로 대학생들이 입는 제복의 단추였다.

" 이놈이 분명 그 학생을 잡아먹은 놈이구먼! "
" 나한테 걸렸으니, 죽은 목숨이다! "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