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파 소년의 전래동화 6편 - 어쩌다 빠져드는가 편 -

[ 실전 격투 같은 게임 ]

요즘은 고퀄리티 그래픽(?)과 함께 완성도 높은 게임들이 많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 졌지만 대전격투 붐 당시엔 선택 할 수 있는 방향이 그닥 이었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2가 대히트 했을때도

스파2 에서 느낄수 있었던 흥분과 몰입도, 절박함, 긴장감, 경쟁심을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급'의 게임이 존재 하지 않았고 결국 선택지가 외길 이었던 그때.

버파도 3D로 만든 게임의 선택지는 버파 밖에 없다 라는 선점 효과를 먹고 들어 갔습니다

다른 3D 게임을 해보고 싶어도 존재 하지 않았죠.

추후에 철권과 블로디로어, 소울엣지 등이 출시 됨 으로써 선점효과 버프는 사라 졌지만

이미 고정팬을 확보 해놓은 상태라 유리한 스타트를 하긴 했습니다

" 지금은 각진 괴물 아줌마로 밖에 안보이겠지만

그 당시엔 엄청난 섹시 미녀 그 자체 "

하지만 `3D로 나온 신기한 게임` 정도의 가치 였고

스파2나 사무라이 쇼다운 처럼 이 게임에 인생을 바칠 매력이 있는가?

를 결정하기엔 너무 먼 존재 였습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보급률도 시원치 않아서 한번 해보려면 먼 거리에 있는

큰 오락실까지 가서 몇판 해보는 다인데 조작도 참 난해하고 기술표도 괴리감이 있었죠

PP→PK PK ←→→P+K

(기계 앞에 붙어있는 저런 기술표를 보고 저게 뭔소린지 이해하기 까지 반년도 넘게 걸림)

이게임 장풍은 어떻게 쏘는거야 ? 왤케 안움직여지지 ?

점프는 또 왜이래 ?! 다양한 불만과 함께 그냥 이런 게임이 있구나하고

다시 동네 오락실로 돌아와 평소에 하던 장풍과 오류겐에 매진하곤 했죠

[ 매력 ]

버파2 버파3

" 위에서 본 각진 섹시 미녀가 아닌. 이정도의 몸매와 얼굴이라면

인생을 바쳐도 되진 않을까 ?!!?? "

버파2가 발매 된후 버파1을 구경 하러 갔던 때완 달리

아무리 어려워도 이게임을 잘해보고 싶어. 여려워도 노력 해보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스파2를 처음 접했을때처럼 그 두근거림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믿기 힘들겠지만 버파2 코인테스트를 했던 명지대쪽 블루타운 이란 오락실에 들어왔던

큰 화면의 대형기계 버파2는 가격이 1000만원 이었다고 합니다

검은 비닐봉지에 동전을 가득 넣고 기계위에 `턱` 올려놓는 장면은 살면서 이때 처음봤네요

그래서 버파라는 게임의 이질감 가득한 조작을 손에 익히려면

괴상한 커맨드를 이해 해야만 했습니다

그저 홍보 문구 였겠지만 '실전 격투에 가깝게 만든 게임이다!' 라는걸

본적 있으신가요. 저도 첨엔 저게 뭔 개소리야 했는데 ..

한가 하신 분들은 레버 방향과 펀치를 같이 누른다고 생각 하면서 저 동작을 따라 해보세요

대각선 방향으로 때리면 어퍼컷.

앞으로 레버를 탁 치면서 때리면 엘보.

뒤쪽 방향으로 펀치를 누르면 가일의 강손. 백너클

아 뭔가 내 몸을 뒤로 회전하면서 팔을 뻗네 ?

이렇게 방향과 거기에 해당하는 손 버튼을 함께 누르면 그 모션으로 때린다는 체계를 적립한 것이죠

발도 마찬가지 (해보세요)

앞방향은 무릎을 쭉 올리면서 때리는 니킥, 뒤는 짧게 허리를 틀며 때리는 숏 니킥

3 방향은 앞으로 치고 나가며 앞차기를 하거나 긴 옆차기

그니까 적을 죠패는데 내가 입력한 방향의 몸동작이 화면에 나오는구나

그래 이놈이 앞으로 다가오니까 옆차기로 밀어내야 겠어 ! 3K

이런 느낌 이었을까요

이 상황은 처음에 호감으로 와닿았던 그래픽 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겁나 얄미운 상대방을 6P 6P 엘보로 푹팍팍 줘 패준다는 그 느낌

[ 타격감 ]

이게 좀 애매한 부분이긴 한데

제3자의 시점에서 볼때 버파는 보기 밋밋한 게임 이었습니다

타격 이펙트가 없기 때문에 타격감을 눈으로 체감하지 못하고 소리에만 의존 해야 했죠

하지만 게임을 하는 당사자는 타격감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신기한 사실..

(제 주변에서)

왜 제3자 입장에서 볼땐 별론데 직접할땐 타격감에 불만이 안생기지?

이 의문을 아직도 100% 풀진 못했는데

버파의 타격감 체계가 그랬습니다

기본적인 펀치 P 를 때릴땐 '툭'

조금 쎈 엘보를 때릴때도 '툭..? ' (스파의 캐미 중손 같은 느낌임)

그런데 띄우기 공격인 (2D 게임으로 치면 필살기 같은 존재인)

니킥을 때리면 '꽝 !!!!!!!!!!!!!' 소리가 납니다

근데 이게 P나 6P 엘보같은 기술은 맞추기 쉬운 기술인데

저 필살기 같은 존재인 니킥은

비슷한 실력이라면 상대방에게 맞추기 엄청 힘든 기술 이었습니다

상대의 하단 후리기를 막는 다거나, 류의 강발 같은 상단 공격을 앉아서 쑉 피하고

그 딜레이에 쑤셔 넣는다거나

`과정`이 필요 했죠. 그러다 터지는 타격음 '꽝 !!!!!!!!!!!!`

그니까 쎈 타격감을 느끼려면 작은 상황이지만 `댓가 와 노력`이 필요 했고

그때 터지는 성취감이 뒷받침되어 그동안 느꼈던 모기같은 타격감들이

쫙 ~~~~~~~~ 해소되는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리고 그당시 일본 RPG 게임에서도 ` 왜 밋밋한 타격감을 고집 하시나요? ` 라는 질문에

`약한 타격음 뒤에 가끔씩 들려 오는 강한 타격음`

`약한 타격음이 주가 되어야 게임에 금방 지치고 질리지 않는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버파에도 저런 방식이 채택된건 아닐까 싶었죠

첨엔 저도 저게 뭔 개소린가 했지만 오래 하다보니 어느정도 수긍이 가긴 했네요

펀치 때릴때도 `빡`

엘보도 `빡 !!!!!!!!!`

별로 시덥지 않은 기본 타격기도 박살나는 타격감을 표현 했다면

금방 피로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이..

암튼 그러다 터지는 초 대형 기술

33 + P

같은 방향을 두번 탁탁 치면서 손을 누르면 니킥만한 위력의 또 다른 강력한 초필살기가 나갔죠

그냥 33P를 입력 하는건 그다지 힘든 작업이 아니긴 했는데

문제는 저 기술을 히트 하려면

상대의 기술을 막고 나서 그 짬에 해야 했다는 거에요

막 토키도 같은 우주 괴수가 다양한 훼이크를 슉 슉 팟 팟 써가며 나를 괴롭히다가

들어오는 고우키의 백귀습의 하단발차기.

그렇다면 1D로 힘겹게 막은 상황에서 33P 를 넣어야 하는 거였네요

1D 33P . 결국 저런 큰 기술의 커멘드는 이렇게 됩니다

그 긴장감과 긴박한 상황에서 결국 성공후 나오는

' 쾅 !!!!!!!!!!!!!!!!!!!!!!!!!! '

수십년 참은 소변이 처음 나올 때의 후련함

썸머솔트킥도 나름 밋밋한 타격감 속에 뿌려지는 비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줬습니다

어릴때 부터 봐오던 가일의 그것의 모방 기술이었으니 친숙했고

히트 시켰을때 들리는 ` 짝 !!!!!!!!!! ` 하는 따귀 때리는 소리

그뒤로 이어지는 강찍기 ` 쾅 !!!!!!!!!!!!!!!!!!`

(버파는 3때까지 쎈기술을 맞추면 점프찍기가 콤보 였음)

암튼 이야기가 왜 이쪽으로 흘러 갔는지 몰것는데 ;

저런 노력에 의해서 얻는 댓가,

공부는 못하지만 어려워 보이는걸 내가 습득하고 있는 느낌

등이 반복되어 ..버파에 한번 빠진 사람들은

계속 매니악해져 갔던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이런 미녀들도 덤으로

이건 버파4. 이수테마파크 3:3 결승전 영상인데 (잭키가 저)

위에서 말한 힘들게 우겨넣는 큰 기술에서 오는 쎈 타격감과 그 행복을 나름 체감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