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하기 전에 이건 다키스트 던전을 폄하할 의도로 쓴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싶음

다키스트 던전이 벽 속의 쥐와 많은 유사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고

아마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 걸로 알고있는데 확실하진 않으니까 더 길게 쓰진 않겠음

그리고 소설 벽 속의 쥐들의 엔딩까지 스포일러가 담겨있으니까

혹시 벽 속의 쥐들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함

내 글을 안 읽어도 책 속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니까

이건 어떤 점에서 두 작품이 비슷한지, 다키스트 던전이 어디서 모티브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마침 러브크래프트 떡밥도 나왔겠다, 벽 속의 쥐가 저번 학기 영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살펴본 소설이기도 하겠다 해서 쓰는 글임

일단 이 글을 읽기 위해서는 벽 속의 쥐가 대체 뭐길래 이런 글을 썼는지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이 필요하니까

벽 속의 쥐가 어떤 스토리인지 간단하게 설명할게

주인공은 영국의 귀족 가문 출신이야

그런데 과거에 가문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주인공의 조상을 제외하고는 전부 죽음을 맞이해서, 주인공의 조상은 용의자 취급을 받아 미국으로 추방당해.

주인공은 자기의 가문에 대해서 모른채로 사업도 성공하고 아들도 낳고 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놈의 아들이 세계대전에 나갔다가 그만 죽어버리고

주인공은 상심한 나머지 아들의 전우 겸 자기 영지를 사들인 사람인 노리스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

주인공은 자기의 가문에 대해 좋지않은 소식이 들려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노리스에게서 자기 가문의 땅을 다시 사서 저택을 복원하기 시작하지

그러던 도중 주인공은 벽 속에서 쥐들이 벽을 갉아대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이건 주인공과 주인공이 키우는 고양이들에게밖에 들리지 않아

아무튼 그렇게 주인공은 저택을 복원하면서 저택의 지하에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가문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탐사대를 모아서 저택의 지하로 내려가게 되는데...

사실 주인공의 가문은 그동안 수십 세기에 걸쳐서 외계의 신들에게 인신공양을 해 왔던 가문이었던거야

주인공의 조상은 정말로 자기 가문 사람들을 다 죽인게 맞았고

그 이유는 자기 가문의 비밀을 알아낸 뒤 충격에 빠져 가문이 벌여오던 끔찍한 행위를 멈추기 위해서였지

주인공은 비밀을 견뎌내지 못하고 광기에 휩싸여서 노리스를 뜯어먹고 정신병원에 가둬져

자세한 내용은 책을 사서 읽도록 하고

여태까지의 줄거리만 봐도 뭐가 떠오르지 않니?

가문의 폐허를 파헤치고, 끔찍한 진실을 발견하고...바로 다키스트 던전의 시나리오와 상당히 흡사해

뭐 이거야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사실 이 두 작품의 유사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

물론 내가 제작자가 아니고 추측이 가미된 글이기 때문에 확실하게는 단언할 수 없으니

재미로 봐 줬으면 좋겠음ㅎ

아무튼 그 첫 번째 유사점은 바로 이 친구야

윌버가 아니라 스와인을 말하는거임ㅎ

스와인은 선조가 만들어낸 피조물이고

선조는 영지의 주민들을 이놈들한테 먹이로 주지

그런데 벽 속의 쥐들 또한 이와 비슷해

주인공의 가문이 해 온 인신공양의 흔적들 중 네 발 달린 짐승의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주인공의 가문이 인간을 교배해 만들어낸 인신공양용 가축들이거든

마침 가축중에 가장 인간과 비슷하다는 돼지로 만들어진 스와인이 등장하는 것이

이 인신공양용 가축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이 논리의 비약은 아니겠지?

두 번째는 이 횃불이야

횃불이 왜? 하고 궁금해할 수 있지만

사실 공포 영화에서 빛과 불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특히나 횃불의 형태로 나오는 불은 더욱 중요한데, 왜냐하면 불은 보통 파괴와 정화의 이미지를 나타내지만 횃불은 계몽과 이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거든

벽 속의 쥐들에서도 빛은 중요한 역할을 맡아

주인공은 저택에서 처음 발견한 비밀장소에 twilight area라는 이름을 붙여

석양 구역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왜 하필 석양일까? 이유는 간단해. 공포영화를 보면 대부분 밤에 귀신들이 나오지? 그런 것처럼, 낮은 사람들이 다니는 시간이지만, 밤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시간이야. 석양, 즉 해질녘은 이 낮과 밤이 만나고, 곧 밤이 오는 시간이야. 다시 말해서, 석양 구역이라는 이름에서 암시하는 것은 주인공이 곧 초자연적인 존재, 끔찍한 진실과 마주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지

그리고 주인공은 마지막에 midnight area라는 곳으로 내려가.

이곳이 바로 인신공양의 흔적이 발견되고, 주인공이 들고 있던 조명을 놓치고 암흑 속으로 떨어져서 광기에 빠지는 곳이야

그럼 다키스트 던전의 횃불이 이것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하면

횃불이 꺼지면 어둠이 찾아오고, 적들이 강해지고, 기습당할 확률이 늘어나고, 스트레스도 쌓이잖아?

난 이게 주인공이 저택-twilight area-midnight area로 내려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물론 억측일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이 마지막에 자기가 들고 있던 조명을 잃어버리고 광기에 빠지는 것이

횃불이 다 꺼지면 스트레스가 팍팍 올라가는 다키스트 던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암튼 다 아는걸 씨부린거면 존나 쪽팔리니까

아는거면 조용히해주셈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