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74년 6월 9일, 프로그램의 소스코드가 녹아내리던 47도의 여름날! 축제 준비를 위해 학교로 가던 문붕은, 알 수 없는 불안을 느껴 사요리의 집으로 역돌진을 시전했다. 불러도 대답이 없었기에, 문을 부수는 사소한 소동이 있었지만, 뭐 어떠하랴! 사요리의 방까지 달려간 문붕은, 천장의 줄에 목을 메기 직전의 사요리와 눈을 마주쳤다.

"아쎄이 원위치!"

"따흐항!"

호랑이와도 같은 문예부 포효에 사요리는 앙증맞은 비명과 함께 뒤로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급히 안으로 들어온 문붕이가 행한 일은, 일으켜세운 사요리에게 귀싸대기를 날린 일이었다.

"새끼... 기열! 날 놔두고 먼저 가라고 했던가!"

"우, 우으으... 그치만, 문붕이 너... 이제 난 필요없잖아...! 다른 애들이 더 좋잖아...!!"

"새끼... 기열! 그 누구도 널 대신할 수 없다!"

"따흐흑...!"

와락! 문붕의 포옹에 사요리가 눈물을 쏟아냈다. 참으로 기열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일단 정해진 죽음에서 벗어났으니 좋은 일 아니겠는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난 상황에 모니카는 당황했다만, 그 또한 사소한 일이리라.

"....."

"아쎄이! 대체 얼굴에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축제를 무사히 끝마치고 난, 며칠 후의 밤. 편의점에서 짜장떡볶이를 사고 돌아오던 문붕은 길거리에 말없이 서있던 나츠키를 보게 되었다. 아아! 그 얼굴에 남아있던 멍과 상처들이여!

"나... 어디로 가야 돼?"

"당연히 집으로 가봐야하는 게 아니겠는가, 아쎄이!"

"... 거기가 싫어서 나왔는데?"

그렇다. 나츠키는 아버지의 폭력을 이기지 못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문붕은 당장 나츠키의 집으로 쳐들어가, 나츠키를 엉망으로 만든 나츠키의 아버지를 문예부수육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일단 이혼한 상태의 나츠키의 어머니의 집으로 돌격을 감행했다.

"잠깐, 어차피 나한테는 문 안 열어줘. 열어줄 리 없잖아..."

"걱정마라, 아쎄이! 상대는 그저 '수줍어'할 뿐이야! 진심으로 부딪히면 그 마음을 열 수 있다!"

쾅쾅쾅! 거세게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한 여성이 걸어나온다. 그러나 그녀는 나츠키를 보자마자 얼굴을 잔뜩 구기더니, 문을 쾅 닫아버린다.

"아쎄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용기를 가져라, 아쎄이!"

"그 년한테 볼일 없어요!"

"아직 부끄러워하는 중인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핸드폰을 꺼내든 문붕이 사요리와 유리에게 지금 있는 위치로 와달라는 문자를 보냈으며, 6.9초의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 흘러 그녀들이 도착했다.

"사요리! 유리! 지금부터 이 집에 '장난'을 실시한다!"

""악!""

유리와 사요리의 주먹이 벽에 꽂히자마자, 가루가 되어 흩어졌고 그 모습을 나츠키의 어머니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 잠깐! 당신들, 당장 나가지 못ㅎ..."

"하하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아쎄이! 유리, 사요리, 나츠키! 지금 당장 이 아쎄이에게 행가래를 실시한다!"

행가를 받던 상대가 땅으로 떨어진 앙증맞은 찐빠가 일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얌전해졌으니 무사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집으로 데려간 나츠키를 데리러온 나츠키의 아버지를 문예부수육으로 만든 건 또다른 이야기이기도 했다.

우리는 무적 부라보 문예부!

싸우면 지고 이기면 죽으리라!

라이라이 차차차! 라이라이 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