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획사들은 Mnet에 이어 지상파와 종편까지 자신의 산업인 아이돌 제작에 손을 뻗자 단합을 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자본금 바탕으로 제작한 '방송사 아이돌'을 이길 수 없을뿐더러 수년간 키운 연습생 또는 데뷔한 멤버들을 방송사에 빼앗기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걸그룹을 제작한 대표는 일간스포츠에 "아이오아이 때까지만 해도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워너원은 다르다. 기획사들이 어렵게 구축한 팬덤을 뺏기고 있다. 힘을 가진 기업이 연예 산업을 점령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방송국에서 제작과 기획 홍보까지 다 하고, 자체 제작한 그룹을 자신들의 방송에서 활용하면 플랫폼의 일원화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중소 기획사들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한탄했다.

어렵게 뽑아 키운 인재를 방송사에 헌납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또 다른 기획사 대표는 "'99매치'의 경우 실패한 중고 신인을 모집하는 줄 알았는데, 버젓이 활동하는 그룹의 멤버를 내놓으라고 하더라. 단지 그룹 내에서 인기가 없다는 이유였다"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룹을 달라는 것 자체가 '갑질' 같다. 왜 우리가 키운 컨텐트를 방송사 또는 다른 기획사에 맡겨야하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가요계 관계자는 방송사 플랫폼 일원화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다른 경우일 수 있지만 영화계에서는 스크린 쿼터제를 도입해 한국 영화 살리기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등을 보호하기 위해 광고 총량제 관련 법을 지정해 놓고 있다"며 "자체 플랫폼에서 제작한 상품을 유통까지 직접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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