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격납고를 나와 이륙장 한가운데에 선다.

"꽤 높이 올라갈 겁니다 괜찮으신가요?"

"네, 문제없어요, 뭐 문제가 생겨도 파리하 양이 해결해줄 거잖아요?"

"하핫, 맡겨주세요. 자 그럼, 랩토라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발키리 슈트 기동"

엔진에 불이 붙고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자릿수가 하나 더 늘어난 연료량에 감탄하며

그녀가 쉽게 따라올 수 있게 속도를 조금씩 높인다.

발 아래로 보이는 만개한 붉은 봉황목 나무가 점점 작아져 정말 불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 사이로 환하게 빛나는 발키리 슈트 날개 사이의 그녀를 향해 말했다.

"박사님 이정도 속도면 괜찮겠습니까?"

"네, 문제 없어요"

무장해제로 무게를 줄인 슈트는 평상시보다 훨씬 가볍게 천공을 가로지르며 올라간다.

푸른 카이로 하늘의 두꺼운 적란운이 한껏 가까워진 게 느껴질 무렵, 그녀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파리하 양, 아까부터 계속 올라가기만 하는데 더 높이 가야하나요? 대체 어디길래..."

"네, 이제 곧 입니다"

"저...발키리 슈트로는 더 이상은 무리에요"

발키리 슈트로 갈 수 있는 최대 높이인가보다.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묻는다.

"박사님, 음...저...그...제가 안고 올라가도 되겠습니까?"

"후훗, 정말 가고싶은 곳인가봐요, 파리하 양이 이렇게까지 고집부린 적은 처음 봐요

자, 안아줘요"

라며 내게 밀착해오는 그녀의 허리를 팔로 감아 끌어안았다.

한 팔에 들어오는 그녀를 꼭 잡고 말했다.

"그럼 최대출력으로 가겠습니다"

점점 속도와 고도가 높아질수록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환경에 따른 심박수는 랩토라 슈트가 조절해줄 터인데도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는다.

"곧 구름속으로 들어갑니다 바로 뚫고 올라가겠습니다"

구름을 뚫고나온 그곳에 있는 것은....

"와...이뻐요..."

'아름답다'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숨 쉬는 것조차 잊게 만드는 만드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이렇게 붉은 노을은 처음이에요...이걸 보여주려고 오늘 하루 그랬던 건가요? 후훗"

"네...꼭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녀가 내게 있어 특별한 사람이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랩토라 슈트와 발키리 슈트의 상성이 좋다고 같이 임무에 배정 받았을 때부터?

아니면 부상입고 처음 의무대에 방문했을 때부터일까?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어머니와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이었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빠져들 것 같이 깊은 사파이어색 눈동자, 그 눈동자를 본 순간 느낀 마음의 울림은...

그 울림은 아직까지도 내 깊은 곳에 남아있다.

당신에게 있어서 저는 어떤 존재인가요?

친한 동생? 우상의 딸? 아니면 그냥 단순한 동료?

수천 번 올라오고 수백 번 맴돌았던 그 말, 그 말을 이제는 하려한다.

저는...저는 당신을...

"박사님"

옆 얼굴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네"

"박사님에게 있어서 제가 어떤 존재일지는 모르지만, 저는 박사님을 좋아합니다"

순간 멈칫하며 내 눈을 바라보는 그녀

"갑자기 무슨말을 그렇게 진지하게...놀랐다구요, 저도 파라 양 좋아해요"

"동경이나 우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눈 뜨면 없으면 보고 싶고 보고 있으면 안고 싶은 그런 좋아함입니다

저는...저는 박사님을 진심으로..."

"파리하 양...그, 그래도 파리하 양이라면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

굳은 결심을 담아 안고 있던 그녀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으며 말한다.

"아니, 앙겔라 치글러, 당신뿐이야 당신이 아니면 안 돼"

지금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내 심장이, 가슴이 미칠듯이 뛰고 있다는 것과

노을을 품은 사파이어가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사실뿐이다.

"......"

"고마워요...파리하..."

나를 올려다보는 상기된 그녀의 얼굴과 함께, 내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의 프롤로그가 날개를 펼쳤다.

-현실-

"와...정말 이쁜 '석양'이에요. 아, 저기 '제시'도 있네요!"

"'석양'...? '제시...맥크리'...? 앗...아앗..."

!!

[팀]맥안주면한조(한조) : 아...파르시...진짜....

[전체]남은표창이몇겐지(겐지) : 우리 파르시 크라스 10애바참치꽁치김치오버워치 터지는 부분 admit? yes admit~

참고로 현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