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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단편] 무서워서, 레즈비언 바에 먼저 간 것이에요앱에서 작성

통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8.03 04:08:19
조회 4092 추천 59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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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래서 니 남친이랑은 어땠는데?"

고딩 절친들이랑 간만에 만나서 술을 푸며 한 잔하였다. 한 때는 여드름도 나고, 안경에 떡진 머리, 남자 아이돌을 파던 여고생 친구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은 아주 세련되고 예뻐졌다. 그도 그럴게, 이젠 우린 20대 후반, 다 직장도 다니니 돈을 아름다울 미에 투자할 나이니깐. 나이도 먹어서 그런지 이 년들은 역시나 19금 얘기를 대놓고 한다. 내 남친은 넣은지도 몰랐어등 아주 신랄하게 얘기하는 걸 보니 참 재밌다.

"아 참, 야 소진아. 넌 항상 이런 얘기하면 듣기만 하더라? 니 얘기좀 해봐라."

"아.. 나?"

나는 사실... 한 번도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적 없는 모태솔로인데... 그렇다고 경험없는 나를 안 순간 굉장히 자존심이 팔려서 싫었다. 그래서 얼버무렸다.

"후후 내 얘기들으면 니들 아주 달아올라서 어쩔줄모를까봐. 얘기 안할련다~"

"아이씨. 또 이런식으로 회피하네 이것이!!"

항상 친구들은 이런식으로 으름장만 넣어 놓고선 더이상 캐묻지않는다. 왜냐면 항상 이렇게 얘기하고선 난 한마디도 안하니깐. 근데도 이젠 나이가 나이인지라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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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회사, 야근에 원치않는 회식까지 나는 매일매일 죽어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보내니 주말은 무조건 방콕! 짱박혀서 영화와 드라마. 밀린 웹툰까지! 맥주 한 잔에 좋아하는 족발안주로 실컷 즐기는 것이 힐링이었다. 근데도... 한 켠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밤에 이루어지는 업적이라는 건 무엇일까. 소싯적 봤던 야동의 여성들의 오르가즘은 진짜일까. 요새들어 욕구가 쌓이는 지 자꾸 뇌리에 스쳐갔다. 그러면서 물론 호스트바를 검색해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남자들은 무서워!!!

그러다 아주 우연히 들어가게된 사이트가 있었다. 여성 레즈바? 이태원에 위치한 핑크홀이라는 바. 인테리어 사진을 보니 매우 고풍스러운 느낌이 내 취향저격이었다. 난 토요일날 갈 생각으로 준비를 하였다.

토요일에 낮에 일어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화장을 하고 하얀 원피스에 높은 하이힐. 하, 심지어 소개팅 나갔을 때도 이렇게 정성을 들이지 않았는 데. 왜 나는 여자들이 노는 곳에 이렇게 하고 가는걸까. 뭔가 덜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에 아마 이 곳을 통해 배우고 더 나아갈려는 생존본능? 비슷한 것이 발동된 듯하다.

이윽고 밤은 무르익고 술 마실테니 난 택시를 타고 이태원에 갔다.

"어서어세요, 한 분이신가요?"

"아... 네..."

핑크홀입구에 도착하니 이쁘장한 언니가 웃으며 나를 반겼다. 신분증 검사을 하고 내부에 들어섰다. 와. 사진으로 봤었지만 굉장히 여성스러워서 좋은 인테리어. 분흥빛의 살짝 어두운 톤의 실내가 매우 분위기 있었고, 가운데 테이블마다 올려진 전자촛농이 빛을 내 아름답게 뿜는 것이 아름다워 좋았다. 11시에 갔지만, 사람이 적당히 있었다. 각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앉아있었고 가볍게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술 잔을 돌리고 일반적인 바와 다를바가 없었다.

살짝은 긴장해 얼어붙었지만 그래도 나이가 몇갠데!! 바텐더 테이블로 착석하였다. 길죽하지만 한 열 댓명만 앉을 수 있는 바텐더 구역에는 띄어져앉아있는 여성만 세 네명 있었다.

"어서오세요, 어떤 걸로 드릴까요?"

앉아서 구경을 하던 내게 바텐더 언니가 말을 건넸다. 잠만, 바텐더 언니 너무 예쁘잖아!! 뒤로 말아 올린 머리에 꽂은 머리삔. 옆으로 내린 웨이브 검은 머리. 거기네 검은 색 v자 원피스위에 얹어진 심플한 로즈골드 목걸이. 깊이 파인 쇄골이 뭔가 다른 종족같이 빛났다.

"아... 저는..."

"아. 여기 처음이시구나? 그럼... 혹시 궁금해서 온거에요?"

웃으며 말을 건네자 나는 왠지모르게 부끄러워 메뉴판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되요. 사실, 이런 곳에는 궁금해서 오는 여성분들도 많거든요. 일반인들도 친구따라 마시러 오기도 하구요. 근데... 언니는 좀 예쁘네요?"

"네...?"

"하핫... 당황하는 거 봐. 귀여운 면도 있으시네요?"

마치 이건 처음 대학교 오티를 갔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새내기를 놀려대는 선배와 같았을까. 굉장히 능글맞은 토킹에 나는 벙찌고 있었다. 메뉴를 보고있지만 딱히 아는 것도 없고 해서 어디선가 들어본 스크류드라이버를 시켰다.

"알았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귀여운 언니?"

"네넵..."

이윽고 바텐더 언니는 칵테일을 제조하러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나는 다시 주변을 구경하려 고개를 들어 움직였다. 근데... 아까와는 다르게 바텐더 태이블에 앉아있던 여자들이 내 눈치를 보았다. 아까는 내가 여기에 앉던 말던 신경안썼지만 지금 그들은 나에게 굉장한 아이컨텍을 보냈다. 짧은 주황머리에 귀걸이를 찬 보이쉬한 언니부터, 딱봐도 키가 크고 굉장히 세련된 커리어 우먼스타일까지. 그녀들은 내가 쳐다보자 심지여 손을 까닥하며 인사를 건넸다. 아 원래 이런 분위기인가. 곧 바텐더 언니가 투명한 주황빛 칵테일을 내개 건넸다. 동시에 그 언니는 내게 귀를 갖다 대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는 그 언니 입에 귀를 붙였다.

"언니는 좀 위험한 스타일이에요. 일단 내가 먼저 얘기한 것을 저들이 들었을거고. 언니 자체가 뭔가 완전 펨 스타일이라... 저 언니들이 뭔가 가만 안냅둘거 같아. 뭐 취향이 이런 곳인지는 모르지만, 만약 궁금해서 경험하러왔더라도, 아무나 상대해주지마요. 이중에는 엄청난 애들도 있으니깐. 언니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마음에 들지말지도 모르지만, 뭐 경험해보다면 그래도 언니 스타일. 동경하는 여성이라던지 그런 스타일로 한 번 경험해봐야되지 않겠어요?"

아주 전문적으로 얘기해주는 탓에 나는 그래도 명석한 두뇌를 지니고있어 단 번에 이해를 했다. 왜 그들이 처음과 지금이 다른지를. 그 말이 끝나자 동시에 누가 내 옆자리를 앉아버렸다. 커리어 우먼의 그 여자. 옆에 앉더니 바텐더에게 주문을 먼저 한다.

"저 블랙러시안 한 잔 주시겠어요?"

바텐더에게 주문을 하고서는 살짝 고개를 비틀어 내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오늘 분위기 어때요?"

"아... 뭐 그럭저럭 괜찮은 거 같아요."

"아 그래요? 사실 전 오늘 분위기 별로였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좀 좋아지는 것 같아 좀 났네요. 아 술은 약간 달달한게 취향이세요?"

"아... 네... 아무래도 술 약하다보니 약하고 단게 좋아요..."

"아 그래요?"

가까이서보니...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머리, 앞머리는 반씩 균형있게 넘겨 귀엽게 이마가 보이고, 큰 눈에 긴 쌍커풀? 촉촉해보이는 입술이 굉장히 예쁜언니였다. 거기다... 이 언니, 검은 색 니트넥위로 올라온 가슴이 무진장 컸다. 이상하게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켜버렸다. 곧 부끄러워 다시 칵테일 제작하는 바텐더를 쳐다봤다.

"저는 좀 술이 쌔서. 취하고 싶은 데 보통 못 취하더라구요. 그래서 위스키나 럼같은 강한 종류의 술을 좋아해요. 아 맞다. 학교는 어디 다녀요?"

엥 왠 학교? 어리둥절해서 다시 고개를 돌려 커리어 우먼 언니를 쳐다보았다.

"학교...요? 저는 직장인인데요..."

"헐 진짜? 완전 학생처럼 보였는 데. 완전 동안이네요!!"

"아... 감사해요... 처음 듣는 얘긴데..."

"진짜요? 완전 어려보이는 데... 몇 살인데요?"

"저 스물 아홉이에요..."

"헐 대박이네 ㅋㅋ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 데. 언니 장난 아니네요."

"그쪽은... 몇 살인데요?"

"저는 몇 살처럼 보이는데요 언니?"

"언니라고 하는 거 보니깐... 스물 다섯정도?"

"헐 대박 바로 맞추다니, 매의 눈인데요?"

그러면서 웃어재끼는 여자는 곧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녀의 이름은 수지. 자신은 대학교 3학년이라고 했고, 주변에 살아서 핑크홀이 저렴하여 자주 온다고 얘기했다. 내가 한 잔마시는 동안 그녀는 3잔이나 더 주문해서 마셨고, 이상할만큼 얘기를 하다보니 굉장히 편해졌다.

"하하하... 언니 완전 웃기시네, 언니 저 잠만요, 담배 한 대만 피고 올테니 꼼작말고 기다려요!"

그러면서 일어서는 수지는 키가 역시나 컸다. 대충 힐 포함하면 168정도? 힐 껴도 162정도되는 내눈엔 적어도 매우 커보였다. 곧 그녀가 밖에 담배피러나가자 바텐더 언니가 나를 지긋이 웃으며 쳐다봤다. 곧 언니는 내게 접근해 말을 걸었다.

"언니. 솔직히 내가 언니를 오늘 처음봤지만. 저 여자 조심해요. 굉장히 매력적이라 한 번 빠졌다가 못 해어나와요. 거기에 선수같은 애라, 핑크홀 부치중에 탑급이라 언니 쟤한테 빠지면 아예 이쪽으로 올 수 있어요. 한 둘 본게 아니라 하는 말이에요."

원래 이런 얘기를 들으면 당연히 경계할텐데, 나는 고작 여성이 해봤자야 뭘 하겠어라는 방심으로 얕보고있었다. 만약 내가 애초에 남자와 섞일 깡이 있었으면 이딴데 찾아왔겠냐만, 좀 소프트하게 시작하고 싶어서 이렇게 와보는 거라고 생각했다. 곧 수지는 돌아왔고 나를 보며 웃고는 앉았다. 다시 우리는 수다를 나누었다. 시간이 좀 지나니 핑크홀에는 사람이 꽤나 북적댔고, 시끄러워졌다. 곧 수지는 내게 제안을 했다.

"아... 언니. 여기 사람 너무 많아서 시끄럽지 않아요?"

"응 조금 시끄럽긴 하네..."

"그럼.. 우리 따른 데 가서 한 잔 더하는 거 어때요? 근사한 데 한 곳 아는데... 콜?"

그 때 나는 콜을 외치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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