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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스토리 txt

갓흥겜소녀전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28 01:45:06
조회 1537 추천 8 댓글 6
														


톰슨 


그리폰 지휘실.

헬리안:...... 상황은 이렇습니다.이번에 예정된 공연에서, IOP가 해당 극단의 민수용 인형을 발견했는데, 일부 데이터 저장 섹터에 이상한 물리적 손상이 있었습니다.

지휘관 :알 거 같군, 민수용 인형에게는 기본적으론 있을 수 없는 일이야.오페라 감상 말고도......단단히 준비를 해야겠는데.

헬리안:네. 컨텐더를 제외하고, 추가로 다른 인형들도 만일에 대비해 현장에 같이 가주시기 바랍니다.별다른 임무가 없는 인형 중에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1시간 후.

톰슨:여어 보스, 새로운 일인가?

지휘관:응, 너 나랑 같이 오페라 보러 가야 할거 같은데......

톰슨:어......?

지휘관:그...... 겸사겸사 다른 일도 있어.

톰슨:그게 핵심인 것처럼 들리는걸

톰슨:톰슨에게 임무 내용을 알려주었다.

톰슨:라져, 문제없다고. 보스보아하니 이번 상대는...... 저번과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

지휘관 : 응, 그래서 이번에도 네가 작전에 참가해줬으면 하는 거야.

톰슨:하긴, 인간과 공동작전은 내 강점이지.하지만...... 인간하고 엮이게 되면, 가끔 일이 귀찮아지는데.보스, 대책이 있는 거야?

지휘관:정보가 별로 없으니, 잘 준비하고 임기응변으로 할 수밖에.만일 정말 전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믿어.

톰슨 :당연하지, 말하자면......아님 여지를 좀 남겨둘까?

지휘관:이봐...... 농담하는 거지?아무튼, 이번 임무는 너에게 부탁 좀 해야할 것 같아.그리고 이번에 공연장에 가게 됐는데, 너 입을만한 옷이 있어?

톰슨:염려마, 보스.내가 맨날 이러고 다닌다고 생각하지 말라고......나도 공식 석상에 맞는 옷은 한두 벌 있으니까.

다음 날, 중간 휴식시간.공연장 복도에서 톰슨과 마주쳤다.

톰슨::보스, 공연 어떤 거 같아?

지휘관:오페라 진짜 끝내준다. 후반부가 엄청 기대되는데.

톰슨:정말이지, 임무만 아니었다면 끝까지 다 보고 싶은데 말야.

지휘관:엥? 톰슨 너 오페라 좋아해?

톰슨:맞아. 이 작품은 다른 곳에서 몇 번 본적 있긴 한데, 저명한 오페라 극단이 연기한건 과연 다른걸...... 의외라고 생각한 거야, 보스?

지휘관:뭔가...... 너는 겉으로 봐선 이런 장르의 것들은 안 좋아할 거 같거든.

톰슨:이봐이봐 보스, 이런 우아한 취향이 없으면 우리가 그 폭력만 쓸 줄 아는 양아치들과 뭐가 다르지?게다가, 내 취미는 단지 오페라 감상뿐만이 아니라고.

지휘관:좋아, 적어도 하나는 기억했어.그럼 오늘 입은 옷도 이런 취미를 위해서야?

톰슨:맞아, 상금 좀 꽤 썼지.그런데 옷은 맞게 준비해도, 오늘같이 좋은 좌석은 웬만해선 얻기 힘들다고.

지휘관:나한테 방법이 있어.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까, 만약 네가 괜찮다면 나랑 같이 가는 게......

톰슨:괜찮은 생각이야, 보스. 오늘부터 새로운 토론 파트너가 생긴 거 같군.아, 일하러 갈 시간이네. 후반부는......나 대신 잘 감상해달라고.

톰슨은 간단히 인사한 뒤 떠났다.

지휘관:오페라...... 내 지식수준으로 그녀에게 상대가 될까.

30분 뒤, 공연장 근처 뒷골목.

톰슨:좋아, 말해봐, 꼬맹이 친구들.공연장에서 분실한 보물이 얼마나 되지?

청년|:......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톰슨:공연장을 날려 버리려는 건......그다지 재밌는 놀이가 아니라고.

톰슨은 방아쇠를 당겨서, 그녀에게 묵사발이 되도록 얻어맞은 몇몇 청년의 다리 근처에 총알을 한 발 갈겼다.총성이 멈춘 뒤, 뒷골목 끝자락에 가로막힌 몇몇 사람들은 담장 밑에 기댄 채 주저앉았다.

톰슨:가까스로 총알이 너네 몸뚱이에 안 지나가게 했다고.그러니, 이젠 나한테 뭔가 말할 생각이 좀 드나?

심문이 끝나고, 톰슨은 붙잡은 용의자를 경찰 측에 넘긴 뒤 공연장에 돌아왔다.

톰슨:쳇, 짭새 상대하는 건 정말 귀찮구만. 이번 건은 정말 녀석들 좋은 일만 시켜줬군......

톰슨이 공연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 군중의 비명과 자잘한 총성이 공연 홀에서 흘러나왔다.

톰슨:보아하니 진짜 공연이 시작된 거 같네......다른 녀석들이 있으니, 보스는 걱정은 할 필요 없겠지?

톰슨:그럼 오늘 내가 바로 주인공이니까, 한바탕해보자고!

전투종료.

사건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가 현장조사 및 정리를 하고 있다. 안전 보장을 위해서, 나와 이번 작전에 참여한 인형들은 잠시 공연장 안에 남아있다.톰슨은 벽에 기댄 채, 난장판이 된 공연장을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이 보고 있었다.

지휘관:톰슨, 무슨 생각해?

톰슨:아, 보스 인가. 그 양아치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장을 망가뜨렸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내가 다시 한번 확실하게 손을 썼을 텐데.

지휘관:네 말에 동의는 하는데...... 너한테 얻어맞은 그 사람들 중 절반은 응급실로 실려갔어.

톰슨:쳇...... 절반이나 남았단 말이야?

지휘관:그런데, 톰슨 너 정말 오페라 좋아하는구나.

톰슨:안 보면 안 되는 정도는 아니고, 어찌 됐든 그냥 취미일 뿐이야.뒷일은 부탁할게.

톰슨은 몸을 획 돌려 공연장을 나섰다.이때 나는 그녀의 트렌치코트가 상처투성이에 끝자락은 너덜너덜 해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지휘관:너 진짜 아깝거나 하지 않은 거야? 그거 되게 좋은 옷이잖아. 이 지경이 돼버려서 안타깝네.

......톰슨이 멈춰 섰다.

톰슨:기워서 입으면 되니까, 안타깝다고 생각은 안 해.

지휘관:그럼......공연장이 다시 복구되면, 공연의 못 봤던 그 부분을 마저 보러 올까?

톰슨:정말이야, 보스? 난 언제든지 오케이라고! 그런데 이런 공연 꽤 비쌀 텐데? 지갑 사정은 좀 괜찮겠어?

지휘관:가끔 사치 좀 부려도 괜찮겠지. 나도 후반부 내용이 궁금하니까.

그녀는 나를 향해 머리를 약간 돌렸다. 나는 그녀의 옆모습에 미소가 띤 것을 보았다.

톰슨:그 말을 들으니, 오늘 아쉬웠던 건 다 사라졌어. 그럼 그렇게 하자고, 보스!

그 뒤에 그녀는 나를 등진 채 손을 흔들었고, 길 끄트머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컨텐더 


컨텐더:지휘관, 이 초대장 좀 받아줄래?

눈앞에 있는 건 화려한 디자인의 편지봉투였다. 정중앙에 새겨진 장미 문양 금박. 지금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극단의 것이다.과거에는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극단이었는데, 오늘날의 연기자들은 모두 고급스러운 민수용 인형이다.그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운 좋은 자들은 보통 고위 인사나 유명인들일 텐데...... 왜 그 극단의 초대장이 여기 있는 거지?

컨텐더:......지휘관, 지휘관?

컨텐더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지휘관:응...... 듣고 있어.

컨텐더:이건 그 극단에서 사적으로 의뢰한 거야.극단에 있는 주연 인형이 갑자기 고장이 났는데, IOP에서 내일 공연 전까지 도저히 고칠 방법이 없다 나 봐. 그래서 그리폰 쪽 인맥을 통해 나를 대신 차출해 가기로 했어.

지휘관: ......민간에서 하는 연극 일을 PMC에 맡기다니, 괜찮은 건가?

컨텐더:이 지역에서 하루 내로 현장에 도착 가능한 동일 모델 인형이 나 하나뿐이야. 게다가 나도 위장 잠입 훈련을 받은 적이 있으니까.IOP 측에서 제공한 데이터와 모듈까지 더하면, 적어도 공연을 무사히 끝마치는 데는 분명 문제없겠지.

지휘관: ...... 공연하는 거랑 위장 잠입은 분명 다른 거인데. 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연극 쪽은 걱정하지 않을게.그럼, 이 초대장은 뭐지?

컨텐더:그리폰 규정에 따르면, 외부로 파견되는 전술 인형은 반드시 본사 인원과 동행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내가 직접 잘 아는 사람을 한 명 골라가도 된다고 헬리안 씨가 그랬어. 그래서 바로 지휘관이 생각이 났지.

지휘관 :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겠어. 그럼 내가 뭘 하면 되는 거지?

컨텐더:지휘관이 따로 해야 할 건 없고, 공연 전후로 공연장 측에 확인 서명만 해줘. 그동안 지휘관은 공연을 마음껏 즐기면 돼.그런데 이런 평범한 민간 업무 때문에 지휘관을 귀찮게 해서 정말 면목이 없네......만약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헬리안 씨에게 와달라고 부탁하고......

나는 컨텐더의 손에 있던 초대장을 받았다.

지휘관 : 오페라 공연을 볼 여유 정도는 있다고, 나한테 맡겨.

컨텐더:받아주는 거야?......다행이네.

컨텐더가 무척 기뻐하는 모습이 조금 의외였다.

지휘관 : 난 네가 다른 사람 없어도 항상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인형이라 생각했는데.

컨텐더 :내 실력에 99%의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만약 지휘관이 같이 현장에 있으면 그게 바로 완벽한 작전 성공을 가져다줄 행운의 1% 니까,

지휘관 : 그럼 옷을 멋지게 입어야겠네. 근데 아쉽게도 나한테 그런 상류층 문화에 어울리는 예복이 없는데...

컨텐더: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지휘관. 극단 측에서 우리 회사 제복을 단정하게 입고 오면 된다 했거든. 그거는 어렵지 않잖아.

지휘관 : 그러면 컨텐더 넌 네가 입게 될 예복이 기대되지 않는 거야? 네가 무대의 주인공이잖아.

컨텐더 : 그건 내가 간섭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야. 난 그저 연기를 무사히 끝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공연을 잘 마칠 수 있게, 내일 나는 먼저 공연장에 가서 리허설에 참여할 거야. 지휘관은 오페라 시작 전에 공연장에 오면 돼.그리고 초대장 가져오는 거 절대 잊지 말고.그럼 내일 공연을 기대하라고. 온 힘을 다해 임무를 완성 시킬 테니까. 지휘관에게 완벽한 연기를 선사해주겠어.

다음날 오후, 공연장.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손상된 인형들의 공연 데이터는 IOP가 컨텐더의 데이터 베이스에 옮겨 놓았다고 한다.그래서 비록 임시 대리지만, 컨텐더는 조금도 허점 없이 공연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무대 위의 컨텐더는 화려한 장식이 달린 제복을 입은 채 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지휘관 : 와...... 뭔가 평소 때랑 비교해서, 지금 모습은 정말 다르네.

남자처럼 분장을 해서 용맹하고 훤칠한 느낌이 드는 것이외에, 그녀의 위풍당당한 분위기와 희미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지휘관 : 역시 컨텐더답게, 전장이 아닌 곳이어도, 온 힘을 다해 승리를 쟁취하는구나......아니면...... 아마 무대에 서 있으니까 더 몰입하는 건가.

어느 사이에 오페라는 마지막에 접어들었다. 조명이 어두웠다가 점점 밝아지면서, 관중석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지휘관 : 정말 훌륭한 공연이다. 공연이 끝나면 그녀를 잘 칭찬해 줘야...

......!

이때, 빨간 점 하나가 컨텐더의 흰색 제복 옷자락을 따라 느릿느릿 위로 향하는 게 시야에 들어왔다. 손뼉을 치려던 손이 순간 공중에서 굳어버렸다.

컨텐더:모두! 엎드려!

그녀에게 소리 질러 주의를 주려는 순간, 컨텐더는 갑자기 무대에서 뛰어내려 관중석 등받이를 밟으면서 내가 있는 방향으로 뛰쳐왔다. 어쨌든 인형이기 때문에, 인간보다 더욱 예민했다.

같은 시각에 2층 VIP석 쪽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고, 공연장 안은 순간 엄청나게 혼란스러워졌다.나는 재빠르게 현장 상황을 관찰했다. 2층에서 누군가 공격하기 시작했고, 무대에 있는 인형도 무기를 들고 인간에게......

컨텐더:지휘관? 다친데 없어?

지휘관 : 괜찮아. 내가 너의 그 1% 행운인데, 그렇게 쉽게 다치진 않아.

컨텐더:조직적인 기습이야! 어떻게 해야 하지?

지휘관 : 넌 내가 빈손으로 그냥 왔을 거 같아?컨텐더, 그 옷을 입은 채로 작전 가능하겠어?

컨텐더:99% 정도 실력 발휘할 수 있어. 지휘관, 지시를 내려줘.

지휘관:각 제대는 들어라. 현 시간부로 대인 작전 제한을 해제한다. 준비——

비록 기습을 당했지만, 이런 상황에 대비해 미리 모든 준비를 해놨기 때문에 적을 제압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게다가...... 이런 흔치않은 공연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니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

지휘관 : ——반격 개시!

...... 작전 종료 후, 공연장 휴식실.

휴식실 입구를 지나가다가, 긴 테이블 옆에 앉아 있는 컨텐더를 봤다.그녀는 아직 무대 위의 그 예복을 입은 채였다.앞에 있는 유리그릇에는 빙수가 작은 산처럼 쌓여 있었다.나는 이 드문 광경에 이끌려서 안에 들어가 그녀를 불렀다.

지휘관 : 맛있어 보이는데, 컨텐더.

컨텐더:지, 지휘관?! 갑자기 여긴 왜......

지휘관: 잠깐, 경례할 필요 없어. 계속 먹어. 단지 지나가다가 우리 주인공께서 여기 있길래 보려고 온 거뿐이야. 정말 맛있는 위문품을 즐기고 있네.

컨텐더:그런 셈이지..... 빙수를 먹고 있을 때 좀 더 냉정하게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거든.지휘관도 좀 먹을래?

지휘관 : 난 됐어. 좀 있다 바로 나가야 하니까.이 맛있는 빙수를 너랑 같이 즐기고 싶지만, 조금 있다 난 오늘 있었던 일을 헬리안에게 보고해야 하니까..... 그녀를 오래 기다리게 둘 순 없어.

컨텐더:그렇구나...... 오늘 정말로 고생 많았어.아 참, 지휘관. 오늘 공연 어땠던 거 같아?보니까 지휘관은......만족 못한 거 같은데.

지휘관 : 정말 훌륭했어. 다만 커튼콜을 미처 받지 못한 건...... 좀 아쉬운 생각이 드네.

컨텐더:관중들의 박수보다는...... 지휘관의 지휘하에 작전을 할 수 있고 지휘관을 위해 승리했으니, 나에게는 그것이 더 중요해.그리고......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한 건, 사실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이야.아마 이건 지휘관이 가져다준 행운이 만든 기적이라고 생각해.

컨텐더가 이렇게 생각한다니 좀 안심해도 될 거 같군. 마침 이런 기회가 생겼으니, 공연 끝나기 전에 말하려 했던걸 말해볼까.

지휘관 : 컨텐더, 너 무대에 있을 때...... 정말 멋있더라.

컨텐더:어, 어? 지, 지휘관 지금 나보고 멋있다고 했어?

...... 컨텐더는 다시 아무런 말도 없이 빙수를 크게 한입 먹었다.

지휘관 : 야, 그렇게 먹으면...... 머리 안 아파?

컨텐더:지휘관 때문에 지금 머리 아파.

지휘관 : 에, 아...... 미안. 여자한테 멋있다는 칭찬은 아무래도 맞지 않겠지......

컨텐더:아, 아니......그렇다기보단...... 좀 기쁘다고 할까.

지휘관 : 무대에 섰던 거처럼, 99% 실력 발휘했을 때의 그런 기쁨?

컨텐더 :내 생각엔 이건...... ...... 1%의 그거 일 거야.

 









PKP


그리폰 지휘실.

:PKP는 임무 브리핑을 마치고 서류를 테이블 위에 두었다.

PKP:그러니까 지휘관이 이번 오페라에서 나에게 맡긴 임무는 외부 경계라는 거야?

지휘관:그래 맞아. 오페라가 시작 했을 때 PKP가 극장 외부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위험상황에 대처 해줬으면 해.

PKP:경계같은 이런 임무는 아무한테나 맡겨도 되는거 아니야?게다가 이미 다른 두명이 지휘관이랑 같이 갔는데도 내가 꼭 가서 거리를 순찰 할 필요가 있어?

지휘관:이번 적은 아마도 한 개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단체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어.그러니 안전을 위해서 될수 있으면 현장에서 적의 화력을 억제 해줬으면 해.

PKP:그 "아마도", 하나 때문에 귀중한 전력한테 거리를 지키라는 거야?

지휘관: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전을 펼쳐야 완벽한 승리를 거둘수 있어.그러니 이번엔 나를 도와 주었으면해. PKP

PKP:흥......완벽이라.그렇다면 내 이름을 작전 계획에 넣은 순간부터 이 작전은 이미 완벽하게 된거야, 지휘관.

지휘관:그렇게 말 한다는 건 한다는 거겠지? 

PKP:그래, 이러면 만족하는 거지?

지휘관:이제야 안심이 되는걸. 아참, 그리폰에서 이번 활동에 많은 돈을 투자했어내일은 아마 극장 밖에서 네가 대기해야 할 시간이 꽤나 길어질 테니까, 배가 고파지면 극장 근처에서 먹을걸 보급받도록해좋아하는 걸 골라서 먹어도 괜찮아, 명세서 가지고 오는거 잊지말고.

PKP:재미없는 일이라도 어느정도 조절하면 나쁠 것도 없지.이 경비는 좋은 곳에 쓸게, 지휘관.

다음날.

PKP:이렇게 걸어 다녀도 그렇게 나쁘진 않네......

오페라는 지금 공연 중이고, 극장 주변에는 사람이 많진 않았다.그때문에 경계 하는 것이 매우 편해졌지만 PKP는 여전히 어째서 유쾌함을 느끼는지 알지 못했다.

PKP:......역시 엄청 지루해.

순찰의 시간은 지극히 느리게 갔고, PKP는 이미 몇번이나 극장 주변을 왔다 갔다 했다. 게다가 딱히 특별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오페라도 언제 끝날지 모르겠고,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야.....

PKP는 이탈리아 식당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PKP:평소에는 여기에 올 필요가 없을텐데............됐다.비록 처음엔 신분을 숨기려 했지만 지금 입은 정장은 이곳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PKP는 이탈리아 식당에 들어가서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 창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식당의 맞은편은 극장이었고, 작은 광장에서 발생하는 일을 샅샅히 볼 수 있었다.

PKP:여기 시야 괜찮은걸......여기서 보급을 하면 되겠어.그러면, 나같은 엘리트가 무의미하게 낭비한 시간을 이 한끼 양식으로 보상 받아 볼까.

식탁 위는 빠르게 접시들로 채워져 갔다.

PKP는 옆자리의 놀란 시선에 개의치 않으며 빠르게 맛있는 음식들을 한 접시 씩 비워냈다.

PKP:......맛이 괜찮은걸.인류의 고급 음식은 역시 합성 전투 식량보다 훨씬 맛있네.

눈앞의 접시들은 금세 바닥을 보였다. PKP의 눈은 식탁 위를 한번 훑어보다가 종업원이 방금 가져다 둔 아이스크림에 멈췄다.

PKP:한 개 밖에 안 남았어......아직 아무한테도 연락이 오지 않네, 공연은 끝나려면 아직 멀었나?

PKP가 초조함을 느낄 쯤, 극장 쪽에서 갑자기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PKP:이제야 나타난 건가?됐어, 80% 배부른 정도면 나쁘지 않아.

PKP:주위가 혼란에 빠졌을 때, PKP는 손에 쥐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보았고, 단 몇 입 만에 자신의 뱃속으로 집어 넣었다.그다음 식탁 위에 있는 한 장의 종이를 쥐고 식당을 떠날 준비를 했다. 

PKP:톰슨, 극장은 지금 어때?

PKP:안타깝게도, 그 정보는 상당히 정확한 것 같아.PKP, 벌레 몇마리가 극장 입구로 뛰어갔어, 그들을 막아달라고.

PKP:라져.

PKP는 기관총을 꺼내 들었고, 위장용이었던 악기 상자로 2층의 유리를 부순 다음 2층에서 한 번에 뛰어내려 빠르게 극장으로 달려갔다.

PKP:흥......완벽한 승리로 이 지루한 임무를 마무리 짓자고.

다음날, 그리폰 지휘실.

PKP:지휘관, 아직 살아있어?

지휘관:그거 안부 인사 맞지?

PKP:당연한 일이겠지만, 직접 확인 해야 할테니까, 그리고——

PKP는 구겨진 종이 한 장을 넘겨줬다.종이를 펴서 그 위의 숫자를 보았을 때 나는 한 순간에 경악하고 말았다.

PKP:이건 어제 작전 때 먹은 식사의 명세서야.

지휘관:......PKP, 이거 너 혼자 먹은 거 맞지?

PKP:물론.

지휘관:그러면.....다른 식탁의 명세서를 가져 온건 아니지?

PKP:내가 그런 어줍잖은 실수를 하는 인형으로 보이는 거야?

지휘관:하지만 니가 가져온 이 명세서.....최소 3인분의 양인걸?

PKP:모든 것에는 그만큼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뭐야, 지금 후회 하는거야, 지휘관?

지휘관:아니아니......아무것도 아니야. 어제 너의 활약은 사실 굉장했어, 먹고 마셔도 됐었다고.

PKP가 가고 난 후, 나는 쓰러지듯 의자에 앉았다.비록 저 녀석이 웃는 얼굴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승리와 만족의 표정을 하며 떠났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휘관:후......이런 결과도 나쁘진 않네.초과한 금액은 내가 직접 매꿀 수 밖에 없겠어.






MG5


경찰측은 극장 기습 사건의 잔당을 검거 한 후 일단락 지었고, 그리폰 소대는 예정대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

MG5:이쪽으로 가면 돼, 지휘관.

MG5는 내 앞에서 걸으며 손에 있는 굽은 칼로 낮게 깔려있는 관목 덤불을 정리하며 길을 만들었다.

지휘관:이런 황량한 곳까지 와서도, 이 사람들은 골칫거리만 만들어 주는걸.

MG5:이 정도의 수색 작전은 우리 인형들 혼자서도 할 수 있어.지휘관, 사실 굳이 직접 현장에 올 필요는 없었어.

지휘관:다른 조직의 사람들과 접촉 하려면, 이런 작업은 아무래도 내가 현장에 있는게 좋지.게다가.....이번 타깃도 인간이고, 역시 내가 직접 와서 보고 증명해야지.

MG5:그런가......인류와 관련된 일은 아직도 이해 하기가 힘든걸.지휘관, 나에게서 멀리 떨어 지지 말도록 해, 근처에 아직 습격자의 잔당이 있을 수 있으니.

지휘관:후......오랜만에 이렇게 나와서 움직이니 체력이 못 받쳐 주는 것 같아.뭐 어쨋든 습격자를 만나도 니가 날 지켜줄 수 있을테니.

MG5:......그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 하지는 말도록해, 지휘관.인간 습격자 말고도 이런 야외 지역에서는 다른 위험한 생물이 있을 수 있으니까.

지휘관:어, 그래? 그러면 너랑 꼭 붙어 있어야 겠는걸그러고 보니......MG5는 야외 환경에 엄청 익숙해 보이는데그 옷은 캠핑 전용 같네.

MG5는 지금 널찍한 복장에 챙이 있는 모자와 몸에는 배낭, 수통, 접이식 의자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만약 뒤쪽의 길게 뻗은 기관총만 아니었다면 그냥 야외 탐험가로 보였을 거다.

MG5:이런 환경에서는 이런 옷이  훨씬 움직이기 편하니까.게다가......나도 평소에 이렇게 혼자 나와서 둘러 보는것도 좋아하고.

지휘관:혼자 나와서 야영 하는거?

MG5:그래, 지휘관.

지휘관:나는 다른 인형과 같이 있는걸 더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MG5:그렇다고 내가 동료들과 함께 있는걸 싫어하는것도 아니야......그저 가끔 ......이런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아, 지휘관, 목표 지점에 도착했어.

지휘관:좋아, 이 지역을 수색 하고 나면 잠시 쉴 수 있겠어.

1시간 후, 수색은 끝났다.

MG5:지휘관, 수색을 완료했어. 적의 흔적은 없는거 같아.

지휘관:이쪽도 특별한 게 없는거 같아.

MG5:다른 쪽의 수색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지휘관 여기서 잠시 쉬도록 할까?

지휘관:좋아, 다른사람의 연락을 기다리자.만약에 다른 쪽도 별 문제가 없다면, 일을 마치고 돌아 갈 수 있겠어. 

MG5는 접이식 의자를 숲의 빈 터에 놓았다.

MG5:지휘관,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줘. 내가 몸을 따뜻 하게 할 수 있는 음료를 준비 해왔어.

지휘관:번거롭게 만들어서 미안, MG5.

MG5:괜찮아, 지휘관. 내 힘은 원래 당신을 위한 거니까.

MG5는 능숙하게 화로를 만들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나의 손에 건내 주었다.

MG5:미안, 지휘관. 지금 나로선 이정도만 만들 수 있어.비록 평범한 인스턴트 커피지만 그 커피 한잔이 정신이 맑게 해줄거야.

지휘관:괜찮아, MG5.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해..

MG5:하지만 커피 크림과 각설탕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좀 더 세밀한 맛 조절을 할 수 없었어.

지휘관:내가 비록 인간이긴 하지만 그렇게 요구사항이 높진 않아.어, 음......이 커피 맛 굉장히 좋은걸.

MG5:지휘관 입에 맞으면 그걸로 됐어.

MG5는 커피를 들고 내 맞은편에 앉았다.

MG5:지휘관......이번 사건을 어떻게 생각해?

지휘관:이번 사건이라......평범한 테러라고 생각해.

MG5:사실, 나는 조금 이해가 안가는 곳이 있어......분명히 철혈이라는 적이 있는데 왜 인간들은 서로 싸우는 거지?

지휘관:......정말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는구나.어떻게 말해야 할까, 사실 인간과 인간의 싸움은 너희와 철혈의 싸움과 비슷해.아니, 너희의 싸움은 인간들 싸움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지.

MG5:......역시 아직 이해가 잘 안되네.그래도 우리에게 있어선 명령을 수행하는 거라 조금 간단한거 같아.

지휘관:사실, 우리같은 사람에게 있어선, 주위 사람을 보호하는걸로 만족해.

MG5:예를 들어, 동료를 보호하는것?

지휘관:응, 그것도 그중 하나지. 목표에 도달한다는 희망이 있다면, 그 전투는 가치가 없는 게 아니야.내 생각엔 여기선 사람이든 인형이든 다 똑같다고 봐.

MG5:나는.......함께 싸우는 동료들이 무사히 돌아가길 바라.지휘관을 포함해서, 모두들 무사히 승리했으면 해.

지휘관:역시 상냥하구나, MG5.

MG5:......갑자기 무슨말 하는 거야.그 커피 빨리 안 마시면 차가워 질걸.

지휘관:그래 알았어, 마실게.

:......삑. 작전 개시 신호를 받았다.

MG5:봐봐, 늦겠어.

나는 급히 입을 벌려 커피를 뱃속에 털어넣은 후 입을 닦았다.

지휘관:다음에는 진짜 야외 소풍을 하자, 적이 없고 친구만 있는 그런...

MG5:지휘관, 당신은 인형을 친구로 삼을려고?

지휘관:안 되는 거야? 나도 소소한 일상을 좋아하거든.

MG5:지휘관......나도 지휘관과 함께 지내는 시간들을 정말 좋아해.

MG5:그럼 그렇게 하기로 약속 한거다.다음엔, 제대로 소풍 가는 거야.







AEK 999

기지 앞에서 극장으로 가는 차를 기다리던 와중, 누군가가 날렵한 형상의 바이크를 끌고 오는 것을 보았다.
AEK999:좋은 아침, 지휘관.
큼직한 바람막이를 걸친 그녀는 후드가 얼굴의 태반을 가리고 있었다.찬찬히 상대를 살펴본 나는, 옷의 스타일과 무늬에서 눈 앞의 인형을 알아볼 수 있었다.
지휘관:AEK......맞지?
AEK999:지휘관, 이름 정도는 잘 기억해두라고!
이녀석......목청 한번 크네.
지휘관:잊었을리가, 그저 드문 옷차림이길래 잠깐 눈치를 못 챘을 뿐이야.
AEK999:그렇구나......바이크 탈 때 평소 입던 옷은 불편해서 말이지, 그래서 오늘은 좀 편한 옷으로 입어봤어.
지휘관:개성있는 옷차림이네, AEK.
AEK999:내 멜로디는 이거 하나 뿐이 아니라고. 보아하니 앞으로 지휘관한테 잔뜩 알려줘야겠네.
지휘관:그거 기대되네......맞다, 그럼 지금 드라이브하러 가는거야?
AEK999:그래, 지휘관. 모처럼 있는 자유시간인데 바람 좀 쐬고 오려고.
지휘관:굉장히 멋있는 오토바이인걸......
AEK999:후후! 지휘관, 보는 눈이 있는데!완벽한 리듬감을 위해서 내가 개조하는데 애 좀 썼지.듣기로는 컨텐더의 공연을 보러 간다던데, 내가 태워줄까?
지휘관:고마워, AEK. 그런데 그리폰에서 극장까지 차를 보내주기로 해서 말이야.
AEK999:그렇구나......뭐 어쩔 수 없지.이녀석의 엔진 소리도 꽤나 괜찮은데 말이야.
AEK가 아쉽다는 듯이 시트를 두드렸다.
지휘관:오늘은 안되고, 다음에 시간 있을때 한번 태워줘.
AEK999:후후, 그럼 약속 한 거다, 지휘관.이 녀석도 지휘관과의 드라이브 기대하고 있을 거라고.
1시간 후.
지휘관:이럴 때 길이 꽉 막힐 줄이야.....어떻게 해야하지.이렇게 길이 막히면 분명 지각일텐데......
조급한 내 마음과는 별개로 꽉 막힌 길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창문을 열고 조급한 마음을 가라앉히려던 와중, 낯익은 검은색 바이크가 차들 사이를 헤치고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AEK999:운명의 재회란 꽤나 빠르게 찾아오는 듯 싶네. 안 그래, 지휘관?
지휘관:AEK?!너가 왜 여기에 있어?
AEK999:방금 지나가던 길에 지휘관 차를 봤지.내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휘관:그렇구나......정말 잘 와줬어! 극장까지 데려다 줄 수 있어?
AEK999:문제 없지. 어서 타, 지휘관.
그렇게 나는 AEK999의 바이크를 탔다. 꽉 막힌 길을 능수능란하게 헤쳐나가는 그녀 덕분에 나는 금방 막혀있던 도로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휘관:하아......이제야 숨 좀 돌릴 수 있겠네. 여기서 극장까지는 아마 삼십분쯤 걸릴테고......공연은 사십분 후에 시작하니까 늦지 않았겠지.
AEK999:지휘관, 비록 지휘관이 이제 들으러 가는 그런 멜로디는 나한테 어울리지 않지만......이거 하나는 알아, 그런 멜로디를 듣기 전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마음을 가라앉혀야 선율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을.
지휘관:......응?
AEK999:진정한 연주는 이제부터 시작이야.지휘관, 꽉 잡으라고!
귀청을 울리는 로큰롤이 트렁크에서 터져나왔다.
지휘관:뭐? ......AEK! 잘 안들려! ......뭘 하려는 거야?!
AEK999:Let's ROCK!!!
AEK999가 거칠게 스로틀을 당겼다, 바이크의 엔진이 난폭한 굉음을 자아냈다.속도계의 바늘이 크게 젖혀지며, 마치 땅 위를 달리는 로켓에 탄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혼란 속에서 나는 그저 튕겨나가지 않기 위해 AEK999를 꽉 붙들고 있을 뿐이었다.
약 10분 후.
AEK999 :도착했어, 지휘관.
지휘관:......드, 드디어.
AEK999:지휘관, 내 음악은 마음에 들었어?어째......안색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지휘관:괜찮아......그저......너무......너무 격렬했을 뿐이야......잠깐......숨좀 돌리고......
AEK999:하하,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새길 수 있어야 완벽한 음악이지.나는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지휘관, 드라이브 하러 가는 거 잊지 않았지? 다음엔 더 짜릿한 음악을 준비해올테니 같이 즐기자고.
지휘관:그래............아, 아냐! 잠깐!
말을 끝마치지도 않았건만 AEK999는 이미 바이크를 타고 저 멀리 사라진 뒤였다.
지휘관:......왠지, 후회할 게 분명한 약속을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PZB39
극장 습격사건이 일어난지 3일 뒤, 그리폰은 습격자의 잔당을 체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계획에 따라 나는 오늘 소대 하나를 이끌고 습격자들의 은닉처를 찾아내, 정부와 협력하여 체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폰 기지 앞.
PzB39:지휘관, 이쪽이에요! 준비는 다 됐나요?
지휘관:PzB, 오늘은 그럼 신세질게......어......이 바이크는?
PzB는 마치 레이서처럼 바이크에 기대어 서있었다. 바이크를 보는 순간 왠지 위가 욱신 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PzB39:제 오토바이인데. 괜찮지 않나요?
지휘관:에, 보기엔 멋진데 말이지. 그런데......설마 여기에 날 태우고 현장까지 가려는건 아니겠지?
PzB39:당연히 타고 가려는거죠, 아니면 제가 왜 이걸 끌고 나왔겠어요.
:......여전히 직설적이구나.
지휘관:그럼......그리폰의 차는?
PzB39:카리나씨 말로는 군용 차량을 끌고 가면 이목이 쏠리기 쉽고, 민용 차량은 다른 임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도 저한테 바이크가 있어서 말이죠, 이걸 타고 가면 드라이빙 나온 평범한 시민처럼 보이겠죠?
지휘관:평범한 시민......
PzB39:나는 PzB의 옷차림을 살펴봤다. 그녀의 '평범한'이란 도대체 어디 쯤에 있는 걸까.
PzB39:지휘관, 표정이 왠지 굳은 것 같은데요.
지휘관:아니아니, 확실히 괜찮은 아이디어야......하하......그저......
PzB39:설마 이 녀석이 맘에 안들어서 그러는 건가요?보기엔 별거 없어 보여도, 무려 제 옷보다도 비싸다고요!
지휘관:아, 그런 뜻은 아니었어, 네 물건에 감히 불평을 할 수 있을리가......
PzB39:저번의 경험 때문에 바이크에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다. 비록 PzB가 평소엔 털털하지만 전투에 들어가면 꽤나 진중해지는 편이고......헬멧까지 챙겼으니까, 아마 AEK처럼 오버하지는 않............겠지?
지휘관:......PzB의 바이크에 얻어탈 수 있다니, 드문 기회네. 빨리 출발하자, 다들 기다리겠다.
PzB39:걱정 마세요, 지휘관! 시간은 넉넉하니까.
오분 뒤......PzB가 바이크를 몰고 날듯이 질주했다.
PzB39:지휘관! 지휘관?! 너무 꽉 잡았어요! 내 옷 다 찢어지겠네!
지휘관:미, 미안! 방금 튕겨나갈 뻔 해서......
PzB39:너무 긴장했잖다고요 지휘관! 가볍게 차선좀 바꿨을 뿐이에요, 튕겨 나갈리가 없잖아요!!
지휘관:......이게 가볍게 차선을 바꾼거라고?! 차라리 날고 있다고 하지 그래! 저쪽 길에서 이쪽 길까지!
PzB39:아하하......이렇게 가는 게 빠르잖아요, 아니면 저 멀리 돌아서 가야 하는걸요. 그래도 지휘관, 이제 안심해도 되요. 앞으론 뻥 뚫려있으니까요!
지휘관:뻥......뚫려있어? 더 무섭잖아! PzB! 시간은 충분하니까!! 조금만 천천히──!
잠시 후, PzB와 함께 집합장소에 도착했다.
PzB39:정말로 휑한 곳이네......철혈마저도 여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MG5는 아직 안왔네, 우리가 좀 일찍 왔나봐.
지휘관:......
PzB39:지휘관, 괜찮아요? 얼굴에 사람으로서 있어야 할 핏기조차 사라졌다고요!
지휘관:나......멀미가......
PzB39:에? 그럼 일단 쉬어야겠죠......여기 물 좀 있는데, 드시겠어요?
PzB39:PzB에게서 물통을 건네받는 그 순간에서만 그녀가 좋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지휘관:콜록......너희 전술인형들은......원래 이렇게 바이크를 거칠게 몰아......?
PzB39:다른 인형이 모는 바이크도 타본 것처럼 얘기하시네요?
지휘관:며칠 전 극장에 갈 때 AEK의 바이크에 신세좀 졌지.
PzB39:그런가요? AEK라면......저 걔랑 자주 외출하는데, 그렇게 오버해서 모는 것 같지는 않던데요.
지휘관:......그야 너희들은 인형이라서 그렇겠지! 게다가 엘리트! 나는 인간이라고, 너네들처럼 내장이 튼튼하지 않단 말이야!
PzB39:하하, 그렇긴 하겠네요. 그래도......질풍처럼 달리는 기분, 괜찮지 않나요?
지휘관:시원하기야 한데 그것도 도를 넘으면 괴롭다고. 그러고 보니, AEK랑 자주 드라이빙을 해?
PzB39:네, 자유시간이 겹칠 때면 같이 바람을 쐬곤 하죠. 비록 제 바이크가 걔 것 처럼 위협적으로 생기진 않았지만, 속도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요!
지휘관:......확실히, 그건 뼛 속 깊이 느꼈어.
PzB39:지휘관도 같이 즐기지 않으실래요?
지휘관:으......역시 됐어! 너희들 속도에 못 따라갈 것 같거든.
PzB39:지휘관, 그렇게 스스로를 낮추지 마세요. 지휘관 덕분에 이렇게나 많이 승리할 수 있었던걸요!
지휘관:지휘 쪽이라면 당연히 자신 있지. 그런데 말이야, 너희들이랑 바이크 몇번 더 탔다간 그리폰 의무실 신세를 질 것 같단 말이지.
PzB39:에이, 그럴 리가요. 바이크좀 타는게 뭐가 그렇게 무섭다고. 게다가 질주좀 한걸로 이렇게 무서워 해서야 어디 나가서 그리폰의 지휘관이라고 말 할수나 있겠어요?
지휘관:저기 잠깐, 너네들의 그건 벌써 평범한 인간들의 "질주"가 아니라고. 
PzB39:그럼, 다음 휴일때 제가 지휘관한테 특훈을 해주도록 하죠.
지휘관:......하?
PzB39:몇번 더 타보면 지휘관도 도로에서 날아다니는 기분에 적응할 수 있을거에요. 익숙해지면, 지휘관도 우리랑 같이 스피드의 쾌감에 흠뻑 젖을 수 잇겠죠!
지휘관:잠깐? 그건......
PzB39:앗, 지휘관, MG5가 왔네요. 그럼 전 이만.
PzB39:PzB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MG5에게 손을 흔들더니 다시 바이크에 올라탔다.
PzB39:지휘관, 그럼 전 먼저 갈게요, 더 이상 방해 안할테니까요!
지휘관:잠깐, PzB! 방금 말한 "특훈"......
PzB39:특별 훈련, 일대 일로 진행할테니 잊으면 안 돼요.
PzB가 전혀 도움되지 않는 멋진 미소를 남겼다, 일초 후, 그녀의 인영이 도로 끝자락에서 사라졌다.
지휘관:후......다시는 바이크따위 안 탈 거야......








G36


전에 컨텐더와 한 약속 덕분에, 극장에 온 나는 도착한지 한참 된 G36과 만났다.

G36:오셨군요, 지휘관님. 길이 막힌다는 연락을 받고 조금 더 늦을 거라 생각했습니다......지휘관님의 머리와 옷이......무슨 일인가요?

지휘관:너......너는......G36......?

G36:......죄송합니다, 이렇게 입은 건 역시 지나쳤을까요?

지휘관:아냐......그저 AEK의 운전 테크닉 탓에......혼이 쏙 빠져나간 것 뿐이야......

비록 AEK-999 덕분에 지각은 면했지만, 헤어 스타일과 옷은 바람에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졌다.

G36:머리와 옷만 흐트러진 거라면 다행입니다, 역시 지휘관님......공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제가 옷매무새를 좀 다듬어 드릴게요. 지금 이대로라면 입장을 거절당할 수도 있을테니.

그리고 나는 G36과 같이 휴게실로 향했다.

G36:지휘관님, 이번 임무가 끝나면 부디 의무실에서 신체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지휘관:......내상이라도 입었을까봐 걱정하는 거야? 그정도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G36:인간의 몸은 인형들만큼 튼튼하지 않으니, 조금 더 신경을 쓰시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를 계속 이끌어 주시기 위해선......지휘관님도 스스로를 아끼셔야 해요.

지휘관:알겠어......나중에 검사를 받아볼게.

G36:그리고 그 폭주광이랑은, 제가 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휘관:부탁해. 너무 심하게 대하지는 말고, 다음 전투에도 그녀가 필요하니까.

G36: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테니 부디 안심하시길.

화장대엔 G36이 가져온 각종 생활용품이 가득했다. 물티슈, 클렌징 크림, 왁스, 심지어 미니 스팀 다리미 비슷한 물건도 있었다.세련된 연미복을 빼입은 G36의 몸 어디서 저런 물건들이 나왔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휘관:G36......굉장히 꼼꼼히 준비했구나.

G36:이정도 준비는 당연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주인님을 잘 모실 수 있을리가 없죠.

지휘관:......살짝 궁금한건데, 이 물건들은 도데체 어떻게 가지고 있던 거야?

G36:그저 수납의 노하우일 뿐입니다. 아시겠지만, 우리들은 평소 작전중에도 여러 장비를 소지해야 하니까요. 비록 기밀 기술이긴 하지만......알고 싶으시다면, 지휘부에 요청을 보내 기술 시연을 허락받을 수도 있습니다.

지휘관:아하하, 그럴 필요 까지는 없어......그냥 물어본 거야. 그나저나 G36은 이렇게 꼼꼼한데, 그 옷까지 입으니 정말로 집사같네.

G36:이렇게 입은건 이번 임무엔 전술인형으로서의 신분을 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확실히 평소에 입던 복장과는 다른 스타일인 것 같네요......혹시 어울리지 않나요?

지휘관:아니야, 잘 어울려......굉장히 든든하고 성숙해보여.

G36:비록 저는 지휘관님의 수행인으로서 이번 임무에 참가했으나 그리폰의 이미지를 어느정도 대변하기도 하니까요.지휘관님의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안심했습니다.

지휘관:G36......만약 네가 전술인형이 아니었다면, 기회가 있다면 정말로 집사로서 고용하고 싶을 정도야.

G36:......정말로 그런 기회가 있다면, 저도 기쁜 마음으로 지휘관님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만약 제가 어느 날 퇴역하게 된다면, 해당 선택지를 우선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G36의 도움을 받아 나는 금방 옷매무새를 다듬고 오페라를 보러 갈 수 있었다.

예정된 계획대로 G36은 중간 휴식 타임에 극장을 순찰했다.

톰슨:G36, 들려? 어디야 지금?

G36:1층 복도에 있습니다. 톰슨 씨, 뭐라도 발견했습니까?

톰슨:나쁜 소식, 이전의 정보와 같아.2층 VIP 룸 중에 빈 방이 몇 개 있는데, 안에 폭탄이 숨겨져있어. 그리고 주변에 의심스러운 녀석들도 몇 있는 것 같아......

톰슨:나는 놈들이 어디로 가는지 쫓을테니까, 폭탄은 네게 맡길게.

G36:라져, 폭탄을 해체하겠습니다.

2층의 VIP 룸으로 간 G36이 룸 안을 꼼꼼히 살펴보며 폭탄을 해체하였다.

G36:흠, 여기가 아마 마지막 빈 방이겠네요......여기는 생각보다 크군요.저정도 폭약이면 극장의 천장까지 날려버릴 정도겠네요......정말 정신 나간 습격자입니다.

G36이 폭탄을 해체하던 도중 문 쪽에서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G36:......무슨 일이죠, 길을 잃은 아이가 이쪽에 오다니?무슨 일인가요? 엄마 아빠는요?

남자아이|:우으으......엄마아빠......못 찾겠어......

G36:음......부모님과 길을 엇갈린 모양이군요.이대로 내버려둘 순 없지만, 아직 임무가 남아있어서......가족을 찾아주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G36이 쪼그려 앉아서 울고 있는 남자아이를 위로했다.

G36:안심하세요, 두고 간 게 아니랍니다, 잠깐 저한테 돌봐달라고 부탁한 것 뿐이에요.

남자아이:하지만......너도 바쁘잖아, 평소의 엄마 아빠처럼......

G36:잠시만 기다리면 같이 있어줄 수 있어요, 저는 한 말은 지킨답니다.

남자아이:정말......?

G36:당연하죠, 그게 바로 인형......바로 제가 존재하는 이의인걸요.

남자아이의 울음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자, G36이 미소를 지으며 남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G36:제가 잠깐 일 하고 있는 동안, 듬직한 사내가 되어주실 수 있나요?

남자아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G36이 아이를 옆의 소파에 앉혀주었다.

......십오분 후.

G36:......이게 마지막 하나입니다.

G36이 해체 완료된 폭탄을 VIP룸 한쪽의 캐비닛에 넣고 표시를 했다.

G36:좋아요, 공연이 끝나면 폭발물들을 회수하도록 하죠......톰슨 씨, 그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톰슨:극장으로 돌아가는 길이야. 그 녀석들을 쫓아 사냥감이 가득한 본거지까지 갔는데......아쉽게도, 이번 일의 공은 짭새들한테 넘길 수 밖에 없었어.놈들 말로는 극장에 폭탄을 여덟개 설치했다는데, 다 처리했어?

G36:......잠시만요, 여덟개라고 했습니까? 제가 해체한 기폭장치는 일곱개 뿐인데. 젠장......하나를 놓친건가요.

톰슨:그럼 서둘러야겠네. 곧 공연이 끝날텐데, 아마 다음 '공연'이 곧 시작하겠지......

G36이 톰슨과의 통신을 종료했다. 

G36:......남은 하나는 어디에 있는거죠? 수납장과 테이블 아래는 확인했고......이전 방들도......

G36의 시선이 룸의 소파에서 멈췄다. 이 룸은 다른 곳보다 더 컸다, 아마 소위 말하는 호화 VIP 룸이겠지. 여타 방들과 다른 인테리어가 있는데, 바로 의자를 푹신한 소파로 바꾼 것이다.

G36:설마......

소파를 꼼꼼히 뒤져보는 G36은 곧 소파에 숨겨진 폭발물을 찾을 수 있었다. 폭탄을 꺼냈지만, 페널에 표기된 시간은 이미 30초도 남지 않았다.

G36:해체하기엔 시간이 부족합니다......그렇다면 안전한 곳에 버릴 수밖에! 맞다......이 극장 뒤엔 인공 호수가 있습니다......아마도 바로 이 룸 아래에!

폭탄을 들고 룸에서 뛰쳐나간 G36은, 복도의 창문을 열고 온 힘을 다해 폭탄을 바깥으로 던졌다.

남자아이:......이제 가는거야?

말할 틈도 없이, G36은 바로 뒤돌아 복도로 따라 나온 남자아이에게 몸을 날려, 온 몸으로 그를 보호했다.

창 밖에서 폭탄이 터졌다. 복도 근처의 유리들이 전부 산산조각나고, 깨진 유리조각이 사방에 흩날렸다.

G36:윽......괜찮나요?

G36의 몸 아래에서 작은 흐느낌이 들려왔다.

G36:어디 한번 살펴보죠......음, 다행히 다친 곳은 없네요.죄송합니다, 방금 무대의 특수효과가 조금 심했던 것 같군요.여기 제 손수건입니다, 이걸로 눈물을 닦으시죠.

G36이 남자아이의 손을 잡았다.

G36:같이 엄마 아빠를 찾으러 가도록 하죠. 공연은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 집으로 갈 시간이에요.

작전이 끝나고 극장 앞에서 G36과 합류했다.

지휘관:G36! ......괜찮아?

G36:괜찮습니다, 지휘관님. 그저 폭탄이 터질 때 유리조각에 긁혔을 뿐입니다.

지휘관:그럼 다행이야. 톰슨이 보고하기를 네가 폭탄을 해체한다길래......폭탄이 터질 때 얼마나 걱정했다고.

G36:G36이 얼굴이 어두워졌다.

G36:지휘관님......죄송합니다.지휘관님이 저를 믿고 임무를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폭탄을 전부 해체하지는 못했습니다......

지휘관:아니야, G36, 임무는 훌륭하게 완수했어.극장을 파괴하려는 음모도 저지했고, 일반인들의 철수도 훌륭하게 도와 수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었어.

G36:하지만......

지휘관:임무를 평가하는 면에서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 못 믿겠다면, 저쪽을 봐봐──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G36이 시선을 돌렸다. 그녀에게 도움을 받은 남자아이가, 부모님의 옆에 서서 밝은 얼굴로 그녀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남자아이:고마워──!

남자아이:형아──!

G36과 나는 잠깐 멍해졌다.

G36:......

지휘관:가서 설명해야 하는거 아니야?

G36:이번엔......그냥 이걸로 된 걸로 하죠.

지휘관:이것도, 너한테는 성공적인 공연이라고 해야겠지?

G36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G36:맞는 말입니다, 지휘관님.맞다, 오늘 분명 피곤하셨겠죠? 돌아가면 제가 성심성의껏 봉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휘관:그래, 설마 오페라 한번 보는게 이렇게나 피곤할 줄은 몰랐네......G36, 조금 있다가 내 속좀 달래줄 수 있겠어?

G36:당연히 문제 없습니다, 지휘관님. G36, 주인님의 기대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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