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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늑향 1권 후기

미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06 00:01:18
조회 503 추천 10 댓글 6
														

라이트 노벨은 첨 읽어봤는데 확실히 만화같은 묘사와 흐름이었음

말그대로 읽기가 쉬웠고, 흥미로운 이미지와 설정 위주로 끊킴없는 자극 덕분에 재밌었음


다만, 애니메이션이랑 코믹스를 이미 몇번씩 봐서 내용과 이미지가 이미 정형화되있는 바람에 

책을 읽을 때 그려지는 특유의 모호한 이미지와 그 모호함을 채워넣는, 상상력이 자극되는 재미가 덜 느껴져서 아쉬웠고,

라노벨 특인지 일본소설 특인지, 문체가 약간 찐따식 설명조인게 불만이었음


또 순문학까진 아니더라도 문체의 개성이나 매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평이한 문장이라 문장을 읽는 재미도 없었음

이 책의 재미가 문체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책을 읽는 입장에서 많이 아쉬움


머 요즘 라노벨보면 선녀라고는 하는데 아쉬운 건 아쉬운 거



반대로, 문장으로 읽는 호로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생생해서 놀랐음

이미지 자체는 다른 매체를 너무 많이 접해서 이미 정형화된 상태였지만, 대사가 좀 더 와닿는다고 할까?


이미지 매체에서 으레 만들어내는 짧은 이미지를 활용한 예고 혹은 암시가 없는 탓인지,

호로가 툭툭 내뱉는 대사에서, 실제로 우리가 대화를 할 때 맞닥뜨리는 순간의 감정이나 느낌이 살아나는 것 같더라


대화 장면을 잘 쓴다던가, 대사가 맛깔나다던가 하는 게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캐릭터를 아주 잘 알고 어떻게 써먹어야할지 너무 잘 아는 것에 가까웠음

스몰 토크에서 핵심을 찌르는 진중한 대화로 이어지는 구성이 밸런스가 잘 잡혀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태도가 엄청 솔직해서 그 매력이 너무 잘 드러남


단지 솔직함이 매력인게 아니라, "모름지기 현명함이란 자신을 아는 것이니" 라는 대사처럼

호로는 자기자신을 아주 잘 알고 있고, 그걸 무기로 써먹을 줄 아는 영악함이 있음


장사에서도 써먹긴 하지만, 로렌스와의 관계, 썸을 타면서 써먹으니까 그 무기가 안먹힐리가 있음?

호로도 그런 설정인데 작가도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써먹기도 너무 잘 써먹음


작품에서 아주 대놓고 현랑의 영악함과 어린아이의 유치함이 공존한다고 묘사할 정도로 호로의 매력이 잘 드러나있음

작중 사건의 규모가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진짜 호로 밖에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호로가 압도적임...


이런 게 지금 20권이 넘게 남았다고? 나 너무 설레서 현기증나 기절할 거 같애



그에 비해 로렌스는 아쉬운게 로렌스의 매력이란건 행상인으로써의 능력 밖에 묘사가 안됨, 그마저도 호로의 도움을 자주 받는 편이고.

호로한테 휘둘리는 약간 어리숙한 모습이나, 호로를 챙겨주는 호인의 모습을 매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호로처럼 이성적인 매력은 안느껴짐

호로가 왜 로렌스에게 이렇게까지 일편단심이고 호의를 가지는지 잘 모르겠달까...? 격하게 말하면 친밀감 원툴임


파슬로 마을에서 나가려는 자신을 도와준 은인이고, 자신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남자고, 호로입장에선 성실하게 애쓰는 모습이 귀엽고 뭐 그럴 수도 있긴한데...


1권 마지막에 묘사하길 겨우 며칠동안 여행을 같이 했을 뿐이라고 함

그럼 최대로 길게 잡아도 2,3주일텐데 로렌스의 매력이 그렇게까지 발휘되었다고는 생각이 안듬..


코믹스 보면 호로가 얼굴 따지는 것도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취향인 것도 아닌 거 같고

서로 대면하기 이전부터 파슬로 마을에서 호로가 오래 지켜봤다고 하긴 했는데...


로렌스 시점에서 보는 호로의 매력은 너무 너무 묘사가 잘 되있으나

호로 시점에서 보는 로렌스는 언뜻 언뜻 언질을 주는 대사말고는 묘사가 안되있으니 조금 아쉽다


현실적이라고 할까, 로렌스는 어디까지나 일반인 출신이라 호로와의 대비는 훌륭하지만, 로렌스 자체로는 밋밋한 느낌이 있다~



반면 상인으로써의 로렌스는 오히려 현실적인 면이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옴.

상회와의 거래도, 속고 속이는 상인들간의 수싸움도, 그에 따르는 철저한 손익계산 같은 현실성이 몰입을 돕고 있음


호로는 로렌스와의 관계에서 강한 모습과 약한 모습을 솔직히 내비치며 매력을 풍기지만

로렌스는 상인과의 관계에서 강한 모습과 약한 모습에 매력을 풍긴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음


"상인" 이라는 개념의 철저한 현실성 덕분에, 호로 원툴이 아니더라도 작품에 몰입이 잘 되고 재밌음



전체적인 감상은 아래와 같음


원래 책을 읽는 맛이란 건,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를, 감정과 사고, 이미지와 논리를 적절하게 구성해 써내려간 문장과 문단을 읽는 맛에 있는 건데

라이트 노벨은 그런 게 없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음


책이다보니 아에 없는 건 아니지만, 만화에서 볼법한 행동 묘사, 시점을 넘기기 위한 장면 묘사, 후루룩 넘겨 읽도록 구성된 이야기 템포

정말 만화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음


천천히 음미할 수 있고, 그렇게 먹어야 맛있는 메인 디시라기보다는, 빠르게 먹고 치울 수 있는 자극적인 맛의 인스턴트, 패스트 푸드 같달까?


그래서 아쉬운 점도 많지만, 역시 패스트 푸드의 강점은 소비자 입맛을 저격하는, 자극적이지만 질리지 않는 맛에 있기에

오히려 좋았음


호로같은 캐릭터를 또 어디서 보겠음?


또 무슨 중세의 행상인? 일반 문학이었으면 개씹노잼임


로레스는 메디오 상회한테 쫒기면서 쌩고생만 존나 하다가 창녀한테 통수 맞고 리메리오 상회에 파산당하고 노예선 팔려가서 20년만에 빚갚고 탈출하는

500페이지 짜리 "행상인 로렌스의 수기" 1,2권으로 마무리 됬을 듯




아무튼 맛있는 건 틀림없다

행복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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