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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언

ㅁㅁ(221.154) 2020.04.09 02:57:01
조회 1429 추천 31 댓글 17
														

있는 것이라곤 책상과 침대, 그리고 구석에 박혀있는 옷장이 전부인 살풍경한 방.



평소엔 방의 주인과 여성이 한명, 가끔은 주인과 여성 2명 정도가 모이는 것이 전부이던 방이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대여섯 명 정도 되는 사람이 모여 침대에 누운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침대에 뉘여있는 백발의 남성은 끊어질 듯 점점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마지막으로 인생을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손가락질 하고 경멸할지도 모르는 인생이지만 자신의 기준으론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다. 그 증거로 남들 부럽지 않은 두 부인을 얻지 않았는가?



젊은 시절 노예를 사고 팔고 하던 시절에 만난 자신의 첫 부인, 대요정은 쓰레기 같던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준 한줄기의 빛이였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노예를 상품으로만 바라보며 학대하고 팔아치우던 자신은 진작에 노예에게 칼을 맞고 싸늘한 주검이 되지 않았을까?



노예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더 효율적인 조교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전부 그때 당시에 자신의 노예로 있던 대요정이 스스로 나서서 조수로서 일해준 덕이었다.



처음은 주인과 노예, 그 다음은 주인과 조수로 지내다가 결국 연인 사이가 된 두 사람이 함께 노예를 조교하던 시절은 삭막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풋풋함이 느껴지는 시절이었다.



언젠가 쓰레기 같던 자신을 왜 도와주게 됐냐는 질문에 

'당신의.. 당신의 손찌검이 너무너무 좋아서요....! 전 아직도 당신이 저에게 처음으로 손자국을 남겼던 그 첫날밤을 잊지 못해요! 항상 곁에 있으면서 평생동안 당하고 싶어요!' 

라고 대답한 것은 조금 많이 의외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그럭저럭 괜찮은 결혼 생활을 보냈다.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는 대요정은 몇 십 년 전과 같이 앳되 보이는 모습이지만 그녀와 다르게 자신은 흘러가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하고 퍼석퍼석하게 늙어버렸다.



당신은 꺼져가는 불씨가 마지막으로 크게 타오르듯 있는 힘을 다 짜내어 팔을 들어 올린 뒤 계속해서 울고있는 대요정의 눈가를 손으로 한번 훑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당신이 팔을 움직이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아내고 있는 것을 눈치 챈 것인지 일어선 채로 말없이 당신을 지켜보기만 하던 소악마의 꼬리가 안절부절 못하고 계속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요정이 자신에게 노예의 감정에 대해 알려줬다면 둘째 부인인 소악마는 노예의 성욕에 대해 알려줬다고 할 수 있었다.



소악마를 만나기 전, 대요정과 자신이 노예를 조교하더라도 항상 그 값은 지금의 생활을 겨우 이어갈 정도에 그쳤었다. 물론 그런 생활에도 충분히 만족하고 살아가던 두 사람이었지만 그 결혼 생활은 마치 고장난채 겨우겨우 움직이는 바퀴가 언제 부서질지 모르듯 수입이 불안정한 생활이었다.



하지만 삐걱거리던 결혼 생활은 노예로 다가온 소악마가 '제대로 된 조교'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하자 마치 바퀴에 윤활유를 부은 듯 부드럽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소악마의 조언대로 노예를 조교하자 높은 수익을 얻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노예로 두기엔 소악마의 지식이 아까웠던 그때의 자신은 그녀를 조수로 대동하며 노예를 조교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점점 소악마와 친하게 지내자 그것을 불안하게 느낀 대요정이 언제 한번 날을 잡고 소악마를 사슬로 구속한채 손톱 밑에 바늘을 꽂아 넣거나 얇게 베인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등의 고문을 했던 적이 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론 좋게 해결되어 결국 소악마를 당신의 첩으로 들이기까지 했다.



언젠가 왜 도망가지 않고 자신을 도와주었냐는 질문에 소악마는 

'처음은 알콩달콩 지내는 두 사람이 짜증나서 조금만 도와주다가 남편을 빼앗을 생각이었는데...' 라고 대답하다가 불안한 듯 주변을 둘러보더니 무언갈 발견한 듯 흠칫 놀라곤 

'그.. 그냥 당신이 너무 멋있어서...' 라고 대답한 것은 아직도 의아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세 사람은 괜찮은 결혼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었다.



당신이 힘겹게 눈을 돌려 소악마에게 눈길을 준 뒤 최대한 입꼬리를 올려보이자 요동치던 소악마의 꼬리가 점점 잠잠해지는 것이 보였다.



사랑하는 두 부인을 진정시킨 당신은 고개를 돌려 소악마의 뒤에 서있는 세명의 자식들에게도 시선을 준 뒤 겨우겨우 입을 움직여 언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유언을 남기기 시작했다.



「두 사람 다.. 나에겐 너무나도 과분한 사람들이었어..」


「나 같은.. 말종과 함께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해..」


「실은.. 두 사람에게 말하지 못한 성벽이 있어..」


「이제와서.. 이런 비밀을.. 밝히는 나를 용서해주길 바래..」


「사실.. 소악마에겐.. 비밀로 하고.. 대요정에게.. 남성기를 만들어서 즐긴적이 있었어..」


「그리고... 대요정에게.. 비밀로 하고.. 소악마에게 남성기를 만들어서 즐긴적도 있었고..」



유언치곤 너무 뜬금없는 말에 방 안에 있던 모든 가족들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의아해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가족들의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대요정에게 달았을땐.. 소악마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대요정이 덮치는걸 보면서... 옆에서 스스로 위로하면서 지켜봤었고..」


「소악마에게 달았을땐.. 반대로..」


「신기하게도.. 두 사람 다.. 그 즈음에.. 임신하더라고..」


「근데.. 사실.. 나...」


「무정자증이야...」



자신의 치부를 밝히는 것으로 유언을 마친 당신은 마지막 말을 끝으로 모든 힘을 잃어버린 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식들의 출생의 비밀을 알아버린 두 아버지는 당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입을 벌린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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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대요정은 쌍둥이를 낳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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