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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녀 범녀썰

ㅇㅇ(220.120) 2016.10.26 21:19:46
조회 1034 추천 26 댓글 11
														

제가 한번 써보겠습니다.


"씨발. 이젠 못 참아!"


"그러지 마."


달래는 듯 부드럽고 애처로운 목소리 저 목소리. 저 목소리가 이미 몇번이나 나를 붙들었다. 하지만 이제 한계다.

나는 바람이 그립고 비가 그리웠다. 네 다리로 초원을 달리고 싶고 살아 있는 것의 목줄기를 물어뜯고 생명의 빛이 눈에서 꺼지는 것을 보고 싶다.


 "...미안해."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 진다.


"...약속 했잖아."

"미안하다."


무표정한 그녀는 말이 없었다. 커다랗고 검은 그녀의  두 눈엔 원망도 슬픔도 비치지 않았다. 머쓱해진 나는 마구 말을 늘어 놓았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건 말도 안되는 짓이었다고! 우리는 짐승이야! 사람 따위가 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너도 나도 산을 뛰어 다니고 피와 살을 물어뜯고 사는 짐승이라고! 두려울거 없는 우리가 왜 그런 약해빠진 사람같은게 되어야 하는데!"


"같이 사람이 되어서 사랑을 나누자고 약속했잖아."


수척해진 뺨이 부쩍 가련해 보였다. 그래 이건 처음부터 어리석은 짓이었어.

나는 부드럽게 그녀의 뺨에 내 빰을 부비며 말했다.


"이러지 말고 함께 나가자. 내가 부드럽고 여린 아기사슴을 잡아줄게. 사람같은 거 아니어도 우린 괜찮았잖아."


그녀의 검은 눈이 스르르 감긴다. 다정한 그녀는 언제나 내뜻을 따라줬다. 나는 그르릉 대는 그녀의 숨소리를 느끼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퍽.


순간. 둔탁하고 묵직한 무언가가 내 뒷통수를 후려쳤다. 나는 놀라서 으르렁 대려 했지만 내 목에선 알아들을 수 없는 그르륵 대는 소리만이 났다.

그녀의 둥근 검은 눈은 슬퍼 보였다. 그녀의 포근한 앞발이 내 목을 지그시 눌렀다.


"미안해...하지만 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너 없이 혼자서는 싫어."


그녀의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방울져 떨어졌다.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란 말야. 평소같으면 화를 내며 소리 쳤겠지만 내 목구멍은 그녀의 앞발에 완전히 짓눌려 숨쉬는 것 조차 힘들었다.

결국 나는 정신을 잃었다.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을까.

부드러운 감촉에 눈을 떴다.

그녀였다. 그녀가 부드럽고 촉촉한 혀로 내 얼굴을 쉴새 없이 핥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꿈이었어.


"후후후 하지마. 간지럽잖아."


나는 일어서서 그녀를 응징하려 했다.


"어...라?"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쉬. 함부로 움직이려고 하면 안돼. 다리를 다쳤는 걸."


혼란 스러웠다. 내가 언제 다리를 다쳤지?

나는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며 기억을 헤집어 봤지만 도통 기억나지 않았다.


"이틀이나 깨어나지 않아서 무척 걱정했어. 미안하지만 지금은 이거밖에 없으니까."


그녀가 잘게 씹은 마늘과 쑥을 내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후후,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제 삼일만 참으면 나갈 수 있어."


"뭐?"


"사람이 되면 마음껏 뒹굴자. 내가 너를 위해서 가장 여리고 어린 사슴을 잡아 줄게."


"꿈이 아니었어?"


그럼. 내 다리는....


"그리고 그리고... 우리 둘이서 사랑을 나누자. 아주 오랫 동안."


그녀가 내 볼에 자신의 볼을 부볐다.

그르릉 거리는 거칠고 낮은 그녀의 숨소리가 아찔하다.

나는 스르륵 눈을 감았다.

나도 모르게 내 목이 갸르릉 거렸다.

입안에서는 쓴 마늘과 쑥 향기가 나를 괴롭혔다.

나는 이제 바람처럼 들판을 달릴수도 없고 다시는 내 힘으로 펄떡이는 짐승의 목을 부러뜨려 그 피와 살을 취할 수도 없을 것이다.

연약한 두 다리로 추위와 어둠을 피해 쥐새끼처럼 숨어 살며 온갖 두려움 속에 추하게 늙어 가겠지.


"괜찮아 쉬..."


나는 조용히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래 그래도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그러니...


"울지말고. 자..."


그녀의 눈물이 축축하게 내 털을 적셔왔다.


"그래 삼일 후에 우리 함께 사랑을 나누자."


"응."


"함께 사람이 되자."


"응."





------------

제가 급하게 웅녀 범녀 썰을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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