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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갤문학] 나와 얀데레

ㅇㅇ(59.9) 2016.05.30 00:12:25
조회 2432 추천 17 댓글 7
														



나는 금속으로 된 손잡이를 만졌다. 앞으로의 내 다리, 좋든 싫든 나의 평생을 책임 질 휠체어.


극한 좌절은 슬프지 않다고 했던가, 이제는 담담하다. 앞으로의 현실을 체념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입 다물고 있을 수 없다.


나는 그녀를 용서 할 수 없다. 나는 너무 무지했었다. 그 애가 정말로 나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이인 줄만 알았다.


언제나 나와 함께 가고. 몸을 낮춰 나와 눈높이를 맞추고, 나를 밀어주고. 나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따뜻함을 느꼈다.


나는 미안했었다. 내가 너의 인생의 방해가 되는 것 아닌지. 


나는 무서웠었다. 너가 떠나지는 않을지. 나의 눈물 섞인 고백을 듣고 너가 말없이 나를 껴안아 주었을 때,


나는 그제서야 너를 확신 할 수 있었고, 같은 집을 쓰자는 너의 말에 흔쾌히 수락 할 수 있었다.


그 날은 완벽했었다. 고아가 된 나의 짐은 무거운 휠체어 밖에 없었고, 이사는 손쉽게 끝났다.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나를 반갑게 마주해 주었고. 간단한 요리도 해 저녁도 먹고. 식사 후 TV를 보면서 웃기도 했다.


잠 잘 시간이 되고, 같은 침대를 쓰자는 너의 말에 내가 난색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 졌을까?


각 방을 쓰는 줄 알았다는 나의 말에 너가 지었던 묘하고 무서운 표정에, 나는 이상함을 느꼈어야 했다.







*







나는 처음보는 천장에 적응해려가며 애쓰면서 침대에 누워 일기를 쓰고 있었다. 사고 이 후, 일기는 나의 습관이 되었다.


너와 같이 살게 된 일과. 삶의 희망을 찾게된 일을 쓰고 있을 때, 슬그머니 방 문이 열렸다. 나는 이 시간에 나를 찾아온 너가 의아했지만


미소를 지으며 너를 반갑게 마주해 주었다. 아무 말 없이 다가오는 너를 보았을 때, 나는 무슨 일 있나 궁금해 너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고,


어느새 내 얼굴 바로 앞까지 다가온 처음보는 너의 감정없고 차가운 표정에 그제서야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무슨 일 있냐고 말하려는 순간, 너의 입술이 나를 덮쳐왔다. 그래, 그날 밤, 나는 너에게 강간당했다.


나는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소리치려 입을 벌렸지만, 소리는 나지 않았고 오히려 너의 혀가 내 입을 헤집게 했다.


손으로 너를 밀치려 했지만, 너는 간단히 내 손을 잡고 힘을 줘 굴복시켜 버렸다. 다리에 움직이려고 했지만, 당연히 아무 힘도 들어가지 않았다.


내 옷을 강제로 벗기고 나를 탐하는 너를 보며,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나의 처음은 그렇게 간단히 끝나고 말았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나는 눈을 꼭 감고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랬고, 깨어났을 때는 시간이 꼬박 흘러 해가 훤히 떠 있었다.


나는 꿈이기를 바랬지만, 아래에서 아려오는 통증과, 침대 시트 위의 마른 피와 점액 자국을 보고는 현실을 깨달았다.


휴지로 자국을 대충 닦고 적당히 몸을 가리고 혼자서 휠체어를 타 문 밖을 나섰을 때. 언제나처럼 나를 웃으며 마주하는 너를 보았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그 날을 지워버리려고 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가 나에게 준 사랑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렇게 합리화했다.


그 날 이후, 너는 확실히 바뀌었다. 아침 인사로 입맞춤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가슴을 만지기도 하고, 보란듯이 속옷 사이로 손을 집어 넣기도 했다.

 

너의 손이 내 피부에 맞닿을 때는 본능적인 거부 반응이 들었지만, 그저 웃었다. 그렇게 할려고 했다.


가끔씩 어느 날은 밤에 너가 찾아오고는 했다. 강제로 내 옷이 벗겨졌고, 나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내 안을 파고 들어오는 너의 손가락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썼다. 너가 가끔씩 날 위한다며 나의 그 곳을 핥을 때면, 튀어나오는 신음을 참으려 애쓰는 내가 싫었고, 


수치심과 불쾌감으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베개 시트를 적시곤 했다.     







*





 


아마 오늘이 마지막 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부터는 너와 완전히 함께다. 내가 좋든 싫든. 오늘부터 너와 함께 자게 되겠지.


아까 너의 책상에 올려진 혼인신고서를 보았다. 나의 이름과 너의 이름, 그리고 사인. 멍하니 흰 종이만 쳐다보고 있었을 때.


뒤에서 너의 팔이 나를 둘렀다.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려 너를 보려고 하였을 때. 내가 본 것은 너가 아닌 반지였다.


나는 너가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약간 볼에 홍초가 띈, 황홀한 표정. 도망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지만, 나는 도망칠 수 없었다.


내 약지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여졌고. 너도 마찬가지였다. 너는 기뻐하며 허리를 굽혀 나에게 키스하였고, 나는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를 휠체어에서 번쩍 들어올려 곧장 침대로 향했다. 너는 익숙한 솜씨로 내 옷을 벗겼고, 이제 길들여진 나는 너가 편하도록 몸을 올려줬다.


너는 나를 나신으로 만들고 서둘러 방을 나섰고, 나는 너가 왜 나가는지 의아했지만,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늘 쓰던 베개에 얼굴을 묻고 기다렸다.


너는 금방 돌아왔고, 부드럽게 나를 쓰다듬는 너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너의 손가락이 들어오겠지 하며 나는 몸의 긴장을 풀었다. 하지만, 손가락이 아니었다. 가느다란, 차가운 금속 재질의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이상한 느낌에 무서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너의 손은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속삭였다.


나의 몸에 들어온 그 것이 나의 그곳 끝자락까지 도착했고. 무언가 내 자궁 속을 가득 채웠다. 나는 내 머리를 스치는 불길한 생각에


베개를 집어 던졌고, 그런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너에게서 도망치려고 하였지만, 애꿎게도 내 다리는 당연히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너의 손에 들려있는 내 몸 속에 들어왔던 그 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주사기였다. 하얀 액체가 채워져 있는.


나는 흔들리는 정신을 붙잡으며 그것이 대체 뭐냐고 물어보았다. 이미 뭔지 알고 있지만. 최소한의 희망을 걸어보며. 


그리고 너의 대답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너와 나의 사랑이야. 걱정 마, 내 난자 세포로 만든 거니까. 순수한 우리의 아기야."



"사랑해. 정말로, 우린 이제 부부야. 네 뱃속 아기와 함께, 우린 행복할거야."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행복한 네 표정과 다르게, 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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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학이라고 하긴 다른 글쟁이에게 너무 미안한 퀄리티이긴 하지만.. 그래도 붙여 봤어.


이거 한 일주일 전에 썼던 건데 그때 까먹고 지금 올림. 내가 쓴거지만 너무 ㅄ같은듯...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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