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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코랄문학) Echoes of Rubicon (II)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5 01:12:18
조회 358 추천 12 댓글 6
														


(1) 쓰여져 있는건 스킵하고 로마 숫자로 쓰인 I부터 읽어도 된다.
1편 수정하고 내용 추가해서 올린거임


그러니 수정된 글을 보고 개추를 눌러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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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위로 높게 띄워진 선로 위에서 그리드 086의 야경이 보였다.


그가 살던 벨리우스의 도시 "벽"과는 완벽히 상반된 광경이었다.

높은 고층 건물들과 형형색색으로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

하늘의 별마저 공중에 부유하는 건축물들과 드론의 불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과거 도저들의 거점이었던 쓰레기장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드 정거장의 역은 산 위에 지어져 있었기에, 역에서 나오자마자 도시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아무리 코랄이라는 에너지원이 생겼다 한들 이게 몇달 만에 가능한 변화인가.



처음 보는 대도시에 압도되어 쉽사리 걸음을 떼기 어려웠다.

역 앞의 벤치에서, 캐리어를 내려두고 잠시 도시를 바라보는 그에게 문득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에어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게 그와 그녀와 함께 이루어낸 결과라고.

에어가 없었다면 이런 광경은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젠가 들었던 루비콘의 야경을 보러 가자는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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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던 그는 슬슬 미들 플랫웰이 잡아준 숙소로 들어가기 위해 일어섰다.

도시가 워낙 넓었기에 역 앞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대중교통으로 쓰이는 드론들이 많이 지나다녔다. 


곧 마젠타색에 흰 줄이 그어진 드론이 그의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드론에 올라타 운전자에게 행선지를 말하려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운전석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익숙한 목소리가 그에게 들려왔다.


"생체 코드 확인, 행선지를 입력해 주세요, 레이븐"

아무래도 올 마인드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무인기인듯 했다.


그는 약간 섭섭함을 느끼며 단말기에 주소를 입력한 뒤,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그의 드론이 형형색색의 고층 빌딩과 부유하는 건물들 사이로 비행했다.

가까이서 보니 건물들의 형태 또한 벨리우스의 여느 건물들과 달랐고, 공중에 떠다니는 거대한 전광판도 눈에 띄었다.




엘카노 사의 인공 의체 광고에는 그 또한 관심이 가기도 했고,

루비콘의 거주민들 중에는 은퇴한 MT 파일럿들이 많았다.

업계 일이 그러하듯 신체가 온전치 못한 자들이 많았고, 다친 부위도 전부 달랐다.


그들을 위해 개발된 물품이 바로 생체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모듈형 의체였다.






"칼라가 있었다면 동력 시스템은 개조가 가능했을텐데...."

가끔씩 직접 개조한 이상한 무장들을 보내주던 이 도시의 옛 주인이 생각났다.

긴박한 임무 상황에선 자주 잃어버렸지만,
그때마다 욕지거리를 하면서도 새로 만들어 보내주곤 했다.

'뭘 부탁할 입장이 아니긴 하지.'









얼마 후, 드론이 그가 묵을 장소인 건물에 내려앉았다.

공중에 부유해 설계의 제한이 사라져버린 듯, 특이한 구조였다.


마치 동그란 선인장과 같은 모양이었는데, 드론들이 이착륙할 수 있게 가지가 하나 붙어있는 듯 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레이븐"

올 마인드의 형식적인 인사를 받으며 나온 그는 긴 이동으로 지친 몸을 애써 일으켜 건물로 들어갔다.




내부는 중심이 뚫려있고 층층마다 벽에 객실들이 자리한 모양새였다.

최상층 천장 전체는 스크린으로, 밤하늘의 이미지를 출력하고 있었다.

레이븐은 천장을 잠시 바라보다 열쇠를 받기 위해 중앙의 데스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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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사람은 없었고, 무인 단말기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다른 방문객들이 단말기를 이용하는 것을 잠시 지켜보던 그는 사람이 없는 쪽으로 다가가 스크린을 터치했다.


"생체 정보 확인, 예약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레이븐."
이제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올 마인드 시스템으로부터 출입에 쓰이는 작은 카드를 발급받은 그는 자신의 객실로 향했다.




아무래도 플랫웰은 그를 위해 꽤 근사한 장소를 잡아 준 것 같았다.


객실은 상당히 넓었고, 벽면이 통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근사한 야경이 그대로 보였다.

물론, 유리창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스위치를 누르면 투명했던 벽이 검게 바뀌는 기능 또한 존재했다.

"은근히 정이 많은 사람이라니까...."


레이븐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침대에 몸을 뉘였지만 여행으로 쌓인 피로는 불가항력이었고, 씻지도 못한 채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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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레이븐...'



"헉."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붉은 눈동자가 눈을 떴다.


벨리우스 지방, "벽"의 밤은 비교적 조용했다.

그리드 086의 네온사인도, 하늘을 밝히는 비행체들과 드론도 없었다.

오로지 거리의 가로등만이 지친 사람들의 귀가길을 밝혔다.




"하아...하아...."
아까 꾸었던 악몽으로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탓인지,

멍하게 칠흑같은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는 무심코 시간을 확인했다.


잠든 사이 하루가 지나갔기를.
어쩌면 이틀이 지나있지 않을까.



야속하게도 시간은 그저 오후에서 깊은 밤으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자정을 조금 지난 시간을 가리키는 휴대전화에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불이 꺼진 집안은 여전히 어둡고 고요했다.


"으...."

이대로 다시 잠들고 싶었지만, 대충 기대어 잔 탓인지 몸이 너무 뻐근했다.

코랄의 파형인 자신의 몸에서 뻐근함을 느끼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머리카락 또한 흐트러지고 눌려 엉망이었다.

그와 함께 있을 때에는 그의 뇌 심부에 존재하는 코랄 디바이스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파장이 그녀의 몸을 깔끔하게 유지해주었지만,


마치 레이븐과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온 것만 같았다.


억지로 일어나 불을 켜니 바닥에 회색 자켓이 보였다.

악몽에 놀라 일어났을 때 떨어졌던가.


소리 없이 주운 자켓의 소매는 젖어 있었지만, 집안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물건이었다.

온기가 느껴지는 자켓을 걸치고,

거울을 보고 눈물자국으로 얼룩진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를 애써 정리해본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다시 잡았다.


그가 이 시간에 깨어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전화해도 휴식에 방해만 될 뿐이다.

아무리 자신이 그에게 소중한 존재인들 이 시간의 연락을 반길리가 없었다.

논리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오퍼레이터가 해야 할 행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감정이 받쳐주지 않는 논리는 너무도 쉽게 무너질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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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시스템, 수면 모드 일시적 해제."

"레이븐, 에어로부터의 영상 통화 요청입니다."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그는 짧은 잠에서 깨어났다.

본래라면 수면 모드 중에는 통신이 거부되지만, 그가 설정한 몇몇 인물이 보낸 통신은 수면 모드를 해제하게 되어 있었다.

그의 휴식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



"5분 후 연결한다고 말해줘."

바로 받고 싶었지만,
아직 씻지도 않았다고 걱정할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서둘러 일어나 머리만 감고, 세수를 했다.

젖어있는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낸 그는 자연스러운 척 통신을 연결했다.


"에어? 아직 안 자고 뭐...."




"무사히 도착하셨어요, 레이븐?"
왜인지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약간 걱정되어서 늦은 시간이라도 전화했어요. 혹시 방해되셨다면...."



"...얼굴이 왜 그래?"

그녀의 머리카락은 엉망이었다.
눈은 약간 부어있었고 상기된 볼에는 미처 지우지 못한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무언가 잘못된 것만 같았다.


"아...."
그녀가 황급히 주변의 책으로 얼굴을 가렸다.

"레이븐이 나간 사이...잠시 관리를 소홀히 했네요. 저는 괜찮-"


"나, 내일 아침까지 들어갈게."




'하아...'

그의 속이 썩어들어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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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내가 쓰고 싶던 순애물이야



오타나 수정, 피드백은 환영이다.

그리고 개추도 누르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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