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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뒷부분 없는 불루트 피폐코랄문학 쓰던거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4 23:43:58
조회 432 추천 18 댓글 10
														

해방자문학 쓰던거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불루트 피폐순애물 상상한거 보고 회로가 돌아가다 타버림

고로 불루트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둘다 쓰기로 했다.

어차피 둘 다 순애물이니 상관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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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캉!


불에 탈 하늘 저편에서, 루비콘의 운명을 짊어진 두 기체가 격돌했다.



한 차례 부딪힌 잿빛 기체에게 순백색의 기체가 말을 걸어왔다.

".....레이븐, 당신을 믿었어요."

"당신이라면....함께 해 줄 것이라고."


"....."



"...그 표정, 이미 선택하셨군요...."
반쯤 잠긴듯한 목소리와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얼굴로, 소녀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이내 결의에 찬 다짐으로 바뀌었고,


"그래도...억지를 부려서라도.... 제가 당신을 서포트하겠어요. 그게 오퍼레이터의 할 일이니까!"


소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순백색의 기체,
아이비스,
SOL 644가 전익기의 형상으로 변해 잿빛의 AC를 향해 돌진해왔다.


".....하아..."

대답을 대신하듯, 짧은 한숨을 내쉰 남자는 놓았던 조종간을 다시 잡고는 민첩하게 돌진을 피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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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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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기체의 무장은 비교적 초라했다.

통상적인 AC들이 기본적으로 4 무장 체계를 사용하는 반면, 잿빛 기체의 무장은 단 3종뿐이었다.


그러나, 그에겐 아무래도 좋았다.



돌진이 빗나간 후 다시 자세를 잡은 기체로부터 날아오는 여러 갈래의 붉은 광선도,

평범한 인간의 눈으로는 쫒아갈 수 없는 고속 참격도,

어느 공격도 그에게 닿지 않았기에.



"아직이에요...!"
소녀의 외침과 함께 SOL 644의 붉은 검신이 전방을 휩쓸었지만, 
그 역시 무의미하게 흘러갈 뿐이었다.


AC에 비해 기동력이 훨씬 떨어지는 MT를 상대할 때와 별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쉬웠다.

아이비스라 불리는 기체의 기동력이나 출력은 뛰어났지만 탑승자의 패턴이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대신 그의 마음이 아려왔다.

늘 옆에서 모니터만 지켜봤으면서 뭘 해보겠다고.
고작 자신 때문에 생전 처음 해보는 조종을 시도하는 그녀를 향한 죄책감이 맴돌았다.

그에게 있어 누구보다도 소중한 자에게 못할 짓을 했고, 할 것이었기에.


....그러나,
이제 그런 잡념 따위는 완전히 버려야 했다.

소중한 존재를 또 잃기 싫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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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전이었다.

"내방자, 여긴 어쩐 일이야?"

술병이 어지러이 뒹굴고 있는 자일렘의 조타실에서,  한 여성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그를 내방자라 불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직접 누군가를 찾아오는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코랄이...필요해."


"뭐?"
생뚱맞은 말에 잠시 놀란 그녀는 잠시 고민했지만, 곧 이해하고 쓴 웃음과 함께 답했다.

"하긴...맨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그녀는 자신의 옆에 놓인 서랍장에서, 붉은 빛이 나는 돌 여러개가 담긴 팩을 꺼내들어 남자에게 건넸다.


"혹시나 하지만....치사량은 세 알이야."

"알았다."


그때, 돌아가려는 남자에게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방자...내가 해줄 말은 아니지만...."
"죽지는 마."


쓰기에 따라 항정신성 마약이 아닌 자결 수단으로도 쓰이는 코랄이었기에, 그녀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죄책감이든 자괴감이든 무거운 짐이겠지만.... 죽지만 않는다면....나아질거야. 그때면 원하던 평범한 인생을 살아. 월터도 그걸 바랄 거고..."


"알았다."
다소 횡설수설한 부탁에 짤막하게 답하는 그를 향해 그녀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해서 미안해, 내방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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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남자는 코랄로 자결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죽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굳이 죽으려고 받아온 코랄은 아니다.


사실 그의 삶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량의 코랄이 필요했다.



도저들의 수장으로부터 받은 코랄을 기체의 좌석 옆에 넣어두고, 콕핏을 열어 밤하늘을 바라보며 남자는 생각에 잠겼다.

이 밤하늘을 누군가와 다시 볼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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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현재.

'이게 최선이야.'
생각을 굳힌 그가 조종간을 꽉 잡았다.

기회는 단 한 번이다.

잿빛의 AC, LOADER 4의 카메라가 붉은 빛을 내뿜었다.

[메인 시스템, 전투 모드 기동.]


"레이븐...!"


"....안."

무어라 알아듣기 힘든 희미한 대답과 함께 
이제는 뻔한 그녀의 검격을 피한 그는 그의 애검, 펄스 블레이드를 최대 출력으로 전개해 그녀의 뒤를 베었다.


적기를 보호해주던 코랄 방벽이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그것을 대가로 공격을 버텨낸,
붉게 발광하는 그녀의 기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제 모든걸 담아 막아내겠어요."

곧이어 SOL 644와 똑 닮은 붉은 잔상이 세 방향으로 날아왔고, 아슬아슬하게 그의 기체를 스쳐 지나갔다.

그때 회피기동으로 EN을 연속으로 소모한 그를 향해 다시금 가변한 전익기가 날아왔다.


"이것으로...결착을!"

괜찮은 연계였다.

숙련된 파일럿이라도 구식 기체로 이런 공격을 전부 회피하기는 어려웠을 터.





그가 애초부터 피할 생각이 없었다는 점만 빼면-

어처구니없게도 그는 날아오는 그녀의 기체를 똑바로 바라보고는 어설트 부스트를 작동시켰다.


"?! 레이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한 기색이 모니터에 비치는 소녀의 표정에서부터 드러났다.

이대로면 틀림없이 코어에 충돌한다.
그녀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결과일 터.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당황하지 않았겠지만, 긴박한 상황인데다가 이미 감정이 극한으로 몰린 상태였다.

누군가가 조종하는것을 지켜보고, 오더를 내리는것과는 너무도 달랐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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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 직전, 결국 그녀는 조종간을 틀었다.

콰지직 소리와 함께 코어 대신 로더 4의 한쪽 팔이 충돌하는 순간,

".....미안해, 에어"

그는 펄스 블레이드가 장착된 남은 팔로 그녀의 기체에 매달렸다.

"레이븐, 무슨 짓을....!"


"하지만..."
"둘 다 잃는 미래 따위는 선택하지 않을거야."

그의 진심과 함께 로더 4의 백팩 부분이 전개되었다.

팟-

누군가의 신념과 3회분의 출력을 한번에 소진한 어설트 아머는 과거 기술연구소의 산물을 일시적으로 정지시켰고,

발생한 펄스 파형으로 인해 코랄 파형인 그녀의 정신 또한 희미해져 갔다.
.
.
.
.
.

모든 것이 불타 없어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서둘러야만 했다.

적기의 기동이 멈춘걸 확인하자마자 로더 4의 하나 남은 팔이 백색의 외장을 뜯어냈고, 곧 조종석에 기절한 듯 누워있는 소녀가 카메라에 들어왔다.

이윽고 강철 육신의 손이 조종석채로 그녀를 들어 코어 쪽으로 조심스레 옮겼다.

곧 콕피트가 열리고 남자가 소녀를 안았다.

'이걸로 됐어...'
소녀의 몸에서 나오는 온기와 미약한 진동이 그를 안심시켰다.



때마침, 무전이 들어왔다.

"내방자, 5분 후 충돌이야."
계획에 어떠한 변수도 없어졌다는 뜻임과 동시에,

"행운을 빌어, 내방자."
그녀와의 마지막 통신이었다.

"기억하겠다."


마지막 인사와 함께 로더 4의 부스터가 다시금 불꽃을 내뿜었다.

[오토 파일럿 모드로 전환합니다.]
조종할 기운이 더는 남아있지 않았다.


안 그래도 좁은 콕피트였지만 언제부턴가 로더 4의 좌석은 2인석이 되어 있었다.

기술자는 쓰지도 않을 좌석의 증설에 의아해했지만, 그저 넓게 쓰고 싶다고 둘러댔었다.


소녀를 잠시 옆 시트에 눕힌 그는 루비콘 행성계에서 가장 가까운 무인 우주정거장을 목적지로 설정해두었다.

눈을 붙이기엔 곧 일어날 일이 두려웠다.
.
.
.
.
.

예상대로 그가 다시금 소녀를 품에 끌어안자마자 귀를 먹먹하게 울리는 폭음이 들려왔다.

붉은 빛이 칠흑같은 우주를 밝혀가며

"흐윽...."
별안간 의식이 없는 그녀가 신음을 냈다.


"...조금만....버텨줘."

그녀가 고통을 못 이겨 입술을 꽉 깨무는게 느껴졌기에 급히 입에 깨끗한 천을 물려주었다.

그러나 천은 곧 붉게 물들어갔고, 눈에는 피가 섞인 물방울이 맺혔으며
몸은 독감에라도 걸린 듯 뜨겁게 달아올라갔다.



"...아으읏...레이..븐...흐으윽..."
그의 옷깃을 꽉 잡은 작은 손이 떨려왔다.

"....."

야속한 세상.
고통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찾는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그에게는 얼마 없었다.

그저 불덩이같은 그녀의 체온을 식히고 흐르는 눈물과 이마에 맺히는 땀을 계속 닦아주며 이 불길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릴 뿐,

밝은 우주에서의 밤은 어느 때보다 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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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만하면 뒷부분까지 나중에 완성해서 올려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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