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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코문학) Towards Heaven -8-

데스토로이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7 16:41:43
조회 269 추천 10 댓글 6
														







"드디어, 완성, 한 건가."


한때는 런던이라 불린, 구 국가 체제에서 주요 도시 역할을 맡은, 그러나 이젠 볼품없는 폐허일 뿐인, 그런 도시가 있다.


그리고 그 볼품없는 폐허의 변방에는, 주변의 다 무너져가는 잔해들과 대비되는 거대한 구조물이 세워졌다.


어설트 셀 제어장치, 네메시스.


옛 신화의 복수의 여신의 이름을 딴 구조물.


"성능은, 검증했나?"


"네가 그럴 줄 알고 미리 셀 몇 기를 시험삼아 조종해 봤걸랑."


"나쁘지 않군. 그럼-"


"궤도상의 모든 셀을 조종하려면 좀 걸릴 거야.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액세스하는 데 시간이 걸려."


"얼마나 걸리지?"


"짧게 잡아도 2주."


"긴데."


"괜찮아. 딱히 별 볼일 없는 곳에다 세웠으니 최소한 기업들이 눈독들일 일은 없을걸. 그리고 애초에,"


말을 잠시 끊은 장신의 남자, 가기엘은 눈앞에 서 있던 남자, 타미엘에게 다가가 머리를 맞대고, 그리고, 나비의 날갯짓처럼 아주 작게, 무언가를, 말하였다.


"허."


"기업 쪽에 내부 배신자가 있었다지만 좀 과했어."


"이번 한 번만 봐주지."


"아이고~ 무서워라~"


"그 얘기는 접어 두고, 정말 이곳이 안전한 건 맞나?"


"말했잖아. 안전하다고. 아, 걸리는 새끼가 하나 있긴 한데..."


"설마,"


"배신자인 네헤모트. 그 염병할 고아 새끼가 튈 때 우리 계획에 대한 정보까지 가지고 튀었어. 그 놈이 어디가서 누구한테 불기라도 하면 골치아파지거든."


"뭐, 별 거 없군."


하찮다는 듯이 픽, 하고 비웃음을 흘린 타미엘은, 뒤돌아서서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디 가게?"


등 뒤편에서 들려오는, 방금 전까지 머리를 맞대고 있던 남자의 목소리에, 타미엘은 잠시 멈춰섰다.


"숙청."


짧고도, 묵직한, 단답.


그 대답을 귀에 새긴 가기엘은, 피식 웃더니, 멀어져 가는 타미엘을 향해 말했다.


"릴리아나 본부를 찾아가 봐."


















"슬슬... 인가."


악명 높은 테러 조직, 릴리아나. 그러나 크레이들21을 습격하던 도중, 기업이 고용한 용병에 의해 괴멸.


그 본부는, 정리되지 못한 서류들과 먼지들이 눌러붙은 몰골이었다.


그리고 그 본부 근처를 맴돌던, 녹색 넥스트, 리자.


오르카 랭크 4, 前 릴리아나의 수장. 올드킹.


오리지널 넘버 2, 사다나의 제자.


그런 남자는, 어느 길을 골라도 억 단위의 인명이 희생당하는 현실에 불복하고자, 스스로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현상이 되었다.


아니, 되었어야 했다.


"카팔스 습격 결행일은 이틀 후... 나도 슬슬 준비해 볼까나."


반 기업 무장 단체이자 혁명가를 표방한 오르카 여단. 그러나 그 실체는 오메르 사이언스를 뒷배로 둔, 위선자들의 모임.


클로즈 플랜이라는 화려한 깃발로 싸여진 추악한 진실을, 그는 깨달았다.


그렇기에, 그는 그 추악한 진실채로 세상을 태워버릴 대학살극을 벌였다.


벌였어야 했다.




그 남자의 귀를 꿰뚫은 것은, 회선의 잡음을 동반한, 철판에 긁히는 나무판자처럼, 끼긱거리는 불협화음.


"테루테루보즈야~ 테루보즈야~"


구 시대에서, 동요라 불리던, 유실된 문화.


그는, 그것을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내일 날씨가 맑게 해다오~"


한순간에, 올드킹의 표정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토네이도에 휩쓸려, 일그러졌다.


"언젠가 꿈 속의 하늘처럼~



날이 개면 금방울을 줄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 자신이 보았던 최악의 사람, 동요를 가장한 레퀴엠의 연주자, 사람의 인두겁을 뒤집어쓰고 사람을 흉내내는 악마.


"반갑다. 네헤모트."


타미엘이었다.






























"네놈이... 어떻게 여길...?"


"인류에 공헌 좀 해볼까 해서, 인육을 뒤집어쓴 짐승을 도살하러 왔지."


"허."


그렇다면 네헤모트, 아니, 올드킹의 앞에 선 남자는 짐승 이하의 악마인 것인가, 하고 올드킹은 생각했다.


"배신자 주제에 오래 살고 싶었다면 반성해라."


"배신자...라..."


악담을 퍼붓던 타미엘은, 문득 자신의 앞에 서 있던, 배신자 올드킹의 기체가 눈에 들어왔다.


"나헤마는 버린 거냐?"


"마음대로 생각해라."


그 순간, 리자가 무기를 치켜들었다.


"어차피 기억하지도 못할 테니."


"호오."


그에 맞서, 사탄 역시 블레이드 2자루를 치켜들었다.


"그렇게 죽고 싶을까. 응?"


직후, 두 넥스트가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테루테루보즈야~ 테루보즈야~ 내일 날씨가 맑게 해다오~"


릴리아나의 기지를 한순간에 잔해로 바꿔버릴 정도의 격전. 하지만 그것은 전투를 가장한 구타였다.


리자의 라이플 견제와 샷건 공격은 모조리 빗나가고, 미사일과 체인건도 무용지물.


반대로 사탄은 도마 위의 회처럼 리자를 실컷 난도질하며 유린하였다.


"뭐 저런 게!"


한때 그들과 한패로서 몸담았던 올드킹은, 그의 강함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내 소원을 들어준다면~"


지직거리는 회선 너머로 들려오는 괴기하게 비틀린 동요.


그것은 올드킹에게 있어서는 레퀴엠이었다.


투웅-


리자는 일순간, 역관절 특유의 강력한 도약 능력으로, 순식간에 고지를 선점, 사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콰과광-


"?!"


그러나 폭발의 여파로 생긴 연기 너머에, 사탄은 없었다.


"어디로 간-"


"달달한 술을 마시게 해 줄게~"


뒤틀린 동요와 함께 리자의 뒤를 덮친 것은, 홀여과극의 세월처럼 날아온 사탄.


사탄의 발차기 한 방에 리자는 지면에 처박히고, 이를 인지하기가 무섭게 사탄은 지면에 내려와 리자를 베고 던지며 농락하였다.


"커헉..."


계속해서 가해지는 강렬한 AMS 부하에 몸부림치며, 올드킹은 일어서지지 않는 기체를 일으켰다.


"형편없긴, 사다나는 너에게 도대체 뭘 가르친 거냐?"


올드킹은, 순식간에 그의 눈앞에 떠밀려진, 자신과 그 자의 차이를 실감하였다.





투다다다다다당-


"도대체 네 넥스트는 어떻게 돼먹은거냐! 응?!"


아무리 신속(神速)의 넥스트라도, 완벽한 회피는 거의 불가능한 체인건.


그러나 사탄은 그것을 강풍에 휘말려 날아가는 종이처럼, 360도 이상 회전하는, 신기에 가까운 자이로스코프 기동을 선보이며 이를 모조리 피해냈다.





"뭐, 이젠 슬슬 마무리다. 네가 지금 보는 풍경이 네 인생 마지막 풍경이 될 수도 있어."


"젠장..."


"테루테루보즈야~ 테루보즈야~"


사탄은 다시 한 번 블레이드를 전개해, 리자에게 달려들었다.


리자는 샷건을 쏘며 대항해 보지만, 통하지 않았다.


"내일 날씨가 맑게 해다오~"


어느새, 리자의 바로 앞까지, 사탄은 접근했다.


"만약 날씨가 흐려서 비가 온다면~"


그것은, 그가 즐겨 부르던 동요의, 막바지의 가사.


그것은 곧 올드킹의 삶이 끝나가는 것을 의미했다.


들판에 스치는 바람처럼, 그의 뇌리를 부드럽게 훑어가는, 플래시백과 함께.














"네 목을 싹둑하고 자를 테다~"


그 순간, 사탄의 블레이드가 리자를 관통했다.


리자의 AP는, 0.


그것은 파일럿의 죽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보지.


왜 우리를 배신한 거냐?."


"...짐승에게도... 도리란 게 있어... 그런데... 네놈들은... 그런 것도 없었지...


...내가 근사한 예언 하나 해 줄까?"


AMS의 급류에 휩쓸려, 어스름 밤의 심연에 잠겨가는 의식의 막바지에서,


인생의 막바지에서, 저주하듯 내뱉는 한 마디. 짐승의 악마를 향한 조소.




"네놈은 절대... 누군가의 곁에서... 죽지 못할 거다..."




"같잖은 유언을..."




그 말을 마지막으로, 리자는 기동을 멈췄다.

















올드킹의 죽음;;


원래는 살리려고 했는데 얘가 저지른 짓이 짓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얘가 살아있으면 극의 개연성이 손상될 여지가 있어서 죽여버림


뭐 아무튼 이번 화를 기점으로 스토리가 급 시리어스하고 격렬해질 거다.


다음 화는 아마 올드킹 과거에 관해서 다루는 외전일 듯.


봐줘서 고맙고 감상평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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