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세시간 밖에 못잔거 같은데 7시간을 잔 사실이 너무 싫었다 하나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하다 두시간 정도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발만 꼼지락 거리거나 멍때리거나 옆에 같이 자고있는 둥둥이를 쓰다듬어 주거나 하다가 유튜브도 보다가 했다 배가 이미 많이 고픈상태였는데 꼬르륵 소리가 계속 나도 무시했다 일어나기가 너무 싫었다 배고파서 괴로운걸까 일어나기 싫은게 괴로운걸까 이 상황에 처한게 괴로운걸까 이걸 몇번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괴로운걸까 답이없고 글러먹은거같다 나이를 먹어오면서 자연스레 해야하는것들이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냥하던것들이 하긴해야하는데로 변했고 억지로 하게되는게 싫어져서 굳이 해야할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고 이젠 딱히 안해도 별문제 없다고 어떻게든 되겠지 라며 합리화만 늘어갔다 안좋은 일이 일어났어도 괴로워도 거의 까먹었으니까

뇌과학에 대한 영상을 봤었는데 인간의 이성은 신기루 이고 본능과 감정이라는 코끼리 위에 올라탄 작은 기수 라는 것에 매우 공감이 갔다

나는 이 작은 기수가 최소한의 양심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양심을 단련하고 몸집도 키워서 코끼리를 잘 다스릴 수 있는 힘을 기르는게 내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행복하진 않아도 적어도 쾌적할순 있겠다 그 과정이 첩첩산중 산넘어산 혹은 물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배수관 같기도하다 뿜어져 나오는 물을 다 틀어막아도 또 다른 곳에서 새로 터져나온다 죽을때까지 이짓을 하고 자빠져야 하는 걸까?

이 과정들이 조금이라도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면 좋았을텐데 한두번만 해도 지겨워 안달이 나서 너무 괴로워하고 도저히 못해먹겠다 전부 내팽겨두고 모른척하고 외면하며 도망가버리면? 고스란히 내 주위 사람이 피해 받고 또 되풀이 되겠지 모르겠다 모르겠다 알고싶지 않고 귀찮다 모두에게 잊혀져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