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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47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8 01:17:23
조회 829 추천 16 댓글 22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라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이 말은 무수한 전쟁에서 통용된다.



- 전쟁은 당신이 전쟁이 하고 싶어지면 시작하지만, 당신이 원할 때 끝낼 수 없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말은 매우 정확하다.



런던에서 총퇴각을 허락했다고 해서 전군이 모조리 빠르게 줄행랑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는 게 문제였지만.



사륜구동차에 미사일 포대를 싣고 빠르게 이동하면서 쏘고 이동하고 쏘고 이동하기를 반복하는 적 대함미사일 포대는 영국군의 함포 사거리보다 사정거리가 한참 길었다.


영국 공군기들이 해군의 비명을 듣고 어떻게든 대함미사일 포대를 잡아보겠다고 출격했다가 해상에서 한 점 불꽃으로 산화했다.



채프로 몸을 가려보고 접근도 했지만 애초에 번짓수를 잘못 찾았다.


한국제 대함미사일은 애초에 적외선 추적 방식이었으니까.



심지어 레이더 전파를 추적하는 형태와 레이더 탐지형, 레이저 유도형 등을 섞어서 쏴대는 기출변형까지 나오니 영국군은 이젠 도저히 노르웨이 근해에서 활동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됭게르크 철수를 재현해보고 싶어도 난이도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라인 군단이 전멸했습니다."


유럽 대륙에 주둔해 소련군의 제파공세를 막아내야 할 중전차 4개 사단이 대전차미사일과 대전차로켓을 싸들고 온 여단급 사륜구동차부대에게 갈려나갔다는 말을 들은 영국 본토의 장성들은 그야말로 자포자기하다 못해 열반에 들 지경이었따.


어떻게든 한 수를 내야 하는데 귀신같이 모든 수를 파훼하면서 '넌 못지나간다'를 시전하고 있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영국군 전체가 모조리 북해에 수장되어서 다음 석유가 될 대기순번을 기다려야 할 판.



다우닝 가 10번지에서는 짱돌이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들었지만, 정작 총리는 거기 없었다.


원 역사에서 앤서니 이든을 죽을 때까지 괴롭혔던 담관염이 그를 덮쳤고, 담관 감염으로 인한 간부전과 담도폐쇄가 오는 바람에 40도가 넘는 고열로 쓰러진 이든은 도저히 총리로써의 업무를 진행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총리가 사퇴하고 다른 총리가 나와야 하는데.



"어허, 여당은 보수당이시잖습니까. 당연히 보수당 내에서 새 총리를 지명하셔야죠."


"아하하..... 계속해서 타협을 주장하셨던 노동당께서 총리를 가져가시는 게 옳지 않을까요? 그래야 저 바이킹들도 우리의 '진심'을 더 잘 알아주시지 않을까."



심지어 애틀리를 다시 모셔올까 했지만 애틀리는 수상 퇴임 직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귀족 작위를 받아서 상원의 처칠 옆자리에 착석한 상태.


모두가 그 독이 든 성배를 받아서 협상장으로 개처럼 끌려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과 장성들 모두가 원정군은 다 죽을 거라며 절망하고.


비어버린 다우닝 가 10번지를 채울 사람이 없어서 의식불명이 된 이든이 수상직에 누워 있고 모든 정치인들이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내각에서 도망가고 있는 상황에서.



노르웨이 측에서 이상한 전파가 잡히기 시작했다.



단순한 노래라기에는 대부분의 주파수에서 일괄적으로 잡히며, 뭣보다 이 목소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현 노르웨이군 총사령관이자 한국의 전직 프라이마크이며 기타 등등 온갖 직책을 맡고 있는 화려한 경력의 명장이 전쟁중에 갑자기 음악 오디션이나 보겠다고 알아먹지도 못할 노래를 부르는 건 아니지 않겠는가.



그리고 실제로 그건 노래가 아니었다.


세상에 알아듣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지만, 언어다.



그리고 영국에도 한 명 있었다.



#



"노르웨이의 전파방송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나는 관대하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언니를 찾아온 공주는 피곤한 표정으로 번역문을 보여주었다.


"현 상황에서 전투를 중단할 걸 제안하고 있어요."


"제대로 해석한 게 맞아?"


엘리자베스 2세는 고개를 갸웃했다.


"네, 영국군이 저항을 멈추면 노르웨이군도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명살상을 멈추겠다는 게 요지에요, 그리고 협상을 하자고요."


여동생이 번역해온 번역문을 바라본 여왕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네 말대로라면 개전 한 달 전에 런던을 방문해서 자기가 돌봐주고 있는 애들 몇 명을 맡아달라고 네게 부탁하고 갔고."

"런던에 있죠."



단순히 해석할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피보호자를 적진이 될 런던에 맡겨두고 간다는 건 상대에 대한 신뢰의 표시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확전을 원하지 않고, 최소한의 피로 봉합되기를 원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확전되어서 런던에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누가 위험해지겠는가?



"정치인의 언사는 결코 가볍지 않아, 그는 명장에 전쟁영웅이고,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능수능란한 정치인 중 하나이기도 하지, 어쩌면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정치인일지도. 그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걸 미리 말했어야 했어, 마거릿."


엘리자베스 2세는 그렇게 결론지었다.


"그는 영국 민간인들의 피를 볼 생각이 없어, 지금까지 죽어나간 건 전부 영국군과 극소수 노르웨이군 정도, 민간인의 피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 그는 개전 전부터 영국이 무익한 노르웨이 침공을 강행하지 않으면 모든 게 잘 끝난다고 했으니."


"그럼......"


"BBC 방송설비를 쓰도록 지시해두겠어, 네 손에... 어쩌면 영국의 미래가 달렸을지도 모르겠으니. 이 나라에서 그 언어를 할 수 있는 건 너 하나잖아."


"그렇지."


"처음부터 경고도 너라는 창구를 통해 전달했고."

"야밤에 예고도 없이 찾아들어서 얼마나 식겁했는지."


"그는 이번 일에 너를 핵심 메신저로 쓸 생각이었겠지, 일 커지기 전에 정리해줄 테니 일단 숙이고 들어오면 최대한 관대한 협상이 될 수 있게 해주겠다.....라."



전쟁을 일으켰고, 개같이 깨졌다.


적잖은 걸 잃을 각오를 해야 했다.



"BBC 방송을 통해 답신을 보내, 네가 잘못 해석한 게 아니라면 방송 내용을 바꾸든가 중단하겠지."


"뭐라고 할까?"

"휴전과 협상 제안 모두 수용하겠다고."



솔직히 이쯤 털렸으면 승자가 뭘 요구할지부터 고민해야 하니까.



"군주의 권한으로 노르웨이군에 대한 발포를 중단할 것을 명령해두겠어."



얼마 뒤, BBC에서 정체불명의 노랫소리가 방송된 뒤 노르웨이의 방송이 중단되었고.


그와 동시에 노르웨이군과 영국군은 교전을 중단했다.



실로 기묘한 상황이었다.



#



"전투를 멈추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

"영국인들을 전부 북해에 쳐넣어도 모자랄 판에!"



시끄럽다.


엄청나게 시끄럽다.



진짜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잠깐.



뭔가 좆같네.


내가 왜 참아야 하지?



"전부 닥치시오."


"저 영국놈들이........"



"내 말 안 들리나? 전부 닥치고 앉아!"



내가 고함을 버럭 지르자 스피커라도 꺼버린 것마냥 소리가 뚝 멎었다.



"이제 좀 정돈이 됐군."


"각하."


"내가 언제 말하라고 했지?"



내가 노려보자 한 장군이 급히 정자세를 취했다. 저 양반이 노르웨이 참모총장이든가 차장이든가.



"첫째."


나는 입을 열었다.


"내가 이번 전쟁을 지휘해준 건 간단하다.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서."


".........."


"나 없이 너희들이 이번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원한다면 내가 바로 귀국해주지, 할 수 있을 것 같나?"



그제서야 불온한 시선들이 일제히 바닥을 향한다.



지금 노르웨이군의 상황도 엉망진창이다.



가장 큰 문제는 탄약.



대공미사일과 대전차미사일류는 아예 바닥을 드러냈고, 대함미사일도 포대당 1회 발사분밖에 안 남았으며 대전차로켓도 탄약의 절반 이상을 소모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눈앞의 남자는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와줄 것이다. 미신적이기까지 한 믿음이지만 그들은 이를 믿었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의 심기를 거스른다면?



"둘째, 한국에는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있다. 영국에게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할 정치학적 필요성이 있어, 이번 기회에 아예 영국을 멸망시키자고 할 게 아니면 말이지."



당연하지만 그건 내가 용납하지 못한다.



"내가 스칸다나비아 국가에 어떤 인연이라도 있어서 도우러 와줬다고 생각하나? 에티오피아에 내가 마음의 빚을 진 것처럼 마음의 빚이라도 있을 거라고 착각했나? 내가 온 것은 영국의 승리와 이로 인한 추가적인 분쟁, 그리고 이로써 매우 높은 확률로 발생할 미국-소련 간의 전면전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미국-소련 간의 전면전.



제 3차 세계대전.



"그대들은 승리자다, 영국에게서 배상을 받아낼 권리도, 자원에 대한 권리도 있지, 구체적인 건 당신들이 직접 정할 일이고, 하지만 이번 기회에 영국군을 전멸시킨다? 여기 있는 영국군이 영국 전군 같나? 곧 죽어도 영국 편을 들어줄 영연방은? 그리고 미국은? 그대들끼리 수습할 수 있나?"


미국도 영국이 스칸다나비아를 삥뜯는 구도가 되니 말로만 저지한 거지 영국이 진짜 망해버릴 것 같으면 화들짝 놀라서라도 개입할 거다.



스칸다나비아는 분명 매우, 매우 중요하다.



근데 미국에게 있어서 스칸다나비아가 영국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미국 입장에서 스칸다나비아의 편을 들어준 이유는 트루먼 독트린도, 기본적인 명분이 스칸다나비아에 있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영국은 이미 잡은 고기라서 이 정도 한 번 삐진 거 가지고 갑자기 빨갱이들이랑 놀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으니 가능했다.


진짜 스칸다나비아와 영국 중 어느 하나가 공산화될 판이면 당연히 영국을 지켰겠지.



애초에 미국에게 스칸다나비아가 중요한 이유가 영국으로 직행하는 항로 중간을 위협할 수 있는 입지라는 게 원인인데 영국을 잃고 스칸다나비아를 얻으면 그게 무슨 본말전도냐는 말이다.



"미국에 영연방까지 동시에 상대할 자신이 있나 보군."


"........."


"이제 다 알아쳐먹었나?"


"그럼, 협상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스칸다나비아 국가들이 입은 군사적 피해에 대한 배상, 민간인 사상자는 내가 알기로 없는데, 아닌가?"


"맞습니다."


"그리고 북해 유전지대는 기존 국제법대로 나눈다."



적기는 하지만 영국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물론 숟가락 얹는 프랑스나 네덜란드, 하노버 등은 완전히 나가리되는 구도기는 하지만 그건 영국이 뒷감당할 일이고.



"영국에 유전을......."


"남겨줘."



나는 차갑게 말했다.



"어차피 귀국들이 차지하게 될 양에 비해서는 새발의 피에 불과한 데다 최소한의 성과라도 얻어가지 못하면 언제건 전쟁이 재발할 위험이 있네, 확실하게 이 문제를 봉합하고 가야 해, 3차 세계대전을 이 문제 때문에 몇 번이고 감수하란 말인가? 아직 캐지도 않은 석유 때문에 핵전쟁 위험을 남겨두다니, 숲만 봤는데 짐승 가죽을 분배하는 꼬라지랑 다를 게 뭔가?"


"하지만......."


"협상은 내가 주도하겠네."



나는 냉랭하게 말했다.


"귀국에게 대가 없이 무기를 제공하고 살려줬으니 그 정도는 해도 상관없겠지, 안 그런가?"


"............"



"아니면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가? 타국의 장성이 자국군을 지휘하는 게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 지금 사라저 주면 되겠나?"


"아닙니다."


"잘 안 들리는군."


"아닙니다!"



하여튼 군기를 안 잡아놓으면 멱살 잡고 흔들려고 그래요.



'처음부터 너무 큰 선물보따리를 안겨줄 필요는 없지, 처음에는 다 뺏는다고 하고, 적당히 밀고 당기면서 내줄 건 내주고 적당한 배상금을 지급하게 하는 선에서 종결지어야지.'


어차피 군인들만 죽고 다친 전쟁, 민간인까지 죽어서 원한이 더 깊어지기 전에 끝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리처럼 상대를 영원히 파멸시킬 게 아니라면 상대에게 너무 과한 굴욕을 심어줘서 원한을 깊숙하게 품게 하는 일은 막아야지]


중국이 딱 그 짓 했다가 우리에게 박살난 거 아닌가.



게다가 노르웨이로 영국을 멸망시키는 게 가능할 리도 없다, 그랬다가는 미국이 전면개입할 거고.


뭔 짓을 해도 미국은 못 이긴다. 내가 상대를 갈아버리고 갈아버려도 눈을 들면 죄다 물자와 군대가 보충되어 있는데 시발 어떻게 이겨.



상대를 영원히 파멸시킬 게 아니라면 화해의 여지를 놓아두어야 한다.



일본과 중국은 화해의 여지가 전혀 없었으니 파멸시켰다.


그들과는 화해할 가망이 없으니까.



하지만 화해하고 화합할 가망이 있는 상대들과는 우호를 추구했다.


애초에 내가 무슨 모든 원한을 다 갚으려 했으면 미국과도 싸우고 프랑스와도 싸우고 영국과도 싸우고 소련과도 싸우고 아무튼 다 싸워야지.


사실 유대인 문제도 실리적인 문제, 그러니까 중동 석유 문제가 더 컸고 유대인들이 우리한테 배후중상(이건 진짜)을 했다는 건 명분에 불과했다.



중요한 건 원한이 수습 가능한 선이냐, 수습할 수 없는 선이냐일 뿐이고, 수습할 수 없다면 총력전을 벌여서 상대를 영원히 파멸시켜야 하지만, 수습할 수 있다면 수습하려고 노력은 해봐야 한다.


물론 선의로 내민 손에 뒤통수로 대답해주는 새끼들도 있지만.



그런 놈들은 대가를 치르게 해주면 그만.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애초에 원한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 아니겠는가.



#



마르세유, 프랑스.



마르세유는 물밑협상 끝에 선정된 회담장이었다.


처음에는 양국의 영토 중 하나에서 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난색을 표하는 일이 반복된 결과, 아예 제 3국인 프랑스에서 하기로 한 것.



이는 아예 런던에서 항복을 받고 싶어했던 이들이 아쉬워할 만한 일이었지만, 프랑스도 아무튼 이번 일에 한 몫 낀 건 사실이었다.


실제로 개전 전 사전작업으로 침투한 것으로 추측되는 프랑스 외인부대 소속 포로가 잡히기도 했고 말이지.



물론 프랑스는 자기들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포로는 멋대로 탈영해서 영국군에 참가한 거라고 변명하고는 있는데...... 흐음.



아무튼 간에 프랑스도 엄연히 당사자 중 하나긴 하다.


본인들이 부인해서 그렇지.



그러니 현 프랑스의 '임시' 수도인 알제에서 하려고 했는데..... 최종적으로 마르세유가 결정되었다.



애초에 우리가 뭐 무조건 항복을 강요하려고 온 것도 아니니 꿈 깨라고 타박한 뒤에야 상황이 대강 끝나긴 했다마는. 무슨 애냐? 아무리 남자가 커도 애라지만.



[그래서 너도 나이에 안 맞게 행동하는 거냐?] 


응애!



내가 마르세유의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앉아 있을 때,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경례했다.


"원로님께 경의를."


러시아어에 나는 빙긋 웃으며 돌아앉았다.


"소련 대사관인가?"


"그렇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소비에트 연방은 표면적으로 얻어가는 게 없을 텐데, 최고위원회에서 불만이 나왔나?"


"제국주의자들의 실상을 만천하에 선전하고 서부 전선의 압력을 대폭 경감시키며 나토를 붕괴시킨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성과입니다. 최고위원회에서는 어떠한 불만도 없습니다."


"흐음."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단순히 축전인가?"


"그건 아닙니다, 실은 축전을 겸해, 조만간 한국 정부에 정식 협조 공문이 갈 테지만 우선 미리 연락드리기 위해 모셨습니다."



나는 말해보라는 듯 소련 무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무관은 품에서 엄중히 밀봉된 갈색 앰플을 꺼냈다.



"이게 뭔가?"

"샘플입니다. 비합법적이고, 특수한 각성제죠. 재료는 페르비틴, 코카인, 아편계 진통제 몇 가지를 특수한 방식으로 정제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무관은 뒤집어서 뚜껑을 보여주었다.



뚜껑에는 하켄크로이츠와 국가수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건?"


"보시는 대로입니다."

"나치 새끼들은 안 끼는 데가 없군."


"군인들에게 섭취시키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저희 측 실험과 연구 노트에 따르면 20kg의 군장을 24시간 동안 매고 행군할 수 있었으며, 총상을 입어도 어떤 고통도 느끼지 못했답니다."


"부작용은?"


대가 없는 힘은 없는 법이다.


"강력한 금단증상과 의존성, 금단증상은 몸을 피투성이로 만들 정도의 가려움증, 조울증, 신체능력 감퇴, 수전증, 두통, 저혈압, 장기적인 신부전, 호흡곤란, 게다가 약물 제조 중에 불순물이 섞여들어갈 경우 신체가 말단부터 괴사하더군요."


"........."


"사형을 선고받은 흉악범 대상으로만 했습니다. 정치범에 실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치지. 그런데 이걸 안 쓰면 그만 아닌가? 설마 뭐, 쓸 데가 있다고 여겼다거나."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왜인지....."


"발견되었나?"

"예. 가능성은 셋이라고 봅니다."

"추축국 잔당이 아직도 살아서 어디서 그 짓을 하고 있거나, 그 연구결과를 노획한 서방 측에서 관리 소홀로 유출됐거나."

"소비에트 연방에서 혼란 와중에 제조법이 유출되었거나....... 입니다."


"어디서 발견됐지?"

"서아프리카입니다."



나는 천천히 그를 쏘아보았다.


무관은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인가?"


"확인된 건 아닙니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겠지."


".....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나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일단 알았다. 북해 문제부터 해결하고 이야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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