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phobia”를 한국에서는 “동성애 공포증”, “동성애 공포”, “동성애 혐오증”, “동성애 혐오” 등으로 번역하며 영어권에서도 동성애나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많이 쓰이는데 “phobia”는 원래 “공포” 또는 “공포증”을 뜻한다. 나는 “homophobia”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공포라기보다는 혐오나 역겨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homophobia”라는 단어를 보면 프로이트가 떠오른다. 프로이트는 자기 자신의 동성애 성향에 두려움이 다른 사람에게 투영(projection, 투사)되어 동성애를 혐오하게 된다고 보았다(이제는 프로이트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동성애 혐오의 근원에는 공포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나는 프로이트의 이론 체계를 사실상 몽땅 싫어한다.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적 반응들이 사실은 편견에서 비롯된 막연한 공포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해당 연구들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나는 오히려 인과관계가 그 반대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동성간 성교에 대한 역겨움이 먼저고 그 때문에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 생겼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식으로 편견이 생기면 편견 때문에 공포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