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항은 처음에 이렇게 시작했어. 갑자기 빨간 풀이 너무 키우고 싶어져서 충동구매로 어항이랑 용품 이것저것 주문함

그냥 쇼핑몰 들어가서 빨간빛 도는 수초는 전부 구매해서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함. 2자 중폭 어항이랑 외여기랑 기타등등 다 해서 이정도 지름

다이는 원래 있던거 그냥 썼고

이 어항은 이런 느낌으로 시작하게 되었당! 사실 저기 있는 수초 이름도 잘 몰라 그냥 빨간풀임

재밌는건, 전부 중경 아니면 후경수초로만 구성했다는 점이야. 빨간색 풀들이 엄청 크게 자라서 서로 멱살 휘감고 싸우는 지옥도를 보고싶었거든 ㅋㅋㅋ

전경은 좀 쓸쓸해보여서 그냥 옆 어항에서 쿠바펄 조금 훔쳐와서 깔았는데 다른애들이 빛을 다 가려서 결국 런너 잘 못하더라 ㅋㅋ

대충 한달정도 지나서 찍은 사진인것 같은데 로틸라가 엄청난 속도로 자라서 빛을 혼자 다 가렸음. 이 무렵에 첫 트리밍 한 것 같아.

트리밍하고 좀 지나서 찍은 사진인 것 같은데 이 무렵부터 녹색풀이랑 붉은풀들이 자기주장이 강해지기 시작한 것 같음 ㅋㅋ 시간이 지날수록 색채대비가 심해지더라

이 무렵에 친한 작가님이 사진 찍어가셔서 책에 넣고 출간도 하심 

그리고 그 이후 또 2달? 3달? 정도 방치된 죽음의 어항 상태야. 그저께 찍었나 어제 찍었나

나는 로틸라 레드가 50cm이상 자라는줄도 처음 알았어. 쟤네 그냥 무한정 길게 자라더라? 그래서 어항 아래쪽으론 아예 그늘이 져버리는 사태가 생겨버림. 아래쪽 신엽들이 하나같이 쪼꼬미가 되더라고 ㅋㅋㅋ

내가 바라던 붉은 지옥도와는 그림이 멀어서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음. 어떻게 트리밍해 보면 되려나 고민이 생겨서 갤에 글 썼는데 왜 지들끼리 싸움 ㅋㅋ

고닉들이 조언해준대로 자르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 싶어서 가위질을 하다가 문득 내가 바라던 진짜 붉은 지옥도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모든 수초를 일단 목을 뎅강뎅강 쳐버렸음

무게로 2kg 가까이 되는 것 같았고, 부피로는 뭐.. 한 5L 넘어가는 양이 나왔어. 이제 이걸 하나하나 선별작업을 시작했음

내 성에 찰 만큼 붉은색이 잘 발현된 애들만 하나하나 발굴해서 신엽 난 위쪽만 뜯어냈어! 이제 얘네들만 심으면 오로지 붉은빛만 가득한 어항이 되겠지?

합격!

근데 얘네 이름 뭐임

그렇게 다시 심었고 이제 스크래핑이랑 환수 하면 됨

원래 있던 풀은 일부는 뿌리까지 제거했고 일부는 뿌리랑 줄기 약간을 의도적으로 남겼는데

걔네들이 언젠가 새순이 돋아 올라와서 다시 자라날거야

그러면 이번에 규칙적인 간격으로 옮겨심은 붉은 수초들 + 원래 알박기되어있던 원주민들이 뒤엉키면서 또 혼돈의 붉은 지옥 어항이 만들어지겠지 꺄르륵 꺄륵

옆에 있던 2자광에서 조명도 하나 훔쳐와서 3줄 깔아줬다

두 달 뒤가 몹시도 기다려지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