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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나도 직관후기 올려볼게- 미하일롭스키 Ballet stars gala모바일에서 작성

모스코(83.220) 2018.03.05 20:09:04
조회 1334 추천 12 댓글 10






















안녕. 나는 모스크바 사는 발레 덕후야.
사진 몇 장 올렸었는데 모두들 후기를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올려볼까 해.

발레 입문해서 처음엔 작품 위주로 감상을 하다가 바리에이션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게 되고, 그러다 그 바리에이션을 특히 잘 소화하는 내 취향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하나씩 리스트에 쌓이게 되지.
그러면 이제부턴 좋아하는 무용수를 쫓아다니며 그들이 오르는 공연을 보게 되는데 볼쇼이의 경우엔 캐스팅이 워낙 늦게 뜨기도 하고 메인 레퍼토리들은 일찍 매진이 되기 때문에 가격도 좋고 위치도 좋은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어떤 사람은 아예 공연 당일 극장 앞에서 암표를 산다고 하더라구.
  
발레 하면 처음 접하게 되는 백조의 호수는 두어 번 보고 아무리 마법에 걸렸어도 그렇지 사랑하는 여인도 못알아보는 멍청이 지그프리트 때문에 속 터져서 안 보게 되는 듯.그리고 러시아엔 너무나 다양한 레퍼토리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등은 자꾸 밀리더라구.
그래도 여기 사는 몇 년간 평생 볼 발레는 다 본 듯.
돌아가기 전에 못 본 거 빨리빨리 챙겨보려고 해.
한국 발레계도 잘 성장하기 바라는 일인이지만 오케스트레이션도 그렇고 댄서들 수준이며 비주얼이며... 여기서 눈을 너무 높여놔서 한국 돌아가면 발레 못 볼 것 같아서 슬퍼 ㅜㅜ

아무튼... 내가 제일 처음 좋아하게 된 왕자님 로베르토 볼레가 상트 뻬쩨르부르크에 온다는 정보를 입수했어.
밀라노까진 직접 못 가도, 그가 러시아에 온다는데 영접하러 가야지 ㅋㅋ
바로 미하일롭스키 극장의 표를 예매하고 숙소와 기차표도 예매했지. 이틀 앞서 바실리예프의 해적도 올라와 있길래 예매했어. 이렇게 덕질 원정을 떠난 거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두 발레리노, 로베르토 볼레와 이반 바실리예프의 춤을 볼 수 있었던 <Ballet Stars Galla>
뿐만 아니라 마린스키, 영국 로얄, 발쇼이, 미하일롭스키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인 귀한 공연이었어.

1막에서는 모스크바 주립 댄스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이날 출연한 대부분의 댄서들이 꾸민 무대로 발레 클래스의 모습을 무대에 가져온 듯한 구성이었어.
작은 꼬마 댄서들의 바와 센터 동작들, 점점 상급 학생들의 클래스로 올라가며 프로들에 이르기까지 클래스 동작들을 흥겨운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꾸민 흥겨운 무대였지. 주니어 댄서들을 보면 귀엽고 안스럽고 대견하다가도
시니어 댄서들의 시원시원한 바 테크닉과 점프며 회전 동작들 덕분에 더욱 박력있고 후련한 무대였어.

2막은 본격적으로 스타들의 갈라.


*Cinderella- Anastasia Soboleva, ictor Lebedev - Mikhailovsky Theatre
신데렐라의컨템포러리 버전은 4년 전에 미린스키에서 본 적이 있어. 신데렐라가 계모에게 시달리거나 말거나 아빠는 알콜중독으로 밖으로만 나도는...
이번에 클래식 버전은 처음 봤어. 그러나 프로코피에프의 음악 덕에 다른 클래식 작품 보다는  세련된 느낌이 있었어.

*Swan Lake - Maria Vinogradova- Bolshoi Theatre
보통 알고들 있는 Swan Lake와는 완전히 다른 <Swan Lake>의 러시안 댄스는 볼쇼이의 솔리스트인 마리아 비노그라도바가 추었어.
이반 바실리예프의 와이프이기도 한 그녀도 실력자.  
내 욕심으로는 좀 더 테크니컬한 베리에이션을 골랐다면 좋았을걸 싶기도 했지만 전막을 일부러 골라 보기는 쉽지 않은 작품이니 나름 의미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가 러시아 민속음악을 좋아하니 이것도 하라쇼~

* Gran pas classique - Victoria Tereshkina - Mariisky Theatre/ Artyom Ovcharenko- Bolshoi Theatre
테료쉬키나라는 키도 크고 라인도 예쁘지만 성격 자체에서 카리스마 뿜뿜.
볼쇼이를 자주 가니 볼쇼이 발레리나들에 주로 관심이 있었는데,
이 사람의 오딜을 찾아봐야겠다 싶더라구.
젊은 시절엔 파라오의 딸도 잘 어울렸을 듯하고...오딜 정말 멋질 듯.

*Sleeping Beauty- Angelina Vorontsova/ Ivan Zaytsev - Mikhailovsky Theatre
이날 다른 작품들 모두 대체로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을 정도로 좋았는데 Sleeping Beauty에서 어...뭐지... 싶었어.
나중에 찾아보니 미하일롭스키 발레단에서 올리는 Nacho Duato 버전의 Sleeping Beauty 더라고.
- 내 취향으로는 볼쇼이(유리그리고로비치) 버전의 오로라가 훨씬 어리고 사랑스럽고 반짝거리는 것 같은데...
이 오로라는 좀 더 성숙하고 우아한 듯하기는 하였으나 오로라의 춤의 시작과 함께 처음부터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넘넘 예쁜 에튀튜드가 빠지니 너무 싱거운 느낌이랄까...이제 생각하면 안젤리나도 좀 파워가 부족한 발레리나가 아닌가 싶긴 한데 암튼 안무 자체에 김이 빠져 버려서 인상적이지는 않았어.
아무튼 다른 버전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어.

*파리의 불꽃- Ekaterina Krysanova, Igor Tsvirko /Bolshoi Theatre
파리의 불꽃은... 두 말 할 것 없이 이반과 나탈리아의 혁명 전사를 따라 올 자가 없으니, 그들의 춤이 나에게 박혀버린 이상 기대를 충족시켜줄 댄서를 보기가 힘들 듯. ㅜㅜ
특히나 잔느를 완벽하게 출 발레리나를 보기 힘들 듯 하여 아쉬워.

*까멜리아의 여인 - Olga Smirnova, Denis Rodkin - Bolshoi Theatre
올가 스미르노바와 데니스 로드킨의 카멜리아의 여인은 배경으로 흐르는 쇼팽도, 그들의 춤도 너무 애절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역시 볼쇼이, 올가 브라바~!  피아니스트도 브라보!

*Cravaggio -Melissa Hemilton - Royal Ballet Covent Garden/ Roberto Bolle - La ScalaA
로베르토 볼레와 멜리사 해밀턴의 춤은 컨템포러리도 이렇게 가슴을 울리고 인상적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어.
로베르토 볼레가 요즘은 컨템포러리를 추거나 몸에 센서 혹은 전구를 달고 추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그의 춤을 보니 오랜 시간을 지나 자기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했고, 온 몸으로 열정을 뿜어내는 조각같은 그의 섬세한 바디와 정교한 춤 또한 너무 아름다웠기에 예전의 기품있고 우아한 왕자를 못 보는 것이 아쉽지 않았지. 오히려 완숙하고 농후해진 그를 보는 느낌... 그런데 커튼콜을 받고 나온 그의 미소는 왜 그리 수줍어 보이던지..????
외모는 그냥 줄리앙이고, 커튼콜에 응대하는 자세만으로도 그의 인품이 보였달까.

*Don quixote -Angelina Vorontsova/ Ivan Vasiliev,Mikhaililovsky Theatre
이반 바실리예프는 두 말 할 것 없이 파워 넘치고 멋진 점프와 연기력을 가진 춤꾼! 이제는 완숙미까지 더해진 그인데 앞으로도 전성기 못지 않은 그의 춤을  오래오래 볼 수 있었음 좋겠다.
점프는 여전하지만 나잇살인지 요즘 몸이 좀 무거워지신 듯..^^;
그러나 유튜브로 수없이 보았던 바질의 컨트롤 완벽한 피루엣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나와 일행은 여러 번 쓰러졌지.

이상 짤막한(?)후기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라 후기 올리는 게 망설여졌는데 이런 느낌만이라도 생생하게 전해지길 바랄게.
이어서 전에도 올렸던 사진 포함 출연진 전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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