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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설] 토모사키 야못방모바일에서 작성

오이무치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30 22:11:02
조회 405 추천 17 댓글 5
														
주의: 토모리랑 사키코가 야스를 함. 존나 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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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하다. 마치 꿈을 꾸는 듯 현실감이 존재하지 않았다. 사키코는 무거운 눈꺼풀을 깜빡이며 상체를 일으키려 했지만,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이 맥없이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둔탁한 통증에도 여전히 팔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정신이 마치 질척한 비누거품에 쌓여있는 것 같았다.

“아......”

마른 소리가 사키코의 성대에서 갈라져 나왔다. 기절해 있던 시간이 길었는지, 심한 갈증이 몰려왔다. 사키코는 가물거리는 정신을 단단히 붙잡으려 애썼다. 여기는 어디인지, 언제부터 여기 있었는지 도통 파악이 되지 않았다. 몽롱함을 치고들어오는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그녀를 일으켰다.
방 문을 열고 나간 사키코를 새하얀 복도가 반겼다. 계단도 뭣도 없이 불안할 정도로 밋밋한 복도의 끝에는 문 하나가 덜렁 길을 막고 있었다. 복도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하얀 문은 검은 손잡이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시커먼 튜블러형 손잡이는 비늘 무늬가 양각으로 새겨져 마치 뱀의 꼬리를 연상시켰다.

“......실례합니다.”

문 앞에서 헛기침한 사키코가 노크에도 답변이 없자 천천히 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 아까보다 더 무거운 공기가 그녀를 감쌌다. 마치 독한 술을 탄 것처럼 숨을 쉴 때마다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

사키코는 놀라움에 벌어지는 입술을 주체하지 못했다. 무거웠던 정신이 번쩍 제자리를 찾아갔다.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대었다. 이런 만남은 바란 적 없었다. 당장에라도 뒤를 돌아 나가고 싶은 마음과는 반대로 몸은 이미 달려나가고 말았다. 아닐 거다. 그 사람만은 아닐 거야.

“토모리...! 이게 대체......”

방 한가운데에 자리한 커다란 침대 구석에, 타카마츠 토모리가 상반신을 엎어놓은채 기절해있었다.

“토모리, 정신 차려봐요. 토모리...!!!”

사키코가 토모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토모리는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렸고, 체온도 높았다. 사키코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려 애썼다.

“사키...쨩......“

”토모리...! 정신이 드시나요?“

“으윽......”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팔다리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이내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사키코는 다급히 토모리를 안았다. 뜨거운 체온과 더운 숨이 느껴졌다.

“토모리,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당신이 왜......”

“모르, 겠어...... 눈을 떴더니,  이상한 방에...... 있어서, 몸이...... 말을 안 들어서......”

토모리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숨이 찬 듯 헉헉거리는 그녀의 눈은 반쯤 풀려있었고, 얼굴도 목덜미와 귀를 포함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사키코는 제 몸 가누기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토모리를 놓지 않았다.

“토모리. 걸으실 수 있겠어요? 위험한 상황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서 여기서 나가야 해요.”

“알았... 윽......?!”

사키코가 토모리를 부축하려 일어서는 순간 토모리가 작게 신음했다.

“토모리? 어디 다치신 건가요?!”

“사...... 사키쨩, 나... 뭔가, 읏......”

그때였다.
열려있던 방문을 누군가가 소리 나게 걸어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사키코가 빠르게 일어나 문을 향해 달려갔다. 문의 뒤편엔 손잡이와 같이 양각으로 새겨진 글씨가 빛나고 있었다.

“......”

섹스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사키코는 외설적이고 천박한 단어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쩜 이리도 날 것인지, 교양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문장이었다. 짜증스럽게 문 손잡이를 여러 번 돌려봤으나,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사키코는 대체 어떤 무뢰한이 이런 장난을 쳤는지 황당해하며 문을 세게 두드렸다. 그러나 현기증이 올라올 정도로 더운 공기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 몸으론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고역이었고, 얼마 가지 않아 짜증 낼 기운도 없어진 그녀는 아득하게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시선을 돌리니 미처 보지 못했던 방 풍경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자색 페인트로 깔끔하게 도배된 방은 세 면이 검은 찬장으로 막혀 있었고, 거기에는 각종 성인용품이 수를 세기도 힘들 정도로 진열되어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것부터 용도도 가늠하기 힘든 형태에 더해, 차마 묘사하기조차 민망한 물건도 상당히 존재했다.

“후......”

짙은 한숨을 뱉은 사키코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장난도 정도가 있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시간을 빼앗기기보단, 먼저 토모리를 살피기로 한 그녀는 서둘러 침대로 걸음을 옮겼다.

“윽?!”

침대를 향하던 사키코는 두어 걸음을 남겨둔 채 균형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졌다.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뿌연 시야에 토모리가 들어왔다. 사키코는 그제야 방의 농밀한 기류와 분위기가 의도된 것임을 알아차렸다. 싸한 기운이 척추를 재빠르게 타고내려 갔다. 설마, 정말로......

“사키쨩...! 괘, 괜찮아......?”

토모리가 헐떡이며 물었다. 토끼 같은 눈에 약간의 물방울이 맺힌 듯 보였다. 사키코에게 다가가려던 그녀는 이어 괴로운 듯 몸을 움츠렸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토모리가 조금 이상했다. 본인처럼 몸이 무거워서라기보단, 어딘가 불편한 것 같은 어색한 몸짓이었다. 한번 심호흡을 한 사키코는 토모리에게 다가갔다. 토모리는 아까보다 더 붉어진 얼굴로 사키코를 말렸다.

“사, 사키쨩. 안돼...... 오면......”

“......? 토모리?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 이상한 게, 몸에...... 안 떨어져서......”

연기처럼 피어나던 안 좋은 예감이 피부에 따끔따끔 내려앉기 시작했다. 사키코는 토모리의 팔을 잡아끌었다.

“으흐윽, 사키, 쨔앙...!”

사키코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토모리의 교복 치마 밑, 그곳엔 흉물스러운 페니반이 달려있었다. 정식 명칭은 스트랩온 딜도로, 벨트로 삽입하는 사람의 허리에 채우는 딜도였다. 경험이 전혀 없는 사키코도 한번에 남다른 크기라는 것을 간파할 정도의 위용이었다. 옅은 갈색이 미묘하게 사람의 피부색과 닮아 불쾌했다.

“아, 아까부터 계속... 이상해서......”

토모리는 울먹이며 숨을 뱉었다. 수치심과 자극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토모리에게 채워진 스트랩온은 양쪽으로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착용자 또한 삽입하여 쾌감을 느끼게 하는 기구였다. 토모리가 착용한 쪽은 바깥의 것보단 짧은 쪽으로, 기절했을 때부터 계속 그녀의 안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토모리가 움직일 때마다 딜도는 계속해서 지스팟과 음핵을 자극했지만, 그녀가 그걸 눈치채는 것이나,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키코가 몇 번 절그럭대봐도 단단히 고정되어있는 페니반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토모리의 수치심만 커질 뿐이었다.
강렬한 수치와 더불어 해결되지 않은 무언가가 토모리의 몸을 안달 나게 했다. 이러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토모리는 평생을 손도 대본 적 없는 곳이었는데, 처음으로 무언가가 제 안쪽을 채우고 있다는 느낌은 지레 겁부터 나게 하였다. 그러나 몇 번의 움직임으로 단단했던 두려움은 점점 열기에 녹아내린 사탕처럼 흐물거렸고, 이상야릇한,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대신해서 채워나가고 있었다. 토모리는 해결하고 싶었다. 이 안달 난 몸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고 싶었다.

토모리가 안달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침음이 저절로 호흡과 함께 섞여 나왔다. 사키코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불편했다. 그녀와 토모리는, 일방적인 방식이었지만, 분명하게 연을 끊어냈던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같은 학교였기에 마주치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때마다 무시로 일관했던 그녀가 지금은 상상조차 못했던 토모리의 표정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사키코는 복잡한 감정을 덮어두려 노력했다. 그러나 진즉 달아올랐던 몸은 토모리를 마주하자 기회라는 듯 펄떡대고 있었고, 외면한다고 그녀의 아래에서 나오는 애액이 죽 늘어나는 걸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래에 뭉근히 고이는 열감이 사키코의 이성을 말라가게 했다.

“...!”

먼저 움직인 것은 토모리였다. 토모리는 사키코를 강하게 안았다. 짧고 충동적인 포옹은 토모리의 충동을 해소하긴 커녕 커져가는 욕망에 불을 붙였다. 숨을 깊게 들이쉰 토모리가 토해내듯 말을 뱉었다.

“사키...쨩. 나...... 이상해... 자꾸...... 사키쨩을 안고 싶어, 져...”

사키코는 떨리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흐려진 시야에 토모리의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이런 거, 이상하잖아... 이러면, 안 되는 거잖......”

사키코가 토모리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토모리는 전신에 피가 흐르는 걸 생경하게 느꼈다. 맞부딪친 입술은 어딘가 비어있단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토모리는 사키코의 입맞춤을 거절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것을 시작으로 처음 맛보는 키스는 황홀할 지경이었다. 뭉근히 들어오는 혀가 토모리에게 오로지 욕망만을 불어넣는 듯했다. 타카마츠 토모리가 처음 느낀 욕정의 단맛이었다.

"토모리, 잘 들으세요."

사키코가 방문의 글자들을 가리켰다. 토모리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이건 제 진심이 아니에요. 누군가의 장난질에 곧이곧대로 응수할 요량도 아니고, 그걸 들어준다고 해서 바로 나가게 해준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지만......"

사키코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아오르는 열을 인내하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저는 평생 여기에 갇혀있을 생각은 없답니다."

“...... 어......?"

토모리가 대답하려는 순간, 그녀의 안쪽에 자리한 딜도에서 달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정적을 음미한 그것은 이내 부드럽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흐악......"

"토모리!"

토모리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 진동에 더해 그녀의 음핵에 닿고 있던 돌기가 민감한 부분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여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자극에 토모리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젖혔다.

“흐으으......”

토모리가 헐떡거리며 힘겹게 자세를 바로잡았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각을 뇌가 처리하지 못해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스트랩온의 돌기는 그런 사정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점점 그 강도를 높혀갔다. 토모리는 몰려오는 이뇨감에 스트랩온을 다급히 벗어내려 했으나 야속하게도 벨트는 철컥거리는 소리만 남겨놓을 뿐이었다.

“싫... 어......”

“토모리......!”

“사키, 쨩... 흐읏, 보면...... 안돼......!”

토모리가 자극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토모리의 양 뺨에 엉겨 붙었다. 사키코는 냉정을 유지하려 했으나 축축해지는 아래에 손이 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 정도 했으면 됐지 더 뭘 바라는 거냐는 눈빛으로 문을 쏘아보았지만, 잔인하리만큼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토모리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자 사키코가 급히 토모리의 허리를 받쳐 들었다. 토모리는 무릎을 꿇은 채 허리를 바짝 세웠다. 흐트러진 교복 사이로 보이는 흰 피부와 배꼽이 유독 야살스러웠다. 사키코는 이성을 잠식해오는 본능을 끊어낸 채 토모리의 안색을 살폈다. 아까보다 더욱 상기된 얼굴에, 잔뜩 안달나 절정에 이르고 싶어하는,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 일품이었다. 발갛게 짓무른 눈가는 가학심마저 일게 했다. 사키코는 제 아랫입이 혀를 내두르며 저를 채워주길 바라는 것을 느꼈다. 굉장히 불쾌하고 수치스러운 욕구였다.

“사키쨩......”

토모리가 사키코를 껴안았다. 정확하게는 중심을 잃고 기댄 모양새였다. 사키코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토모리의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을 실을 뿐이었다. 토모리의 거짓 없는 당장에라도 사키코의 폐를 빈틈없이 채워나갔다. 너무나 달콤해서 황홀해질 지경이었다.

“그때, 미안했어...... ......”

토모리가 탄식하듯 말을 이었다.

“봄볕을... 불러서......”

순간 토모리를 괴롭히던 흡입기와 딜도의 진동이 멈추었다. 그와 동시에 사키코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물밀듯 밀려왔다.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사키코가 토모리의 어깨를 주먹으로 쳤다. 힘없이 내지르다 만 주먹이 토모리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토모리는 말없이 사키코에게 기대 바르작거렸다.
사키코는 여태껏 자신이 필사적으로 부정했던 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입장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을 상처입혔던 제가, 무슨 낯짝으로 그들의 앞날을 마주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사키코는 토모리가 원망스러웠다. 그날, 자신이 없는 마이고의 봄볕은 너무나도 따스하고 아름다워서, 그 빛 아래에 자신이 설 일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게 너무나도 아파서, 도저히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도망쳤다. 잊으려 하였다.
그랬을 텐데.

사키코가 토모리를 침대에 던지듯 밀쳤다. 반동 탓에 짧은 신음을 토해낸 토모리가 영문을 모르겠단 눈빛으로 사키코를 올려다 봤지만, 사키코는 차갑고 무거운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토모리를 노려볼 뿐이었다. 사키코가 토모리의 치마를 들쳤다. 진솔한 대화라든지, 애정어린 사과라든지, 그런 것들은 사치에 불과했다. 얼른 이 바보 같은 장난을 끝내는 게 서로를 위한 길이다. 문에 적혀있는 섹스가 삽입을 의미한다면, 감내해야 했다. 못 해낼 것도 없었다.

숨막히는 정적 속에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가는 숨을 뱉은 토모리가 결심한 듯 갑자기 사키코를 아래로 밀어냈다. 생각지도 못한 반격에 사키코가 저항할 틈도 없이 자리를 넘겨주었다.

"토모리......?"

"...... ......"

토모리는 대답 대신 색색거리는 호흡만을 반복해서 내뱉었다. 처음보다 무릇 달아오른 그녀의 체온에 사키코의 아래가 욱신거렸다. 방금까지의 기개를 비웃기라도 하듯 젖은 속옷이 음부에 달라붙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사키코는 수치심에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더운 숨을 참아가며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토모리가 틈을 놓치지 않고 사키코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밀어 넣었다.

“토, 토모리?!”

“사키쨩...”

토모리가 쳐진 눈썹으로 사키코를 바라보았다. 허벅지 사이로 보인 고동색 머리카락이 살랑거렸다. 사키코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깊게 자리 잡은 본능이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

토모리의 숨결이 얇은 천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사키코의 음부에 부드럽게 닿았다. 사키코는 두려움과 수치에 몸을 가늘게 떨었다.

“안돼요, 거긴...”

토모리의 행동을 예상한 사키코가 다급히 말리려 다리를 오므렸으나 이미 토모리는 작은 입을 벌려 사키코의 속옷에 가볍게 입술을 맞춘 후였다. 끈적한 애액이 토모리의 입술에 맞닿았다.

“흐, 아......”

페니반으로부터 학습한 토모리가 조심스럽게 사키코의 음핵을 빨았다. 사키코는 태어나 처음으로 맛본 부드러운 애무에 정신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침대 시트가 유일한 구원이라도 되는 양 쥐어뜯는 손짓이 애절했다. 토모리는 사키코의 농밀한 체취를 듬뿍 만끽했다. 이게 사키쨩의 냄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사키코의 젖은 속옷을 옆으로 살짝 밀어냈다.

“토... 모리......!”

번뜩 정신이 든 굴러떨어졌다 다급히 토모리를 말리려 했지만, 방 안을 가득 채운 음욕이 두 사람의 본능을 들추었다.
약에 취한 탓일지 맥없이 풀린 토모리의 동공이 흔들렸다. 이미 애액으로 잔뜩 젖은 선홍빛 음부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토모리가 고개를 들어 사키코를 바라보았다. 내쉬는 호흡이 흥분에 떨려왔다. 허락을 요청하는 무언의 눈짓이었다.

"하......"

이제와서 허락이라니. 말도 안 되는 요구였지만 사키코는 살짝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허락 아닌 허락이 떨어지자 토모리가 그녀의 음부를 혀로 아래에서 위로 닦아내듯 크게 핥아내었다. 사키코는 새어나오는 신음을 참기 어려웠다. 서투른 혀 놀림이 오싹했다.

"윽......"

"사키쨩......."

사키코는 할 수만 있다면 귀를 막고 싶었다. 민감한 부위를 빨아대는 소리를, 토모리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제 이름을 전부 부정하고 싶엇다. 할 수 있는 게 없어 눈을 질끈 감았다.

"흐익......"

몇 분간 이어진 애무에 가벼운 오르가즘을 느낀 사키코가 몸을 움찔거리며 저도 모르게 소동물 같은 소리를 내었다. 토모리는 고개를 들고 사키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렇게나 존경했던 사람이, 눈앞에서 흐느끼는 이 상황이 생경했다. 황홀하고 희뿌연 풍경에 현실감이 너무 없었다. 뒤틀린 악몽이 선사한 쾌락이 토모리를 움직이게 했다. 토모리는 제 이기심에 서서히 풀려버리는 이성을 끌어모을 여력도 없었다. 축축히 젖은 제 입술은 비릿하고 달콤했다.
다음 행동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토모리가 손가락 두 개를 사키코의 질에 우악스레 밀어 넣었다. 아이가 장난감 다루듯 하는 배려 없는 행동이었다.

“아, 거긴...! 으응.....!”

태어나 처음 삽입이라는 것을 경험한 사키코가 눈 앞에 별이 튀는 쾌감에 탄성을 질렀다. 뜨겁고 질척한 질 내벽이 토모리의 손가락을 뻑뻑하게 감쌌다. 애무와 미약 덕에 억지로 쑤셔 넣은 손가락을 질 내가 쫄깃하게 받아넘기고 있었다. 토모리는 절반 정도 들어간 손가락을 뺐다가, 다시 넣는 것을 반복했다. 손가락을 뺄 때마다 점도 있는 투명한 애액이 묻어나왔다.

"...... 줘......”

“끝내, 주세요...... 토모리......”

사키코가 모든 걸 포기한 목소리로 울음을 떨구며 부탁했다. 토모리는 그 한마디에 여태 유지하던 이성을 탁, 하고 놓아버렸다. 그녀는 무언가에 홀린 것 마냥 매끄러운 동작으로 바깥쪽 딜도를 그러쥐었다. 그에 답이라도 하듯 토모리의 음핵에 닿아있던 돌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

온몸에 번개가 치는 아찔한 감각에 잠시 휘청거린 토모리가 숨을 들이마쉬고 그 거대한 페니반을 꺼떡이며 사키코에게 입을 맞추었다. 쭈웁, 쪽 하는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키스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몇 번 이를 부딪쳤지만 그런 건 지금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푸하......”

“흐으......”

느릿하고 수더분한 입맞춤에 사키코가 가늘게 흐느꼈다. 토모리는 부드럽게 사키코를 안아주었다. 지금부터 무엇이 시작될지는 서로가 가장 잘 알았다.

페니반의 돌기가 아까보다 거세게 토모리의 음핵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토모리는 홍조로 잔뜩 물든 얼굴을 한 채 타액을 길게 늘어트리며 사키코의 음핵을 손가락 사이로 굴리기 시작했다. 페니반의 머리 부분이 사키코의 질 입구에서 비비적거렸다.

“흐윽......!”

“사키쨩...... 조금만 참아줘......”

튀어나오려는 비명에 사키코가 입술을 세게 물었다. 무의식적으로 토모리를 말리려 뻗은 오른손은 허공을 휘적이다 툭, 하고 떨어졌다. 사키코는 바르르 떨리는 몸을 제어하려 허리를 뒤틀었다. 꽉 다문 입술에서 신음이 살짝씩 배어 나왔다. 토모리는 사키코의 뺨을 어루만지면서도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준비되지 않은 질이 거근을 밀어내려 했으나 앞뒤로 조금씩 움직인 덕에 서서히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토모리는 아득해져 가는 이성을 질질 흘려보내며 본능에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핏줄까지 구현된 흉악한 페니만이 사키코의 내벽을 찢으며 넓혀갔다. 딜도가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애액과 함께 피가 조금씩 묻어나왔다.
당연히 아파야 했던 음부는 어느새 오물거리며 페니반을 받아내고 있었다. 찌릿한 통증이 몰려왔다. 아무리 애액과 타액으로 범벅되었어도 처음이었던 사키코의 질은 상당히 뻑뻑했다. 그 때문에 토모리는 부드러운 허릿짓을 반복해야 했다. 사키코의 안을 휘저을수록 자신의 안쪽도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토모리는 딜도가 지스팟을 긁을 때마다 달뜬 숨을 토해냈다. 평소의 투명한 목소리는 뿌연 액체 마냥 가라앉아갔다. 쾌감이 척추를 타고 뇌까지 흘러넘쳤다.

"흐읏...... 토, 토모리...... 으응.......!"

"하아...... 사키쨩...... ......"

하고 싶었던 말이 잔뜩 있었다. 전하지 못했던 사과, 전하지 못했던 노트, 전하지 못했던 마음. 그 모든 게 뒤죽박죽 섞여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이런 형태로 전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렇게나 상처 주는 것을 두려워했음에도, 지금은 품 안의 사람을 주저 없이 상처 내고 있었다. 토모리 자신도 스스로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차오르는 이기심에 숨이 막혔다.

"나, 조금 더...... 사키쨩을......"

본인은 사키코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토모리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푹 떨궜다. 내리 깐 시선에 사키코의 교복이 들어왔다. 자신과 똑같은 학교의 학생이, 한때 빛을 건넸던 사람이, 자신이 상처 줬던 사람이, 또다시 자신의 밑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토모리는 죄악감에 몸을 가늘게 떨었다. 멈춘 허릿짓이 야속했다.

"윽..."

"토모리, 토모...... 흐읏......."

사키코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토모리가 움직일 때보단 조금 편해졌지만, 안을 꽉 채우는 이물감이 더욱 뚜렷해졌다. 딱딱하고, 뜨거운 그것은 사키코의 좁은 내벽에 꽉 잡혀있었다. 뻐근한 아픔이 가시지 않았다. 사키코는 눈물을 참으며 외쳤다.

"토모리......!"

못 다한 한 마디가 흩어져 사라졌다. 사키코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토모리가 사키코를 꽉 안으며 허리를 크게 움직인 탓에, 대신해서 튀어나온 것은 숨겨지지 않은 교성이었다.

"아! 으흑......!"

사키코의 아래는 어느새 풀어져 찔척 거리며 잔뜩 물을 뿜어내었다. 팡, 떴더니 서로의 살결이 부딪히는 소리가 신랄했다. 토모리가 쳐올리는 딜도가 자궁 구를 계속해서 건드렸고, 그때마다 팔다리가 머리가 새하얘지는 게 느껴졌다. 토모리가 허리를 숙여 사키코를 껴안았다.

"...... 사키, 쨩...... ......"

"아흑, 으응... 아......! 조, 흐읍......“

사키코가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았다. 거짓말. 자신이 느낀다니. 그럴 리가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토모리에게 떠넘기고, 침대에서 박히며 우는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거야. 본인은 그럴 자격이 없다.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방위선이었다. 그러나 무색하게도, 뇌가 녹는 듯한 쾌락에 원하지 않아도 허리가 점점 들려갔다. 토모리가 지금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풀린 눈과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타액이 뺨에 눌어붙은 게 영락없는 요부였다. 수치심이 그녀의 마지막 이성을 간신히 잡아두고 있었다. 달뜬 숨이 숨겨지지 않고 터져 나왔다.

"흐으...... 읏...... 하, 토모리......"

토모리는 사키코가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머리가 저릿저릿 울리는 것을 느꼈다. 어서 이 이상한 간질거림을 끝내고 싶었는데, 자꾸 욕심이 났다. 사키코를 좀 더 느끼고 싶었다. 호흡 사이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가 달콤했다. 그녀를 향한 소유욕이 끝없이 샘솟았다. 평소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이 이 방에서는 가능하게 된다. 처음 사키코와 눈이 마주친 순간, 토모리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 순간을 위해 둘은 이 말도 안되는 방에 갇힌 것이라는 걸.
토모리는 고개를 비틀어 사키코의 귓볼을 깨물었다. 말랑하고, 오돌오돌한 느낌이 좋았다.

“흐앙, 으응......!”

사키코는 더는 자신의 소리를 감출 체력도 남아나질 않았다. 교성이 적나라하게 흩뿌려지는 것이 추잡했다.

“토, 토모리... 잠깐만요, 저...... 흐윽, 나올, 으읏......!”

요의를 느낀 사키코가 토모리에게 다급히 애원했다. 당장에라도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느낌에 토모리의 옷깃을 잡으려 했지만, 본성에 몸을 맡긴 토모리가 그대로 손가락을 사키코의 입에 쑤셔 넣었다. 사키코는 제 애액이 무슨 맛인지 판단하기도 전에 토모리의 강압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토모리는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숨을 뱉어가며 허릿짓을 반복했다. 사키코는 철퍽 거리는 소리에 둘러싸인 채 스스로 허리를 들어가며 토모리를 받아내었다. 사키코의 입에 넣었던 손을 빼낸 토모리가 양손으로 사키코의 둔부를 제 아래에 맞붙인 채 그녀의 목에 고개를 처박았다. 속절없이 들어오는 그녀의 체향에 흐물거리는 정신이 쾌락을 남김없이 갈구하였다.

“미안해......”

토모리가 갈라진 목소리로 들릴 듯 말듯 중얼거렸다. 사키코는 혼미해지는 정신을 쥐어 잡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토모리에게 반쯤 가려졌지만 여실히 제 아래에 꽂혀있는 실리콘 덩어리가 역겨웠다. 현실임을 부정하려는 순간 토모리가 거칠게 허리를 쳐올렸다. 서로의 음부가 맞닿을 것 처럼 가까워졌다. 그만큼 사키코의 질 내가 딜도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여태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이 사정없이 짓이겨지고 있었다. 사키코는 고통에 눈물이 맺히면서도 발정이 잦아들지 않아 괴로운 숨을 토해내었다.

“아, 그만, 그, 흐으윽......!”

사키코의 질 내벽이 커다랗고 두꺼운 실리콘 덩어리를 쫀득하게 조여왔다. 토모리는 뻐근해지는 제 아래 또한 딜도를 성심껏 오물거리는 것을 느꼈다. 본인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생경한 느낌이었다. 끝까지 가고 싶어. 본능이 말하는 대로 토모리는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체력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지만, 저절로 몸이 앞서고 있었다. 쾌감의 노예가 된 것 같았다. 푹 하고 쳐올릴 때마다 들려오는 교성이 노래처럼 들려왔다.

“흐으, 으응, 아......!”

사키코의 질 내벽이 사정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이미 가버릴 대로 가버린 질에 더욱 박아대는 토모리가 야속했다. 가빠진 숨을 할딱거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쾌락과 고통이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제대로 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짐승의 정사가 따로 없었다. 요의가 급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온통 배설 욕으로 점철된 듯했다. 동시에 예고 없이 치고 들어온 딜도가 사키코의 가장 민감한 곳을 쑤셨다.

“제발... 흣, 흐, 토모, 흐윽......!”

결국 참지 못하고 싸버린 액체가 살덩이 사이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찰박거렸다. 뷰릇... 하는 물기 어린 소리와 질펀하게 풀린 내벽이 난잡했다. 딜도가 내벽을 쑤실 때마다 찔꺽거리며 튀어대는 애액이 사키코의 둔부를 타고 침대를 적셔갔다. 몰려오는 해방감에 사키코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고개를 처든 채 덜덜 떨었다. 앳된 숨소리가 얇은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비릿하고 습한 공기가 방안을 채워갔다.

"하아......"

짧게 숨을 토해낸 토모리가 조용하고 무거운 두 번째 절정을 맞았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넘기며 거대한 딜도를 느릿하게 뽑은 그녀가 눈을 내리깔았다. 안쪽을 꽉 채우던 덩어리가 빠져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애액이 울컥 흘러나왔다. 미끌거리는 액체가 사키코의 회음부와 항문까지 흘러내렸고, 그와 동시에 스트랩온의 벨트에서 철컥하는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의 임무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사키쨩."

스트랩온을 벗어낸 토모리가 몇 번을 불러도 벅차오르는 이름을 짧게 되뇌었다. 붙잡고 싶어도 자꾸만 빠져나가던 모래알이 드디어 손에 잡힌 기분이었다. 사키코는 대답하지 않았다. 살짝 물방울이 맺힌 황금빛 눈동자가 보랏빛 천장을 담았다.

"......"

토모리는 아무 말 없이 사키코를 응시했다. 흐트러진 그녀의 모습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사키코와 함께했던 크라이식에서의 추억은 미치도록 아름답고, 소중했다. 지킬 수 없었던, 자신의 부주의와 무능함으로 깨져버린 추억이 괴로웠다. 그러나 마이고를 시작으로 토모리는 마주하는 것을 배웠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마주해야 했다. 나서서 지켜야 했다.
그렇게, 줄곧 놓치고 싶지 않았던 손을 지금 여기서, 잡을 수 있었다.

"좋아, 해......"

토모리가 중얼거렸다. 사키코는 잔여한 쾌감 사이에서 들려온 그 한마디에 온 신경이 쏠렸다. 심장이 다시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토모리......?”

간신히 기력을 짜내 갈라지는 목소리로 불러보았지만, 탈진한 토모리는 대답을 들려주는 대신 정신을 잃고 사키코에게 몸을 맡겼다. 그 몸짓을 거부하기엔 토모리의 부드러운 체향이 기분 좋게 코 끝을 멤돌았다. 방문의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리자 안도감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뻗치는 수마가 거절할 수 없는 달콤함을 선사했다. 사키코는 눈을 감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에도, 자신은 평생 토모리와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것이 달라졌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는 무거웠다. 지금은 그냥 자고 싶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몰랐다.

“......”

사키코가 토모리를 바르게 눕혔다. 시트를 정돈하고, 이불을 가지런히 덮었다.

……강녕하시길.

토모리를 남기고 간 자리에 그녀의 흔적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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