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최고의 자질 가진 그녀 미사키

ㅇㅇ(220.95) 2024.05.14 01:10:13
조회 847 추천 20 댓글 6
														

※후타주의

※장문주의




그것은 갑자기 찾아왔다.


**


아리사와의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올해 하나사카가와 여학원의 학생회장이 된 미사키. 여름방학도 벌써 절반이 지나버린 지금에 와서도 학생회 일 때문에 문턱이 닳아라 학원을 들락거린다.


그러던 중, 교내 순찰을 돌던 교사에게 일을 너무 많이 한다고 지적받아 갑작스레 학생회실에서 쫓겨난 어느 날의 사건.


“여름방학인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오쿠사와 님.”


생각지도 못한 휴일에 들떠 교문을 나서는 미사키에게 말을 건 사람.


“히토하 씨...”


한여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칼정장을 입은 여자를 보고 미사키는 얼굴을 찡그렸다. 옷장을 열기 싫어 지금까지 긴소매 교복으로 버티던 미사키마저 찜통더위를 이기지 못해 최근 반소매 교복으로 도피한 참인데, 눈앞의 여자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되려 시원해 보이는 히토하의 앞에서 미사키는 석연찮은 표정을 지었다.


“언제 봐도 선선해 보이시네요.”

“경호원으로서 당연한 소양입니다.”


비꼬는 말에도 진지하게 대답하는 히토하. 미사키는 기세가 꺾였다. 하긴 운동하는 사람들은 더위를 잘 안 탄다고들 하니, 검은옷으로서 철저하게 훈련받은 히토하가 더위에 강하다 해도 별로 이상할 건 없지만. 미사키는 한숨을 쉬었다.


“네, 부러워 죽겠어요.”


그러나 히토하는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부쩍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 검은옷의 얼굴에 미미하나마 슬픔이란 감정이 떠오른 것이다.

내심 놀란 미사키는 무슨 일이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아가씨께서 맘에 안 드신다고 하십니다.”

“맘에 안 든다고요?”

“제 복장이 더워 보이시나 봅니다.”

“...아.”


아하. 미사키는 이해했다.


하긴 근처에 저런 꼴을 한 사람이 있으면 히토하가 지극하게 섬기는 아가씨, 코코로가 질색할지도 모르지. 히토하는 그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미사키는 킥킥 웃었다.


“...그 웃음은 조소로 판단됩니다.”


역시 히토하. 미미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선글라스 너머로 날카로운 안광을 뿜는다. 미사키는 황급히 몸을 젖혀 거리를 벌리면서 사과를 했다.


“시비 거는 겁니까?”

“그럴 리가요!”


몇 번인가 고개를 주억거리던 히토하는 살기를 거두고 미사키에게 병을 던져주었다. 미사키는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투명한 병. 하얀 알약이 잔뜩 든 그 병에는 라벨이 붙어있지 않았다.

...수상하다.

미사키의 동요를 알아채고 히토하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피곤해 보이므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평범한 영양제니 다량 섭취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자, 어서 삼키시죠, 오쿠사와 님.”


무슨 국어책 읽는 줄. 아니, 그보다 보고 또 봐도 평범한 영양제는 아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알약을 어떻게 꿀꺽 삼키라는 거야?


미사키가 망설이고 있으니 히토하가 다시 냉기를 뿜기 시작했다. 그 기백에 미사키는 굴복했다. 어차피 약은 ‘삼킨 후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돈다. 바로 게워내면 문제는 없겠지. 체내에 흡수되기 전에 몸 밖으로 토해내면 된다. 다소 무리는 있지만.


그렇게 미사키가 꿀꺽 삼킨 대량의 알약. 히토하는 친절하게도 물까지 건네줬다. 알약이 목구멍을 통과하려는 찰나, 히토하는 무기질한 목소리로 미사키에게 선고를 내렸다.


“참고로 그것은 즉효성 약입니다.”


앜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망했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피실험체의 안전은 보장됩니다. 단지 대량섭취에 의한 지속시간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결과는 6정에 1개월, 36정이면 6개월이 되겠습니다. 그동안 저희 연구진의 모르모트가 되는 겁니다, 오쿠사와 님. 안심하십시오. 신체상으로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신체적으로만... 응?”


히토하가 알아챘을 때 미사키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자세한 설명도 듣지 않고. 히토하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말 안 한다 해도 큰 문제는 없다. 약효에 대해선 머지않아 미사키가 몸으로 알게 될 테니까. 히토하는 미사키가 버린 빈 병을 주워들고, 온 길을 다시 돌아갔다.


**


미사키는 미친 듯이 자전거를 몰아 집으로 달렸다. 즉효성 약. 약효가 뭔지는 듣지 못했지만 단순한 영양제는 아닌 이상 안심할 수 있는 내 영역에 가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신체적으로는 무사하다는 약의 효능이 어느 부분에서 나타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마치 전력 질주를 한 듯 거세게 뛰는 고동과 열을 느끼며 미사키는 부리나케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거실은 본체만체 곧바로 침실로 향한다. 들어서자마자 교복을 벗고 몸을 확인했다.


“...이상은 없는데.”


변한 곳은 아무 데도 없다.


혹시 놀린 건가?


겨우 냉정해진 머리로 생각해 그 결과에 이르러 미사키는 한숨을 쉬었다. 안심해서인지 다리에 힘이 풀려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래도 속았다는 분노보다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더 컸다.


“다행이다... 아무 일도 없어서...”


즉효성 영양제라고 속인 약의 효과. 츠루마키의 기술력을 알고 있는 미사키에게 있어 그것은 매우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죽지는 않아도 뭔가 바뀌어 버리지 않을까, 안달복달한 만큼 안도감은 대단했다.


안도감에 겨워 벌렁 드러누운 그 순간, 누가 문을 열었는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누군지는 의심할 필요도 없다. 함께 사는 그녀가 돌아온 것뿐이다.

미사키는 일어나 그녀를 맞으러 나갔고, 그녀 역시 거실로 들어와 열린 문틈 사이로 미사키를 발견했다. 대학에서 다도부 활동을 하는 그녀의 몸에는 낯익은 기모노...



그것은 갑자기 찾아왔다.



“아...?”


어느 일점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열기. 여름이기 때문이겠지. 긴장하고 있어서겠지. 그런 줄로만 알았던 열기와 고동. 생각해보니 나는 자전거를 탔는데 왜 마라톤이라도 한 것 같은 감각을 느끼는가. 그리고 하복부에 집중되는 뜨거움. 미사키는 그 자리에 우뚝 섰다.


그런 미사키의 이변은 꿈에도 모르고, 카논은 비닐봉투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생각보다 이른 귀가에 대해 물었다. 집을 나선 지 두 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빨리 왔는가.


“...미사키짱?”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카논이 돌아보자, 교복 상의를 반쯤 내려 상반신을 드러낸 미사키와 눈이 마주쳤다. 땀에 젖어 붉게 달아오른 피부를 잠깐 보다가 어깨에 수건을 둘러 준다.


“아무리 여름이래도 그런 차림으로 있으면 감기 걸려. 얼른 갈아입어.”

“...카...논...”

“왜 그래? 왠지 이상해 보여. 어디 안 좋니? 그럼...”


미사키의 동태가 이상하다. 그렇게 확신한 카논이 열을 재려고 손을 뻗은 순간, 미사키가 카논을 끌어당겨 안아버렸다.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심상찮은 열기를 느끼고 카논은 미사키를 밀쳤다.

그러자 이번엔 양손을 잡더니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미, 미사키짱, 몸이 너무 뜨거워. 이러지 말고 빨리...”

“안 돼... 더는 참을 수 없어요... 괴로워. 카논 씨를 원해...”


평소의 미사키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대담한 그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마치 발정 난 짐승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날 원한다고 말하는 미사키. 기쁘지 않을 리 없다.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맡겨버리고 싶을 정도다. 저가 먼저 다가오는 일은 어지간해선 없는 미사키니까.


하지만 아무래도 이상하다.

몸의 열도 신경 쓰인다.

그것은 미사키에게 안기고 싶은 욕구보다 더 강했다.


“미사키짱, 안 돼.”

“이제 와서 뭘 사양하는 거에요?”

“그치만 왠지 이상... 앗!?”


미사키는 반항을 용납지 않았다. 다리를 걸자 카논은 균형을 잃고 침대 위로 쓰러졌다. 거칠게 내던진 것치고는 충격이 크지 않다. 미사키가 받쳐주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나니 가슴이 아플 만큼 뻐근해졌다. 다가오는 얼굴. 진지한 눈빛 앞에 카논은 숨을 삼켰다. 그런 카논의 귓전으로 들려오는 목소리.


“카논 씨를 보면 못 참을 것 같아요. 이대로 들어 줘요.”

“에... 아, 응... 알았어.”

“약 때문이에요.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건 그것 때문인가 봐요.”


미사키는 카논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히토하가 먹인 수상한 약,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 현상. 그 모두를 들은 카논은 담담하게 결론을 내렸다.


“아마 미약...이겠지?”

“역시 그렇게 생각해요?”

“그거라면 미사키짱의 이런 행동들도 모두 납득이 가. 그런데 하나 신경 쓰이는 게...”


6정이 한 달, 36정이면 6개월이랬지? 카논의 말에 미사키는 수긍했다. 그렇게 약효가 오래 돈다면 도저히 학교에 갈 경황은 못 된다. 미약이 어떤 효과를 수반하는지 잘은 알 수 없지만 그 미사키가 카논을 덮칠 정도니 발정을 촉진하는 약인 것은 분명하다. 여섯 달 내내 발정기라니,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이 갈 것이다. 언제나 사실밖에 말하지 않는 히토하의 성정과는 정반대다.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미사키짱, 벗겨도 돼?”

“네!? 갑자기 무슨?”

“지금 우린 상반신만 확인했잖아. 혹시 하반신에 이상이 생겼을 수도 있으니까. 움직일 수 있겠어?”

“우, 움직일 순 있지만... 그럼 욕실에 가서 확인하고 올 테니, 카논 씨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미사키는 상체를 일으켰다. 흐트러진 기모노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카논의 가슴에 또다시 이성을 잃을 뻔했지만, 어떻게든 참아내고 휘청휘청 방을 나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카논은 한숨을 쉬었다. 미사키가 품은 욕정의 불꽃을 정면으로 보고 카논도 달아올라 버렸다. 터질 듯이 뛰는 심장이 그 증거다.


솔직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몸에 혀를 내두르고 있자니,


“이, 이게 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난데없이 절규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미, 미사키짱!? 왜 그래!?”


카논은 튕기듯 일어나 기모노도 추스르지 못하고 욕실로 달려갔지만 간발의 차로 욕실 문이 쾅 닫혀버렸다. 마치 자신을 거부하는 듯해 카논은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문을 두드렸다.


“미사키짱? 왜 문을 닫니?”

“카, 카논 씨는 들어오지 마요!”

“왜...왜?”

“절대 들어오면 안 돼요!”


카논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미사키짱...”

“...네.”

“나로는 안 되는 거니?”

“그, 그건...!”

“언제나...막상 중요할 땐 기대지도 않고...”


훌쩍훌쩍 우는 소리에 미사키는 말문이 막혔다. 미사키는 카논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소중히 여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카논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들켰다간 미움을 살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카논이 괴로워하는 건 가슴이 아픈데... 그래도...


미사키는 자신의 몸을 보았다. 정확히 말해 자신의 몸에 일어난 ‘있을 수 없는 이변’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미움을 사고 싶지 않다.


“안 돼요.”

“어째서!?”

“안 돼요.”


미사키의 흔들림 없는 의지를 느끼고 카논은 잠자코 고개를 숙였다. 미사키에겐 보이지 않지만 그 모습은 조금 섬뜩했다. 왜냐면 주위에 거무칙칙한 아우라가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면 엄마! 하면서 도망칠 것 같다. 그것을 모르는 미사키는 문 건너편에서 안도하고 있을 뿐. 그때,


“미사키짱, 내가 싫어졌구나... 그러니까 기대지 않는 거야. 맞지?”

“아, 아니에요! 나는-”

“괜찮아. 고집부린 내가 나빴어. 게다가 미사키도 결국엔 여자니까. 좋은 남자 만나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낫겠지. 그걸 알고도-”

“카논 씨! 그만하라고요!”


어느새 문을 연 미사키가 카논을 껴안고 있었다. 카논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카논 씨를 사랑해요! 카논 씨밖에 없어요. 하물며 남자라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고요. 그러니까...제발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점점 줄어들어 마지막엔 거의 들리지 않을 수준이었지만, 카논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기쁨을 느꼈다. 소름 끼친다는 말도 그렇거니와, 카논을 제일 기쁘게 한 것은 ‘너밖에 없다’는 대목이었다. 미사키 속에 나는 확실히 자리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기쁨은 배가 되었다.


욕실에 틀어박힌 미사키를 끄집어내기 위해 꾸민 계략치고는 짭짤한 부수입이다. 미사키를 속인 것에 대해 조금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카논은 미사키를 끌어안았다. 두 번 다시 놓치지 않으리라.


“그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르쳐 줘.”

“절대 경멸하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날 싫어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무슨 소리야? 내가 미사키짱을 싫어할 리 없잖니. 그야말로 내 목숨보다도 사랑하는데. 그러니까 안심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미사키짱을 싫어할... 아.”


우물쭈물하는 미사키를 내려다보며 즐기던(?) 카논도 시야에 들어온 그것을 보자 과연 말문이 막혀버렸다. 무의식적이었다. 무리도 아닌 게, 그것은 본디 미사키...애초에 여성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지금 미사키의 중심에 우뚝 서 있다. 아무리 카논이라고 해도 말문이 막히는 건 당연하다.


“이거...그거 맞지?”

“...상상에 맡길게요.”


낙담하듯 중얼거리다 고개를 푹 숙인다.


**


그 후로 십 분쯤 지났을까. 카논과 미사키는 각각 실내복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미사키는 몸 중심에 돌출된 것을 조금이나마 가리기 위해 딱딱한 청바지를 입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쿠션까지 올려놓고.


그런 미사키에 비해 카논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태도로 홍차를 끓여 내왔다. 흠잡을 데 없는 행동거지다. 단지 시선이 미사키의 ‘그것’으로 향해 있는 것이 유감이지만.


“어쨌든 당분간 협력해줘요.”


뺨을 붉힌 그녀의 요청에 카논은 빙긋 웃었다.


“협력?”


즉 그건가. 예의 증상이 나을 때까지 나한테 이런 것 저런 것 시키겠다는 말인가. 하지만 카논은 환희에 물들었다. 예의 그것이 비록 남자의 상징일지라도 미사키의 몸 일부다. 미사키의 몸이라면 이런 것 저런 것, 한술 더 떠 거시기한 것까지 나는 기꺼이 할 수 있다. 아니, 할 것이다.

그러나 미사키의 입에서 나온 건 그것과 정반대의, 오히려 카논을 멀리하겠다는 말이었다.


“조만간 통제할 수 있게 되겠죠. 아무리 남자들이라도 허구헌 날...세, 세우고 있진 않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이것을 제어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이 집에 오지 마세요. 카논 씨를 보면...이성이 끊어져요. 참아낼 자신이 없어요...”


카논은 찻잔을 내려놓고 미사키 쪽으로 몸을 바투 당겼다.


“참지 않아도 돼. 나는 미사키짱이라면...”


미사키는 잠시 벙쪄 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맹렬하게 뺨을 붉혔다.


“바보! 그게 할 말이에요?”


참고로 지금 미사키의 위치에서는 옷 틈새로 카논의 가슴골이 훤히 다 보인다. 그래서 고개를 돌린 것이다. 현재 미사키에게 있어서 성적 흥분이란 곧 자아 상실과 직결된다. 이성을 잃고 아까처럼 카논을 밀어 넘어뜨릴 수도 있다.

미사키는 자제심을 긁어모아 쿠션을 와락 움켜쥐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고 싶은 건 본능이잖아. 그리고 나는 괴로운 미사키짱을 도와주고 싶어. 미사키짱에게라면 내 처녀를 줘도 좋아. 응? 그러니까 미사키짱, 참지 마...”


새하얀 손으로 미사키의 팔을 어루만지는 카논. 그것만으로도 흥분되어 미사키는 무심코 입술을 깨물었다. 그 서슬에 쿠션을 잡은 손이 느슨해졌다. 카논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쿠션을 빼앗았다.


“아-”

“다 맡겨.”


나한테.


그대로 쿠션을 던져버리고, 미사키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기 무섭게 바지 지퍼를 내렸다. 동요하는 미사키는 깨끗이 무시.


그렇게 ‘그것’은 모습을 드러냈다. 평균을 웃돌 만큼 훌륭한 물건이 미사키의 고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을 잠시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다, 아까까지 미사키의 팔을 쓰다듬던 손으로 만져본다. 그것이 꿈틀 반응한다. 남자의 그것이나마 미사키가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카논은 기뻤다.


“끄...”


괴로운 목소리. 살짝 힘을 준 것만으로도 움찔거리는 그것과 미사키의 신음에 카논은 조금씩 고양되는 것을 느끼며 그것을 상하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악...! 카, 카논 씨!”


그 어색한 몸짓이 또 좋았다.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으로 일심불란하게 봉사하는 카논의 모습은 미사키에게 배덕감을 느끼게 했다. 이따금씩 미사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올려다보는 눈빛 또한 관능적이기 그지없었다.

문득 미사키는 붉은 입술 사이로 보이는 카논의 새빨간 혀가 신경 쓰였다. 입안에 내 물건을 머금고 혀로 애무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생각할수록 정욕의 불길이 솟아올라 미사키의 흥분에 박차를 가했다.


“카논 씨...”


연푸른 머리카락을 떠올려 어루만지는 미사키의 손. 그것이 귀와 뺨을 타고 턱에 다다라 천천히 잡고 들어 올린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카논은 윗몸을 세워 입술을 겹쳤다.


“으응...하아...쭙...”

“흐으...응...”


농후한 키스와 촉촉한 혀를 수없이 나누다 아쉬운 듯 떨어지면 은색 다리가 두 사람을 잇는다.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두 사람은 달아오른 몸을 억누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하아...후...”

“하... 카논 씨?”


카논이 멀어진다. 아쉬운 미사키가 카논의 팔을 잡지만, 카논은 한번 생긋 웃어주고는 미사키의 고간으로 얼굴을 가져갔다. 열에 달뜬 머리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것도 잠시, 카논의 혀가 그것에 닿자 미사키의 눈이 커졌다.


“으헉?”


카논이 머금은 것이다.

미사키의 그것을.

조그만 입을 한껏 벌려.


“하아...합... 미사키짱... 너무 커...”

“카, 카카카, 카논 씨!? 무, 무슨!?”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카논이 귀두를 빨아올렸고, 미사키는 속에서부터 치받는 감각을 느껴 허리를 당겼다. 그것이 더욱 큰 자극이 되어 미사키는 그만 카논의 입속에 욕망을 분출하고 말았다.

힘차게 뿜어져 나온 그것이 카논의 얼굴을 탁하게 물들였다. 카논은 그것을 떠 올렸다.


“하, 하아, 하아...”

“아이, 미사키짱 조루구나.”

“조...루? 뭐에요, 그게?”

“못 참는 사람이란 뜻이야.”


그러면서 짐짓 흰 액체를 문질러 음란한 소리를 내며 요염하게 미소 짓는 카논. 손가락이 입으로 옮겨간다. 당황한 미사키는 다급히 팔을 잡았다.


“왜?”

“더, 더러워요!”

“미사키짱 거잖아. 전혀 더럽지 않아.”

“그래도!”

“그럼 이번엔 금방 싸지 말고 잘 참아봐.”


카논은 흠뻑 젖은 손으로 미사키의 오그라든 그것을 어루만졌다. 욕망을 뱉어내 원래 사이즈로 돌아온 그것이 다시 단단해진다. 이번엔 전희 없이 바로 입에 넣는다. 축축하고 이질적인 감각에 미사키가 허리를 당기지만, 카논은 단단히 잡고 놓지 않았다. 이제 미사키는 쾌락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으헉! 하... 읏...하아...”

“응...흐읍... 하압...”


끝없이 이어지는 음란한 물소리가 귀를 범하고, 카논의 혀 놀림에 희롱당하며 끓어오르는 정욕은 미사키의 자아를 무너뜨린다. 이제 피할 수 없다. 쾌락을 안 이상 그것을 거절할 방도는 어디에도 없다.

미사키는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자신의 물건을 애무하는 카논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러자 카논이 미사키를 올려다보았다.


문득 터져 나오는 하나의 감정. 카논이라는 존재를 향한 사랑.


그 사랑과 정욕의 흐름에 몸을 맡겨, 미사키는 카논의 뺨을 자상하게 어루만졌다.


“카논 씨... 하... 사랑해요...”

“미사키짱...나도...”


카논은 몸을 일으켜 미사키와 시선을 맞추었다.

숨마저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 미사키는 뺨을 어루만지던 손으로 목을 감고 한층 더 거리를 줄였다. 겹쳐지는 입술.


닿기만 하는 프렌치 키스에서, 좀 더 진한 딥키스로 바뀐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숨소리와 두쿵두쿵 시끄럽게 맥박치는 심장 소리에 마치 하나가 된 듯한 착각을 느낀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술을 떼었다.


“카논 씨.”

“미사키.”


뺨을 붉힌 미사키의 부름에 카논은 싱긋 웃었다.

그 미소가 어째선지 낯부끄러워 미사키는 짐짓 시선을 돌렸다.

시선은 아까까지 있던 침실로 향한다. 잠시 침실 문을 바라보다 미사키는 조용히 속삭였다.


“사랑해요. 카논 씨를 원해.”


이번엔 카논이 부끄러워할 차례였다.


**


미사키가 이끄는 대로 일어난 카논은 미사키를 앞질러 가 먼저 침실 문을 열었다. 아직 해가 높아서인지 실내는 빛으로 가득 차 굉장히 밝았다. 지금부터 벌어질 일을 생각하고 카논은 커튼을 치러 창가로 걸어갔다. 딱히 몸매에 자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사귄 지 오래됐어도 밝은 빛 아래서의 행위는 부끄럽다.


그래서 밤에 하는 그것도 인공적인 빛을 모두 끄고 머리맡의 스탠드만 켜두도록 항상 유의했다. 여자의 마음을 알기에, 그리고 부끄럼 많은 미사키의 성격을 알기에.

가끔 모든 것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느껴 밝은 실내에서 관계를 갖기도 하지만, 자칫하다간 미사키가 정말 질색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빛을 없애는 것이 두 사람 사이의 암묵적인 약속이었다.


그래서 카논은 빛을 배제하려 했다. 차광 커튼이라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실내를 충분히 어둡게 해 줄 것이다. 커튼으로 손을 뻗으려는 찰나,


“에...? 꺄악!”


침대로 떠밀려 넘어졌다.


“미, 미사키짱!?”

“가끔은 괜찮죠?”

“그, 그치만-”

“카논 씨도 부끄러워하는 내 얼굴을 보고 싶다면서 불 켜고 한 적 있잖아요. 나도 부끄러워하는 카논 씨 얼굴을 보고 싶어요. 느끼는 얼굴을 보고 싶어요. 괜찮죠?”


오늘의 미사키는 묘한 스위치가 들어간 것 같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들이 입에서 술술 흘러나오고, 눈동자 속으로는 정욕의 불꽃이 활활 타오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격렬하게 원하고 있다.


“미사키짱...”

“더는 무리에요.”

“?”

“못 참겠어요.”


그것이 참을 수 없이 기뻐, 결국 카논이 졌다. 커튼은 포기하고 미사키의 입술을 받아들인다. 뜨겁다 못해 녹을 것 같은 입맞춤이었다.


“으응...흐...”

“쭙... 하아...”

“하... 흣...하윽!”


정신없이 혀를 얽는 카논. 그러다 질펀히 녹은 눈동자가 빳빳하게 경직된다.


“하앗! 미, 미사-”


실내복으로 쓰는 하얀 티셔츠 안으로 미사키가 손을 집어넣은 것이다. 애무라기엔 상냥하고, 쾌감보다는 간지러움을 수반하는 손길. 하지만 카논의 체온보다 약간 낮은 미사키의 손이 맨살을 쓰다듬은 것만으로도 카논의 등골에는 전기 비슷한 자극이 흘렀다.


“하윽! 아...안 돼...!”


쾌감과 애절함의 사이.

그것은 달아오른 몸을 더욱 애타게 했다.


카논은 힘없이 미사키의 손을 잡았지만,


“얌전히 있어.”


미사키는 저항하는 카논의 손을 잡아다 침대에 내리눌렀다. 짐승을 연상케 하는 나지막한 목소리와 엄청난 힘 앞에 카논은 몸을 딱딱하게 굳혔다. 신체 능력만으로 따지면 자신보다 훨씬 월등한 미사키. 어지간한 남자 고교생들만큼의 완력은 된다. 열일곱 살 소녀가 또래 여자애를 안고 뛰어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야기는 끝이다.


그에 비해 일본 여성 평균치인 키에 상응하는 힘을 가진 카논으로선 미사키를 당해낼 수 없다.


겁먹은 카논의 표정 앞에 미사키는 씩 웃더니 구속을 풀고 뺨을 어루만졌다. 그것은 평소의 미사키, 다정하고도 서투른 소녀였다.


“무섭게 해서 미안해요. 뭐랄까,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난폭하게는 안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무서우면 말해줘요. 바로 멈출 테니까. 그러니까...읍!?”


조곤조곤 달래는 미사키가 기특해 카논은 미사키를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 그 키스는 미사키의 긴장을 풀어, 제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고 카논을 다치게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마음을 녹여주었다.


두 사람분의 체중으로 삐걱거리는 침대.

입술을 떼면 카논의 부드러운 미소가.


“괜찮아. 내가 다 받아줄게. 미사키짱이라면 나는 뭘 당해도...”


쪽, 뺨에 떨어진 입맞춤. 미사키의 목을 두른 팔에는 카논의 체중이, 카논의 몸에는 미사키의 체중이. 서로가 서로의 체중을 부담하며 밀착하는 자세. 그것은 곧 모든 것을 허락했다는 의미.

미사키는 아주 잠깐 울상을 지었다가 이내 쓰게 웃었다.


“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겨요, 카논 씨.”


그 말을 끝으로 천천히 카논의 옷을 벗겨 나간다. 티셔츠를 벗겨 가슴 사이에 입맞춤을 떨어뜨리며 브래지어 훅을 푼다.

카논이 무심코 감탄하고 있자니 속옷과 맨살 사이로 손이 비집고 들어와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움찔 몸을 떠는 카논에게 미사키는 웃어주었다.


“벌써 발기했네요. 민감한데요?”

“...심술궂은 소리 하지 마. 미사키짱 바보.”

“뭐라 해도 좋아요. 그만큼 나는 카논 씨에게 푹 빠졌으니까.”

“미사키짱은 진짜 심술...하아앙!”


히죽 미소 짓는 미사키의 날카로운 눈빛이 카논을 쏘아맞춘다. 굶주린 짐승 같은 눈동자. 살짝 어두운 빛이 도는 청회색 눈동자를 앞에 두고 두근거리던 카논은 이내 밀려온 격렬한 쾌감에 무심코 교성을 질렀다.


“깨, 깨물면... 거...기... 안돼, 싫어...”


흥건히 젖어 눈꼬리에 눈물을 매달고 애원하는 카논. 미사키는 한층 더 고양되는 욕구를 느낀다. 그것은 괴물. 그르르르, 하는 신음을 내며 금방이라도 몸을 갈기갈기 찢어 날뛸 것 같은 흉폭한 괴물.

그 괴물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을 미사키는 모른다. 카논이라는 아름다운 먹이를 앞에 두고.


“카논 씨, 미안해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논의 가슴에 달려들어 잔뜩 성이 난 봉오리를 빨아올린다. 격렬한 혀 놀림과 동시에 손으로는 다른 쪽 가슴을 주무르고 꼬집는 등, 애무를 퍼붓는다.


격렬한 애무에 카논은 아무 저항 못 하고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으응!! 핫...! 깨물...하아아앙!! 아...안 된...다고...아까... 하아앙...!”


하지만 도리어 미사키의 불꽃을 부채질할 뿐. 미사키 역시 평소에는 점잖기 그지없는 카논의 교성을 듣고 끓어오르는 열과 욕구를 느꼈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다.


반죽하듯 혀로 유두를 어루만지다 타액으로 번들번들 빛나는 가슴을 주무른다. 미사키의 그것보다 풍만하고 부드러운 카논의 가슴은 만지는 것만으로도 미사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그리고 어머니 같은 인자함으로 미사키를 감싼다.

지금은 미사키의 격렬한 정욕마저도 포용하고 있다. 미사키는 그런 착각을 느꼈다.


“하... 카논 씨.”

“흐응... 하... 응...?”

“아래 벗기게 허리 좀 들어봐요.”


뻑뻑하지 않은 롱스커트. 이미 잔뜩 흐트러져 옷 구실은 못 하게 된 지 오래지만, 둘 사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은 없는 편이 낫다. 맨살의 안락함을 아는 미사키가 탈의를 요구하자 카논은 그에 응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모든 것을 벗어던진 카논. 막상 벗고 나니 방 안을 비추는 햇빛이 신경 쓰인다. 카논은 팔로 양 가슴과 입가를 가렸다. 부끄러워 살짝 숙인 시선, 땀에 달라붙은 연푸른색 머리카락. 그 모두가 터무니없이 음란하다. 미사키는 꿀꺽 침을 삼켰다.

카논의 자태를 멍하니 넋 놓고 바라보는 미사키의 옷자락을 카논이 잡아당긴다. 그제서야 미사키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응?”

“미사키짱도...벗어.”

“아... 어, 그래요...”


자기만 벗고 미사키는 옷을 입고 있는 게 불만인가 보다. 재빨리 후드를 벗어던지고 바지를 내리려는 찰나,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지금 내게는 ‘그것’이 붙어있다.


“......”


이 사단의 원인이 된 불씨를 가만히 노려본다. 새삼 후회해 봤자 소용없지. 미사키는 한숨을 쉬며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다시 카논을 덮쳤다. 그제야 여유를 되찾았는지 카논이 꼿꼿이 선 미사키의 물건을 보고 방긋 웃는다.


“미사키짱도 잔뜩 흥분했네.”

“...카논 씨, 어디에 말을 거는 거에요?”

“미사키짱의 똘똘이~”

“어감이 미묘한데...”

“미사키짱도 본받는 게 어때? 이쪽은 되게 솔직한데.”


카논이 손가락으로 슬쩍 쓰다듬자 씰룩씰룩 반응하는 그것. 동성애자인 자신과는 평생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로테스크한 그것이, 카논은 왠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이게 사랑의 힘인가?’


그만 까르르 웃고 마는 카논. 그것을 보고 미사키는 저를 바보 취급 하고 있다고 오해했는지 카논의 다리를 벌려 비부에 그것을 갖다 댔다.


“아앙!”


젖긴 했지만, 과연 들어갈 것인가.

아직 충분히 풀리지 않은 그곳에.

손가락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두꺼운 ‘그것’이.


경직된 카논을 내려다보며 미사키는 호기롭게 힐쭉 웃었다. 왜 웃나 의아해하던 카논은 이내 밀려온 엄청난 자극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바래버렸다. 미사키가 그것을 카논의 비부에 꽉 눌러 삽입...은 아니고, 문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히익! 아, 앗! 항! 하으응!”


츕츕, 젖은 소리가 울릴 때마다 카논은 교성을 질러댔다. 거의 갈아버릴 기세로 문지르고 있어서인가, 카논은 쾌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구부렸지만, 미사키는 카논의 허리를 잡고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덮쳐 눌렀다.


“핫, 하아, 읏! 미사...키짱! 흐응! 이런, 자세...싫... 하앙!!”


카논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바로 눈앞에 자신의 비소와 미사키의 그것, 그리고 넘쳐흐르는 다량의 애액이 보여 수치심과 쾌감에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한편 미사키는 아이처럼 칭얼거리는 카논을 보고 생각지도 못한 쇼크를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엔 그녀가 자신을 밀어 넘어뜨려 희롱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가끔 자신이 덮칠 때도 그녀는 이성을 지키며 이따금 헤매는 자신을 도와주었다.


즉 밤일에 한해서 미사키가 카논을 리드해 본 적은 없다.

언제나 어른스럽게, 여유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 카논의 이미지였는데...


“하앙, 항, 하아! 흣! 하아앙!”


산소를 요구하며 뻐끔거리는 입. 음란한 교성. 흘러넘치는 애액. 자극하는 족족 흔들리고 휘어지는 탐스러운 가슴. 쿵, 심장이 내려앉은 순간, 미사키는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아프면 말해요.”

“아...?”

“살살 하도록 노력할 테니까.”

“미사...”

“하지만 일단 사과 먼저 할게요. 미안, 카논 씨.”


왜 그래?

...라고 묻기도 전에,


“히익!?”


찌꺽, 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카논의 몸속으로 들어왔다.


“아...아...”


등을 한껏 젖힌 채 굳어버린 카논의 몸을 끌어안고, 입구 부근에서 멈춘 자신의 분신을 천천히 밀어 넣는다. 그것이 안으로 파고들 때마다 카논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흐...하아...”


카논을 내리누르며 감질날 정도로 서서히 속살을 가른다. 카논은 엄청난 고통이 덮쳐와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어 미사키의 등에 손톱을 세웠다.

결코 길지 않은 손톱, 그러나 삽입의 아픔을 견디기 위한 무의식적 방어기제. 그 힘은 실로 무시무시해 손톱은 이윽고 미사키의 피부를 찢어 여린 살덩이를 갈랐다. 아파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카논의 고통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며 미사키는 꾹 참았다.


“카논 씨.”

“미...사키...”

“힘 빼요.”


사정없이 조여드는 질 속. 쾌감을 참으며 미사키는 카논의 귓가에 속삭였다. 하지만 카논은 고개를 젓더니 안 돼... 못 하겠어, 울먹거리며 대답했다. 그런 카논이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워 미사키는 키스의 소나기를 퍼부었다.


“응...으응...”


그때마다 간지러운지 몸을 움츠리는 카논. 찡그린 눈썹에 떨어뜨린 입맞춤을 마지막으로 깊이 입술을 겹친다.


“후응...”


그것은 너무도 상냥한 입맞춤. 입안을 맛보듯 움직이기 시작하는 혀. 쾌감과는 거리가 먼 감각인데도 카논은 자신의 몸속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와 비소를 적시는 것을 마치 남의 일처럼 느꼈다.


**


미사키의 노력 덕에 잔뜩 곤두서 있던 카논의 긴장이 풀렸다. 그것을 느낀 미사키는 허리를 힘차게 찔러 넣었다. 순간, 엄청난 쾌감과 고통이 카논을 덮쳤다.


“흐읍!”


하지만 비명은 모두 미사키에게 빼앗겼다. 비명을 모조리 삼키며 찔러넣은 그대로 허리를 흔드는 미사키. 물론 혼자만의 일방적인 쾌감이 되지 않도록 키스를 하거나 유두를 자극하는 등 카논도 느끼도록 열심히 애무했다. 그 결과, 비명에 가까웠던 교성 속에 달콤한 콧소리가 섞이기 시작했다.


“하앙, 흥, 하응, 앙앙... 아...앙...하아앙”

“하아... 카논 씨, 괜찮아요? 아프지 않아요?”


미사키는 허리를 흔들며 카논의 뺨을 어루만졌다. 사랑스러움이 가득 든 손길에 카논은 눈을 떠 힘없이 웃어주었다. 아직 아픔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배려해 주는 미사키를 안심시키기 위해 지은 미소였다.


“으응... 하아... 괜찮...으니까...더 해줘... 미사키 맘대로...”


그 말이 미사키의 하나 남은 이성을 끊어버렸다.


“...후회해도 소용없어요.”


평소의 톤보다 더욱 낮은 짐승의 신음 같은 목소리에 카논은 잠깐 놀랐지만, 이내 미사키를 끌어안고 귓전에 뭐라고 속삭였다.

미사키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역시 카논 씨에게는 못 당하겠다면서 웃었다.


카논의 얼굴 옆에 팔꿈치를 세우고 다시 허리를 움직인다. 미사키의 물건을 꽉 물고 놓지 않는 카논의 절묘한 압박에 살짝 답답함을 느끼다가도, 이내 뜨거움과 쾌감이 밀려와 탄성을 지른다.


그것은 카논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여자. 진정한 의미로 이어질 수 없다. 손가락과 혀로는 서로의 깊은 곳에 닿을 수 없으니까.

그래도 상관없었다. 마음으로 이어졌으니 괜찮다. 그걸로 만족했다.


하지만 미사키에게 남성기가 생겨, 더불어 몸과 마음 모두 하나가 되는 지금 이 순간.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행복이 밀려와, 사랑스러움에 겨워 카논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힘주어 미사키의 목을 안았다.

키스를 청하는 카논의 몸짓에 미사키는 응했다.


“카논 씨.”

“미사키-”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후욱!”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 녹는다. 녹아든다. 융해된다.


“응, 하앗...핫! 후...하응, 핫!”

“카논 씨...카논, 카논, 카논...씨...잇!”

“미, 사키...이! 흐읏! 나...이제...!”


입가로 흘러넘치는 타액. 카논이 정신없이 미사키를 부른다. 미사키가 한층 더 깊이 밀어 넣자 카논의 몸이 활처럼 구부러졌고,


“가도 돼요, 카논 씨.”

“아! 하아아아아아앙!”


커다란 교성과 동시에 질이 빠듯이 수축한다. 한계를 느낀 미사키는 서둘러 그것을 뽑아내 욕망의 덩어리를 카논의 몸 위에 흩뿌렸다. 끈적이는 액체가 아름다운 피부를 더럽힌다.

절정에 겨워 헐떡이며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던 카논은 미사키의 욕망을 손가락으로 떠올려 입에 넣었다.


“잔뜩...나왔네.”

“카논 씨?”

“후후, 맛있어...”


맛있을 리 없는 정액을 핥고 또 핥는 카논. 그 대담한 행위에 미사키는 몸속에서 다시금 끓어오르는 정욕을 느꼈다.


“카논 씨.”

“미사키짱.”


카논은 팔을 뻗어 미사키를 유혹했다.


“괜찮아. 와줘.”


그렇게 미사키는 다시 욕망의 파도에 몸을 맡겼다.


**


“미안해요. 무리하게 해서...”


어깨를 들썩이는 카논 위에 포개져 미사키는 면목 없다는 듯이 사과했다. 질 속에는 애액과 함께 소량의 피가 섞여 있었다. 마지막에 미사키가 이성을 잃어버렸다는 증거였다.

남자를 겪어보지 않은 탓에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 미사키로선 상상할 수 없지만, 언뜻 들은 풍문으로는 대단히 고통스럽다고 한다.

자신의 욕망 때문에 카논에게 그런 고통을 준 스스로를 용서할 수가 없다. 비겁한 자신이 미워 미사키는 입술을 깨물었다.


“미사키짱.”


카논은 손을 뻗어 미사키의 뺨을 감쌌다.


“카논 씨.”

“괜찮아.”

“하지만...”

“나 있지, 기뻤어.”


고개를 들어 가벼운 입맞춤을 건네는 카논.


“마음은 이어져도 진짜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생각했어.”


그래도 좋았다.

마음이 이어지는 것조차 불가능할 거라 여겼던 사람이니까.

그런데 지금, 그녀의 바로 곁에 머물고 있다.

카논에게는 기적과도 가까운 일이다.


그렇기에 만족했다.


“하지만 사람은 탐욕스러운 존재래. 그래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해. 사랑하고 사랑받는 그걸로 만족해야 하는데... 나는 미사키짱과 좀 더 깊이 이어지고 싶었어. 그러니까...욕해도 괜찮아.”


전부 내가 나쁜 거니까.


“...네?”


카논은 눈을 내리깔았다. 미사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논이 나쁘다니?


“히토하 씨에게 부탁한 게 나야.”

“헤?”

“설마 진짜로 만들어줄 줄은 몰랐지만.”

“잠깐, 카논...”


방글방글 웃는 카논 앞에서 말문이 막혀버린 미사키.


“아, 그렇지! 애도 만들 수 있도록 개량해 달라고 하자, 우리!”


그래도 카논이 좋다니까, 뭐. 미사키는 한숨을 쉬고는 데굴 굴러 카논과 나란히 누웠다.

이미 밤은 깊어 기분 좋은 여운이 알맞게 식은 몸을 덮친다.


“자게?”

“내일도 학생회 일이 있으니까요.”

“그렇구나. 일이 많지?”

“네. 그치만 선배들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해야죠.”


잠을 청하는 미사키를 따라 카논도 눈을 감았다.


**


“그... 안녕하세요, 히토하 씨.”

“오쿠사와 님.”


저택 앞마당을 순찰하고 있는 히토하에게, 학생회 업무를 끝내고 귀가하던 미사키가 말을 걸었다. 저택 안에서는 코코로의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차기 곡이라도 구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을 들으며 미사키는 히토하에게 꾸러미를 건네주었다.


“무엇입니까?”

“수제 쿠키요.”


깔끔하게 포장된 그것은 말 그대로 쿠키다. 맛있는 냄새가 풍긴다.


“무슨 의도입니까?”

“아니, 무슨 질문 봇이신가... 아무튼, 이번 일은 좀 도가 지나쳤긴 하지만 카논 씨의 본심도 알 수 있었고, 저도 뭐... 어쨌든 보답이에요. 걱정 마세요. 카논 씨랑 같이 만들었으니 맛은 보증해요.”


그대로 황급히 등을 돌려 떠나가는 미사키를 응시하다 히토하는 저택을 돌아보았다. 마침 하던 일이 일단락됐는지 코코로가 막 창문으로 뛰어내린 참이었다.

히토하는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아가씨.”

“어디서 미사키의... 아라, 좋은 냄새가 나는걸!”

“아, 이건...”


코코로에게 꾸러미를 건네주면서 히토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아이도 만들 수 있도록 고안해 볼까...’


(쿠키를 먹기 위해) 제게 다가와 준 코코로에게 감동하는 한편, 미사키에게는 악몽, 카논에게는 행복인 모종의 계획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는 히토하였다.






몰라몰라몰라몰라

추천 비추천

20

고정닉 1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4891190 공지 BanG Dream 공식 정보&사이트 모음 [2] 11212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4 979 3
4908388 공지 BanG Dream 갤러리 대회 안내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4.05 1541 12
4894566 공지 BanG Dream! 걸즈 밴드 파티! 가이드 [1] 11212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6 1741 10
4808970 공지 신문고 [5] 11212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2.06 13841 42
3469250 공지 BanG Dream 2차 창작 통합 [61] 일점이삼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8.24 106429 115
4942550 일반 고추달린 카논 vs 뷰지달린 카논 남동생 [2] 똥칼라파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35 16 0
4942548 일반 의외로 존재하는 것 [2] 유키나요유키난다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31 36 0
4942547 일반 보카로 노래 듣다보니 깨달은점 [7] 클리어샤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31 33 0
4942546 일반 퇴근 존나 행복하디 [1] sa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25 30 0
4942545 일반 방붕이 감스트 봄 [7] 방붕붕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24 60 0
4942544 일반 개인적으로 아베 애니선 마이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24 17 0
4942543 일반 아베무도 망한 잃을거 없는 사키코가 [1] ㅇㅇ(180.70) 17:18 42 1
4942542 맛의 달인 라나 [3] 테치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16 40 0
4942541 일반 원래 잃을게 없는새끼가 제일 무서움 [3] 방도1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11 66 1
4942540 일반 마나도 이제 독립해야지 [2] ㅇㅇ(114.202) 17:11 26 0
4942539 일반 사키코는 잃을 게 없다 [1] 송원화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9 38 0
4942538 일반 아베무지카 애니 사키코하고 무츠미 찐한 보빔물이면 어쩜 [2] 21세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7 28 0
4942537 일반 "라나 이새끼 외상값 받아야하는데 어디갔어?" 방도1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 56 3
4942536 일반 사키코 그지련이 아베무지카는 어케 만든거임 [12] 21세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 75 0
4942535 일반 돌이켜보면 리사 남동생 사건은 레전드였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0 93 1
4942534 일반 후먹고살기팍팍하네 [3] 송원화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57 42 0
4942533 일반 몰포 라이브 보는 중인데 [3] ㅇㅇ(220.116) 16:57 42 0
4942532 일반 모든 방캐들을 거유로 만들어주세요 [4] ㅇㅇ(114.202) 16:55 54 0
4942530 일반 하 그냥 생각비우고 방캐전원이랑 떼씹이나 하고싶다ㅡ [1] ㅇㅇ(211.185) 16:53 36 0
4942529 일반 손 이쁘게 생긴 방캐 ㄴㄱ? [4] 리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52 55 0
4942528 일반 마이고 10화때 다른 밴드가 보고있었으면 어땠을까 [1] ㅇㅇ(116.125) 16:52 30 0
4942527 일반 의외로 커뮤니티 절대 안할 새끼.jpg [15] 방도1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9 106 0
4942526 일반 라이브 보다보니 멤버가 빠지는 일이 없던데 [2] ㅇㅇ(220.116) 16:49 29 0
4942525 일반 ??: 아코 짱... 나 염색했어.. 어때?? [1] ㅇㅇ(220.116) 16:48 62 1
4942524 일반 린코vs아리사 [5] 리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4 60 0
4942523 일반 이런 핀즈 있으면 좋겠다 [6] ㅇㅇ(114.202) 16:43 59 1
4942522 일반 매서운데 귀여운 아논 ㅇㅇ(180.70) 16:43 33 0
4942521 일반 카논쥬지 vs 최애방캐쥬지 [5] Fianchet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3 51 1
4942520 일반 실질 레벨 "27" [2] AsukaPl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1 36 0
4942519 일반 홍니메 브로마이드 억까 [8] 크로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9 73 3
4942518 일반 스미미 노래 너무 즇다 ㅇㅇ(180.70) 16:38 37 0
4942517 일반 요즘 프리큐어에선 고양이 수인도 나오네 [5] 릿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6 61 0
4942516 일반 이 스미는 랩 잘하는데 [1] ㅇㅇ(114.202) 16:33 47 1
4942514 일반 그래도 사랑하시죠? [5] 킹타@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4 73 0
4942513 일반 라나 너무 예뻐 [4] sa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4 78 0
4942512 일반 갤방 할핲곡이 나왔을경우)에가오니 어쩌구저쩌구 보탬도배 [4] AsukaPl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3 56 0
4942511 일반 자연불 순위 [3] 해태오이캔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0 50 0
4942510 일반 코코로는 몸매가 안가려지네 [4] ㅇㅇ(180.70) 16:18 99 0
4942509 일반 요즘도 경찰이라면서 보이스피싱 하나? [8] 새이름입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6 64 0
4942508 일반 오느레 첫판 [3] 방붕붕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8 33 0
4942507 일반 월드컵 기간 마이고 ㅇㅇ(180.70) 16:07 50 0
4942506 일반 타카마츠돌녀의해피엔딩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6 48 2
4942505 일반 아논핫피단이라 아논의저주에 걸림 [4] PhotonMaid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4 60 0
4942504 일반 퇴근까지 2시간 [13] 푸른눈의아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8 55 0
4942503 일반 축구 볼 방캐 누구 있음? [10] 방도1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8 6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