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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사요린]더하고 싶은 고동 3화앱에서 작성

파파고mk.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19 16:23:48
조회 890 추천 17 댓글 11
														

미사카논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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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태반이 안읽겠지만 하던건 끝내야지


***

내가 자신의 안에 있는 약함을 자각하고, 그것을 받아들인 그 날부터, 나와 시로카네 씨의 관계도, 전보다 깊고 넓은 것으로 바뀌어갔다.

“……어라? 시로카네 씨?”

그 때 나는, 자신의 방에서 기타의 연습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아무리 자신이 약한 인간으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응석을 부려 음악까지 진화를 멈추고, 결국 열화한다니 절대로 용서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도, 이런 약한 마음을 품은 채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괜찮아.
나의 옆에는, 나를 받쳐주는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까.
나는 이제부터도, 분명 쓰러질 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의 존재가 그녀의 부담이 되는 일은, 신기하게도 불쾌하지 않았다.
그것은 분명, 그녀 또한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지금도 이렇게, 컴퓨터를 통한 통화를 그녀가 걸어왔다.
그녀에게 필요로 되고 있다는 현실에, 가슴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통화는, 원래 그녀와 우다가와 씨가 인터넷 게임을 즐기던 때에 커뮤니케이션 툴로서 쓰고 있던 것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둘 다 이 툴 너머의 대화로 친목을 다지고 나서 ‘오프모임’이라는 형태로 실제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설령 서로 여자 사이라고는 해도, 인터넷 상의 지인을 실제로 만난다니 너무나도 무방비한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때에는 두 번 다시 ‘오프모임’ 따위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만나지 말도록 그녀에게 엄명했겠지만, 그녀로서도 원래부터 그럴 셈이었던 듯 해서 흔쾌히 승낙하고 말았다.

그런 커뮤니케이션 툴이 나의 컴퓨터에까지 침투하고 말았던 것은, 역시라고 할까 시로카네 씨의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

그녀가 말하길, 이것이 있으면 서로 집에 있을 때도 손쉽게 연락을 할 수 있게 된다, 라는 말로, 당초엔 도저히 연락이 하고 싶다면 휴대전화도 좋을 텐데, 라고 생각했던 나도, 지금은 이 컴퓨터를 통한 그녀와의 대화에 푹 빠지고 말았다.

마이크를 단 헤드폰을 착용하고, 컴퓨터의 앞에 앉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휴대전화를 통해 대화할 때 이상으로 떨어진 거리에 있을 터인 그녀와의 거리감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고자 한다면, 그것에 더해 서로의 얼굴을 투영하며 소위 비디오 통화도 가능하다는 듯 하다.

그쪽은 어쩐 일인지 시로카네 씨가 부끄럽다며 실현을 주저하고 있지만, 더욱 가까이 시로카네 씨를 느끼고 싶은 나로서는 지극히 흥미가 있는 안건이었다.

그렇다 해도, 그것을 하기 위해선 상응하는 준비와 비용이 필요해진다.
실현은 그녀의 양해를 얻고 나서부터가 되겠지.

지금은 우선, 그녀로부터의 연락에 응답해 대화를 즐기자.
독특한 효과음으로 그녀와의 통화를 하는 컴퓨터를 조작해, 곧바로 그녀와의 통화를 이었다.

“시로카네 씨, 어쩐 일인가요?”‘앗...갑자기 죄송합니다, 히카와 씨...그.. 조금 히카와 씨랑, 얘기가 하고 싶어서...’
“네, 상관 없어요”

헤드폰의 너머로부터, 작은 목소리로 ‘다행이다...’ 라는 속삭임이 들린다.
그에 이끌리듯이, 내 마음도 부드럽게 바뀌어갔다.

분명 예전의 나라면, 조금 얘기를 하고 싶다, 라니 웃기지도 않은 이유로 같은 밴드의 멤버에게 기타 연습을 방해받으면, 그거야말로 불같이 화를 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녀와의 이런 시간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다.
기타의 연습이 괴롭고 힘들 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녀와 지내는 시간이 나에게 기타를 치는 활력을 부여해 주는 것은, 의심할 것도 없었다.

잠시 그대로 둘이 쌓아둘 것 없는 잡담을 즐기고 있었는데, 잠시 후 헤드폰 너머의 시로카네 씨가 ‘앗’ 하고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행동을 보였다.

“어쩐 일인가요?”
‘그러고 보니, 내일...가정과의 수업...이었죠’
“아아, 조리실습 말인가요. 내 도시락은 필요 없겠지만, 히나의 몫을 준비하지 않으면...”
‘후훗’
“……뭔가요”
‘히카와 씨, 자기의 마음을 받아들여 주셔서, 다행이에요.’
“……정말, 이제 그 이야기는 됐잖아요? 그것보다 내일의 조리실습은 분명...”
‘네. 3교시와 4교시가, 바뀌어서 조리실습이 됐어요.’
“뭐랄까, 이런 때에 반의 모두와 접하지 않았던 것이 돌아오네...확실히 조리실습의 멤버는, 당일에 자유롭게 정해도 좋은 거죠?”
‘저기, 히카와 씨...!’
“일단은 나와 시로카네 씨로 두 명. 그룹은 4명에서 5명이니까, 앞으로 둘이나 셋,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골라야...”
‘...! 네!’

도중에 시로카네 씨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대화의 흐름과 분위기로 그 내용은 알 수 있었다.

아마 조리실습에서 같은 그룹이 되지 않겠느냐, 라는 꼬임을 입에 담으려 했겠지만, 나로부터 말하면 무얼 이제 와서, 라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대로 흐름으로 꼬시기 쉬운 멤버는 누가 있는가 라는 이야기가 됐지만, 애초에 나는 반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존재는 시로카네 씨 이외에는 없고, 그렇지 않으면 눈에 띄는 것은 평소부터 시끄러운 사람들뿐이라 떠오르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시로카네 씨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서, 조금 짐작이 가는 것이 있는 듯 했다.

‘저기...혹시, 히카와 씨가 좋으시다면...시라사기 씨와 마츠바라 씨를, 끌어들이고 싶어요.’
“시라사기 씨와 마츠바라 씨...라니, 그 시라사기 씨? 시로카네 씨 치고는 대담하게 나왔네요.”

우리 반의 시라사기 치사토라고 하면, 학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모르는 자가 없다는 유명인이다.
학교에선 그닥 눈에 띄지 않는 그녀이지만, 한 번 학교에서 떨어지면 아역시절부터 계속 방송에 출연해 왔던 인기 여배우로서, 티비 앞의 시청자 상대로 아름다운 미소를 흩뿌리고 있다.

지금은 어떤 일인지, 나의 여동생이 소속하는 아이돌 밴드 그룹 ‘pastel*palettes’ 와 함께 베이스를 담당하며 소속하고 있는 듯하지만, 공교롭게도 시라사기 씨도 히나도 그 주변의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그렇다 해도 그런 경위로, 나도 조금이나마 신경 쓰이는 인물이기는 했다.

‘그, 그런가요...? 확실히 유명인이기는 하지만, 반에선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타입이고...혹시, 라고 생각했는데...아, 그리고 마츠바라 씨는, 언제나 시라사기 씨와, 함께 있는 사람이에요.’
“아아, 그 분위기가 시로카네 씨와 닮은...좋지 않나요? 맡기도록 할게요.”
‘네! ...에, 맡긴, 다니...’
“당신의 의견이니까, 당신이 실행하는 게 도리잖아요? 괜찮아요, 자칫하면 내가 도움을 줄 테니까.”
‘우우....그렇, 네요...히, 힘낼게요...!’
“후후, 좋아요”

그녀는 조금, 낯을 가리는 성격이 강하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그 부분을 극복해가지 않으면, 최종적으로는 밴드의 활동에까지 지장이 갈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계산도 넣어서 그녀를 불붙인 시점에서, 오늘의 통화는 끝을 맺었다.



담날의 3교시 째. 선생의 지시에 따라, 반에서 각각 사이좋은 사람들끼리 그룹을 형성해간다.

나와 시로카네 씨가 우선 처음 가까이 모인 것처럼, 시라사기 씨와 마츠바라 씨도 둘이서 모여 있었다.

이건 찬스다, 라며 옆의 시로카네 씨에게 시선을 향하자, 그에 답하듯이 둘의 곁으로 시로카네 씨가 걸어간다.
……하지만, 거기서 나는 하나의 위화감을 느꼈다.
둘 중 마츠바라 씨도, 무언가 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시로카네 씨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

문득 시로카네 씨의 뒤에 서있던 시라사기 씨를 보자, 그녀와 눈이 딱 맞고 말았다.
덤으로 씨익 하고 웃은 것으로, 내 안의 위화감의 정체와 그 결말을 알아챘다.

……분명 마츠바라 씨도, 내가 시로카네 씨 상대로 그리 했던 것처럼 시라사기 씨에게 부추겨진 거겠지.

그래도 완벽한 미소라고 내심 감동하며, 그에 내가 썩소로 답하는 새에, 남은 둘이 동시에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저, 저기...!””
“아...죄, 죄송합니다! 시로카네 씨부터, 부디...!”
“아, 아뇨...저보다, 마츠바라 씨가 먼저...”
“자 스탑. 둘 다 말하고 싶은 건 똑같은 것 같고, 우리 4명이서 그룹을 짜도록 하자. 히카와 씨도, 그걸로 좋겠지?”
“....네.”

상황이 더 혼란해지기 전에, 뒤에서 슬쩍 개입한 시라사기 씨가 예쁘게 정리해 주었다.
……그 일련의 흐름만으로, 그녀가 상당히 요령 좋은 타입이라는 것이 전해져왔다.

이것은 추측일 뿐이지만, 아마 유년기부터 아역으로서 활동한 덕에 그 경험이 그녀를 그런 사람으로 만든 것이겠지.
무엇보다, 그런 타입의 인간은 나 개인으로서도 싫지 않다, 오히려 호의적인 타입이었다.

너무 예쁜 용모로부터 내심 멀리하고 있던 점도 있지만, 얘기하고 보니 의외로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마츠바라 씨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시로카네 씨 2호일까.
조리실습은, 나와 시라사기 씨가 각각 그녀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형태로 갈 듯 하다.

그리 추측하고서 시작한 조리실습이었지만, 이 마츠바라 씨가 조금 이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는 꽤 ‘덜렁이’였던 것이다.

당연하지만, 모든 그룹이 사람수에 의해 사용하는 재료, 목표하는 요리를 일정하게 정하고 있다.
오늘의 과제는 미트 스파게티와 간단한 샐러드를 만드는 것으로, 평소에 그닥 요리를 하지 않은 나도 하고자 하면 혼자서도 만들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조리의 과정에 그런 미스가 발생할 줄은, 적어도 내가 추호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었다.


“……역시 조금 흐물흐물 하고, 식감도 물처럼 됐네.”
“우우...모두들 미안해, 나 때문에...”

조리실습의 뒤에는 완성된 메뉴를 각각 그룹끼리 스스로 시식하는 일이 되었지만, 맛있게 된 스파게티를 먹는 다른 그룹과 달리, 우리들 중 마츠바라 씨를 제외한 우리는 각각 미묘한 표정을 얼굴에 드러내고 있었다.

남은 마츠바라 씨도 지금 당장에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띄우며 스파게티에 손을 대고 있었기에, 우리 네 명의 주위만 추운 공기가 둘러져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조리도 마지막 단계에 들어간 때였다.

나와 시로카네 씨가 샐러드, 시라사기 씨와 마츠바라 씨가 스파게티를 만든다, 라는 정도의 큰 역할분담이 있었지만, 우리 쪽은 아무런 문제없이 부드럽게 진행되어 시간이 남을 정도였고, 시라사기 씨 쪽도 적어도 미스 소스를 만드는 단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다.

……최후의 파스타의 면을 삶는 과정에서, 마츠바라 씨가 삶는 시간을 재기 위해 설정한 타이머를 실수로 10분이나 여유롭게 설정하지만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도 그럭저럭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었겠지.

“하지만, 마츠바라 씨가 타이머를 설정한 시점에서 나와 시로카네 씨도 이미 끝을 내서 파스타를 삶기 시작한 시간을 파악하고 있었으니, 제대로 주의하고 있었다면 도중에 타이머 설정의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을 테죠. 그러니 이것은 연대책임. 마츠바라 씨가 부담을 느낄 일은 아니에요”
“마, 맞아요..! 저희야말로, 죄송해요...!”
“그런, 두 사람은 나쁘지 않아! 보통 타이머의 설정을 잘못하는 어이없는 실수, 상상도 하지 않는걸. 이건 카논이 할 법한 실수를 알고서도 눈치 채지 못한 내 실수야”
“치사토 쨩 너무해...너무한데 반론을 못 하겠어...”

……그래도, 시라사기 씨는 예쁜 얼굴로 하는 말이 걸걸하다.
방송으로 멀리에서 볼 때엔 좀 더 상냥한 이미지였는데, 의외로 속이 검은 타입인 듯 하다.

“어라? 히카와 씨, 무슨 일이야?”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조금 시라사기 씨를 너무 바라본 것을 본인에게 간파당하고 말았다.
……의미심장하게 좁혀진 눈이, 오히려 그녀의 수상함을 연출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어떻게든 그 장소를 진정시킬 셈이었지만, 어쩌면 나의 생각하는 것쯤은 그녀에게 전부 들통 났을지도 모른다.

그리 내심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을 때에, 그녀는 추가타를 날리듯 우리 둘의 공통적인 지인일 그 애의 존재에 대해 언급해왔다.

“그러고 보니 히카와 씨는, 히나 쨩의 쌍둥이 언니였지?”
“네. 그 애, 자신의 감각을 믿고 주변에 배려 없는 언동이 많잖아요? 분명 밴드의 멤버에게도 언제나 민폐를 끼치고 있겠죠...언니로서 사과하게 해주세요. 못난 여동생이라 죄송합니다.”
“후훗, 꽤나 신랄하네”
“사실이잖아요?”
“그건....뭐어...그, 그래도, 기타의 실력만큼은 정말 엄청나! 우리는 기타와 드럼의 실력만큼은, 꽤 유명한걸?”

시라사기 씨가 그 애의 기타의 실력에 대해 언급했을 때, 내 옆의 시로카네 씨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이전, 내가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콤플렉스를 우다가와 씨를 상대로 토로했던 때 그것을 옆에서 듣고 있었기에, 그 화제가 예전의 나에게 있어서 최대의 지뢰임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겠지.

확실히, 내가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기타마저 여동생에게 추월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지금도 내 마음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옆의 그녀가, 함께 약한 마음을 받쳐준다고 약속해준 것이다.

“그리 생각한다면, 당신도 그 애와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음악의 세계에서 최후에 말하는 것은 기술. 설령 태어날 때부터의 재능이라고 해도, 그 애가 그것을 타인보다 더 가지고 있다는 건 사실이겠죠. ……솔직히, 저도 질투해버리네요.”

내 말을 들은 일동은 전부 똑같이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윽고 시로카네 씨는 그런 나에게 상냥하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고마워요, 시로카네 씨. 당신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강해지는지.
시로카네 씨의 말대로라면, 이런 때에는 타인에게 약함을 보이는 것도 또한, 인간으로서의 강함의 형태겠지.

우리 둘의 사이에 따뜻한 공기가 흐른 것과 같이, 얘기를 듣고 있던 시라사기 씨네 일행에게도 내 이야기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과연...히카와 씨는, 얘기를 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매력적인 사람이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친해지면 좋았겠네.”
“내가 이런 성격이 된 건 요즈음의 일이니까, 그런 후회는 쓸모없어요. 이전의 나라면, 마츠바라 씨의 실패에 어떤 반응을 했을지 모르는걸.”
“에엣...?!”
“후후...정말로 재밌네...! 그러고 보니, 히카와 씨도 기타를 하고 있었지?”
“네. 저와 시로카네 씨는, ‘roselia’라는 밴드에서 각각 기타와 키보드를 맡고 있어요.”
“어머, 그랬구나! 그럼, 최근 두 사람이 사이좋게 된 건 밴드가 계기였던 거구나?”
“뭐, 그런 셈이에요.”

지금의 시라사기 씨의 말투로 보자면, 아무래도 그 애는 자신의 밴드 멤버에게 나에 대해서의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던 듯 하다.

역으로 이마이 씨의 말투로 보자면 평소 길게 사귄 친구 상대로 내 존재를 거의 광고하고 있는 듯하지만, 시라사기 씨를 상대로는 그렇지 않다.
……라는 것은 즉, 그 애도 나름대로 밴드활동이나 멤버에 대해서는 드라이한 태세로 맞이하고 있다, 라는 걸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편한 것, 즐거운 것에 쓸려가기 쉬운 경향이 있는 그 애도 그런 면이 정말로 있다면, 조금은 그 애에 대해 평가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자니, 시라사기 씨가 아무것도 아닌 듯한 표정으로 놀랄만한 것을 입에 담았다.

“그렇다면, 우리 넷 다, 전원 밴드를 하고 있다는 말이 되네.”
“....에? 전원?”

나보다 먼저, 옆의 시로카네 씨가 되묻는다.
그것에 대해, 우리의 의문에 답하고자 마츠바라 씨가 자신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ㅇ, 응! ……저, 나도 ‘헬로, 해피 월드!’ 라는 밴드에서 드럼을 하고 있어”
“……히카와 씨, 들으신 적은...?”
“없네요...죄송합니다. 마츠바라 씨.”
“아냐, 신경 쓰지 마. 우린는 라이브 하우스보다 유치원이나 소아과에서 라이브를 하는 편이 많으니까, 모르는게 당연한걸...아, 그래도, 기타의 카오루 씨 덕분에 젊은 여성분한테 인기 만점이야!”
“외관이 인기일 뿐이지 연주는 최악이니까, 기타의 연주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아”
“잠깐, 나의 히나에 대한 평가보다 독하다는 건 대체...”
“아하하....우리 쪽 기타, 치사토 쨩이랑 소꿉친구라서”
“그만둬 카논. 그것과 소꿉친구라 불리는 것만으로 구토가 나올 지경이니까”

점심식사의 완성직후의 밤샘 무드는 어디에 갔는지.
그로부터 점심식사가 끝날 때까지, 우리 넷의 사이에서 화제가 끊이는 일은 없었다.

역시 공통의 화제가 있으면 대화는 끓어오르는 게 최고지만, 실제로 얘기해 보니 시라사기 씨도 마츠바라 씨도 생각했던 것보다 얘기하는 보람이 있는 성격이었던 것도 크다.

특히 시라사기 씨의 격한 온오프의 변화는 보고 있자니 통쾌할 정도였다.
세간에서는 내면의 악한 성격은 그다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나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성격의 앞과 뒤를 적절하게 나누어 쓰는 능숙함은, 솔직히 말해서 부러웠다.
시로카네 씨는 특히 마츠바라 씨와 의기투합해, 대화의 흐름으로 내일부터의 점심식사도 이 넷이서 함께 지내는 것으로 되어버렸다.

……시끄러운 사람이나 귀찮은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라면 절대 사양이지만, 이 둘이라면, 뭐, 괜찮겠지.


다음 날.
시라사기 씨와 마츠바라 씨도 점심은 도시락을 지참했기에, 우리들의 점심 한정 비밀의 공간으로 둘을 안내했다.

“대, 대단해! 거의 빌린 상태네!”
“……너희들, 이런 곳에서 먹고 있던 거였네...”

두 사람의 반응은 지극히 예상대로였다.
‘마치 비밀기지 같아!’ 라며 들뜬 마츠바라 씨와는 대조적으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숨기지도 않는 시라사기 씨.

마츠바라 씨는 시로카네 씨와 같이 표면적으로는 약한 성격이지만, 내면은 천진난만이라고 할까, 솔직히 꼬마 같은 성격이다.

여기서 식사를 하게 된 원흉인 시로카네 씨는, 그런 두 사람의 반응에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지만, 이것만큼은 자업자득이다.

이 학교의 옥상은 원래 학생이 자유롭게 휴식시간에 드나드는 것을 상정하지 않았던 듯해서, 울타리 따위는 잘 구비되어 있지만 벤치같은 의자 종류는 하나도 없는 살풍경이었다.

그 때문에 우리가 앉기 위해서, 시로카네 시가 매일 점심과 함께 시트를 지참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두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큰 사이즈가 아니어도 괜찮았지만, 오늘의 일을 걱정해 방과후에 미리 둘이서 조금 더 큰 사이즈를 구매했던 것이다.

그 보람도 있어, 시트는 4명이 앉아도 꽤 여유가 남았다.
그렇게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하늘 아래, 우리가 함께 보내는 두 번째의 점심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날씨도 좋고, 굉장히 기분이 좋지만...이제부터 장마의 계절에 들어가 버리면, 큰일이겠죠...”
“듣고 보니 그러네, 어떻게 해야...”
“평범하게 교실에서 먹으면 되지 않아?”
““앗””
“생각조차 못 했다, 라는 반응이네...그게 보통인데도...”
“저.......지금까지 계속 혼자였으니까, 어딘가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계속 그렇게 생각했는데...그런가...나, 이제 혼자가 아니구나...”
“저는 그저, 사람이 많은 곳이나 시끄러운 게 싫었으니까 시로카네 씨에게 편승한 것뿐이에요.”
“린코 쨩, 앞으로는 우리도 함께니까!”
“앗...감사합니다, 마츠바라 씨...!”
“정말, 린코 쨩. 나도 카논이라고 불러줄래?”
“에엣...?!”
“그보다 너희들, 함께 밴드를 하고 등교도 같은데, 아직까지 성으로 부르고 있네”
“저는 누구에 대해서도 같아요.”
“히나 쨩에 대해서는?”
“...여동생을 들먹이는 건 반칙이 아닌가요?”
“사, 사요 씨...!”“읏...?!”
“어머나, 얼굴이 새빨간데, 사요?”
“시끄럽네 치사토!! ...뭐야, 이걸로 됐죠?”
“그래, 잘 하네. 하지만 중요한 건 계속 하는 것. 일단 오늘부터 일주일간, 우리를 이름으로 부를 것. 물론, 린코도.”
“혹시 실패하면, 하자와 카페의 케이트를 쏘게 할 테니까, 힘내!”
“히, 힘낼게요...!”
“좋아, 해보자 이거야...! 그 대신, 우리가 일주일간 계속하면 쏘는 건 그쪽이니까요!!”
“후훗, 기대하고 있을게”

어제의 나는, 확실히 이 둘과 함께라면 시끄럽지도 않거니와 귀찮지도 않고, 함께 점심을 보내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전언철회.

이 두 사람, 시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고 최고로 귀찮아.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시간도 불쾌하진 않아서.

옆의 시로카네 씨...아니, 린코에게 시선을 옮기자, 그녀는 함께 밴드에 열중하고 있을 때만큼이나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어쩌면 지금의 나도 이런 표정을 하고 있을지도...라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린사요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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