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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걱정했습니다

소이사랑(222.102) 2024.04.24 23:58:44
조회 193 추천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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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안 맞는 날이 없네. 하.’


라시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 맞은 지 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통증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오정화 일로 민지선과의 사이가 완벽하게 틀어진 이후부터 이렇게 되어버렸다.

항상 자신에게만 매몰찼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깎아내리려 했다.

선임에게 미움을 받아서인지 그녀의 근접 기수들에게 영향이 들어가 지금 라시현은 고립되어가는 중이었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힘든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늘에선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평소의 자신이었다면 비맞는 걸 싫어했기에 다른 곳으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발걸음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문득 그녀는 자신감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었다.

무얼 하든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면 쳐맞는다. 거스르지 않으려고 해도 쳐맞는다.

쳐맞는다는 외의 선택지는 후임인 자신에겐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무얼 해야만 할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의문에 잠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빗줄기는 굵어져 가고 있었다.


“라시현 일경님.”

“... 류다희.”


상념에 젖어있는 가운데 갑자기 저를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자신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선임이 아끼는 후임.

항상 그 선임 입에서 자신과 비교할 때면 나오는 이름의 장본인이었다.

자신보다 두 기수 아래의 개떼기수. 류다희.

순간 그녀를 보자마자 마음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내 꼴을 보고 비웃으려고 왔다면 잘 왔겠구나. 지금만큼 한심한 모습도 없을테니.”


심성이 뒤틀렸다.

모든 게 전부 안 좋게 꼬아서 생각하게 됐다.

패배자처럼 처량하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비웃기 위해 찾아왔다고.

자신과 달리 본인은 선임에게 잘 보여서 예쁨 받고 있음을 말해주러 왔다고.

기분이 바닥을 뚫고 점점 지하 끝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다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왔다.


“라시현 일경님. 연고입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앞에 연고를 내밀었다.

분명 좋은 마음에 자신에게 건네는 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현은 이 같잖은 위로가, 동정심이 오히려 더 기분을 더럽게 했다.


“차라리 비웃으라고! 지금 내가 비웃으라고 말하고 있잖아!!”


다른 선임들이 듣는다면 충분히 큰일로 일어날 수도 있었다.

타소대면 1소대로 염장을 넣고, 혹은 1소대 선임들이라면 미쳤냐며 곧바로 응징당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라시현에겐 당장의 자존심이 더욱 중요했다.

이마저도 지켜내지 못한다면 자신은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반면 그런 라시현을 바라보던 류다희는.


“.... 너, 지금 우는 거니.”


눈물을 흘렸다.

다희의 두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너무나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사고가 완전히 정지됐다.

왜, 대체 왜, 너가 우는 건데.

당장 코앞에 일어난 일 앞에 라시현은 당혹감을 느꼈다.


“라시현 일경님.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괜히 저 때문에.”


너무 몰려 있었기 때문일까.

방금까지 마주하고 있던 다희의 얼굴이 처음부터 걱정을 머금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너가 뭘 잘못했다고, 네가 왜 죄송한데.”


자신에게 잘못했다고 말해오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다희는 아무 잘못도 한 적이 없었다.

그나마 한 것이라고는 그저 자신들의 동기들이 싸질러놓은 일들을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타인에 비해 몇 배는 더 열심히 움직일 뿐.

류다희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라시현의 마음은 불편해질지언정 반대로 몸은 편해졌었다.

하지만 여전히 눈앞의 그녀가 왜 자신에게 사죄해오는 지는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분명 그녀는 자신을 싫어하고 민지선을 더 좋아한다고 생각을....


“저는 라시현 일경님께 잘해드리려 했는데, 그저 잘해드리고 싶었던 건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


나한테 잘하려고, 나와 친해지기 위해서.

그 말을 듣고서 라시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조금 전에는 누군가에 의한 짜증과 원망에 의해 깨물었다면 지금은 자신에 대한 한심함과 자책이었다.


“라시현 일경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와 더불어 점점 가까워지는 그녀의 얼굴.

무어라 말해야 할지 자신은 아무 말도 꺼내기가 어려웠다.

한순간 품었던 이 어두운 자신의 마음이 못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민망하고 한심했다.

그러나 상대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자신에게 더욱더 가까이 다가왔다.


‘안 되는데, 정말 안 되는데.’


점점 선을 넘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너.

설유라에게도 아직 허락하지 않은 선이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 다희는 서글픈 표정으로 천천히 자신이 세워놓은 벽을 넘어오고 있었다.

군대에서 절대 타인에게 감정을 내비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것이 무색하게 지금 라시현의 냉기와 독기는 무너지고 있었다.


“약, 발라드리겠습니다.”

“....”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허락도, 거절도 아닌 그 사이에서 류다희는 이내 표정을 정돈했다.

자신의 감정을 감춘 채 연고를 짜내어 천천히 상처 부위에 얇게 펴 발라주고 있었다.


“윽.”

“....”


천천히 걱정이 담겨있는 손놀림.

분명 부드럽게 펴 발라 주는데도 아팠다. 아팠지만, 어째선지 지금은 그녀의 손에 대한 촉감이 더 민감하게 느껴졌다.

연고를 바르면 바를수록 아픈 부위는 자신의 맞은 부위가 아닌 마음에 닿았다.


“... 다 발랐으니, 저는 먼저 가보...”

“잠깐.”


연고를 바르고서 자신의 길을 가려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 기다려.”

“... 라시현 일경님.”


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았다.

방금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사죄, 그리고 자신을 걱정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 진실 된 마음을 먼저 말해주는 감사함 등, 어떤 걸 먼저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대로 그녀를 보낸다면 자신과 그녀 사이는 정말 남보다도 못한 관계가 될 것만 같았다.

완전히 마음을 정리하고 전보다 더 차갑고 어색한 그런 관계.


‘아마 지금 내 눈가에 흐르는 건 눈물이겠지,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아니라.’


어느새 눈가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조금 전에 너가 흘린 눈물처럼 자신 또한 눈물을 흘리는 걸까.

꼴불견 같은 이 모습이라면 정나미가 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미안하구나. 너의 뜻을 멋대로 곡해해서.”

“라시현 일경님.”

“그리고 고맙구나. 나에 대해 좋게 봐줘서.”


비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비를 피하지 않고 한동안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와 같은 분위기는 사라졌다.

비를 맞으면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감정에 남아있는 응어리 하나 없이.


***

다희가 민지선처럼 라시현도 좋아햇다면...
뭔가 팬픽으로 테러 하는 것 같아서 송구합니닷

으어, 그나저나 좀 더 감정선 잘 다루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맛잇게 좀 써보고 싶은데... 쩝


ㅎㅎ 재밋게 봐주세요 반응 좋으면 후일담 편도 올리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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