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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여자목소리 왜 내는 거에요?

고냉이(112.172) 2024.05.18 13:02:13
조회 314 추천 6 댓글 9

"여자목소리 그거 왜 하는 거에요?"


저한테 상당히 많은 분들이 저를 포함한 많은 여목러 분들에게, 여자 목소리 그거 도대체 왜 내는거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그 분들 중에서는 정말 본인이 궁금해서 순수한 호기심 때문에 여쭤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저의 경험상.. 저한테 시비를 걸려고 하신다던가, 혹은 단순히 비꼬고자 하는 목적에서 그런 말을 내뱉곤 합니다.


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에 대한 저의 입장을 말씀드리도록 하자면.


일단. "여자 목소리를 왜 내냐?"라는 질문은.. 다른 말로 뭐에 비유할 수 있냐면, "여러분은 왜 사세요?"라는 질문과 똑같다고 봅니다. 여러분들이 잘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뜬금없이 찾아와서 "님 왜 살아요?", "삶의 목적이 뭐에요?" 이런 소리를 내뱉으면 과연 거기서 기분이 안 나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빠르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잘 모르는 사람이 대뜸 와서 이런 소리를 했다'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관계에서는 이런 질문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솔직히 상대방을 대놓고 기분 나쁘게 하려는 의중이 너무 명백해서 굳이 거기에 일일히 답변을 드리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렇기에 보통은 무시합니다. 그런데 이런 맥락과는 조금 다른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뭐라고 말을 한들, 그렇다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존재하는 '호기심'의 존재까지 부정할 순 없으니까요. 다만 그 의중이 불순한지 아닌지의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냐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대강 파악이 가능합니다.


처음부터 대뜸 이런걸 묻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저라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서 장시간의 대화를 나눈 후에,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즈음에 와서 진중함이 묻어나오는 말투로 혹여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여쭙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참동안 서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실례가 안 된다면, 여자 목소리를 내시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일대일 대면인 상황일 때는, 저는 그런 경우에 한정해서만 답변을 드리는데요. 사실 이런 질문에 답변을 드릴 때 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 내가 좋아해서 하는 것에 굳이 이유를 갖다 붙여야 할까? 하는 그런 본질적인 의구심이 들곤 합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유를 갖다 붙이자면, 정말 간단히 말해서, "그냥 여자 목소리를 내는게 재미있기 때문에" 그게 전부에요. 네. 다른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버리면, 그냥 "재밌어서요" 한 마디만 하면 될 것 가지고 뭐 이렇게 쓸데 없이 장황하게 말을 하냐, 라고 지적하실게 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저의 사견이 들어간 디테일한 설명을 추가로 덧붙이겠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여자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각자 조금씩 다른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뭐가 됐든, 남에게 피해 안끼치는 선에서 건전하게 이용하시는 분들도 계실거고, 반면에 그렇지 않은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속칭 여미새들을 낚아서 골탕을 먹이거나, 금품을 뜯어내려고 하는 저급한 행위라던가, 더 나아가서 넷카마 컨셉으로 방송을 한다던가 하는.. 그런 나쁜 사례들도 찾아보면 분명히 있겠죠. 참고로, 이전에도 다른 영상에서 한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이런 부류들은 대놓고 경멸을 하고요, 아예 사람 취급 자체를 안합니다. 진심으로요. 저 또한 남을 속이고 기만하는 불건전한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지 않고요.


결론적으로 저는 여자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일종의 "연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동의하든 안 하든, 그건 여러분들의 자유이고 저의 견해를 여러분들께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아무런 근거 없이 대충 그럴싸한 명분으로 둘러대려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닙니다. 이쯤 해서 여러분들이 한 가지 알고 계셔야 할 게, '연기'라는 것은, 반드시 같은 성별을 흉내내는 것에 한정되지만은 않는다는 겁니다. 간단한 예로, 성우 분들 중에서도 여성임에도 남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분이 계시고, 남성임에도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분들이 계시듯이말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여자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기본적으로 나의 역량으로 소화 가능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한 뒤, 그 인물의 인격에 자기 자신을 투영시키는 일종의 메소드 연기로 비유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도 정확히 말하면 근본적인 메소드 연기의 정의에 완벽히 부합하지는 않습니다만, 읽어주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다른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없어서 임의로 그러한 비유를 든 겁니다.)


TMI이긴 하지만, 제가 예전에 성우 학원에 잠깐 다녔었던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여자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 단순히 목소리 톤을 모방하는 수준에서만 그치지 않고, 실제 여성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탐구'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앞서 말했듯, 가령 여자 목소리를 내는 행위를 '연기'의 개념에 포함시킬 수 있다면, 결론적으로 연기의 중심 요소가 되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몰입'이 필연적으로 행해져야 할 테고, 이후에는 이걸 표면상으로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심도있는 사유와 고찰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하여 여자 목소리를 얼마나 잘 내느냐의 척도와 기준은 '이성의 목소리를 포함해서 나와는 전혀 다른 인격을 가진 객체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모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목소리가 아무리 귀엽고 예뻐도, 일반인들 기준에서 별로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여목러들이 대체로 이 '자연스러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어졌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 포인트는 '여자 목소리를 내는 행위'자체에는 애초에 정해진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고, 따라서 이를 어떠한 형태로 규정하려 드는건 마치 인간이 쾌락과 재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1차원적인 본능을 가지고 이것이 마치 특정한 목적과 의도 하에서 규칙적이고 일관성 있게 이뤄지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즉, 수단과 목적의 개념을 오인해서 생기는 오류인 것이죠. 인간이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행위는, 그것에 어떠한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 행위 자체가 쾌락과 즐거움을 제공해주는 작용을 하니까, 그저 거기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겁니다.


결론은, '여자 목소리를 왜 내느냐?'라는 질문은 대부분 매우 높은 확률로 관련 당사자들에게 대단히 실례가 될 수 있는 말이고, 의도가 어찌됐건 그런 질문 자체도 별로 적절한 질문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본 글의 요지였습니다.


상당히 철학적이면서 진중한 내용들이라,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셨을것 같은데 그럼에도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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