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두스, 땅에 발붙이는 자

소개

코른의 카오스 로드 '땅에 발붙이는 자' 고라두스는 여러 성계에서 공포스러운 이름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한때는 월드 이터의 일개 버저커 중 하나였던 그였지만, 셀수도 없이 많은 적들의 해골을 수확하고 피를 흩뿌리면서 초즌을 거쳐 챔피언의 자리까지 올랐고,

이내 군단에서 독립해 자신만의 워밴드를 세워 카오스 로드로 오른 후 끝내 아바돈의 눈에 들어 블랙 리전에 영입되어 어지간한 카오스 세력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군벌이 되었습니다.

카오스의 추종자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자수성가라고 할만한 대기만성의 성장을 이루었지요.

발타드 성계 대학살, 크래프트월드 우랄'린 파괴, 슬라네쉬의 대악마 실리'슈라 참살 등등,

그가 혈신의 이름으로 이룩한 수많은 위업(혹은 악명)을 나열해본다면 그 전설적인 월드 이터의 카오스 로드인 종말의 기수 인보카투스와 가히 견줄 수 있을 정도라고도 하지요.

카오스 세력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위업이라면 코른의 눈에 충분히 들어 악마성을 얻고 승천하고도 남을 거라고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이 카오스 로드는 이렇게나 많은 피를 흘리고도 데몬 프린스가 되지않고 여전히 필멸의 육신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승천을 못하는 것에 가깝지요.

단 하나의, 따악 하나의 치명적인 결점으로 인해 그는 승천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바로 고소공포증입니다.

'땅에 발붙이는 자'라는 칭호가 괜히 붙여진게 아니라는 듯 고라두스는 한낮 필멸자와 비교해도 심각할 수준의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전장에서 한창 피를 갈구하는 광전사처럼 맹렬하게 싸우다가도,

지면에서 10m만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바로 다리에 힘이풀리고 자리에 주저앉아 덜덜 얼어붙어 꼼짝을 못할 정도입니다.

그 강인한 정신을 가진 마린을 살육에 미친 살인마로 만드는 그 도살자의 대못이 가하는 충동조차 압살해버릴 정도니, 얼마나 심각한지 알만하지요.

이 때문에 그는 코른의 필멸 추종자로서 가장 높은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할 수 있는 수준의 악명을 떨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데몬 프린스가 될 자격은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고라두스도 원래 이렇게까지 심각한 수준의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도 한때는 다른 코른 버저커들처럼 도살자의 대못과 코른의 축복, 그리고 아스타르테스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 덕에 그 어떤 강력한 적을 만나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싸우는 용맹함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그런 그의 승승장구 인생을 송두리 째 바꿔놓은 운명의 사건이 일어났었으니,

그가 아직 카오스 로드가 되기 전, 월드 이터가 블랙 리전의 통솔 아래 역겨운 슬라네쉬의 개들인 엠퍼러스 칠드런과 협업해 성전을 치루어야할 일이 있었습니다.

월드 이터의 버저커들은 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고, 고라두스도 그 중 한명이었지요.

그럼에도 아바돈의 명령이 명령인지라 어쩔 수 없이 그는 형제들과 함께 노이즈 마린들과 함께 건쉽에 탑승해 행성에 침투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그 건쉽의 조종수가 스릴 넘치는 비행에 미친 오크 뺨치는 수준으로 정신나간 노이즈 마린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조종수가 모는 건쉽의 비행이 당연히 정상적일리 없었고, 건쉽의 수송칸 속에서 고라두스는 온갖 끔찍한 일들을 겪었습니다.

드랍 포드마냥 바닥에 수직으로 추락하다가 지면에 충돌하기전 바로 다시 수직 상승해 그 중력이 그대로 전신에 가해진다던가,

굳이 안들어가도 되는 워프 폭풍 속에 휘말려 몸도 정신도 그대로 360도 회전한다던가,

심지어는 하다못해 조종수의 장난끼에 휘말려 그대로 바깥으로 사출되어 혼자 실시간으로 수십km 추락쇼를 겪다가 조종수의 귀신들린 묘기로 겨우겨우 다시 건쉽 내부로 들어온다던가,

이 은하계의 모든 비행기를 탄 자들이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끔찍한 봉변이 그에게 일어났지요.

그럼에도 고라두스는 이 미친놈이 모는 비행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건쉽에서 하선할 수 있었지만,

단 하루만에 일어난 이 사건은 그의 뇌에 박힌 도살자의 대못조차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트라우마와 공포를 새겨놓았습니다.

그 날 이후로 고라두스는 조금만 땅바닥에서 멀리 떨어져있어도 공포에 질립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하냐면,

워밴드의 가장 앞에 앞장서서 코른의 군세를 이끌며 맹렬히 싸우다가도 문득 주변이 고지대인걸 깨닫는 순간 기집애마냥 비명을 지르며 와들와들 떨며,

땅바닥 위에 있더라도 혹여나 발이 제대로 땅에 붙어있는지 간간히 아래를 내려다 볼 정도로 그의 고소공포증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러니 지상요새 상층부 외벽에 서게 될때에는 감히 자신의 발바닥 아래를 쳐다볼 용기조차 내질 못하지요.

이러한지라 그는 비행기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들만 봐도 당연히 질색합니다.

때문에 그의 워밴드에서는 랩터같은 제트팩을 착용한 병종이나 헬탈론같은 플라이어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 멀리 이동해야 할때도 그는 시간은 훨씬 더 오래 걸릴지언정 건쉽같은 것은 절대 타지 않고 저거너트 혹은 카오스 라이노나 랜드 레이더 같은 오로지 땅에 달라붙어 다니는 것들에만 탑승해 이동하지요.

당연히 그를 맨정신으로 건쉽이나 함선에 태운다는 것은 꿈도 못꿀일,

덕분에 한 행성을 정복한 후 다른 행성으로 이동해야할 때마다 그의 워밴드는 날뛰는 그를 강제로 붙잡아서 마취제를 놓아 기절시키고 강제로 함선에 태워 다른 행성에 도착할때까지 잠재워야하는 등의 고역을 치룹니다 - 그 과정에서 몇몇 형제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기 직전까지 가는 것은 다반사지요.

이러한 그의 성향 때문에 그에게 멸칭에 가까운 칭호로 "땅에 발붙이는 자"라는 이름이 생긴 것입니다.

여러 적들이나 워밴드 내의 흑심을 품은 반역자들이 이러한 그의 결점을 보고 얕보며 그에게 도전하며 덤벼들었지만,

모두가 하나같이 그의 체인액스에 토막나 그의 장대에 전리품으로서 매달리는 최후를 맞았습니다.

애초에 그가 그런 결점 하나로 도태될 나약한 겁쟁이였다면, 어째서 그가 지금까지 여러 성계에 악명을 떨치며 워밴드의 카오스 로드까지 오를 수 있었겠습니까?

아무리 고소공포증이 심각한 코른의 투사라지만, 그럼에도 그는 블랙 리전의 위대한 군주로서 은하계의 여러 성계에 공포를 떨치고 있습니다.

그가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코른이 그를 내치지 않고 계속 기용하는 걸 보면 실력 하나는 확실하게있는 셈이지요.

오늘도, 은하계 곳곳에는 코른의 총애를 받는 공포스러운 폭군인 동시에 높은 곳을 겁내는 쫄보의 악명이 퍼지고 있는 중입니다.

'안돼, 안돼!!! 비행기만은 안돼!!! 코른께서 저주할 이 불충한 배신자 새끼들아!!! 차라리 그냥 날 죽여!!!! 그냥 죽이란 말이다!!!'

- 땅에 발붙이는 자 고라두스. 성간 이동을 위해 형제들한테 마취제가 놓여지고 기절당해 강제로 건쉽에 태워지기 전 마지막으로 내뱉은 단말마.

A특공대 BA 보고 떠올라서 싸질러봄

고소공포증 코저커가 있다면 웃기지 않을까하고 해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