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
필자는 꼬냑에 대한 견문에 탁월한 편이 아니며 향을 잘 찝을 만큼 예리하지도 않고; 사실은 프라팡 엑스트라를 마신 지가 꽤나 오래돼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퀄리티의 리뷰글들로부터 항상 많은 도움과 재미를 받아 나도 작게나마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에 감히 글을 올려 본다.
이 테이스팅 노트에 공감하지 못하겠단 자를 나도 공감한다. 솔직히 나도 맛을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또한 상술했듯 마신 지도 오래됐으며 향을 계속 맡음은 가능한 반면; 팔레트와 피니쉬를 느끼기 가능한 순간은 짧으므로 더욱 더 기억이 안 나 적지를 못하겠다. 어이가 없겠다만 그냥 그러려니 해 주시오...

본문.
Nose: 설탕으로 코팅된 포도, 살구, 약간의 무화과, 플로럴, 민트 혹 허브, 시가박스, 한약재, 약간의 스파이시, 나무, 오크, 랑시오(쿰쿰해요.).

처음에 느낀 점은 XO등급에서도 느껴지던 약간의 알코올의 냄새가 전무했다는 점이다. 이어 계속 평해 보자면 프라팡다운 설탕으로 코팅된 듯한 달달한 포도, 밑바탕으로 은은히 존재하는 플로럴, 그리고 민트 혹 허브와, 약간 홍삼스러운 씁슬달콤한 한약, 시가박스이라는 밝고 경쾌하되 동시에 진중한 풍미가 적당히 섞인 노트들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옴으로부터 비롯하며; 몇 초 후 바로 경쾌했던 향은 잠간 사라진 채 살구, 조금 더 드라이한 한약재, 시가박스, 나무, 오크 약간의 무화과와 스파이시의 뉘앙스 등이 느껴지다 다시 처음의 향으로 회귀하며 또 다시 이후의 향들로 반복되는, 달콤함의 베이스와 함께 낮고 높은 무게감의 조화의 과정이 계속 반복된다. 30분 즈음 이후부터는 조금 더 드라이하게 전반적으로 카카오닙스와 같은 느낌으로 변한다.
특히나 필자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점은, 향들이 당연 서로 뚜렷히 분리돼 있으면서도 동시에 분위기가 꽤나 다른 느낌의 이 향들이 자연스럽고 프라팡스럽게 어울렸다는 것이다. 즉 가볍지 않은 향들의 존재가 고급스러운 풍미를 내뿜으면서도; 프라팡다운 싱그러운 내음으로써 혹자가 부담스럽게 느낄 만한 진하고 무거운 느낌이 매우 크게 누그러뜨려진즉슨; 진중한 풍미가 가득하게 화사해 매우 우아하다.
또한 팔레트에 관해 떠오르는 바가 하나 있는데; 이는 알콜감이 적다 못해 전무해 정말로 물을 삼키는 듯한 목넘김을 제공해 주었단 것이다. 또, 바디감은 부족하되; 관점을 달리한다면 이 특징도 또한 프라팡의 싱그러움과 잘 어우러지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결론.
프라팡 엑스트라는 복합성의 면에서 부족하다 들었되; 필자가 맛본 엑스트라등급의 꼬냑 은 프라팡 엑스트라를 제외하고 전무하며; 특히 개인적으로 복합성보다는 깔끔함과 동시에 퍼포먼스가 좋은 음식을 선호함이 이유인지; 아직은 별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천국이란 이러한 곳일까. 단순한 식품이 아닌, 예술을 즐기는 기분이다. 반면 지옥스러운 가격을 완화시켜 주었다면 아주 완벽했을 터.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