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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밖에 좀 한번 나가봐라 불붕이들아

ㅇㅇ(211.219) 2024.05.21 15:26:32
조회 869 추천 21 댓글 19
														

예전,

정말 예전,

한국에 남방상좌부가 유명해지기도 전,

그러니까 법정스님이 숫타니파타를 번역하셨는데, 아무도 관심없고 아무도 안읽어보던, 그 한 20년전 무렵.


나는 불교교단에 굉장한 회의를 느끼고 있었음.


지금 나는 [누가 뭐래도 대승]이지만,

당시엔 대승을 혐오하기도 했다.

...근데 대승 자체가 문제인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무지해서

기복하고, 불경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그냥 사찰에 나가서 108배나 하고,

무소의 뿔 처럼 혼자 가라는데 끼리끼리 모여서 웃고 떠들고 농담따먹기나 하고.


이런걸 혐오했음.


결국 혼자 공부하는 게 답이라 여겼고, 실제로 거기서 얻은 것도 많았고

얻는 게 많으니 더 자만했고


이건 훗날 대승으로 다시 전향한 후에도 한동안 이어져서

대승이면서도 대승의 각종 신앙을 우습게 봤음.


사찰에 나가보겠다는 불교초심자들한테

그런것보단 혼자 책이나 읽으라고 책 추천해주고, 자료 넘겨주고, 소스 공유하고

사찰 나가면 실망할 일 밖에 없을거라 단언했음.




그런데 지금은 아님.




나는 지금도 불갤에서 교학가지고 떠들고, 희론하고, 논쟁하고

실제 타고난 성향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한편으로는 큰 절도 매주 나가고,

그 절의 이런저런 모임도 나가고,

나가서 찬불가도 부르고 (여전히 찬불가는 별로지만),

백팔배도 하고, 신묘장구대다라니도 읊고


이 나라 대개 불자들이 하는 것 처럼

남들 하는거 그냥 다 해보면서


봉사도 가끔 나가고, 카페가서 수다도 떨고,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들이 갖고 있는 갖가지 형태의 믿음 이야기를 들어보고 경청한다.


내가 지금

108배의 신묘한 가피에 눈을 떴다거나, 그런 기복에 동의하게 되었다는 게 아님.


어느정도 방구석에서 벗어나

"현실"을 보고

"현생"을 살게 됐다는거임.


그러면 불교가 또 다르게 보여.






이게 지금 비단 불교 얘기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인터넷에서 주구장창 정치싸움하고 남혐/여혐하는 사람들

진짜 밖에 한번 나가봐


얼마나 대단한 이념과 논리로 무장했든,

좌파 우파 페미니즘 자유주의가 어쩌고 마르크시즘이 어쩌고....뭐 얼마나 숭고한 사상을 갖고 있다 자부하든

방구석에서 혼자 열내고 성내봤자 자기 안으로 썩어들어간

표독스런 자화상만 남아있을 뿐임.


불갤을 하지 말란 게 아님.

안과 밖의 균형을 맞추란 얘기임.


여기서 반출생이 어쩌고 떠들어봐야

한국 불자 대부분은 직업을 갖고, 여기저기서 잔소리 듣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러다 결혼하고 축복받고, 또 이혼하고, 아이 걱정하고,

'불자'라는 타이틀 아래서 서로 그런 삶을 공유하며 위로받고 ...


....그래,

이런 것들에도 문제점이 있을 순 있지.

근데 너희가 지적하는 그 태반의 불자들이 가진 문제점만큼이나

여기 방구석아라한들의 문제점도 굉장히 크다고,

방향만 반대일뿐.







어느 한쪽을 무조건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좀 나가서 밸런스를 맞춰보란 얘기를 하는거임.


나가서 맘에 안들어도 3개월만 꾹 참고 부대껴봐봐.




조계사 봉은사 각 교구본사,

이런 한국의 조계종 사찰들이 영 맘에 안들면


그래,

테라와다 선원을 찾아가든

혹은 정토회를 나가든

어디 일묵스님 제따와나를 가든,

티벳불교를 찾아보든

오픈카카오 정모를 나가든


좀 오프라인으로 나가보자.






붓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라." 했는데

뭔 오프라인 친목질 운운하고 있냐고?



그래 숫타니파타의 아주 훌륭한 가르침이지.

근데 여러분들은 여기서조차 전혀 혼자 있지를 못하잖아?

몸만 방구석에 있을 뿐, 하루종일 남과 떠들고 있다 아니야?


그나마 오프라인은 예절과 매너가 있기라도 해

가끔... 아니 꽤 많은 경우 여기가 훨씬 더 미친 것 같애 ;



그럴바엔 차라리 밖에 나가라고 좀.


나가서 본인들이 그렇게 같잖게 보고 혐오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봐 (다시 말하지만 나도 한때 그와 같았다.)

직접 이야기하고 들어봐

그들이 하는 것도 다 해봐

동의가 안돼도 해봐 걍.


내가 그들에게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에 관계없이

불교가 다르게 보인다구.

정신건강에도 좋아.






물론

개인적 권유일 뿐

강요하는 것도, 할 입장도, 할만한 대단한 뒷배경을 가지고 온것도 아님.



마음 가는 대로 하셈.

ㅇㅇ 반박시 그 말이 다 맞음.



근데 그래도 한번 고려는 해보자.

좀 나가서 느껴보자.

불교를.

직접.

몸으로 부딫치면서.


생각은 한번 해보라고.

무기력한 몸뚱이에 라면 꾸역꾸역 눌러담으면서 불갤 탐독하는 건 이미 많이 해봤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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