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교황 바오로 6세 성하가 선종하기 일 년 전인 1977년에 토로한, 다음의 의미심장한 말씀을 모든 이가 음미해 보기 바란다. 이는 장기통(*Jean Guitton: 프랑스의 현대 가톨릭 철학자, 교황 바오로 6세와 절친한 사이였다고 한다)이 쓴 「바오로 6세의 미공개 어록(語錄)」 152-153쪽에 나와 있는 구절이다.

“세상과 교회에 현재 하나의 큰 걱정거리가 있다. 문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신앙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본인은 예수께서 루카 복음에서 하신 우울란 말씀을 새삼 혼잣말로 되노곤 한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루카 18,8) 몇몇 주요한 (진리)에 관한 신앙 감퇴를 보이는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데도 주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일반적으로 이런 책들을 수상쩍게 여기지도 않는다. 본인이 보기에는 이것이야말로 수상한 현상이다.

(그래서) 이따금 ‘마지막 때’에 관한 복음을 읽으면서 바로 이 시대에 그 종말적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과연 종말이 가까워진 걸까? 이를 아는 자는 아무도 없다(루카 21,7-38 및 마르 13,3-31 참조). 우리는 언제나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만, 그 모든 일이 아직은 오래도록 계속될지도 모른다. (좌우간) 가톨릭계(界)를 바라볼 때 본인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가톨릭 교회 내부에 가톨릭 사상이 아닌 것이 종종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보이는 데다, 이 비(非)가톨릭 사상이 장차 더없이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교회’의 생각을 대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작은 양 떼가 남아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양 떼라도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한다”(교황 바오로 6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