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은 풍부한 요소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1. 가시적 요소

무엇보다도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여러가지 성화들과 성상들 그리고 성당 그 자체의 구조적인 조성 이유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성화의 예술적 가치를 알아가는 것도 나름 재미난 부분이겠지요.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저 이쁜 공간,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서 들어오는 오밀조밀한 빛의 향연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2. 비가시적 요소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면 비가시적 영역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들어오는 성수반에서 성수를 찍고 기도를 바치는 '의미'와 같은 요소들입니다. 십자가의 길 14처가 드러내는 예수님의 수난의 여정도 그러하고 감실에 켜져있는 등의 의미도 항상 깨어 있으라는 신앙적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당에 들어와서 그러한 의미를 누릴 줄 안다면 보다 심도깊은 의미에 가 닿을 수 있겠지요.

3. 심층적 요소

하지만 성당은 궁극적으로 그러한 외부적인 요소들 가장 심층에 존재하는 우리의 '신앙'을 위한 영역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드러내시는 당신의 사랑을 향유하고 나아가 우리의 사랑을 하느님께 내어바치는 영역으로서 성당이 존재합니다. 이는 성당 안에서 행하는 모든 것에 연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 안에는 모두 의미가 존재하고 성당의 모든 요소들도 궁극적으로는 '신앙'을 돕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마지막 영역으로 인해서 우리 천주교가 '가톨릭'(보편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내적 근거가 자리합니다. 하느님이 진정 만물의 주인이시라면 그 누구도 그분에게서 제외될 수 없고, 누구나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깊은 곳에서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는 이라면 누구나 하느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성당은 그러한 추구를 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공간으로 있는 곳입니다.

저마다 추구하는 바에 따라서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법입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도 비슷하니 신앙의 외부적 영역에 머물다 가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보다 깊은 곳을 파고 들어야 하며 어떤 영역이나 마찬가지이듯이 가볍게 추구하면 외부적인 요소에 머무를 뿐이고, 반대로 신앙의 영역도 깊이를 더해갈수록 그 본래의 풍부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