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저녁 6시부터 7시 반까지 경계를 나갔어요. 늘 그랬듯이 같이 나간 후임이랑 이런 저런 대화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거의 끝나갈 때쯤에 갑자기 후임이 "옆에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옆을 봤더니 진짜로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 거예요. 그것도 아주 검은 고양이가 철조망에 달라붙어서 밖을 내다 보고 있었죠. 저는 보자마자 놀라서 "뭐야? 언제부터 있었어?"하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가 저랑 그 후임을 의식하기라도 했는지 움직이더군요. 그런데 하필이면 가던 곳이... 복귀 경로였던 거예요! 진짜 저 이 때 찐텐으로 경악해서 "아아... 안 돼! 거긴 우리 이따 복귀할 때 가야할 길이야! 제발 거기만은 가지 마!" 막 이러면서 아주 애원을 했는데 그 고양이는 마치 절 놀려주려는 듯 그 복귀할 길에 잠시 멈추더라고요. 정말 진심으로 겁 먹어서 후임한테 우리 복귀할 때 쟤랑 마주치면 어떡하냐 이랬는데 후임이 장난스럽게 "총으로 위협하십시오"라고 대답했어요. 거짓말 안 하고 너무 무서워서 "우리 엄마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내가 엄마 쪽을 많이 닮아서 나도 고양이가 너무 무서워!" 이런 말 하면서 거의 패닉에 가까운 상태에 빠졌는데 기가 막히게 그 때 그 고양이가 이제 충분히 절 놀려줬다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진짜 총 맞을까봐 걱정된 건지 딴 데로 가더라고요. 그 덕에 다행히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복귀하는 길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 고양이는 틀림 없이 현실 토마가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 그 많고 많은 고양이 중에 하필이면 검은 고양이였던 것도 그렇고 장난이  심했던 것도 그렇고... 짬은 얼마나 잡수셨을지, 계급은 무엇이실련지 참 궁금합니다. 다음에 마주치면 경례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닐련지 모르겠군요... 만약 나보다 짬, 계급 다 낮으면... 그 땐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