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누구도 그들에게 이 방향이 옳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러다가 단지 선을 넘는 순간 똑같은 잔혹함으로 벌했다.

저들의 행동에 섬은, 정말로 똑같이 처벌할 책임밖에 없단 말인가?

메마른 땅이었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차가웠다."

이번에 윈터러 개정판 다시 읽으면서 계속 곱씹게 되는 문장.

뭔가 계속 생각이 뻗어가게 되더라고.

어릴때는 그냥 오이지스만 불쌍해서 읽다가 펑펑 울고, 기빠져서 허덕이고

막판에는 에키온 쟤는 왜 안죽어?! 너도 죽어?!

이러면서 화나고.

이것밖에 없었는데.

나중가서 읽다보니까 달의 섬도 똑같이 열받고 화나다가

아예 화나는 수준을 넘어 허탈해지는 느낌?

딱 마지막 문장처럼 마음이 메말라지고, 견디기 힘들정도로 차가워지는...

그러다가 나중가서는

현실에서도 "혼낸다"는 개념이 너무 남용되어선 안되는게 아닌가

평소에 알음알음, 차근차근 소통하고, 대화하고, 토의토론하는걸 소홀히하다가

잘못하면 그 때가서 혼낸답시고 몰아서 퍼붓다가

결국엔 본인의 화풀이로 부피해선 학대가 되는것도

아니면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도

그냥 상대가 조금만 수틀리거나 어? 선넘었네

싶으면 기회다! 하면서 잔인하게 나오는 경우도

저 달의 섬의 메마름, 차가움이랑 본질상 다를게 뭘까?

막 이런 잡상념이 들고.

윈터러에서 저 문장 진짜 너무 어릴때랑 확 다르게 다가와서

의외로 복잡스러웠음.

P.S)그러고보면 에키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끌고다니던 패거리는 그렇게 다 죽었고

니가 저지른 짓이 있으니 아빠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 눈밖에 제대로 났을테고

헥토르도 이제 본인 밖으로 나가버렸고

새로운 패거리를 또 끌고다니기에는 누가 니 따가리(...)노릇 해주겠니

줄 끊어진 연 따위를 뭘 보고.

...의외로 얘 앞날도 꽤 궁금함.

계속 자폭해나갈지.

아니면 아예 파멸할지.

아니면 고통속에서 살아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