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게임의 도로 툴을 보면 경사 수치를 %로 나타내주는데, 아마 우리 시붕이들 중에서도 이것이 도로 높이의 각도, 즉 '경사각'이라고 생각하는 시붕이들이 많을 것이다

도로의 교차점을 생성할 때 보이는 그 90˚, 45˚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각도'(0˚~360˚)를 말하는 거고, 경사 수치에 표시되는 %는 '경사각'이 아닌 '경사도'이다.

'경사도'는 빗변의 기울기, 즉 탄젠트를 %형식으로 나타낸 것으로, 도로의 저점부터 고점까지의 높이를 수평 거리로 나눈 값을 %로 표시하면 된다.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경사도(%) = tan θ × 100

= (높이 ÷ 수평 거리) × 100

말로 하면 어려우니 그림으로 보자

즉, 게임에서 표시되는 '경사도'는 tan θ × 100 임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평면 길이가 10m이고 높이가 4m인 도로가 있다면 그 도로의 '경사도'는 40%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경사도'가 주어져 있을 때 '경사각'(θ)은 얼마나 되는 걸까?

tan θ 에서 θ값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탄젠트의 역, 아크탄젠트를 사용하면 된다는데, 문돌이인 나는 그걸 수학적으로 표기하는 방법까지는 모르겠다.

대신, 우리 시붕이들도 '역함수' 쯤은 알테니 아래 식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θ = arctan(tan θ)

= arctan(경사도 ÷ 100)

아크탄젠트의 자세한 계산법은... 모르겠고 엑셀을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까 그걸 이용해서 변환표를 만들어보았다.

게임에서 도로의 높이 각도가 1%로 표시된다면, 그건 우리가 아는 각도법으로 0.57˚가 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아래와 같은 10% 경사도 표지판을 봤을텐데, 경사도 10% = 경사각 5.7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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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경사도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뉴질랜드의 'Baldwin Street'는 경사도가 35%, 경사각으로 치환 시 19˚ 정도가 된다.

'겨우 19도?'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9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이래도 감이 안잡힌다면, 실제 Baldwin Street의 사진을 보자.

이제 감이 오는가?

이 도로는 기네스북에 등장한 만큼 매우 유명해서, 말 그대로 도로에 '매달리는' 챌린지를 하는 유튜브 영상이나 짤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우리 시붕이들은 도로 설계를 할 때 19%를 넘겨서 자체 기네스북을 달성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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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수치에는 관심이 없고, 실제 도로 설계 기준에 맞춰 차가 다닐만한 경사도로 도로를 구축하고 싶은 경우, 우리나라의 도로 경사도 기준을 참고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줄여서 도로구조규칙) 제25조 1항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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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조(종단경사) ①차도의 종단경사는 도로의 기능별 구분, 지형 상황과 설계속도에 따라 다음 표의 비율 이하로 해야 한다. 다만, 지형 상황, 주변 지장물 및 경제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다음 표의 비율에 1퍼센트를 더한 값 이하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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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평지 고속도로는 경사도 3~4%, 주요 간선 도로는 3~6%, 일반 도로는 6~7%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 지형에 따라 1% 정도는 플러스 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 군용차 험비는 일반적인 소비자용 차량을 물론이거니와 험비의 민수용 모델인 허머보다 등판 성능이 더 뛰어난데, 험비의 최대 등판능력은 30도, 즉 약 60%이다.

군용차나 전차만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위 표의 기준에 맞춰 도로를 설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