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좋게 나눔 받은 'Roy Marin' 챔의 원두

제가 알기로는 코스타리카 라스 라하스 농장의 SL34 단일 품종이고,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프로세싱을 거쳤습니다.

프로세싱 이름은 거창한데, 기존 내추럴이나 허니 프로세싱보다 배드에서 말리는 기간이 길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라스 라하스 커피는 이전에 카투라 레드허니랑 sl28블랙다이아몬드 정도 마셔본 적 있는데

공통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바디와 인탠스 있는 산미, 베리류의 단맛, 드라이한 와인 늬앙스의 타닌감을 느꼈습니다.

특히 sl28은 워낙 단맛이 좋아서 산미가 강해도 긍정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이 귀한 콩을 브루잉으로 소비하면 에쏘용을 브루잉으로 소비했다는 아쉬움이 남을까봐

오르카 사장님께 에쏘로 짜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실 에쏘 세팅 잡을 때 100g으로 부족할 때도 있어서, 무례한 부탁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흔쾌히 내려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라인더는 EK43 사용하셨고 

바스켓은 vst, 머신은 라마르조꼬였습니다.

디뷰로 오토콤브를 쓰시더군요.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갑자기 카메라 어플이 오류나서 못 찍었습니다.

랜스 fanboy들이 emp를 쏜 게 분명합니다...

추출을 어느 정도 잡으시고 첫 잔,

산미 인탠스가 너무 강한 것 같다고 말씀 드리니

도징량을 조금 줄이고 추출비를 늘리셨습니다.

두 번째 잔

장미향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첫 모금에 인탠스 높은 산미와 진한 단맛이 같이 느껴지는 골든키위 노트

이후 파인애플 등의 트로피컬한 산미가 이어졌고,

천도복숭아의 단맛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후미에는 블랙 커런트, 화이트 와인의 드라이한 타닌감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에쏘를 자주 마시지도 않고, 에쏘 마시면서 노트 구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오르카에서 내려준 에쏘는 추출비가 높아서 그런지 어느 정도 구분감이 있었습니다.

사장님이 브루잉으로도 내려주신다고 해서 마셔봤습니다.

mk드리퍼에 에이프릴 필터로 내려주셨습니다.(아마도)

우유향이 나고

파인애플, 패션후르츠 등의 트로피컬함과 쥬시함이 느껴졌고

후미에는 이온음료 같은 둥근 단맛이 나타났습니다.

에쏘용으로 볶아서 꽤 배전도가 있어보였는데, 

브루잉으로 내렸을 때 굉장히 밝은 느낌이어서 신기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에쏘로 마셨을 때 더 인상적이긴 했네요.

좋은 콩 나눠주신 코스타리카 챔프 로이와 부산이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대회에선 어떤 콩이 쓰일까 하는 궁금증이 풀렸어요.

이거 동결농축한 우유에 라떼로 마셔도 지릴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