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MTL은 같은 자리에서 다른 이름으로 까페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 현 주소 지하에 오월의 종 2호점이 있었고 거기가 되려 더 유명했죠...

- 지금 검색해보니 이름도 안 나오지만... 현 MTL이랑 유사한 공간이었지만

  브랜딩의 문제인지 장사가 잘 되진 않다가..

- 보난자를 끼고 들여오게 됩니다.

  한동안 너도 나도 업장에 프랑스어를 쓰거나 불란서 감성을 바르는게 고오오급 이미지였다면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열풍과 함께 뜬금없이 바우하우스, 독일 감성 등이 유행을 타게 되서인지 몰라도...

  (카페 포제를 운영했던 포지티브 제로도 그렇고, 비아인키노도 그렇고..)

  어찌됐건 자리를 잘 잡게 됩니다

- 위치도 위치였던 것만큼 바리스타의 패션은 정말 화려했는데

  정작 커피 맛이 없다는게 문제였죠

  물론 거기 계신 바리스타 분들이 겉치장만 화려하고 커피로서 모두 최악이었던건 아닙니다

- 특정 시점에 계셨던 모 매니저분께서 정말 압도적인 바 관리를 보여주셔서

  그 시즌에 갔던 코스타리카 라 파스토라 콩은 바깥에서 마셨던 필터 커피 중에 여전히 최고 중 하나

- 그리고 그 최고의 커피를 보여주셨던 바리스타분께선 MTL을 퇴사하시고

  모 까페를 차리셨고....(중략)

- MTL 본점이 잘 되자 효창공원으로 옮겨갔지만 효창공원점도 추출이 애매하긴 마찬가지

  그래도 효창쪽이 추출이 조금 더 나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 MTL에서 나름 주력으로 밀던 피콜로 라떼의 고질적인 문제는

  추출의 문제인지, 디개싱 조절의 문제인지 꽈리고추같은 매쾨한 향이 컵에서 지배적이었고 

  우유 스팀은 제대로 쪼개지지 않아 게거품이었습니다

- 결국엔 보난자 콩을 한국에서 직접 볶는다는 소리가 나오기 직전에는

  MTL이 자랑하던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메뉴를 빼버리기까지 하고 추출이 더 관리 안 되었던건 비밀

- 그럼에도 이미 한남동에선 힙스터들의 사랑을 받아 손님이 득실거렸지만...

  커피는 나락간지 오래

- 그래도 한 번씩 독일에서 볶았을 땐 콩을 사먹었습니다

  이젠 한 물 간 느낌이지만 시그니쳐 수준인 사사바 워싱스테이션의 에티오피아는 보난자가 큰 규모로 바잉했었고

  콜롬비아 디카페인도 마셔본 디카페인 콩 중에선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five elephant 디카페인을 최고로 좋아하지만요

- 그러다가 콩도 이제 베를린에서 볶지 않고, 한국에서 볶게 된 이래로

  아예 방문하질 않습니다

  소비자인 저에겐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고, 저 뿐만 아니라 커피를 잘 모르는 제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도

  매장의 커피 맛이 없어져서 발길을 끊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 결국 돌이켜보면 MTL에서 커피를 즐겁게 마실 수 있었던건 길어야 1년 남짓이었던 것 같군요

- 쓴 김에 더 반 베를린도 쓰고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