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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만화 속 유머의 힘에 대하여 (그 만화 리뷰)

ㅇㅇ(211.55) 2024.05.27 19:21:53
조회 2139 추천 2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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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런트와 커피시간

이 책은 고글의 불법번역붐 이후로 월만갤에서 50%는 가지고 있을것이라고 추측해본다

기습재판됐을때는 되팔이들에게 시달리던 수십명이 가서 사고 그랬으니까


그렇게 많이 보급된 이 만화에 대한 리뷰가 적?었던것에는 사실 당연한 이유가 있다


1. 원초적인 자극을 주는 장르의 만화가 아님


액션이 있다면 클라이막스를 얘기하면 되고

과장된 연출이나 누가봐도 힘준 하이라이트가 있으면 그 장면을 얘기하면 되고

예쁜 여캐가 있다면 캐빨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이 만화는 감정선이 크게 널뛰지도 않고 잔잔하게 대화와 외면묘사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꼴리는 캐릭터가 나오지도 않는다.


2. 연재중인 만화도 아니고 장편도 아닌 단권이라 떡밥 제공 불가


이는 많은 단권완결 만화의 숙명이다

예를 들어 종종 언급되는 구로다이오우의 가지가, 총원옥쇄가 아무리 높은 평가를 받는 명작이라 해도

이런건 갤러리에서 평상시 떡밥까지는 될수없다

(이것들도 월만갤에서 알게된 만화인데 고맙게 생각한다)

갤에서 떠드는 재미가 원피스, 주술회전 혹은 럽코만화, 불법번역 만화 등듣에 비해 너무 떨어지고 관심도 몰릴수 없으니까


3. 주제가 어렵다


단순명쾌한 메세지나 이야기가 있는게 아니라 다른사람에 대한 이해라는 뜬구름잡는 이야기에

A는 A다 B는 B다 잘라서 얘기해주지도 않기 때문에 언급할때 아무래도 평과 해석에 대한 벽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소심한 월첩들에게는 여론없는 나만의 해석이란 죽음보다 두려운 퀘스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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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이 만화는 <어려운 만화>라고 할수있다

딱봐도 그럴것 같다

진중한 그림, 차분한 연출, 그럴듯한 주제.. 뭔가 폼잡으려는 만스터들이나 읽을것 같은 그런 느낌이 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를 직접 읽어본 사람은 알수있는데

생각보다 이 만화는 정말 쉽게 읽힌다

짜릿한 도파민은 나오지 않지만 페이지 넘기는게 어렵지 않고 선입견과는 다르게 술술 읽을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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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보는듯한 자연스러운 컷 사이의 시선유도, 높은 데셍 실력, 이런 구성 능력 덕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런 <진지한 만화>류 작가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유머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유머의 힘은 만화가 가질수있는 특별한 힘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 이 만화를 얘기할때 나오는 다른 얘기는 전부 치우고 유머의 기능에 집중해서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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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만화를 처음본건 2019년이다

마침 그때 영화를 이것저것 봤는데 비슷한 시기에 본 두개의 영화가 있다


하나는 <싱 스트리트>이고 하나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이다

전자는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의 청춘 음악영화이고

후자는 비관과 우울과 후회와 고통이 짓누르는 시종일관 비관적인 드라마이다

(난 둘다 매우 좋게 봤는데 특히 후자는 안본 사람있으면 한번 보길 추천)


언더커런트를 보고 느낀 것은 <싱스트리트>의 밝은 분위기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무거운 드라마에 군데군데 어울리게 섞여들었다는 인상이었다

솔직히 아주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그냥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라면 이런 조합은 단연코 불가능하지 않을까?

내 영화끈이 짧아서 모르는거겠지만, 그래도 의도적인 부조리극 연출이 아니고서야 상상조차 안된다

당장 저 맨체스터 영화에 청춘극 특유의 유머가 들어가는게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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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만화라면 가능하다는 것이 그때 든 생각이었다

아무리 데포르메를 적게 주었다고 하더라도 인물을 지면위에 옮겨 그리며 들어간 만화적 해석을 거치는 순간

긍정적인 공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진지한 드라마를 풀어내는 것이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게 된다고 말이다


만화라는 것은 우리가 접할수있는 미디어중에서 가장 '낙천적인' 성격의 미디어가 아닐까?

아무리 무거운 만화에서도 배경컷 뒤에 있는 캐릭터를 작게 그릴때 (`⌒´) <- 이런 표정을 지어도 무리가 없고

땀방울이나 입 모양 눈 모양 그려놓고 공중에 글자로 몇글자 써도 자연스럽다

이런 표현 하나하나는 독자들을 긴장에서 벗어날수있게 해주는 좋은 이완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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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언더커런트라는 진지하고 어려운 만화를 보면서

정확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더라도 무리없이 즐기며 볼수있었다

비중이 많지는 않지만 계속 환기시켜주는

그렇기에 만화란 정말 대중의 문화라고 실감할수 있었다


혹시 만화를 보기 시작해서 소년만화와 즐거운 배틀물, 달콤한 럽코물 위주로 보다가

흔히 얘기하는 청년만화, 고전명작이라는 것들로 넘어갈때 망설여지는 독자가 있다면

의외로 이런 만화가 도움될수도 있지 않을까?

'여전히 만화라는것은 내가 어렵지 않게 즐길수있는 만화구나'라는 실감을 주는

그런 유머의 힘을 가진 드라마라는 점에서 나는 폭넓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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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머는 커피시간에 좀더 전면으로 나타나고 이때의 여유가 더 돋보이긴하지만

작품 안에서의 이완제로서는 언더커런트의 유머가 작품과의 대비덕분에 더 감칠맛이 느껴진다

둘다 좋아요


내가 살 당시에는 절판상태라 중고가로 모친출타한 되팔렘들이 3만원 5만원에 처파는거 울면서 샀다

난 당시에 두권합쳐서 5.5만원 주고 샀는데 지금은 그냥 정가 재판했으니 편하게 살수있다

세상 참 좋아졌다 이말이야



용기내서 썼으니 님들의 생각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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