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지금도 날 사랑해?"

지옥이 있다면 이런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끝

검은 이미 부러져 있었다. 

수많은 시체를 딛고 이곳으로 온 그녀는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날 올려다 보았다.

우린 언제나 함께였었다.

"그거야 당연하지.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널 사랑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친구를 베었다. 

"그래서 니가 여기에 온 목적은? 모험자가 되기 위해?"

"......응."

모험자가 뭔지 모르겠지만 설명할 힘도, 갈 곳도 없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상태를 한참 본 문지기는 한숨을 쉬고는 규칙이라며 간단하게 이곳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이곳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몬스터가 리젠되는 던전이 있는 세계의 중심에 있는 미궁도시 오라리오

오라리오에는 탐색계, 생산계등 수많은 파밀리아가 있다.

모험자는 신의 은혜 팔나를 받은 파밀리아에 속하는 자들로 던전에 들어가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마석을 얻는다.

마석을 길드로 가져가면 돈으로 환전해준다.

"뭐 힘내라고."

"당신도 모험자?"

"그렇지. 나는 도시의 헌병 가네샤 파밀리아 소속이야. 오늘은 비가 올지 모르니 빨리 숙소나 찾는게 좋을꺼야."

문지기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비가 왔다. 한줄기씩 땅을 적시며 하늘은 어두워졌고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적어졌다. 

사람들이 적어지니 가게들 역시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비가 왔지만 숙소에 가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돈도 없지만 무엇보다 갈 생각이 없었다. 

우울한 기분속에 맞으면 기분이 나아질까 싶었지만 지금은 얼굴에 맞는 이 비 마저 거슬린다.

아름다운 미모에 귀가 뾰족한 종족이 엘프

머리에 짐승의 귀가 있고 꼬리가 있는게 수인.

갈색피부에 여자밖에 태어나지 않는 아마조네스

몸집이 다른자보다 큰 드워프

다른 종족에 비해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소인족 파룸

그리고 휴먼

"판타지냐고."

하지만 이게 그들의 일상이겠지

"저기 괜찮으세요?"

고개를 들어보니 새하얀 머리에 루벨라이트색 눈동자를 지닌 소년이 눈 앞에 있었다. 토끼 라는 인상이 강해보였다. 그 옆에는 메이드 차림의 금발머리의 수인과 엘프가 있었다. 

"응 괜찮아. 그러니 가던 길 가."

다시 고개를 숙이며 손짓을 했지만 가려는 그들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여기서 뭐하세요?"

이번에는 수인여자였다. 보니까 아니 보지 않아도 안다. 이녀석들은 사람 좋은 참견쟁이들이다.

"노숙. 난 노숙이 취미거든 그러니....."

꼬르르르륵

그때 들려서는 안되는 품위 없는 소리가 배에서 나왔다., 그 소리 하나에 세 사람은 지금의 상황을 단번에 이해하고 말았다.

새빨간 토마토처럼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고 휴먼 남자와 수인 여자는 하하하 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엘프 여자는 지긋이 얼굴을 보고 입을 열었다.

"만약 괜찮으시다면 저희 홈으로 오시겠습니까? 괜찮죠 벨?"

"네 주신님도 허락해주실거에요."

"소녀도 그게 좋을것 같아요."

"야 버려진 고양이 줍듯...."

꼬르르르륵

잘 다니지 않는 골목길

배도 고프며

비를 맞으며 추위에 벌벌 떠는 그 모습은 어딜 어떻게 봐도 버려진 고양이 모습이었다.

지금 이 순간 죽는다면 그건 아사도 출혈사도 아닌 수치사일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그들이 말하는 홈에 도착해 있었다.

"정말이지 장을 좀 보라고 보냈더니 어째서 이렇게 되는 건가요? 게다가 류씨도 마찬가지에요. 벨님이 다른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지 않게 감시하라고 보냈는데 당신이 한층 더 하면 어쩌자는건가요?"

아무래도 파룸 여자는 불만인것 같았다. 휴먼 남자와 엘프 여자가 파룸 여자에게 혼나고 있었다. 

"릴리돌이 너무 그러지마. 벨도 못본척 할수 없었겠지."

"그냥 갈게. 못 올데 온 것같으니까."

"어이."

문을 여니 아까보다 한층 더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그냥 있거라."

고개를 돌리니 신장에 맞니 않는 꽤 커다란 가슴을 가지고있는 트윈테일을 한 여자가 있었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과는 느낌이 달랐다. 아무래도 이 여자가 이 파밀리아의 주신인 모양이다.

"그대로 있으면 감기에 걸리터이니 하루히메군 욕실로 안내해주게."

"네."

이끄는데로 욕실에 들어가 목욕물에 몸을 맡기니 몸이 따뜻해졌다. 겉옷은 물론 속옷까지 완전히 젖은 상태였기에 그들이 새로 준비해준 옷을 입고 식당으로 내려가보니 식탁위에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놓여져 있었다. 

"어서와."

"어서오세요."

"목욕 어떠셨나요?"

"이리와서 앉으세요."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괜찮아."

비어 있는 자리에 권하는 대로 앉았다.

"못 먹는 음식 있으신가요?"

"아니 난 다 잘먹어. 그..."

"미코토. 야마토 미코토입니다."

"난 벨프. 벨프 크로조다."

"릴리루카 아데에요."

"하루히메라고 합니다.

"류 아스트레아 입니다."

"벨 크라넬이에요."

"난 이 파밀리아의 주신 헤스티아다."

모두의 속새가 끝나고 이제 너의 차례 라는 듯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프레이. 프레이 마이어다."

"그럼 이제 밥 먹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