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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입붕이임
그냥 인생 넋두리 하려고 글 씀
우선 나는 어릴때부터 그림 그리는걸 개좋아했음…
초딩 저학년때 미술학원 가서 항상 그림 다 그렸는데도
더 그리겠다고 떼써서 원장쌤이랑 같이 학원 문 닫고 나왔음
지금 생각해보니 이 분이 진짜 기초 잘잡아줬음
이 미술학원은 2년 다니다 관둠
엄빠가 나 의대 보내겠다고 예체능으로 헛바람 안들게 하겠다고..



초등학생때부터 교과서 모퉁이에 낙서 안한 책이 없었음
그것때문에 초딩 중딩때까지 존나 맞았음
교과서 찢겨본적도 있고 같이 동반 자12살 하자고 베란다에 나 끌고 가서 매달리게 하고 방치한 적도 있고 옆집에서 아동학대로 신고 한 적도 있음

존나게 엄하고 의대 못가면 자12살 하라던 부모님 아래서 크던 중딩시절 입붕이의 단 하나의 숨 쉴 구멍은 공부하다가 새벽에 몰래 그림 그리는거였음
만화도 좋아하고 디자인도 좋아하던 나는 그림을 더 더 잘 그리고 싶어서 박지부터 시작해서 그냥 그림 강의 유튜버들 영상은 다 봤음
물론 엄빠 몰래..

나중에 얘기 들었던건데 사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고 함
근데 애가 어쨌든 하라는 공부는 다 하고 성적도 나오고(중1 2학기~중3 2학기 중간까지 전교 1등 유지 했음..나중에는 담임이 특목고 써보면 안되겠냐고 수업시간에 나 불러서 설득함)
학원도 째는거 없이 다니고 하니까 저정도쯤이야 하고 넘어갔다고 함
저러다 말겠거니 하고.

그러다가 진짜 내 인생의 암흑기가 찾아옴
나 혼자 다른 지역 고등학교에 배정받았음
근데 같은반이 된 애 중에 나 초딩때 워너원 같은 멤버 좋아한다고 울고불고 하고 나한테 우유 붓고 했던 애가 있었음

그래도 적응 하려고 했고 무리도 만들어졌었음
근데 고1 3모 성적 나오고 상위권 학생 개인 상담 할때 나 부르던거 보고 갑자기 무리 애들이 내 성적 묻고 나 슬슬 피하더니 나 괴롭히던 걔네 무리랑 다니면서 내 뒷담 깠음
걔네가 뭔 말을 했는진 완벽하겐 모르겠는데
학기 중반쯤 되니까 반 애들 다 노골적이게 나 싫어했음
조별과제 할때 내가 다 만들고 발표 대본까지 썼는데
조원평가할때 다 나 최저점 줬음
나중엔 내가 공부할때 쓰던 볼펜형 샤프 훔쳐가서 대놓고 쓰더라

안오던 사춘기가 이때 찾아온것도 있는거같음
공부를 이제 왜 해야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매일 학교 가서 그 시선 받는게 무섭고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공부를 해도 지필고사보다 수행 비율이 높아서
내신 등급도 안나오고
그러다보니까 점점 공부에 흥미를 잃었음
이것때문에 다시 또 집에서 혼나고(사실 일방적으로 개처럼 맞았음)
가출해서 자12살기도도 했음
학교 가서도 엎드려서 울다가 잠들고
수업시간에 아예 집중을 안했음
담배도 폈었고..
그 짓거리를 하다 보니까 나중엔 내신 성적이 7등급이 나오더라
모고는 3~4정도

그러다가 2학년 올라갔음
2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에 대학교 학과 체험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다녀왔는데 그 중에 시디과도 있었고, 거기서 친해진 애가 같이 미술 하자고 꼬시기도 했음
체험 하면서 거기 4학년 언니들이 나보고
그림 배웠냐고 입시 미술 하냐고 독학이냐고
꼬치꼬치 태물어서 좀 기쁘긴 했음

거기서 그렸던거 엄마한테 보여주니까
차라리 미술을 하라고 함
대신 다른 학원은 다 끊는 전제로

그렇게 프로그램에서 만난 애한테 미술학원 물어봐서
바로 다음날 등록 함

미술학원 첫 날 가서 보니까
내가 지금까지 그렸던거랑은 아예 차원이 다른 그림이였고
잘 그리는 애들이 너무 부러웠음
딱 그때부터 목표가 “쟤네보다 더 잘그리자”였음
물론 처음에는 진짜 존나 처참했음.. 자괴감도 들고
특히 처음 물감 들어갈때 했던 원기둥 채색이랑 나무 질감에서 존나 헤맸음

조교쌤 도움 없이 시범작이랑 똑같이 그리기 전까진 절대 다음으로 안넘어갔음
조교쌤들이 이번에는 몇장 그리는지 내기 할 정도로..ㅋㅋㅋㅋ
나중에 부원장이 불러서 똑같은 그림 그리는거 안지치냐고, 다른 애들은 재미 없다고 다른거 하겠다고 난리인데 좀 신기하다고 물어봤음
근데 나는 진짜 그림의 재미 유무를 떠나서..그냥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는거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안지쳤음
지금도 그렇고

그렇게 하니까 처음에 할때는 시범작이랑 똑같이 그리는데 12장정도 들던게 점점 줄더니 조교쌤 도움 없이 바로 완성 시키고 그렇게 되더라
지금은 학원 안에서 제일..까진 아니고 잘그리는걸로 1.5인자 정도

2학년부터는학교에서도 내내 잠만 자던 버릇 고치고
나중에 정시 할때 필요한 과목만 수업 들었음
인강같은걸로 내가 따로 공부하는건 없었고 그냥 딱 학교 수업만 듣고 놀았음
모고 전날에 사탐 정리 PDF 구글링 해서 한번 읽고 잔 다음에 시험 본게 전부임
공부다운 공부는 1학년 이후로 지금까지 안했음

저번달에 본 모고 성적은…맨 처음에 올린 링크에 있고
저정도 성적이면 성균관대 비벼볼 만 하다는데
공부에도 욕심 부려보기로 부모님이랑 합의 함

노트북으로 쓰는데 노트북 안에는 최근에 그린 그림이 없어서
고2때 그렸던 그림 몇장 넣어봄
다들 봐줘서 고마워 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