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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지고나서 여파가 너무 컸다 앱에서 작성

ㅇㅇ(110.70) 2020.12.07 00:44:31
조회 365 추천 1 댓글 2
														

벌써 7년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좀 헤어나오고 있는 느낌
사실 처음에 사귀자고 얘기 들었을 때도 고민이 많이 됐었다
어릴 때 가장 친했던 친구 주도로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서 누군가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게 무서워서 항상 친구들하고도 거리 두고 가까워지는게 힘들었는데
거절하려고 했는데 그쪽에서 거절하면 당연히 친구로도 못지낼거야 라는 얘기에 좋은 인간 관계를 잃기 싫어서 알겠다고 하고 사귀게된 게 계기
사귀면 같이 시간을 오래 보내다보면 좋아지겠지 라는 마음으로 상대도 많이 기다려줬었다

근데 좋아지는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나를 잡아먹는 느낌이 들었지 
친구와 친구 그 이상을 나누는 감정의 제한선 같은 게 있어서 그걸 안넘으려고 무의식적으로 발을 자꾸 뒤로 뺐다 
좋아지려하면 관계가 악화될까봐 또 상처가 생길까봐 한번은 그게 너무 심해서 앞에서 운적도 있는데 상대는 이유도 모르고 그냥 달래주기만 했었고 

그때를 생각해보면 나는 애초에 누군가와 특별한 관계를 맺을 준비가 안되어있었다 
과거의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나를 위해서라도 용서했어야 했는데 해소되지 않은 화가 남아서 나를 좋아해주던 사람한테도 결국 상처를 줘버렸다

타국에서 이별 통보를 받기 전 일주일 정도 연락이 없었을 때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는 했었다 그래서 서로 큰 다툼없이 헤어졌고 
별거 아닌 관계였다고 스스로를 속였지만 한달을 넘게 수업도 제대로 못듣고 음식 냄새도 맡으면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매일 사과주스 한컵으로 한달을 살았다
그럼에도 나는 울면 안돼, 이럴수도 있지, 괜찮아 라고 나를 속였다 내 슬픔은 어딘가에 쳐박혀 제대로 해소되지도 감싸지지도 못한채로 방치되어서 최근까지도 나를 괴롭혔다

타국에서 혼자, 이별통보를 받고, 집안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아버지가 쓰러지시면서 울 정신도 없었던 거 같다 내가 내 슬픔만 생각할 시간이 없었고 그냥 감정이 죽은 사람처럼 해결해야 하는 사무적인 일들만 하는 하루하루가 이어졌다
혼자 있을 때 생각이 점점 바닥을 뚫고 들어가면서 다 내 잘못이고 내가 나쁜 사람이라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게 됐다 
할 줄 아는 게 없는 쓰레기, 사는 의미가 없는 인간 이라는 생각에 서서히 우울증이 찾아왔고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제발 누가 이 삶을 끝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던 나에게 항상 손을 내밀어줬던 가족들 그리고 대학 선배들 친구들 덕분에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게 됐다 
힘들 때 내가 받은 고통만 생각했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티를 냈다면 우리 가족은 언제든 나를 위해 힘써줬을 거란 믿음이 생기고,내가 먼저 연결고리를 끊어내고자 했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를 챙겨주었다는 걸 깨달았고 
아직 모두 이겨낸 건 아니지만 이제는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 인연을 끊어내지 않기 위해 노력할 거란 믿음이 생겼다

과거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고, 정말 그 관계의 끝이 아픈 이별이라해도,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의 관계를 망치는 실수는 하지 않을거다

그때의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내 망설임과 불안으로 당신까지 불안하게 만들어서 미안했다고, 내게도 당신과의 인연이 소중했었다 라고 말해주고싶다
미안해 좋아했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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