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당한 사람들 보세요 - 이별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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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 환승당한 사람들 보세요

ㅇㅇ(211.36) 2021.02.19 20:51:00

조회 2004 추천 39 댓글 13

어제 3년만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이곳에도 환승당한 분들이 계실까봐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저와 여자친구는 싸웠다가 헤어지기도 반복하고 서로 많이 울었어요. 둘다 너무 어리고 이기적이였어요.

여자친구는 말을 필터링없이 공격적으로 뱉는 스타일이었고 저는 사소한거로 상처를 받고 되게 감성적인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카톡으로 이별통보 후 차단을 당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다시 만날수 있을줄 알았어요. 평소때처럼..

몇일 뒤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그친구가 준 편지랑 앨범, 화장품 집에 있는 모든것들에 그친구의 흔적이 남아있었어요. 버리는데도 6개월이 걸렸던거 같아요.

더군다나 저는 혼자 살아서 외로움이 몇배로 증폭됐던거 같았어요.

처음엔 진짜 미친짓 다해봤어요. 머리로는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계속 하게되는.. 가능성도 없는 희망때문에 사람이 더 힘들어지는거 같았어요

친구들한테 하소연도 해보고 연락하지 말라고 끊어내야 한다는 친구말도 무시한 채

다시만나자고도 써보고, 너는 환승한 나쁜년이다라고도 써보고, 언제가 됐던 기다리겠다고도 편지를 써서 보냈어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감정 곧이곧대로 뱉어냈어요. 답장은 오지 않았어요.

sns는 일절 하지도않는데다가, 카톡과 전화는 전부 차단당해서 친구핸드폰으로 친추해서 프사염탐 한번 했던게 전부였어요.

제 친구도 저를 위해서 그만 염탐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편지도 써보고 집앞에도 가봤지만 얼굴커녕 답장을 단 한번도 받지못했었어요.. 아마 그친구 나름의 배려일수도있고, 죄책감일수도 있겠네요.

제가 어느정도였냐면요 심할때는 어느 너무 간절한날 어머니 핸드폰으로 몰래 문자보내고 답장이 않올줄 알고 보낸내역을 지웠다가

답장으로 그 친구에게 욕 한사바리온것을 어머니가 봐버렸어요 그때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면서 이성적인 사고가 되더라고요

부모님한테도 미안하기도 했구요. 그렇게 편지와 문자만 합쳐서 1달동안 6번은 보냈어요. 그 남자와 만나고 있는동안에도..

3달동안 집에서 백수처럼게임만 하고 있었어요. 차라리 일을 하거나 학교를 다녔으면 빨리 잊었을거 같아요

그러다가 이렇게는 안되겠다싶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원래 여자친구 만나기 전부터 준비했던건데 연애에만 모든걸 쏟아부어서

뒷전으로 미뤄뒀던 거였어요. 그리고 2년정도 공부한 끝에 합격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연고지 관공서에서 근무하고있어요. 그사람 생각도 잊고 지낸지 3년째 되던날 어제 갑자기 집앞에 누가 문을 두드리더라고요.

나가봤더니 그친구가 찾아왔었어요. 그때 했던말 기억하냐고 자기 기다리겠다고 했던말 유효하냐고...

헤어진 직후에 그 친구가 다시 찾아오면 이러이러한말 해줘야지 이렇게 다시 만나야지 하며 머릿속으로 생각한 말들이 있었는데 그런생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그때는 멍청하게도 그 남자를 만나더라도 다시오면 잡아야지. 내가 더 잘해줘야지 행복하게 해줘야지 다른모습 보여줘야지 라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울면서 미안하다고 내가 너무 어렸다고 하는 모습을 보자 예전생각이 나면서 흔들리긴 했는데 그때의 남자는 없고 그때의 여자만 남아있었어요

다시 만나고싶은 생각은 들지않았어요. 복수를 생각한것도 아니었어요. 이미 신뢰는 깨졌고 밑 빠진 독에 감정, 시간, 금전을 소모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정말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그때 계속 그녀를 만났으면 예전과 다름없이 싸웠을거고

환승이라는 최악의 이별을 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거 같아요.

그 부분은 고맙다고 말했어요.

집에 안간다고 떼쓰고 버티길래 생각좀 해본다고 하고 돌려보냈어요.

미안하다고 문자가 왔는데 읽고 답장은 하지않았어요.

그친구도 얼른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환승당하신분들중에 저처럼 재회를 기대하고 있으신분, 힘들어하시는분들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재회하는법보다 극복하는법을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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