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이고 싶어서 여기 또 찾아옴

사실 내 전 여자친구는 보편적인 예쁨과는 거리가 있었어
그리고 옷도 잘 못입어서 1년 반 정도의 연애 기간동안 한번도 치마나 원피스는 입어본 적도 없었어

그래서 썸을 탈때도 외적인 부분은 사실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같이 있는 순간에 행복했고 걔가 웃으면 나도 웃게 돼서
더 가까이에서 웃게 하고 즐겁게 해주려고 고백을 했고 사귀게 됐어

남들은 초반에 콩깍지가 씌여서 외모를 더 좋게 평가한다는데
나는 오히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걔의 마음에 안들었던 외적인 부분들도 귀엽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졌어

같이 야구를 보고 여행을 가고 드라이브를 하고 그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걔는 마지막에 싸웠을 때 나한테 이별을 말했어


초반과는 다르게 콩깍지가 벗겨지고 설렘이 사라지니까 더이상 나랑 같이 있는게 즐겁지 않고 맞춰갈 노력을 하기 싫대

미안하다고 내가 더 노력하겠다고 몇번 붙잡았지만 자기가 오히려 많이 미안하고 고맙지 내가 미안할 일이 아니라면서 붙잡히지 않았어

이제 이별 거의 두달차 더이상 미치도록 힘들거나 우울하지는 않지만
다이나믹 듀오의 거기서 거기 노래 가사처럼
야구를 봐도 여행을 가도 걔와의 추억만 떠오르고 공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