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만날 때부터 장거리라
고민을 많이 했고 서로 죽도록 노력해서 반년이나 만났어
재회 할 때도 더 노력해보려고 다짐하면서
죽도록 노력했지

근데 유학을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
그냥 우리의 이별은 운명이었나 싶더라
연상 직장인 나와 아직 대학생인 전남친.
사회적인 신분도 결혼에 대한 시간도 시선도 너무 안 맞고
미래도 안 보이고 그런데 사랑 만으로 악으로 깡으로 연애하고 재회하고 한 것 같다

걔에게 너무 고맙도 미안하고 그렇네.
애 쓴 나 자신에게도 미안하고...

가끔은 우리가 30대에 만났으면 어땠을까
이 모든게 종료되고 둘 다 자리잡은 30대에 같은 지역에서 만났다면 훨씬 오래 사귀고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면서 슬펐어
근데 이것은 무의미한 가정이지.
우린 이미 만났고 사귀었으니까.

마음이 거기까지라는 말도 맞지만 이쯤되면 운명이 서로 만나지 말고 갈길 가라고 부추기는 것 같아.

한 시절 즐거웠고 감사했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인연이면 또 만나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