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차에서 추가되는 엔딩과 개그 엔딩을 포함 총 4개의 멀티 엔딩 때문에 상당히 오래 붙들고 있었던 페이트 사무라이 렘넌트도 일단은 클리어

 3회차나 플레이하면서 초반 챕터를 스킵할 수 있게 하는 회차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지만 전투 인카운트가 적은 게임이 아닌 터라 적잖이 시간이 걸렸는데, 이번 주말에서야 모든 엔딩을 봤어요.

 코에이 테크모, 무쌍 제작팀인 오메가 포스가 만드는 Fate 게임이다 보니 기본 무쌍 시리즈의 게임성에 최근 인왕 시리즈 등에서 볼 수 있는 자세 시스템을 더하는 등

 기존 시리즈를 리스펙트한 스토리나 설정 고증과 더불어, 얘네 치곤 보기 드문 수작에 속하는 게임이자, Fate 비디오 게임으로선 상당히 뛰어난 축에 속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무쌍 기반이기 때문에 결국 액션의 지루함을 크게 해소하기 어려웠단 점

 전투와 스토리 진행 비중이 적절하고 스킬, 시스템 개방 등도 템포도 좋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페이트 시리즈 하면 동서고금을 통틀어 각종 전설, 신화 등에서 등장하는 영웅들이 서로 싸운다는 이야기인 만큼 그 서번트들을 조작하길 기대하는 건데 이건 초회차는 둘째 치고 2회차에서도 자유롭게 선택해서 플레이 하는 이른바, ‘프리 모드’ 와 같은 개념이 전무하기 때문에 다른 서번트는 물론, 주인공인 세이버조차 초회차와 별 다를 거 없는 비중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점은

 아무리 인간 주인공 이오리의 액션을 강화 했다 하더라도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성이었어요.

 또한 그냥 인간은 신비를 두른 존재를 이길 수 없단 달 세계관의 전제에 의한, 보호막 시스템은 설정 고증을 잘 지킨 점은 좋지만

 2회차에 드러서면 결국 실드 깨고 다시 복구한 실드 깨고 하는 게임이 되기 때문에

 다른 일본식 RPG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진 게임들처럼 브레이크를 하기 전까진 아무리 캐릭터가 세져도 실드를 깎는 반복 짓거리는 지겹게 느끼기 쉽단 점을 벗어나진 못했단 것이 문제예요.

 스토리나 브금, 연출과 캐릭터들이 잘 빠진 작인 만큼

 Fate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해볼 만한 게임이고

 입문자들도 알기 쉽게 내용을 꼬지도 에로게 시절처럼 질척하고 잔혹한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Fate 시리즈를 입문하는 용도로도 나쁘지 않은 게임이지만

 하필 ‘무쌍’ 으로 만든 점 때문에 무쌍이 가진 단점을 고스란히 가져오게 된 것이 난점이 아닌가.

 게임 스토리로 눈을 돌려보면

 시리즈의 근본이 되는 Fate/stay night를 철저히 재해석하고 오마주한 구성과 캐릭터들, 멀티 엔딩을 가진 만큼 루트 진행에 따라 원작의 Fate 루트, UBW 루트처럼 전혀 다른 맛을 가진 스토리를 보여주거나 하는 점은 단순한 캐릭터 게임에 그치는 게 아닌, 제대로 된 Fate 작품으로 나왔구나 하는 안심감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