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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무림맹 연쇄살인사건 - krp

tm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19 2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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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운『무림맹 연쇄 살인사건』""
 

동세대 판타지 작가를 한 수 위로 아우른 한상운
 
mu_1.gif『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을 쓴 한상운은 1977년 서울 출생이다. 만 20살이 안 되어 『양각양(兩脚羊)』으로 데뷔, 일 년 뒤엔 『독비객(獨臂客)』을 냈다. 『독비객』은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은 작품. 이후, 군입대 했고 그 생활 속에 쓰여진 것이 이번에 나온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이다. 전작(前作)을 통해 나타난 한상운의 특징은 스피디한 작가로 재담(才談)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 그의 필체는 상당히 신세대적 사고를 반영한 것인데 기본적으로 글의 재미를 알고 있다. 무협에 대한 번뜩이는 재치, 기존 관념에 대한 의도적인 저항, 패러디를 통한 역설적 의미 표현 등은 한상운이 즐겨쓰는 양식이라고 보여진다. 한상운의 무협관은 상당부분 재미에 있다고 추측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모적인 글쓰기를 택하진 않는다. 그는 염치없는 사람이 아니다. 한상운의 적절한 평가는 동세대 작가들 특히 판타지 작가군보다는 한 수 위를 아우르는 솜씨에 있다. 즉, 글쓰기적 재지(才智)가 현재 한상운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좀더 진지한 관찰과 사유 속에 자신만의 무협을 완성할 수 있는 것. 이것이 한상운이 풀어나가야 할 앞으로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쉬운 작업이 아님엔 분명하다.
 
 
 
꽤나 엽기적인 『무림맹 연쇄살인사건(武林盟 連鎖殺人事件)』
 
장르 문학에 있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책 제목(題名)이고 그 다음이 선전문구일 것이다. 먼저 제명이 걸맞지 않으면 독자는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 느낌을 갖고 선전문구를 보았을 때 너무 요란하다 싶으면 독자는 그냥 지나쳐 버린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읽게 되었거나 귀찮아서 버려두게 되었을 것이다. 그 책말고도 읽을 것은 세상에 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작(名作)이라는 것은 이런 것과 상관이 없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구태여 홍보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 스스로 찾아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상기할 때 우리는 귀중한 교훈을 하나 배운다. 작가는 책에 어울리는 제목을 내놓아야 하고 독자는 제명(題名)으로 인해 좋은 책을 지나치고 마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교훈인 이유는 출판에 강화되는 현대의 마케팅 덕에 선무당 사람 잡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적 의미에서다.
굳이 이렇게 상식적인 사설을 늘어 놓은 까닭은 이제 소개할 한상운의 『무림맹 연쇄살인사건(武林盟 連鎖殺人事件)』 때문이다. 작가와 편집팀이 책에 대한 소개를 서로 달리 하고 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작은 농설거리에 불과하지만 무협독자의 입장에서는 난처하게 생각될 수 있다. 작은 오독과 편견을 낳을 수 있는 문제다. 물론 기본적으로 열린 독자라면, 좀더 광범위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무협독자에게는 예외일 것이지만 현재로선 그만한 무협독자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드래곤북스 편집팀은 이 책의 기본적 성격을 블랙코메디 무협소설이라고 정의해 놓았다. 작가는 서문(序文)과 무협웹진 무적(http://www.moozuk.co.kr)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의 글은 정통 추리무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경우, 감정이 있어서 머리 쥐고 싸우기가 아닌 이해의 차원이긴 하지만 독자에겐 일견 거북스러워 보이기조차 한다. 독자는 내용을 채 읽기도 전에 팔짱부터 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 작은 함정, 미리부터 선입견을 갖게 될 위험성의 소지가 있다. 무협독자는 내용을 채 대하기 전에 탐정이 되는 것이다. 가령 이렇다. 초장부터 둘 중 어느 한 쪽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아니, 거짓말까지는 아니라도 우기고 있다고 보여진다. 과연 어느 쪽이 문제일까?
이야기 시작부터 이런 문제제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아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은 꽤나 엽기적인 냄새를 풍긴다. 제목 자체도 그렇지만 이쯤 되면 엽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런 문제제기만으로도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판단을 할 수 있을 게 아닌가. 그러므로 이 책을 검토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겠다. 아니,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은 재밌게 검토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한 걸음 더 나선다면 『양각양』과 『독비객』을 읽은 후라면 더욱 좋겠다. 그래야 한상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Q :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은 블랙코메디 무협소설인가?
 
먼저 포화를 연 쪽은 시공사의 드래곤북스 편집팀. 드래곤이니 강력한 브레스를 통해 이 책의 성격을 블랙코메디 무협소설이라고 파악하였다. 하지만 블랙코메디라고 해놓고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작가 약력이나 선전문구에서도 왜 그렇게 정의했는지에 대한 낌새는 없다. 이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로, 희극적이면서 댄디한 '블랙코메디'란 용어를 썼으면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지만 올곧이 읽어보아야 알 뿐이라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의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블랙코메디를 찾아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당부하자면, 앞으로의 드래곤북스의 모든 무협소설 표지 어디메선가 편집장이나 누군가의 해당 작품에 대한 일성(一聲)을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 어쨌든, 블랙코메디란 어두운 느낌을 자아내는, 잔혹하고 통렬한 풍자를 내용으로 하는 희극이다. 주로 등장 인물 간의 대사를 통해 상황적 역설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아프면서도 기쁜 감정을 느끼는 것과도 같다. 역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줄거리를 살펴보자.
주인공의 이름은 만화량(萬禍亮). 이름부터가 불길하기 짝이 없다. 이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만화량은 관부(官府)에 몸담고 있으니 오늘날로 보면 공무원 생활을 하는 셈이다. 그는 금승위(金繩衛)에 근무하면서 지난 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없는 능력자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흐를수록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게 아닌 편법을 동원한 사건 해결이라는 사실이 서서히 밝혀진다. 만화량은 허위(虛僞)와 고문(拷問), 폭행(暴行)을 통해 진술서를 받아내고 직위를 이용해 뇌물을 받으며 젊은 여자를 유혹한다. 명실공히 독직(瀆職)을 마다 않는 속물적 인간이다. 이런 만화량의 꿈은 일선에서 물러나 내근직으로 들어앉는 것. 점점 먹고 살기 힘든 것을 안 까닭이다. 큰 건수가 터져야 가능함을 안 그는 마침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에 모험을 걸기로 한다. 그 동기는 어처구니없게 효린이라는 미녀(美女)때문. 만화량에겐 '네 명의 수족(四子)'이 있는데 통칭 '만화량과 저승사자들'이라 불린다. 서민(徐珉), 가번(賈煩), 아도인(阿道人), 병서생(病書生)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출발이 순조롭지가 않다. 금방 육체적으로 허락할 것 같았던 멍청한 눈먼 미녀 효린은 실은 강력한 무림고수였고 그것에(?) 대한 정신 하나는 제대로 박힌 여자였다. '만화량과 저승사자들'의 저승사자들이 주는 이미지는 견마지로를 다하는 화기애애한 인상을 풍기지만 단지 만화량에 약점 잡혀 그동안 순순한 척했을 뿐이다. 하여 이젠 지겨워서 도망칠 궁리를 하는 모반적 인물로 그려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화량이 무림맹으로 온다는 정보에 무림맹 살인을 저지른 음모자들은 밑도 끝도 없이 그들 중 최고로 강한 살수집단의 우두머리(월영)가 직접 나서서 해결할 것임을 천명한다. 사건을 간단하게 생각했던 만화량은 과연 살아서 무림맹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인지?
줄거리는 이러한데 블랙코메디는 어디에 있는가. 앞서 이야기한 '만화량과 저승사자들'이란 표현에서 작가가 노리는 것은 희극적인 이미지다. 이것은 작품 내내 충분히 성공한다. 이야기 초반 엉뚱한 도사를 고문하며 자백시키는 대목, 흑점(黑店)에서 벌어지는 일들, 강호 최강의 고수이자 살수인 월영을 기루에 팔아넘기는 과정, 그들끼리 주고 받는 정신없는 대화들이 그러하다. 말하자면 작품 곳곳에 블랙코메디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야기 결말에 이르러 겉으로 의리 있어 보이지만 서로를 없앨 기회를 노리는 가번 대(對) 만화량의 속내 싸움이 대단원을 내림으로 블랙코메디는 정점에 오른다. 만화량은 쓸모 많던 저승사자들이 이젠 걸림돌이 되자 없앨 궁리를 한다. 제일 먼저 그가 한 일은 마약중독자 서민을 두들겨 패 일찌감치 반죽음 상태로 만든 것. 그러자 가번이 선수를 친다. 그는 아도인과의 합작하에 고기에 수면제를 섞어 만화량을 영원히 재우려(?) 한다. 뒤늦게 꿍꿍이를 안 만화량은 내심 이를 갈며 자신이 준비해 둔 수면제 탄 술을 가번에게 권한다. 둘의 속셈을 둘러싸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진행되지만 오히려 사태는 긴박해진다. 이때 월영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난장판이 되는 가운데 이상하게 꼬여 가번이 몽둥이에 머릴 맞아 죽는다. 파란만장한 짧은 여정 속에 무림맹에 도착한 만화량. 자신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사건의 음모자들이 먼저 움직이고 그 아수라장 속에서 아도인은 칼에 맞아 숨을 거둔다.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다. 만화량은 병서생과 같이 비밀 통로로 탈출, 깊은 물속에 빠진다. 블랙코메디의 염세적이면서도 어두운 분위기의 극치인 대목. 만화량은 자신이 살기 위해 한없이 깊고 어두운 심연에서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던 병서생을 미련없이 떼어낸다. 그리고 생존에 대한 일념으로 수면 위로 헤엄친다.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묘사이다. 이 뒤에는 효린과 희희낙락하며 사건 보고서를 작성하는 만화량의 행복한 인생이 그려지고 있다.
저승사자들 대(對) 만화량의 관계는 이렇듯 정상적이지 않다. 저승사자들에게 문제가 있기보다는 만화량이란 위인의 독함이 더 지독한 까닭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 만화량. 그는 엄청난 개인주의자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서민을 고의로 마약시키고 아도인을 감옥에서 은근슬쩍 빼내는 불법을 자행한다. 뿐이랴, 여정에서 일어난 위기의 순간에서조차 자신의 안위보다는 시시각각 저승사자들아 없어져다오, 염불을 외는 사람이었다. 미녀에게 약한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지긴 해도 가위 악한(惡漢)의 전형(典型)이다. 아니, 실제로 만화량은 주인공이 가질 수 있는 품성보다는 악당의 모습에 가까우므로 이 소설은 블랙코메디 악한 소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만화량 혼자만 승리한 상황에서 이 글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만화량은 무림맹 내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바로 네가 범인이다."라는 짤막한 말을 잊지 않는다. 그 한 마디로 자신의 위치를 굳히고 미녀 효린마저 품에 넣는 데 성공한다. 그는 쟁취자이자 행복자였으며 성공자이기도 했다. 결국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의 결말을 통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과응보와 사필귀정이란 진리가 21세기에도 통하는가? 사회 전반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제는 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가 아닌 세상인지? 진리와 윤리를 의심하는 냉소적이고 희극성있는 이야기를 통해 젊은이다운 반문을 작가는 보여준다. 어쩌면 그가 현재 믿고 있는 진실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위의 인과응보와 사필귀정은 무협의 선과 악에 대한 작가의 작은 성찰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Q :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은 정통 추리무협인가?
 
재미나게도 한상운 자신은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이 정통 추리무협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작은 애교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서문을 통해 한상운은 추리소설에 대한 매력을 토로하며 어린 시절의 추억에 보답키 위한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추리소설작가들의 이름이 언급되는데 개중에 레이몬드 챈들러가 보인다. 글쓴이가 무협웹진 무적(http://www.moozuk.co.kr)과 인터뷰한 글을 보자.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이 정통 추리무협인 까닭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냥 탁 보면 정통파라는 느낌이 팍 하고 오지 않습니까? 정통추리무협이라 주장한 부분은...... 전 추리소설의 로망은 탐정이 용의자들 몽땅 모아놓고 "네가 범인이닷!" 이라고 외치는 씬이라 생각합니다.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에도 그런 부분이 있지요. 그러니까 정통추리라는 겁니다. 또한 저는 스스로 무협계의 적자(嫡子)임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참 재미있는 발언이다. 신경질적인 이론서 따위에 개의치 않는 글 본연의 향수(鄕愁)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말하자면 한상운은 정통 추리소설의 이러이러한 조목을 따지는 겉치레를 중요시하지 않아 보인다. 그 모든 단서는 단 하나의 통찰력으로 인해 빛이 나는 것이다라고 외치는데 실로 그럴지는 미지수. 왜냐하면 정통파라는 것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엄정한 범위로써 정의해 놓기 때문이다. 정통파란 말 그대로 불가사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명탐정은 단서를 통해 교묘한 범인의 속임수를 밝혀 내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여기에 만화량을 대입시켜 보면 그는 단순히 운이 좋아 범인을 밝혀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를 도버식 탐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보여주는 행동은 악당에 더 다가선다. 다시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은 사실상 등장인물의 갈등을 통한 이야기의 변화를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심리 묘사의 도서 추리소설로 간주한다면? 그러나 이것도 정통 추리소설은 아닐 것이다. 프란시스 아일즈가 『살의』를 통하여 본격적이고 소극적 의미에서의 정통과 결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에서는 분명히 살인사건, 피해자, 음모자, 동기의 문제, 배경, 명탐정(만화량)이 있지만 얽혀 돌아가는 맛은 없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교묘함이 없기 때문이다.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설정과 그 과정의 능글스런 넘어감, 결과의 의미 없는 처리를 두고 선뜻 이것을 정통 추리무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차선의 선택은 레이몬드 챈들러의 영향을 받았다는 관점이 아닐까 한다. 만화량의 비정함, 블랙코메디적 요소 속에 얽히고 설킨 이야기는 하드보일드의 영향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 자신이 서문에서 언급한 챈들러는 그러한 의미라기 보단 정통이라는 범주 안에서 차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험한 단정이지만 작가가 생각하는 정통은 하드 보일드까지 포함한 것이 아닐는지? 추리문학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선 발끈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결국 작가와 편집팀의 두 의견,『무림맹 연쇄살인사건』의 이러한 오해를 추측케 하는 심리적 키워드는 사전조율이다. 사전조율이 있었다면 독자가 옥신각신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흔히 사전조율이 실패하는 이유로는 작가와 편집팀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않는 고집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대부분 출판과정에서 타협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무림맹 연쇄살인사건』에 그런 거대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이것은 아무래도 작은 사고인 것 같다. 어쨌든 여기서 두 농설거리에 대한 문제는 일단 끝이 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소설은 읽을 가치가 있다. 정통 추리소설이라는 작가의 입장엔 언뜻 혹평으로 비쳐질 수 있을 테지만 사실은 순수한 발언에 가까워 보이므로 면죄부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 장래성 있어 보이는 구성, 동세대 판타지 작가보다 한 수 위를 아우르는 작자(作者)의 글쓰기가 우선적으로 믿음을 준다. 작자의 바람대로 이것이 정통 추리무협이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소설 본연이 가지는 재미라는 미덕과 사건의 개요(槪要), 그것에 얽힌 비극적이면서 희극적인 이야기만으로도 이 책의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곧,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무림맹 연쇄살인사건』, 일독을 권한다.
 
p.s : 이 글을 읽은 무협독자에게. 다음의 리뷰는 일단 신작이 없으므로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제안을 여러분에게 할까 한다. 보다 참여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는 뜻에서 저주받은 무협이라는 가제 하에 얼마간 무협소설을 생각하고 있다. 김호의 『노자무어』, 김영하의 『무협학생운동』, 문재천의 『호접락어수상』, 운중행의 『추룡기행』, 한상운의 『양각양』 혹은 『독비객』 등을 꼽고 있는데 여러분은 어떨는지?
 
200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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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85 일반 이차원용병 믿고따라오라고 [9] 지나가는군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30 123 0
117484 일반 피마새도 전쟁씬 괜찮다고 호평받았던거같은데 [2] Ncc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30 10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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