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어 꼴린다 남자없나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흄 박사를 떠올린 매기는 무턱대고 흄 박사의 연구실로 쳐들어간다

흄은 또 무슨 소릴 하려고 온건가 하고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보이지만 매기는 대뜸 '이보쇼 박사님, 바지 좀 내려봐'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흄은 평소에도 이 천박한 여자가 뭐라고 말하는지 많이 들어봤지만 이런 적은 또 처음이라 당황한다. '미쳤습니까? 레이디 폰지?' 라고 되묻지만 설마 하는 희망을 꺾듯이 매기는 고압적인 표정으로 '다시 또박또박 말해줄게. 바지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린 다음 아래로 내려서 벗고 팬티도 아래로 당겨서 벗어' 라고 말하는 것이다.

흄 박사는 매기가 사기쳐서 얻은 투자금으로 연구를 이어가는 입장이긴 해도 이런 불합리한 요구까지 들어줄 의무는 없었다. 그래서 당장 돌아가라며 문을 닫고 나가려 하지만 매기는 그 뒤에서 '그래, 당신, 지금 어디서 난 누구 돈으로 연구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 우리 공범이야. 난 도망칠 데가 너무 많은데 당신은 어디 갈 데 있어?' 라고 비아냥대며 속을 긁는다. 흄은 얼굴이 시뻘개지지만 저 여자의 말이 틀린 건 아니라며 간신히 진정하고 '그럼 하다못해 침실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라고 정중히 요청한다. 이 불합리한 말과 행동을 보면서도 흄 박사의 몸은 가운에 란제리만 걸친 매기의 구석구석을 보며 생리적인 반응을 감추지 못했고, 매기는 그걸 내려다보며 슬쩍 웃는다.

물론 매기는 그런 흄 박사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없었고 자신은 탁자가 세상에서 가장 좋다면서 흄 박사에게 탁자 위로 올라오라고 요구한다. 흄 박사가 제자리에 서서 망설이자 매기는 비웃는 표정으로 '뭐 하고 있어? 당신 혹시 성불구자야? 마침 내가 또 기막힌 사업이 하나 떠올랐거든? 정력제에 관한 아이디어인데 말야...' 라며 말을 잇고, 결국 흄 박사는 불사의 몸이 된 이래 최고로 굴욕적인 하룻밤을 사기꾼 여자와 함께 보내게 된다. 그 날 거실에선 남녀의 거친 숨소리와 탁자가 삐걱대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물론 이 모습을 거실에 있던 흄의 아이들은 모두 지켜보고 있었고, 그날 엘마에겐 기억하기 싫은 앵커 포인트가 하나 생겼다.